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는 지금 불법낚시와의 전쟁

불법상륙 급증 … 올들어 39명 검거 해경, 경비정 상주배치·구속 검토

새벽 밤바다를 뚫고 백도 상륙을 시도하려는 낚시꾼들과 이를 막기 위한 해양경찰들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백도를 상륙하는 낚시꾼들이 급증하면서 해경이 곯머리를 앓기 시작한 것은 2년전부터. 해경의 끊임없는 지도활동과 단속강화에도 불구하고 해가 갈수록 무단 상륙자가 늘고 있다.
29일에도 백도에 상륙한 낚시꾼 3명이 검거되는 등 올들어서 벌써 39명이 단속돼 이미 2년전 한해 검거 숫자를 넘어섰다. 여수해경에 따르면 2004년 24명이 검거된 데 이어 2005년에는 49명으로 최근들어 무단상륙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수백명이 백도 일대에서 불법으로 낚시를 즐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낚시꾼들이 백도 상륙을 포기하지 않는데는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감성돔 등 고급 어종의 대어가 잡혀 손 맛을 잊을 수 없기 때문. 또 일단 상륙만 하면 경비정이 가까이 오더라도 바위 틈새로 숨어버리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 여기에 백도 비경에 대한 호기심과 적발되도 50만원에서 80만원 벌금형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이 불법행위를 부추기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도 상륙을 위해 어선 한척을 빌리는데 드는 비용은 일반 선박 임대료보다 4배 이상 비싼 1백만원선. 그러나 최근 고급어종이 많이 잡힌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비싼 어선 임대비용을 감수하면서 불법 낚시를 감행하려는 전국 각지의 꾼들이 몰리고 있다.

무단상륙이 계속되자 여수해경은 낚시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한편 취약시간대 주요 길목에 잠복근무를 하는 등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해경은 아예 250톤급과 500톤급 경비정 2척을 백도 해역에 상주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재범의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해 구속하는 등 처벌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국가명승지인 백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단속 강화에 앞서 자연자원과 어족자원보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백도에서 낚시 행위로 적발될 경우 3년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