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반달
지은이 도라
해파
부서지는 소리.
스산스런 저 소리는,
매마른 잎새의 바삭 거림과는 사뭇 다르다.
무거운 고요를 쥐고,
방향 잃어 정체없이 정형적이지 못해 요란만스럽다.
풍음
귓볼을 순식간에 스쳐지나 긴 여운의 선을 그으버린다.
칠흑 그 속에서도,
희뿌연 색채라도 띄는 양.
앙탈의 도를 넘어,
저곳 해파의 요란에 가세를 더 해버린다.
난시를 잔뜩이나 머금은 내 시야에는,
간헐적이지만 오차없는 등대불만이
해파를 나무라고,
풍음을 나무라고,
고즈녁에 휩싸인 외딴섬 작은 마을 뒷 산 능성 위,
미동없이 떠있는 반달을 달래느라....
옆
동무는 비박의 단잠에서 저 요란이 어쩌면 자장가 음율일까?
무심히 모름일까? 이도 저도 아닐까?
도대체 동적 포착이라곤 불가능했을,
깊디 깊은 이 야심의 네 망중에 고독은,
나를 내려다 보는 온화한 네 그 빛은,
네 감출 수 없는 그 외로움을
찾으려 애써지 않아도 읽혀지는 내 눈치 끝에 매달린다.
2013년 12월 매물도 당금방파제에서 새벽 깊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