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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포드와 조깅도로 사이에서

수어재 9 2,441 2009.10.28 18:00
갑자기 불게 된 반갑지 않은 체중때문에
틈나는 대로 조깅('건강달리기'로 순화)을 합니다.
저의 현재 몸 상태를 고려하여
'달리기'보다는 조금 빠르게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의 직장에서
부산 남천동 삼익 비치 뒤편을 거쳐 광안대교까지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한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제가 생각해도 알맞은 운동량과 행복한 걷기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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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행복한 걷기 코스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이처럼 테트라포드(tetrapod) 사이로 열낚하고 계신 여러 동네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리만족이지요.
눈낚시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의외로 즐겁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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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8일 광안대교 밑에서 어떤 분이 고등어의 손맛을 보는 장면)
 
간혹 이와 같은 낚싯대의 휨세가 참으로 즐거운 눈맛을 안겨 줄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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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낚시하는 분들 볼 수 있어 좋고,
또 다른 쪽은 걷거나 달리기에 너무 편한 우레탄 재질의 바닥 마감으로
편안한 건강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이야말로 일거양득,
도랑치고 가재잡기, 마당쓸고 돈 줍기, 누이좋고 매부좋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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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는 발편한 산책로도 아니고,
삼각뿔 테트라포드 위도 아니고
이처럼 어정쩡하게
조깅과 낚시의 중간지점을 걷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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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두 친구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이냐는 어리석은 질문처럼
오른쪽 왼쪽 중 어느 하나 선택하지 못한 낚시꾼의 어리석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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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한발 조심스레 내딛어 보지만
저의 관심은 오로지 바다입니다.
 
왼쪽으로 쏠려 있는 시선
낚시하는 분들의 채비 모습과
눈에 잘 뜨이는 막대찌의 모습.
 
이미 저는 마음낚싯대를 수십번 바다 위로 캐스팅합니다.
 
얼마나 좋으냐? 바다와 함께 있을 수 있으면서도 이처럼 건강 걷기를 할 수도 있으니까 말야.
'참으로 좋은 운동코스야'라고 자위(自慰)합니다.
대한민국 부산에 살고 있는 것을 큰 행복으로 생각합니다.
참으로 행복한 사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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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뭡니까?
저의 유일한 운동코스 앞에 놓인 저 장애물.
 
나에게 요구를 합니다.
왼쪽, 오른쪽 이제 너는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이번에 불꽃 축제한다고 새로이 조성된 구조물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어디를 선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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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이지요.
어느새 저의 발은 테트라포드를 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걷기를 멈추고 아예 낚시하는 뒷 모습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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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들이 던져 놓은 찌 하나를 바라보며
그 낚시꾼과 같은 심정이 되어 봅니다.
 
"한 마리만 물어 봐라"
닥터 K의 소망처럼
저 찌가 까딱까딱 쏘~옥!
그 순간을 저도 모르게 빌어봅니다.
 
눈낚시 -
행복하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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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사님의 살림망 속도 궁금해지고
비록 노래미와 새끼 전갱이나 고등어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 또한 손맛일 터.
 
이렇게 걷기 운동 중에 '일탈'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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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발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 직장으로 복귀해야 할 때입니다.
 
테트라포드와 조깅도로의 어중간한 둑길도 걷기 위해 만들어진 곳은 아닙니다.
그리고 테트라포드도 낚시꾼들 구경하라고 만든 곳도 아닙니다.
(이곳은 낚시 금지 구역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곳을 걸을라치면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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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전선으로 다시 가기 위해 내려온 육로.
낙엽 떨어진 보도를 걸으며 이상한 편안함을 느낍니다.
다른 것 신경 안쓰고 오로지 걷기에만 열중합니다.
위험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이처럼,
우리에게 놓여진 모든 길은
그에 맞는 용도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제가 평생 걸어온 길이
제게 맞는 유일한 길이었노라고 자부하며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 합니다.
 
세상 살기 -
참으로 힘들지만
제게 놓인 유일한 길이라 위안 삼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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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손맛으로 09-10-29 14:38 0  
삼익비치 테트라는 저만의것이 아니었군요.. 그 중간 둑길은 제가 즐겨걷는 아슬아슬 코스인데 ㅠ.ㅠ 약간의 긴장을 즐기는 남자의 본능도 맛볼수 있고요.. 왼쪽으로 고개돌리면 바다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몸매 불은 아줌씨들이 보이니 세상 부러운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나저나 담주도.... 저도 큰애때문에 검사해 놓았으니 아무래도 느낌이.. 양성 ~ 캬 악 ... 중성이 좋은데....^^:: 양성 나오면 .. 그동안 저의 수첩에 x자 끄어진 분들과 만나서 아름다운 식사라도 해야겟습니다 ㅎㅎ 담 뵐때까지 건강하시고요.. 중간수역의 담치는 빨리 제거하십시요 ..꾸벅 ~^^*~
수어재 09-10-29 21:57 0  
손맛으로님께서도 바로 그 길을 걸으셨군요.
테트라포드 낚시하는 사람 보다가 발 헛디디시면 어쩌시려구요.ㅋ
=== 가족 모두 건강해야할텐데
요즘 마음 고생이 심하십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길 빕니다.^
손맛으로 09-10-31 01:18 0  
형님의 간절곶 탐사를 보았습니다..
애들 데리고 낚시 가르치기는 딱~이더군요 ..
고기가 한두마리 올라와야 흥~이 날건데요..
우럭이나 노래미라도 ㅎㅎ
일주일동안 학교 학원은 물론이고
집에서 꼼짝도 못햇으니 몸이 근질해 둑을려 합니다..
상태도 보니 회복 99%인듯 보이는데 ~ 한번 다녀갈까요.. ~..
혹시 바다데려가서 다시 기침하면
마늘한테 맞아 둑는데요 ㅋㅋ
형님 글은 다시봐도 멋집니다 씨익 ~ ^^*
저도 좀 가르쳐 주십시요 ㅎㅎ
해나 09-11-06 16:33 0  
손맛으로님
이곳에서 보는군요.
마음에 걸리는 멘트가 있어
끼어 듭니다 양해를 수어재님.
'양성이 나오면 그동안 저의 수첩에 그어진 x자 그어진..'
이 부분에 화가 나서요.
설사 양성이 나오드래도, 건강한 사람은 고뿔하듯 이겨 낸다는데..
저 보다는 아직 젊고 건강 하신 분이 그런 준비란건..
아니 되지요.
생각 해 보시기를.
배울때 게을러 아닐진 몰라도
'신종플루'
다시 말해 '새로운 독감'
매스미디어의 호들갑으로 무슨~불치병인냥..
힘 내세요 그리고 용기를 가지세요 손맛으로님.
아직 우린 상봉도 못해 봤잔나요.
털고 일어 나시기를.
해나 09-11-06 18:26 0  
아~아!
심판관 노릇 이라니요!
천부당 만부당 할 뿐 아니라
그럴만한 위인도 못되는 사람에게..
그렇게 비췄단 말이지요..
댓글도, 쪽글도 애껴야만 하는지..
신중 하겠습니다.
허나,
사죄에 대하여는-
저쪽 어느 회원님이 소외당한 마음의 글에
위로쪼의 댓글을 달았더니(원망 상대가 비 실명이기도 했고)
의외로 저와 트고 지내던 분을 본의아니게 마음 傷케 된 사례가 있긴 했어도, 대 놓고 마음 상처줄 용기도 제게는 없답니다.
또 그럴 이유도 없구요.
건강 하세요.
손맛으로 09-11-06 21:18 0  
선배님 글이 자꾸 시비를 탓하게 젊은 눈에 보였습니다..
사죄 드립니다 꾸벅 ~
환절기 건강 잘 지켜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해나 09-11-07 05:58 0  
손맛으로님 이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남깁니다.
제가 평소 한번 보지못한 님이지만
너무 혼자 짝사랑 했던가 봅니다.
정다운 표현을 한다는게 표현력 부족으로 오히려
심기를 편치못하게 하는 그런..
또한 부족한 이해력으로
아이들 고열에 날카로워저 있을 님의 심경을
헤아리지도 못한점..
그런 부족함이 있는 저를
이해해 주신다니
기쁜 마음으로 나갑니다.
다른 방에서 뵙도록 하지요.
해나 09-11-06 16:44 0  
안녕 하세요 수어재님.


한발 왼쪽은 천국이요
한발 오른쪽은
사바세계라

기왕 나선 걷기운동
천국길 걷는다
운동 아니될리 없건만
어째 그리
구분 하려
심기를 소진 할까

모두 묻어두고
건강 길 걸으소서.


수어재님.
님을 보고 있으려니 가물가물
30년 가까운 세월 저 넘어가 아심프레..

시방 서른다섯된 큰애
초등 입학도 전이니까요.
민락동, 광안리 방파제 입구 그당시 유행 하던
아나구 회 집단 포장마차.
많이도 들락 거렸더랬지요.
5년여를 재송중에 적을 두고서..

지금은..
그 추억도 찾을길 없어 보이더군요 얼마전 가 보니까.

환절기 독감 건강하게 이겨 내시기를.
수어재 09-11-09 15:35 0  
안녕하세요. 선배님.
재송중학교 근무하셨군요.
더욱 반갑습니다.
30년 전 저는 고등학생이었네요.
당시 집에서 광안리백사장까지 걸어서 30분 조금 더 되는 길이었기에
공부하다가 한번씩
밤바다 보러 찾아오곤 했답니다.
미성년 시절이었기에 포장마차는 기억에 없구요,
그냥 밤바다를 보며 젊은 날의 포부를 키우곤 했답니다.
하루에 한시간씩만 걸어도
건강에 참으로 도움이 될터인데
그 시간마저도 일상에서 쪼개기가 참으로 힘이 드네요.
선배님 말씀대로
모든 것을 묻어두고
마음 건강 육체 건강길로만 걸어야 된텐데...
조언말씀 잘 새기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도록 하겠습니다.^
선배님께서도 건강 유념하시구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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