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는 편지로 너에게 2
빈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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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6
2007.12.30 12:38
1
처음 너에게 눈 몇움큼 어색하게 보낸 그때 이후
겨울더미속 실날같은 자욱들을 쓸어보며
이젠 비로소 너를 단념한다
몇해가 지났을까
그동안 짓눈개비가 쌓였어도 나를 파묻고 너를 파묻고
우리들의 허위같은 건 죄다 파묻은 지금
나는 너를 단념한다
2
너의 꿈같은 황홀을 버리고
너의 성스러움을 버리고
너의 아련한 내음을 버리고
너의 가슴죄는 듯한 그림자마저 완연히 버린 지금
나는 너를 단념한다
3
너를 버린 나는 내방 가득이
향기없는 하얀 실국화빛 영혼
미련이 없어 후련하다
우리에게 미련이 없다는 건
언제 만났었던 날도 없이 헤어진다는 우스개
4
성에 낀 창을 열고
암흑같은 3월의 밤하늘을 찾는다
달은 없고 별은 없고
지상의 꽃마저 생각키도 않은 밤
꽃은 필요없고
너를 버린다
5
겨울이 없는 계절들
그래서 눈은 나리지 않고
지상의 그 어디에도 눈은 나리지 않고
가슴속 남아있는 내 마지막 자욱들을 쓸어
때론 흙먼지 섞여있는 눈을
뭉친다
나를 버리며 눈을 뭉친다
6
그런날들
사그라진 노을의 잔영
파도는 금빛으로 아른거리고
나는 해변을 걷는다
겨울바다 ...... 사람은 없지만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지만
갈매기도 없는 해변을 걷는다
그런날들
7
봄은 오고
여름은 간다
가을은 지나고 이제.......
뒤늦은 들국화는 쉬이 시든 장미를 안개꽃속에 묻어버리고
그리움까지도 묻어버리고
내 사랑 간절한 겨울 그때
8
버리고 단념하던
숱한 나날속의 무수한 체념들이
한낱 물빛 이슬로 망울진 오후
어느듯 고뇌의 시간은 잔인한 4月을 맞고
너를 버리지 못한 4月을 맞고
9
나는 한번도 너를 본적이 없다
하지만 언제나 너를 만난다
꿈속에서나 길을 걸을때나
나른한 오후나 한 밤중이건
갑작스레 찾아온 너는 나를 놀래키고
그리고는 머물지도 않고 사라져 버린다
이런 우리들의 미로같은 숨박꼭질도
벌써 몇해가 지났다
10
종지부를 찍자
이별에도 찍고 만남에도 찍자
미움에도 찍고 사랑에도 찍자
우리들의 오랜 술래잡기도 그만두고
이제 우린 가슴으로 만나기로 하자
모든 것의 미련을 다 버린 날
하얀 겨울의 눈밭위에 종지부를 찍자
진실의 응어리 하나
눈물보다 간절한 종지부를 찍자
그대여
------------------ 또다시 해가 바뀝니다..
미천한 글이나마...인낚에서 한해,좋은님들 만나게 해주신 것에 대한
답례(?)쯤으로 여기시고,,,
내년에는,,건강과 대물,,,모두 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상,,,,거제의 도보맨 빈바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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