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바리에 체포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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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바리에 체포된 이야기

9 1,943 2004.09.11 08:02
일어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일도 틀렸고 컴앞에 앉으니 자동으로 손이
이곳을 향한다.
뭘 할까 망서리다 10여년전의 낚시갔다
군바리에게 체포당한 이야기가 생각나 적어본다.

그때도 유난히 더웠었다.체온조절을 위해
혓바닥을 내놓고 일하고 있을때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 산소 벌초를 혼자서 다녀오란다.
아카시아 나무도 없앨려면 농약도 한병 사들고 가란다.
"우씨. 혼자서 어찌하라고. 안 그래도 오늘 저녁에
친구들이랑 낚시 가는데..."
어쩔수 없이 친구들한테 전화하니 야간 낚시할거니까
상관없다며 삼산면에 소재한 버드레 초소로 오란다.
군인들이 없냐고 하니 거기는 작년에 철수했단다.
(이거 국방부 비밀이 아니었으면한다.)
저녁먹고 낫을 준비하고 농약방에 가서 건사미도 사고(산소 바로 가려고)
당시 구입한지 한달밖에 안된 시티100을 타고 삼산면으로 달렸다.
저녁 9시쯤 됐을까 버드레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인가가 없는 곳이다 보니 물어볼 사람도 없다.

하는수 없이 길가에서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차를
세워 물어보니 따라오란다.
한참을 따라가니 조그만 산길옆에 차를 세운다.
"이보게 젊은이. 이리로 쭉 가게."
"고맙습니다."
아저씨가 가르쳐준 산길로 달려갔다.
그런데 길이 왜 이모양인지.
주먹만한 돌맹이에 숫제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었다.
길가에 무덤들만 있고 인가는 찾을수 없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간건지 들고 간건지 알순 없지만
거의 한시간이나 산에서 헤메고 드디어 동네를 찾았다.
기쁜 마음에 순식간에 달려가 동네 가게에서 음료수 하나
털어놓고 물어보니 버드레가 맞다고 했다.
"역시 난 길을 잘 찾는단 말이야"
속으로 내 능력에 감탄하면서 가르쳐 준 길로 초소로 향했다.
초소까지는 오토바이를 가져갈수 없어 산밑에 세워놓고
누가 가져갈까 봐 낫과 농약을 한손에 하나씩 들고
한달음에 초소로 뛰어갔다.
초소로 뛰어드는 순간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시커먼 M16소총이 나오며 군인둘이 사격 자세를 .
너무 놀라 정신도 없고 손을 번쩍 들었다.
더 높이 들수 없음을 한탄하면서.....

손을 들고 초소를 자세히보니
분명 내가 군시절 사용하던 M16인데 무슨 총구가
저렇게 크담.저건 분명히 제대하고 바뀐 신무기일거라
생각하면서 최대한 순한 표정을 지었다.
"XXX."
".........
암호를 말하는 것 같았다. 젠장 무슨 소린지.
"할배요.내좀 살리주소."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방정스럽게 해안 초소 근무중 물개를 사살하고 포상
휴가를 간 군인 이야기는 왜 생각나는지...
잠시의 적막을 깨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미.미민간인이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손든채로 가까이 오란다.
조심조심 앞으로 전진하는데 (진짜 발만 움직였다.
허리 위로는 눈썹하나 깜짝 안했다)
군바리가 흠칫 긴장을 한다.
"그 자리에 서"나보다 한참 어린 놈이지만 반말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크 저놈이 낫을 본 것이다.낫을 들고 있는지도 몰랐다.
한손에 낫들고 한손에 농약병들고 있으니
아무리 군인정신이 투철하다 한들저놈도 놀라지 않을수
없었으리라."소. 소. 손에 있는것 .....옆으로 버려."
저놈도 당황했다. 문제다. 당황하면 저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길수 있다.이건 경험으로 안다.
본부중대 행정병 시절
대대훈련(ATT.?) 전진무의탁 사격중에 바로 옆에 신참의
오발로 발앞 10cm 지점에 땅에 구멍이 날때 그 공포감이란.
감적수를 해 봤지만 그건 괜찮았다. 몸을 아르헨티나로 향하면
그만이니까......
어쨋든 침착해야 한다.침착 침착
눈은 정면으로 똑바로 보면서 낫과 농약을
저멀리 던졌다.
낫이 부러지든 농약병이 깨지든 상관없었다.
옆에 졸병인듯한 군바리가 총을들고 긴장한채로
초소밖으로 걸어 나온다.그놈은 더 얼었다.
내 뒤로 돌아가더니 초소쪽으로 가라고 했다.
"이씨. 안 보이는 뒤에 놈이 더 불안하다."
제발 똑바로 훈련 받은 병사이기를 빌고 또 빌었다.
초소에 가니 누가 황급히 나온다.
아마 상황 보고로 초소장이 나온거 같았다.
간단한 신상 명세를 얘기하고 물어보니 여기는
철수안하고 해안 근무를 서는 곳이라며 가보라고 했다.
정신을 차리고 던져버린 낫과 농약병을 찾았다.
다행히 깨지진 않았다.
다시 동네 가게로 내려오니 문을 닫으려 한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되어간다.
지금이야 핸드폰으로 전화하면 간단할 거지만
그때는 그런것도 없고 막막하다.
친구들을 찾는 것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려 하는데
어찌 그리 산길이 겁나는지.........
길도 험한 산길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렸다.
다음날 안 사실이지만 오토바이가 뒷 물받이 다 깨지고
바퀴의 스포크 나가고 원모양의 바퀴가 타원형이
되어 있었다. 당연히 바람 다 빠지고 수리비만 4-5만원 깨졌다.
아침에 수리하고 산소가서 벌초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친구들에게 항의 전화하니 이놈들은 대포초소로 갔다고 한다.
분명히 버드레라 해놓고 대포로 가다니 무슨 소리냐고 하니
이놈들 하는말잘 못 알았단다.그때의 내 혈압은 300은
나왔으리라. 어이하리 이놈들을.
미안하다며 막걸리를 사는 이놈들을.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안주삼아 얘기하는 이놈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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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조경지대 04-09-11 09:08
비두오구 잘 봤습니다.
오늘 저희도 정기출조일이라 준비 다 해놓고 비때문에 출조를 포기하니
그져 토요일과 일요일 보낼일이 막막 하던차에.......^0^
볼락사시미 04-09-11 09:25
그냥 인낚이나 보면서 대리만족 하시죠
어찌합니까 천재지변인데.......참,
제가 올린 글이 군사기밀하고는 상관 없겠죠.
국가 보안법 폐지되면 올릴걸 잘 못했나요.??
그래도 아마 간첩들이 오지 못하겠죠?
갯바위마다 낚시인이 지키고 있고
온갖 그물들로 잠수정도 움직이기 힘들테니까요.
테무진 04-09-11 09:26
하하하 ...머리털은안서던가요!
볼락사시미 04-09-11 09:34
제몸에 설수 있는 것은 다 섰습니다.
ㅎㅎㅎ
엉뚱한 상상하셨죠.
헛X는 아닙니다. 운영자 중에
여자분 계시던데 삭제될까 두렵네요.
호미 04-09-11 12:19
시껍하셨겠네요 ~ ㅎ
엉급결에 사고나기 십상인데 큰일날뻔했읍니다
물론 시간이지난 지금은 추억으로 다가오지만~~~~~~~~
비도오고 꾸리한날 글잘보고 갑니다 ^*^
볼락사시미 04-09-11 12:39
호미님이 다녀가셨네요. 안녕하시죠.
제가 어릴적에 워낙 장난이 심해
에피소드가 책 한권으로 부족합니다.
모병원,모은행에서는 출입불가 판정받고
전국노래자랑에 나갔다가 얼굴이 이상하다고
방송불가 판정도 받고 이에 자극받아 증명사진
외 일반 사진은 15년간 찍은적이 없습니다.
혹시 제가 조황 사진 올려도 제사진은 절대 없을겁니다.
일반사진보다 엑스레이 사진을 많이 찍었죠.
그것도 회사에서 찍으니 어쩔수 없이 찍었답니다.
호미 04-09-11 13:15
되도록 심각한 문제(이야기)는 no 부담없고
유머가담긴~ 한마디로 뭐든지 긍정또는 웃기는 예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농담이나 장난도 물론 좋아하고요
님의뎃글이 그냥 팍 웃음이나는게 (죄송)
뭐~ 그정도까지야~~~
개성시댑니다 정~안되면 ~ 히
조황사진 올리실적에 엑스레이사진과 같이 올려주세요 ㅎㅎㅎㅎㅎ
생크릴 04-09-11 13:58
볼락회님! 재미있게 웃기시는군요...ㅎㅎㅎ..

기왕 말이 나왔으니 X-ray 사진말고 실물사진 함 올리주이소...

지는 더 아닌데도 올리놨다 아입니꺼?
개똥반장 04-09-13 20:35

고맙게,,,그리고.

재밋게 읽었읍니다

언젠가..."볼락"이 보고싶을때 전화 할께요.

부디 내치지 마시길...건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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