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모처럼 좋은 일을 한번 해볼까 해서 직장 사람들과 단체로 월차를 내어 태안반도 기름 유출 현장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다녀왔습니다. 가보니 정신이 하나도없더군요.
얼굴뿐만 아니라 온 몸에 덕지덕지 기름 줄줄 흘려가며 뭐라고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어린학생이고 부녀자 노약자 관계 없이 가득했습니다.
역시나 뉴스에서 본것과 같이 청소에 관련한 장비 지원이 원활히 지원되지 않아 군복을 입고 기름바닥에 뛰어드는 사람들.
어떤 지긋한 분께서는 학창시절의 교련복을 입고 참가를 하셨더군요
저 역시 청소도구를 받기위한 긴줄에 지쳐 그냥 갈아입을 옷으로 준비해온 츄리닝을 입고 뛰어들었습니다 (허허... 지금 지워지지 않는 옷을 보니 후회가 끝이 없습니다요.)
꽤 오랜시간 기름과 사투를 벌이던 찰나에 노란색(그 유치원용 우비 생각나십니까 바로 그런겁니다)
옷을 입은 사람들이 멀리 보이더군요. 노란색 옷때문에 눈에 확 띄는 사람들..
큰 현수막을 들고 사람들 옹기종기 모여서 이리저리 방향으로 바꾸면서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어디서 온거지 하며 살짝 웃어보았습니다.

....
그 웃음도 잠시... 기분 좋게 간 저의 마음이 억장이 무너지더군요
사진 촬영이 다 끝난후 그 사람들 웃으며 바로 그 노란색 옷을 벗더군요.
그리고 나서 박스같은 것에 일일히 담는 사람들.. 그리고 버스로 황급히 뛰어가 커피하나씩 들고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 이 글쓴 사람이 왜이러나 하시겠지요?
제가 마음이 상한건 바로 그 모든 사람들이 입던 깨끗한 노란색옷이였습니다.
전 10분 잠시 작업했을 뿐인데 크 난리부르스를 쳤는데..
하하하... 그 사람들은 당췌 뭐하러 거기까지 온걸까요..
어디 단체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와서 괜히 분위기 망치지 말고

피곤한 몸 잠시 이끌고 와서 몇자 적고 갑니다.

태안 사태에 마음 쓰려 하시는 분들 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