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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떠나 보내며......,

발전 11 2,294 2010.01.05 16:22

할머니 연세 백하고도 하나입니다.

1세기를 사셨으니 好喪이라고 합니다.

지역마다 장례 풍습이 다른데, 아랫지방에서는 好喪이라고 북, 장구, 꽹과리, 징을 치며

잔치를 하는 풍습도 있습니다.

문상을 갔다가 이런 풍경을 보고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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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好喪과 惡喪의 구분은 살아남은 사람들이 구분해 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亡者의 입장에서 죽음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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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께서는 약간의 치매끼가 있으셨습니다.

얼굴에 뭐가 났다는 생각에 손톱으로 뜯으신 것과 치매가 화근이었습니다.

할머니께 주의를 주고, 손을 묶어 놓기도 했는데 지켜보지 않으면 똑 같은 일이 되풀이 되었습니다.

결국 상처가 커지고, 심지어 피부암까지 발전되고 말았습니다.

 


아버님 형제들과 손주들이 모여 할머니께 방사선 치료를 받도록 결정했습니다.

할머니 연세가 너무 많아 방사선 치료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가벼운 치료는 하되 방사선 치료는 하지 말자는 소수 의견도 있었으나 방사선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자식과 손주의 입장에서 할머니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치료를 하면 더 오래 사실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적인 생각만을 했기에 그렇게 결정했던 것이었습니다.

방사선 치료를 하지 말자는 소수 의견은 불효자라고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소수의 의견이 현실로 다가왔고,

할머니는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 의견과 입장을 들어보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습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올바른 결정을 하지 못할 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우리 다수는 일방적인 생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해 버린 것이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죽과 물조차도 혼자서 삼킬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영양제 수혈로 생명을 연장해 가셨습니다.

결과론 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게 했다면 최소한 1년은 더 사시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 봅니다.

 


할머니께서 병원에 계시면서 저의 가족은 주말마다 인천을 다녀왔습니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쯤이었습니다.

주무시는 것을 깨워, “ 할머니 저 왔어요. 저 누군지 알겠어요. ”

라고 말하니 한참을 쳐다보시다가 “ 윤지 ” 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날은 오랫동안 할머니께서 제 손을 잡고 놓지 않으시면서 흔들고, 제 얼굴을 가까이 오게 하여 한참을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다리도 주물러 달라고 하시며 “ 아이고 시원하다. ” 했었습니다.

그때 주무신다고 깨우지 않고 돌아왔다면 많은 후회를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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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할머니의 존재는 어머니와 같은 분이십니다.

생모가 아버지와 이혼을 하셨고, 아버지께서 장남이어서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집은 13평짜리 연립주택이었고 저의 사형제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일곱식구가 함께 살았습니다. 우리 사형제가 누우면 할머니는 우리의 발 아래 문쪽에 주무셨습니다. 잠들기 전 이런 저런 얘기로 희희낙락하던 우리에게 “ 조용히 하고 자 ” 라고 호통치시던 생각이 선하게 납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 할머니께서는 치킨을 좋아하셨습니다.

요즘같이 브렌드 있는 치킨이 아니라 시장에서 기름에 튀겨낸 닭이었습니다.

참 맛있게 드시던 생각에 가끔 치킨을 사다가 드리곤 했었는데, 그럴 기회가 이제는 없어졌으니 미안하고, 아쉽습니다. 할머니 산소에 갈 때 꼭 가져가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삼우재를 지내고 내려 왔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데, 왜 이렇게 아쉬운지......,

할머니 극락왕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사랑해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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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댓글
경포대 10-01-05 19:23 0  
死生이 有命이오 富貴在天이니 할머님또한 天壽를 누리신듯. 왕생극락을 빕니다.
부시리인생 10-01-05 20:10 0  
발전님, 오랜만입니다, 그런 아픈 사연이 있었군요~~ 저도 님의 모습에서 지나간 할머님과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할아버지보다 더 유독 할머님을 그리워 하는 이유가 여기에 다 함축되어 있는듯 합니다, 얼마나 서럽고 안타까워 울부 짖었는지~~ 세월이 흘렀지만 그리고 이젠 까마득한 시간들이었지만 옛날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기엔 아직도 그때 받았던 사랑이 너무 감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애들은 쉽게 받아 들여지지 않을테지만 그 당시 할머님과 손주의 관계는 유별 났던것 같습니다, 눈발 날리는 유족들의 모습에서 할머님 가시는길~ 저도 명복을 빌어 드립니다,
갈매기사랑 10-01-05 23:12 0  
아~그런일이 있었구나 왠지 조용 하다고 생각만 했지 챙겨보지 못해서 미안하네--- 남들이야 백수를 넘기시고 이승을 떠나시면 호상 이라고 하지만 가족들의 마음이야 어찌 호상 이라고 할수 있을런지-- 이승보다 더 좋은 세상으로 가시는 할머니의 명복을 빌어 드립니다
꽃다지 10-01-06 10:37 0  
미처 찾아뵙지도 못하였고, 또한 연락도 못드려 미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할머님의 명복을 빌어 드립니다. . 할머님에 대한 기억은 제게도 남다르게 찾아옵니다. 초등학교 입학전에 부친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장사랍시고 객지에서 생활.. 두 여동생과 저는 초등학교부터 고1 입학전까지 할머니와 생활하였지요. 손자들 끼니 챙기고 , 빨래며 공부 뒷바라지... 그후 어머니와 다시 합하였지만..할머니는 어머니 그이상 이셨지요. 군제대후 학교 복학한후 아마도 92년이었지 싶습니다. 할머니는 연세 94세로 생과 이별을 하였답니다. 참으로 많이도 울었지요...야간열차를 타고 고향집으로, 할머니께 가는 그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릅니다. 고모님이 할머니 많이 닮았습니다. 연세가 80이 넘어셨는데... 고모지만 할머니 생각에 요즘도 자주 찾아뵙고 있지요.. 슬픔이 많겠습니다. 한동안 제자리로 돌아오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힘드시겠지만 발전님의 예전 모습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더블테일 10-01-06 10:40 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애뜻한 할머니의 사랑이 눈에 선하네요....
cool-guy 10-01-06 20:28 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에서 가시는길에 눈을 뿌리셨네요. 저희 아버지께서 유복자 이신데다, 할머니도 오래전 돌아가시어... 늦게나마 다시한번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해나 10-01-07 04:48 0  
우리 주변 백년을 살다 가시는 분 몇분이나 보았나요. 드물게 장수 하시고 귀천하신 할머님이니 너무 슬퍼 하지 마세요 발전님. 그립고 애통한 마음이야 오죽 하리까 만.. 말년의 치매끼 까지 마음이 아프시겠으나.. 좋은곳으로 가셨기를 믿어 봅시다. 늦었지만 고인의 극락왕생을 빕니다.
오공자 10-01-07 12:30 0  
엄동 설한에 돌아 가셧군요,...ㅠㅠㅠ 발전아우님.. 누구나 식구가 돌아가시면 당연이 슬프죠. 그래도 다른 분보담 더 사셧고 더많은 것을 보아왓을 할머니의 장수에도 감사해야죠. 저희 어머니도 이제 91세이신데... 눈도 밝고 귀도 밝습니다. 걸음 걸이도 정상이구요. 다만 사람은 알아보는데... 곧 잊는 그런 치매 입니다. 아직도 성경을 읽으시고 기도도 하시는 울 어머니입니다.. 그제가 만 90세 입니다. 저는 못가보고 (얼마전에 뵈었거든요) 대신에 제 마눌이 가서 인사드리고 아직 집에 안옵니다. 하여튼 돌아가신것 은 슬픔에 분명합니다 그 슬픔이 아마 죽을때 까지 갈겁니다. 저도 어릴적에 할머니 돌아가신것을 기억하며 아직 도 묘소를 찾아갈때마다 눈시울이 축축 하거든요. 이번 추석 때 성묘 가서 잡초,, 말끔하게 마눌하고 둘이가서 정리하고 왓네요 파주 월롱이 선산이 있읍니다. 엄동 설한에 고생햇어요,
바다에서보는하늘 10-01-08 13:44 0  
저희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게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의 빕니다.
배선장 10-01-10 01:10 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원폭피해 2세인데 변변한 치료조차 못하고 후유증으로 20여년 전부터 근육병으로 고생하시고 지금은 눈,귀가 멀어 사람을 알아 보시는것 조차 힘이 들어 하십니다. 그래도 시간내어 찾아 뵐려고 합니다! 나중에 후회 않도록...
통영정선장 10-01-27 21:02 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 처럼 비가내리는 밤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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