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님의 낚시거울 九釣五作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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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님의 낚시거울 九釣五作尉

3 3,294 2003.11.14 12:28
소설가 이외수님께서 1984년에 쓰신 낚시 수필 '구조오작위(九釣五作尉)'는 오늘의 낚시 세태에 시사하는 바를 미리 짐작하시어 많은 가르침을 주고 계신다. 특히 釣卒이란 거울을 통해 본 나의 모습은 너무나 해상도가 좋아, 부끄러운 마음 뒤쪽엔 조졸답게 님이 야속하기만 하다.
열 가지의 선행뒤에 숨어있는 하나의 위선으로 참담하게 무너진 보잘것없는 가치관을 나의 거울은 보여주었다. 그건 열 가지의 위선앞에 나타낸 하나의 선행이라 했다. 사실이었다.
내가 본 거울은 십 사면으로 각각의 거울엔 이름이 있었다. 釣卒부터 釣仙까지 열 네 개의 각기 다른 거울에서, 유독 내 모습이 보이는 거울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조졸의 거울'이었다.
님께선 이렇게 표현하셨다.
"釣卒은 나같은 상태의 초보자를 일컫는 말로서 한마디로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아직 치졸함을 벗어나지 못한 단계이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빵점이다. 낚싯대를 들고 고기만 잡으면 무조건 낚시꾼인 줄 아는 것도 바로 이 부류에 속한다.고기를 잡을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건 말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한 마리도 잡히지 않으면 신경질이 나서 낚시질을 때려치우고 술부터 찾는다. 그리고 취하면 그제서야 분이 풀려서 고성방가를 시작한다.술을 못 마시면 집에 가서까지도 그 분이 풀리지 않을 정도다. 이 단계에서 낚시줄이 가장 많이 엉키거나 바늘이 옷에 걸리거나 초릿대 끝이 망가져 버리는 수가 많은데 마음가짐에 따라 낚싯대나 낚싯줄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지 동작 여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반드시 낚싯대나 낚싯줄도 제멋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다."라고 하셨는데,
'마음가짐과 행동거지가 치졸함을 벗어나지 못한 짓'을 나는 많이 했다. 남 앞에서는 환경을 외치면서도 갯바위에서는 쓰레기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 적지않은 비닐 봉지를 날려보내고, 종이는 분해가 된다는 이유로 슬쩍 외면한 적이 역시 적지않았다. 남이 대물을 낚으면 포인트가 좋고 내가 낚으면 순전히 실력으로 치부했음은 또 얼마였나. 친구가 토담집에서 바다 정서에 수양함을 질투하고 사치스럽다고 질시했다. 좋은 글을 편안히 읽으라고 장식을 배려한 후배의 글을 글자에 날개를 달았다고 비하했다. 음악을 올리면 산만하다 했다. 후배의 면전에다 이렇게 퍼부었다.
"글짜 메카니즘 좋아하시네! 그래서 유명 시인이나 소설가는 감전을 싫어해 인터넷 투고에 닭살이다. 알겠나!"
"다른 거울을 보십시요!"
그는 한 단계 위인 조사(釣肆)의 거울에서 매무새를 다듬고 있었다.
이외수님께서는 그 조사를 이렇게 표현하셨다.
"(전략)...대어라도 두어 마리 낚게되면 사람이 차츰 달라지기 시작한다. 장비도 제대로 갖추게 되고 기술적인 면에 대해서도 제법 신경을 쓰게 될 뿐만 아니라 공연히 목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을 대단히 고상하고 낭만적인 존재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이때가 되면 방자할 사(肆)자가 붙어서 釣士 아닌 釣肆로 한 등급 올라가는데...(이하 생략)"
그 거울에도 내 모습은 있었다. 다른 사람은 생각이 없어 낭만도 없다고 여기고 대화를 생략한 수많은 조우들을 이제 어찌 볼것인가!
釣卒과 釣肆가 이러니 조마(釣痲)에 앓고 조상(釣孀)에서 아픔을 주고 조포(釣怖)에 두려워 조차(釣且)에 무르익어 조궁(釣窮)으로 다 할때까지 얼마나 많은 희로애락과 우여곡절을 겪어야 하는가. 다시 마음안에 큰 바구니를 만드는 藍作에서 慈作으로 마음안에 자비를 만들고 다시 백 사람의 어른을 만드는 百作을 지나 마음에 후함을 이루는 厚作에서 다 비우는 空作에 이르면, 비로소 釣聖이나 釣仙이 되는 바 아득하고 먼 길이라 감히 읊기도 쉽지않다.
오늘도 감성돔 채비를 꾸리며 마음이 한 걸음 먼저 간다.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어디서든 찌가 보여서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도 민물이나 바다에 가지 않으면 몸살이 날 지경이다. 공휴일에 친척이나 지인의 결혼식이 있으면 적당한 구실을 붙여 불참하고 낚시하러 간다. 더러는 결근도 불사한다.
도대체 이 심사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행여하고 이외수님의 구조오작위의 세 번째 단계를 보니, 허 그 참, 요것이 '조마의 거울'일세!(2003.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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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松岩 03-11-21 11:43
同感입니다.
먹등대 03-12-17 13:07
쉬운듯한데 어렵네요,,,,,,,
경주월드 04-01-25 17:47
제가 이렇게나 무심합니다요!
지난 글도 한번씩 검색을 해야하는데...

이외수님의 풍자섞인 가르침은 이미 많은 낚시꾼들에게 귀감이 되어 있습니다.
댓글에 늦게 인사드림을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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