낚시를 제법 오랫동안 다녔지만 선상낚시는 모두 헤아려봐도

지금까지 열 번도 안될 것 같습니다^^

선장님의 신호에 따라 열나게 감아올리고, 또 내리고...

파도라도 치면 속이 메스껍고, 잠시 쉴 틈도 없이 똑같이

반복되는 동작에 스스로 어부가 된 것 같은 착각을 ...

조과는 대체로 좋은 편이었지만,

낚시 마치고나면 잠자리에 누워 있어도 천장이 일렁일렁...


그런 이유로 선상낚시는 별로 관심도 없었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갯바위 낚시만을 다녔습니다만, 얼마전

'인터넷바다낚시'에서 조황센터의 선상조황을 통해

죽림낚시를 이제까지 세 번째로 이용하였습니다.

어제(10/28) 새벽 5시에 통영가기전죽림낚시마트에

도착하여 개인 출조하신 몇 분과 함께 한산도를 지나

곡룡포(?)에서 낚시시작하여

일행 한 분이 40에 가까운 감성돔 한마리 올리는 걸

보면서 '오늘손 맛 좀 보겠군... ㅋㅋㅋㅋ'

근데 한참 동안을 낚시에 열중하여도 옆에 분들이

잔챙이 몇마리만 올릴 뿐 영 아니더라고요.

선장님이(사장님?)다른데로 옮겨보자하데요.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낚시했지만 그 곳도 마찬가지...

옮기고 또 옮기고....

아마 대여섯번쯤 옮긴 것 같은데 조류가 없어서인지

입질이 없었습니다.

제가 이글을 올리는 건 많이 옮긴 것을 칭찬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모처럼 오신 조사님들께

손 맛이라도 보시도록 해야 하는데..." 라면서

미안해하시는 모습이 보는 제가 더 미안할 정도더군요.

낚시 중간 중간에 대추차며, 커피며, 율무차까지 끓여 주시면서

한분 한분에게 모든 정성을 다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분이 사장님이신지 선장님이신지 아님 둘다 겸하시는 분인지도

잘모르고 성함도 모르지만 자그만한 키에 동네 이장님같이

수더분한 모습이 꼭 오랫동안 사궈온 친구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날 고기는 한마리 밖에 못잡았지만(볼락 20센티)

참으로 기분 좋은 하루 였습니다.

원래 계획은 오후 2시쯤에 철수하여 부산에 6시쯤에 도착하면

저의 생업도 지장없이 돌볼 수 있을거라 예상했었는데, 선장님과

일행분들의 의기투합으로 오후 5시까지 구석구석을 누비며

조과없는 낚시를 계속하는 바람에 저의 생업에 차질이 생기고

마눌의 눈치를 보기도 했지만 대어를 많이 낚은 것보다

선장님의 아주 큰 인정을 낚은 것에 감사하면서

어쩌면 선상낚시 매니아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