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낀 놈이 화낸다고 하더니 정말 어이없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냥 넘어가려 했더니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밑밥통을 가져간 사람이 직접 사과 전화를 한 통화도 하질 않았다는 것을 안 매제가 해당동호회 사이트에 글을 올린 모양입니다.
그랬더니 밑밥통을 가져간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람이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자기들은 동호회 모임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갔다.개인으로 가면서 동호회 조끼를 입든말든 무슨 상관이냐.동호회 들먹이지 마라."
"내가 가져간 사람은 아니지만 어제 대신 사과 전화를 하지 않았느냐?밑밥통도 돌려준다고 하지 않았느냐.도대체 뭘 더 바라느냐."
"당신들이 장비를 제대로 관리도 하지 않고 잃어버리고서는 뭘 이 난리냐."
"방파제에서 고기 궈먹고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옆에 있어 쓰레긴 줄 알고 가져갔다.당신네들도 방파제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주제에 무슨 할 말이 있다고..."
"사흘이나 말렸으면 고기 그거 썩은 거 아니냐, 썩은 거라 버렸다."
생선에 냄새 안나고 말릴 수 있는 방법 아시면 좀 알려주십시오.

참고로 제 밑밥통 누가 봐도 새겁니다.쓰레기와는 거리가 멉니다.
늘 하는 일입니다마는 방파제에서 제일 늦게 나가면서 다른 사람들의 쓰레기도 모두 치우고 왔습니다.제가 철수하기 위해 컨테이너 방을 정리하는 동안 사부와 매제가 방파제 청소를 했습니다.
의심나시면 만지도 민박 사장님께 확인전화 해 보십시오.
저 혼자 낚시를 가도 다른 사람들 쓰레기 모두는 못되도 적어도 비닐이나 썩지않는 종류는 줏어오려 합니다.
그리고, 설령 그 사람 주장대로라고 하더라도 본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얘기라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멀쩡한 새 밑밥통을 누군가 흘려놓고 갈리도 없거니와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낚시하는 분들이 열 명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그 누구에게도 확인해보지 않고 가져간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그냥 제가 생각하고자 하는대로 그렇게 믿고자 하는대로 실수로 모르고 가져갔다고 계속 믿어줘야 할까요?

밑밥통 가져간 사람들이 철수하는 순간에 저는 친구 릴대 빌려와서 처음 낚시해 보는 사람들 채비 봐주고 있었습니다.바늘 달아주고 면사매듭 묶어주고 도레에 실 묶는 법 가르쳐 주고 수심 맞추는 법, 흘림의 원리 설명하고 캐스팅 시범에다 심지어 크릴 끼우는 법까지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손맛 원없이 본 터였으니까요.
그 사이에 밑밥통에 들어있던 염장된 고기가 바다에 쏟아부어져 버리고 밑밥통이 도난을 당한 겁니다.

밑밥통이 꽤 낡은 것이고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면 실수로 가져갔다고 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다음에야 그건 누가 봐도 고의적인 절도로 밖에는 판단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도 같이 낚시를 했으면서,
"나는 안가져 가고 같이 간 직원이 가져갔지만 대신 내가 사과를 했으면 된 거 아니냐, '당신이' 뭔데 동호회 들먹이며 인낚에까지 올리고 난리냐."
나중엔 반말까지 한 번 하더군요.

"밑밥통 가져간 사람이 산청에 있는 상가에 가는 바람에 전화를 못했다고 안하요."
"그 사람 휴대폰 없습니까?"
"있어요."
"산청에서는 휴대폰 안터집니까?"
"... 안터지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가 대신 사과를 했으니 된 거 아뇨.뭘 더 어째란 말이요?"

통화를 마친 시각이 오후 5시 42분 55초, 6분 후인 5시 49분에 밑밥통을 가져간, 그렇게나 바쁘다는 당사자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그냥 잊고 넘어가려 했더니 힘들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런 경우 판례에도 절도로 나와있다고 하니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