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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공개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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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8 12:34
추자도 공개 제안
지난 6월초 인터넷에 올려진 추자도 일부 주민(어촌계원, 부녀회원, 청년회원, 낚시점주, 민박업주, 유어선주 및 수협, 면사무소 관련직원)의 협의 내용을 보면서 지난 십수년간 추자도를 사랑해 온 낚시인의 한사람으로써 답답함과 안타까움으로 작은 의견을 피력하고 보다나은 개선책을 도출시킬 수 있는 토론을 위해 글을 올립니다.
1. 서론
이러한 결정을 내림에 있어 형식적이나마 외지 낚시인이나 외부 이해당사자도 함께 머리 맞대고 고심한 흔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지난 수년간 추자주민들끼리 이런 저런 협의가 있었으며 그때마다 크던 작던, 길던 짧던, 그러한 일방적인 결정에 외지 낚시인들은 영향을 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필자는 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추자주민의 일방적인 선포와 요구에 외지 낚시인은 수용과 추종으로 일관해야 하는지 수긍키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우리 모두는 지난 수십년간 군부독재정권의 군사 문화에 젖어 문제 해결 방식에 있어 통제와 지배를 선호해왔던 사회적인 병리 현상에 길들여진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반론을 수용하며 상대를 포용하기 보다 일방적으로 따르기를 강요하는 전근대적 사고 방식이 2004년 오늘 추자도에서 재현되는 현실을 보면서 세상이 다 바뀌어 가는데 낚시와 관련한 분야에서는 아직도 고루한 옛모습이 창연히 남아 있음을 살이 시리도록 느낍니다.
추자주민들이 자신의 지역에 대해 갖는 자주적인 결정 권한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그러나 이 문제는 추자도내에 경로당 하나 짓는 일과 같은 추자주민만의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가령 예를 들면 속초 시민이 설악산의 자연보호를 위해 외지 자가용 차량으로 속초에 오는것을 막으며 대중교통만 이용하라면 세상이 발칵 뒤집어질 반론에 직면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추자 주민 여러분
여러분들이 안고 있는 많은 어려움을 필자는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우리 모두 머리 맞대고 앉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더러는 쓴맛도 감내하면서 보다나은 방안에 대해 새롭게 중지를 모아 볼 것을 제안합니다.
2. 여객선 이용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이익창출의 목적을 누가 탓하겠습니까여객선사가 고가의 선박으로 추자도에 취항하면서 소기의 사업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여객선사는 임의로 해당사업에 대한 조정을 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그런데 특정 여객선사의 호황을 유지해주기 위해 전국의 낚시인이 볼모가 되어 낚시인 각자의 시간과 금전의 형편이 무시되면서 특정 여객선을 타고 추자도에 다니도록 강제한다면 이는 먹혀들 일이 아닙니다.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과거에는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벽지도서를 운항케 한 항로가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정부차원에서 접근해 볼 현상을 낚시인에게 전가시키는 일은 문제의 근본을 상실한 결정이겠습니다.
그리고 여객선사의 기업운영 방법에도 이해 못할 배짱과 한심한 경영이 눈에 뜨입니다.
계절별로 비수기와 성수기가 있을 터인데 호황시에는 시침떼고 불황시에는 추자주민을 향해 운항 감축 내지는 노선 폐지의 협박을 운운한다면 추자 주민 스스로가 이런 여객선사를 기피하고 대체하여야 할 것입니다.그리고 경영에 있어 수요 공급의 원칙은 기본인데 외지 낚시인의 수요에 따라 새로운 경영 방안을 구상해 보지 않는 여객선사 오만이 괘씸할 정도입니다.
작금의 사회가 주5일 근무제로 인해 경향 각지의 낚시인이 밤 길을 달려 진도, 완도 등에 도착하여 추자도행 대절 유어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이는 한정된 시간내에 효율적인 낚시를 하기 위해 모든 어려움을 감내하는 과정입니다.
추자도에 취항하는 여객선사가 이점에 깊이 착안한다면 목포나 완도, 진도 등에서 비교적 작은 여객선을 투입하여 주말에만 운행하는 특별 운항편으로 영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근한 예로 국내 항공사에서도 수요의 기회 발생에 대응키 위한 특별기를 편성 운항하고 있지 않습니까
서울, 경기, 충청 및 호남권일부에서 출발하는 낚시인은 주말에 목포에서 편안한 전문여객선을 이용하여 밤12~01 시에 출발하여 편히 잠자다 새벽 4~5 시에 추자항에 도착하고 귀가시 추자항에서 오후 3~4 시 출발하여 목포를 향하여 편안하게 갈 수 있게 해준다면 아마도 해당 여객선사 사장님의 먼훗날 장례식에는 전국 낚시인 문상객이 넘쳐날 것입니다.또한 이 분야의 틈새 시장에서 적지않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 노선의 이익 창출로 인해 기존의 추자도 여객선 취항은 감축시키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타지 유어선의 추자도 입도에 대해
다시 말씀 드리지만 추자도 주민 어느분도 이를 통제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타 시도 유어선의 추자도 입도가 현행법상 불법이 아닙니다.이런 현실에서 추자도 주민들께서 통제를 운운하시면 이는 섬사람들의고질적인 배타성으로 폄하될 것이며 추자도를 사랑하는 많은 낚시인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따라서 이러한 고압적 자세의 일방적 선포는 추자도 주민의 실익보다 폐단이 더 클 것으로 사료됩니다.
대부분의 낚시인이 편리성, 경제성, 안전성을 따라서 특별 운항하는 여객선사를 이용한다면 한 두척 유어선의 추자도 입도를 구태여 막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득이 그러한 유어선을 타야하는 낚시인들의 입장을 용인하는 것 자체가 주자주민의 아름다운 여유일 것입니다.그리고 이들에게 민박이나 종선의 이용을 불허하겠다면 외지 낚시인들의 오기를 불러올 수 있음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만약, 그들이 고성능 유어선을 타고 와서 최첨단 캠핑 장비를 추자도 갯바위에 내려놓고 당신들이 태워주지 않고 재워주지 않으니 우리는 갯바위에 직접 상륙하여 야영 하겠다면 그때가서 추자주민과 외지 낚시인이 조그만 갯바위에서 황산벌 전투를 벌이시겠습니까아니면 대한민국 육법전서에서 갯바위 야영금지 조항을 찾으시겠습니까아니될 수단은 강구하지를 마셔야 합니다.그보다는 차라리 몇주 못본 민박집 아주머니가 걱정되어 수박 한덩이 들고 찾아오게 하고 한동안 못 만난 낚시점주가 그리워 얼른 가서 소주 한잔 하고싶게 만드는게 외지 낚시인이 갯바위에 야영치 않고 직접 상륙하지 않는 확실한 처방이 될 것입니다.
필자가 몇 년전 노르웨이 북쪽에 있는 조그만 마을의 축제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워낙 작은 마을에 국내외 손님이 몰려 호텔이 동이나서 현지 주민의 집에 민박을 하게 되었는데 북유럽에서 귀한 화초를 집안 화단에 잔뜩 새로 심어두고 손님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어렵사리 구입한 것이라고 자랑하던 바깥주인의 선량한 웃음을 보았으며 황급히 집안 내부를 치우는 안주인은 쌓여 있는 빨래 거리를 가르키며 미안한 표정으로 축제 기간 중 외지 손님들에게 마을의 깔끔한 이미지를 주려고 베란다에 빨래를 널지 않기로 결의 하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모두 현지주민의 외지인에 대한 깊은 배려와 애정으로 보였고 그들의 그러한 작은 정성이 마을의 축제를 세계화 시킨 힘이었을 것이라 생각듭니다.
존경하는 추자 주민들께서도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고 외지 손님에게 작은 애정을 건네주시기 바랍니다.
4. 치어 어획 및 외지 낚시인의 자세에 대해
간혹의 낚시인이 부진한 조황으로 집에 계시는 마나님께 체면 세울일이 없어 잡은 치어를 방생하지 못하고 가져가는 처량한 경우가 있나 봅니다.다 그런것이 아니니 추자 주민들께서는 너무 심려 마시기 바랍니다.각 낚시 단체와 해당 출조 점주님들이 각별히 당부하여 향후는 간혹이라도 이런 구차한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노력할 터이니 지켜봐 주십시오.
그리고 추자도 현지 낚시 점주로부터 들은 말에 의하면 이번 추자 주민들의 이러한 협의 이면에 외지 낚시인과 잠수 조업중인 해녀분 사이에 불미스런 일도 거론 되었다고 들었습니다.많은 낚시인들은 갯바위에서 해녀나 조업중인 어민을 만나면 생계활동 중인 그분들을 위해 취미 활동을 양보하거나 포기하고 있습니다.예로부터 선비들은 야외에서 풍류를 즐기다가도 들녘에서 일하고 있는 농부가 목격되면 풍류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낚시인들은 예전 선비들의 품격을 가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필자는 감히 추자 주민들에게 변명코자 합니다.대다수 낚시인들은 그들의 취미활동보다 해녀나 어민의 생계활동을 우선시 하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녀와 낚시인 사이에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이 사실이라면 이 글을 빌어 낚시인의 한사람으로써 해녀분들에게 정중한 사과를 드립니다.덧붙여 어촌계와 낚시점의 유기적인 협조를 당부드리고져 합니다.이제 추자도는 추자도 주민들만의 것이 아닙니다.추자도 부속섬 모두가 집안의 안방이나 뒷간 마냥 호젓한 공간이 아니라 많은 방문객과 마주치는 번잡한 곳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곳에서 생계를 지탱하는 해녀분들의 원활한 조업을 위해 어촌계장이 유어선주 회장에게 잠수조업 장소와 시간을 미리 통보해 주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일반적으로 잠수조업 장소는 조업전에 미리 선정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리고 유어선주는 그 지역에 낚시인 상륙을 삼가시키면 이러한 충돌은 충분히 예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도 굳이 그 장소에서 낚시를 고집하는 낚시인이 있다면 잠수조업 중인 해녀분의 조업에 적극 협조할 것을 전제로 상륙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5. 조황의 부진 및 자연훼손에 대해
옛말에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했습니다.지금 추자도에 온갖 고기가 풍성하고 그로인해 추자도에 외지 낚시인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면 이런 사단은 없었을 것입니다.
필자는 이 모든 불협화음이 조황의 침체에서 발생하여 그로인해 파생된 잡음들로 여겨집니다.그런 조황 침체의 1차적 요인은 자연적 현상으로 저수온 및 기타 기상요인에서 찾을 수 있겠으나 국립 해양 연구기관조차 수온 변화에 관한 예보 및 원인분석에 있어 전근대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고정적이고 주기적인 수온의 측정조차 제대로 할수 없는 형편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할 방법이 없습니다.조황 침체의 2차적 요인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 인위적 요인인데 이 부분에 들어서면 추자도 주민들이 외지 낚시인들을 많은 비중의 원인제공자로 지목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추자도에서 조황 부진이나 자연 훼손을 논할 때마다 추자 주민들은 외지 낚시인을 단골 양념으로 끼워 넣습니다.이때 필자는 해명보다 맥없는 웃음이 앞섭니다.외지 낚시인이 치어를 잡아내어 정착성 어류가 줄고 갯바위에 대소변을 보고 쓰레기를 투기하여 환경을 훼손한다고 주장하시면 어느정도 수긍할 부분도 있습니다.그러나 고기가 좀 나온다 하면 작은 섬을 뱅뱅 돌아 그물을 치는 추자도 어민들에 대한 자성도 가미되어야 할 것이며 낚시점주님이나 유어선주님들 중에서 추자도 갯바위에 대소변 한번 안보신 분이 계신지 되묻고 싶습니다.많은 상주 주민이 쏟아내는 생활 오폐수는 추자도에서 번식하고 생육되는 정착성 어종의 이탈과 감소를 가져 왔을 것입니다.
그것은 50년전 30년전 10년전의 정착성 어종의 개체수를 짐작하여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외지 낚시인 배설물량과 현지 주민의 배설물량을 단순 비교하더라도 오염이나 불황의 주범이 외지 낚시인일 수는 없습니다.그리고 추자도에 선적을 갖고 있는 어선과 유어선에서 기름 한방울 바다에 버린적 없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바다에 투기한 적 없습니까
과연 유어선에는 완벽한 유분리 시설이 장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까왜 이런 요인들이 모두 가려진채 걸핏하면 외지 낚시인만 도마에 올려 토막을 내려드시는지 서운할 뿐입니다.
궁여지책으로 낚시 휴식년제의 도입을 주장한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추자주민의 생계형 어업을 막을 방법이 없을텐데 외지 낚시인만 낚시 휴식년제로 묶어본들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 됩니다.조금씩 시행과 동참이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십시다.
예를들면 추자도에서는 밑밥 사용을 자발적으로 금지할 것을 제안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연 상태에서 살아있는 새우나 크릴은 수중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대량의 냉동 크릴을 성분불명의 집어제와 섞어 연일 계속 물속에 퍼붓는다면 이는 분명 수중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더구나 분말집어제의 방부제 함유 여부나 부영양화 물질인 인의 함유정도나 카드뮴 등의 중금속류 함유 여부에 대해서 공인기관의 성분 분석표가 전혀 공개되지 않는 현실이라 이러한 이물질들을 먹게 되는 수중생물 및 물고기의 번식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알 수 없으며 이들의 먹이사슬 끝에 있는 낚시인과 많은 사람의 건강까지 생각하여 환경 안전성이 공개되어 보장되기까지 밑밥의 사용을 금지한다던지 유해한 납봉돌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추자도에서 이런 신선한 개혁을 먼저 시행한다면 이는 전체 낚시계의 새로운 변화와 개선을 유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며 분명 예전의 추자도를 시급히 찾아가는데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6. 종결
이렇듯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서로 모여 따뜻한 가슴을 맞대면 험악한 얼굴을 맞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이제 모든 원인을 추자주민과 외지 낚시인 관광객 모두가 인위적 요인 제공군으로써 일정한 책임의 지분을 공유하고 차분하면서도 시급하게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끝으로 외지에서 오는 낚시인은 추자주민의 다정한 이웃입니다.
그런 이웃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많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