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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만난 여인

15 4,116 2006.08.20 16:47

인혜를 처음 만난 건 통영 가오치에서 사량도를 오가는 카페리 "사량호"의 3층
으로 오르는 계단에서였다. 혼자 떠나는 낚시여행이 늘 그렇듯이 홀가분한 마음
으로 고성만의 아담한 풍광이나 구경할 요량으로 3층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
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내게는 전혀 그런 일이 생길거라곤 꿈에도 생각못
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3층으로 가는 계단 중간쯤에서 30대 중반쯤으로 보이
는 여자분이 2층으로 내려오던 중 심한 빈혈기로 중심을 잃고계단 아래쪽으로
몸이 쏠리고 있었다. 얼떨결에 생면부지의 여자분을 몸으로 막아 안았다.그리고
뒷걸음질로 내려와 2층 난간으로 등을 기대게 한 후,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보며
"괜챦냐?"고 물었다. 꼭 감고 있던 눈을 가느다랗게 떠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짐칸에 실린 쿨러를 열어 시원한 보리차를 들고 다시 올라오면서 쳐다 본 그녀
는 흰 난간을 꼭 잡고 먼 바다만 응시하고 있었다. 연분홍 블라우스에 하늘거리
는 보라빛 월남치마가 여기 사람 같지는 않았다. 보리차를 내밀며 "괜찮으셔요"
라고 묻자 그녀는 돌아보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약간 숙이고선"녜" 하며 짧게
대답했다. 목이 말랐던지 종이컵에 따라준 보리차를 마시고는 아직도 창백한 얼
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말주변 없는 경상도 사내가 다 그렇듯이 그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슬그머니 3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3층에 올라보니 "사량호"는
벌써 상도 선착장으로 달려가며 초현대식 뱃고동을 울린다.마치 다 왔시유~하
는 듯이 들린다.

주말이라 낚시꾼, 등산객, 관광객이 많을 법도 한데,호우주의보 탓인지 오르
내리는 승객도 거의 없다.상도에서 잠시 머문 배는 건너편 하도로 엔진소리를
더욱 더 크게 내뿜으며, 하얀 물거품을 선미로 쏟아낸다. 하도 선착장에 도선을
접안시키며 선장님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오늘 마지막 배를 애용해 주신
승객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저희 사량호는 승객님들의 안전하고즐거운여행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솨합니다." 뱃사람다운 굵직한 못소리에실없
는 미소를 띄우며 선착장으로 천천히 차를 몰았다. 차창을 열어 올려다 본 하늘
은 잔뜩 찌뿌린 채 간간히 빗방울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지난 주의 뽈사모 정출
을 못잊어 이리저리 찔러봐도 호우주의보 떨어졌다고 이번 주는 참으라는회원
님들이 야속하기도 했다.

어차피 첫 발은 내딛었고 급할 것 없는 혼자만의 낚시여행.게다가일기마저
불순하여 낚시꾼이라곤 채 다섯 명도 되어 보이지 않았다. 속으로 "미쳤다,미쳤
어!"를 연발하며 양지리 외지마을 쪽으로 가려는데 누군가 내 차를 향해 걸어오
는 분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조금 전 배 위에서 빈혈로 쓰러질뻔한 그분! 묘령
의 여성분이었다. 차를 세우며 조수석 유리창을 내리니 "아까는 고마웠습니다."
라고 말하며, 매점에서 샀는 지 커피캔을 건네는 것이었다.해준 것 도 없지만
성의도 무시할 수 없어 받았다. "어디까지 가셔요?"라고 묻자 "저~기, 언덕위
하얀집.""타셔요, 가는 길에 내려 드릴께요."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차문
을 열고 올라 탔다. "이젠 창백함도 가시고 많이 좋아지셨어요. 빈혈이있으셔
요?" 했더니 고개만 끄덕였다. "혼자 낚시 오셨어요?" "녜""어디로 가셔요?"
"외지마을 방파제로 뽈락 낚으러 갑니다." 했더니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저희
아빠 살아 계셨을 적에 집 밑 작은 방파제에서뽈락을 꾀 낚으셨어요"어쩔수
없는 낚시꾼인 내게 솔깃한 얘기였지만 애써 태연한 척 "아~ 녜" 그렇게만 대답
했다.

집으로 가는 길입구에 내려 드리고 그 분이 안보이는 곳 쯤에서 차를 돌려조
금전에 말한 작은 방파제로 가보았다. 군데군데 해초가 어우러지고작은여가
산재해 있어 고기가 있을 법 했다. 적당히 차를 주차하고 12리터 소형쿨러와 뽈
락 전용대 2칸반, 세칸대만 들고 방파제 끝에 자리를 잡았다.낚싯대 끝에 3미리
캐미를 달고 민물새우를 한마리 꾀어 낚싯대를 드리었다. 쿨러를 의자삼아 깔고
앉고는 담배 한개비 입에 물고 고개를 약간 숙여 라이터를 켜려는 순간, 겨드랑
이 밑으로 보이는 누군가의 발! 허억! 담뱃불을 붙이다 말고 본능적으로 일어서
며 뒤돌아보니 그녀였다. "어머 놀라셨어요! 죄송해요" "아~아니 괜찮습니다."
그리곤 시키지도 않은 말을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저희 집에서 보면 여기 방파
제가 훤히 보이는데,집에서 내려다보니 옛날 저희 아빠가 낚시하는 모습 같기
도 하고 분명히 아저씨일 것 같아 내려와 봤어요.

하늘거리는 월남치마를 왼손으로 조금 움켜쥐고 짙어오는 검은 밤바다를말없
이 바라보고 서 있는 모습이 어쩐지 사연이 많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한줄
기 시원한 바람이 휘~잉 불고 지나가니 금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아
저씨! 바람도 불고 비가 와서 낚시가 안 될 것 같은데, 비 그칠때까지만 저희집
에 가서 차 한잔 하셔요."그래도 초면에 그런 실례를 할 수 없다는 각오로 정
중히 거절코자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려 처다본 그녀의 얼굴. 너무도 애절해보
였을까?야윈 몸매에 창백한 얼굴로 쳐다보는 커다란그녀의 두 눈엔 검은 빛
바다만이 가득 고여 있었다. 거절할 수 없었다. 아니 남자의 흑심으로 거절하고
싶지 않았는지 모른다.

바람과 비가 더욱 거세지는 듯 하다. 낚시대를 챙겨 짐칸에 던져두다시피 하고
는 그녀 뒤를 따라 뛰었다. 약간의 오르막을 2~3분 뛰었을까?정원을 아름답게
꾸몄지만 손길이 부족했는지 듬성듬성 잡초가 나 있다. 조그만 종이 달린현관
문을 여는 그녀 뒤를 따라 들어선 그 곳은 별장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지만 뮌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수건을 건네주며 "비 좀 닦으셔요"하며 건네는그
녀의 손이 가느리다. "댁에 다른 분은 안 계셰요?" 하고 물었더니 대답하기곤
란한 지 고개만 끄덕인다. 거실 한쪽에 있는 식탁을 가리키며 "앉으셔요." 하고
는 가스렌지에 불을 붙여 물을 끓인다. "저녁 안 드셨죠?아~예. 괜찮은데..."

사각형의 식탁에 라면 두 그릇과 김치를 내며 "죄송해요, 저도 한 달만에 오느
라 저녁준비를 못했어요. 많이 드셔요."처음으로 생긋 웃는 그녀의 모습이 예
쁘다.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 젓가락이 유난히 크게 보이고, 한 손으로 흘러내리
는 머리카락을 잡은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찬찬히 고개를 들고 김치 한
조각을 집어 입으로 가져가던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떠고 나를 바라본다. "맛이
없으셔요?" "아, 아니요.잠시…." 두 눈과 눈썹을 이내 무지개 모양으로 바뀌
며 미소를 한 번 짓고는 살며시 일어선다.벽쪽 장식장을 열고는 병 하나와 크
리스탈 양주잔 두 개를 들고와서는 내게 잔 하나를 건넨다. 저희 아빠가 반주로
즐겨 드시던 양준데 이제는 제가 반주로 즐겨 먹어요. 호호호"그렇게우리는
라면에 21년산 발렌타인으로 건배를 했다.

라면 한 그릇을 다 비울때까지많지도 않던 그녀의 라면은 채 반도 줄지 않았
다.비가와서 그런지 습도가 높은 것 같고 갑갑하단 생각을 하는 데 그녀는 벌써
바다쪽 창문 커튼을 걷으며 문을 반쯤 열어 놓는다. 센스가 있는 여성이다.식후
디저트로 커피를 한 잔 끓였는데 내겐 물어보지도 않고 원두커피를 내놓는다.
"한 잔 하셔요"하는 말에 커피를 잡으려는데 뜻밖에도 그녀가 양주병을 들었다.
"쪼르륵" 양주 한 잔을 따라준 그녀에게도 술 한잔을 권했다.독한 양주 한 잔을
단숨에 들이킨 그녀는 두손으로 한 잔 더 달라는 시늉을 한다. 한 잔 더 따라주
며 쳐다 본 그녀의 얼굴엔 슬픈 그림자를 드리운 채 잔만 응시하고 있다.그리고
내게 건네는 한마디가 혼란스럽다. "왠지 아저씨는 착한 사람 같아 보여요."

원래 인혜는 부산에서 부잣집 소리 듣던 갑부집 딸이었다. 한창 사업이 잘되던
10년 전에 인혜 아버지는 이 곳에 별장을 만들고는 주말에 가족을 데리고 이 곳
으로 놀러 오곤 했다. 그러던 아버지 사업이 IMF를 맞으면서 거래처 부실과원
자재 폭등으로 결국 부도를 내고 말았다. 몇날을 술로 지새우시던 아버지가어
머니와 함께 시체로 발견된 건 소식이 끊긴지 꼭 사흘만에 동해안의 어느호텔
이었다. 세 살 터울의 남동생과 대학병원에서 사흘을 꼬박 장례를 치르고 난 후
나흘째 의식을 잃고 말았다. 하루만에 깬 인혜의 옆에는 세상에 하나밖에남지
않은 핏줄 동생 뿐이었다. 공장과 집이 경매로 넘어가 집을 나와야 했지만 어머
니의 쌈짓돈 예금통장 몇 개는 손에 쥘 수 있었다. 다행히 이 곳 별장도 인혜앞
으로 소유권을 해준 덕에 건진 것이었다. 부잣집 딸들끼리 모이던 친구들도하
나둘 외면하는 것 같아 멀어지기 시작했고, 온실속의 화초처럼 아무것도할 줄
모르던 인혜는 13평 주공아파트에 꼬박 3년을 칩거하며 보냈다.

한동안세상속을 방황하던 남동생이 정신을 차린 건 부모님이 돌아가신지 꼭
5년이 지나서였다.28살이 되더니 술도 덜 먹고 어려사리 취직도 하더니같은
회사 경리 여직원과 3년을 연애하더니 올 봄 결혼식을 올랐다. 어머니의 쌈짓돈
을 탈탈 털어 어제 조그마한 아파트를 장만해주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오늘은 부모님이 생각이 간절하여 사량도 별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단다.어느새
인혜의 뺨에는 두 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방황하던 동생이 결혼도 하고 조
그마한 아파트 한 채 장만해주고 나니 마음의 짐을 덜어버린 것이었을까?창문
밖으로 비는 그칠줄 모르고 더욱더 거세게 몰아치는 것 같다.딱히 눈둘데가
마땅잖은 내게 인혜는 "아저씨! 아저씨는 정말 돌아가신 저희 아빠를 많이 닮으
셨어요. 꼭 젊었을때의 우리 아빠 같다니까요. 호호호."눈에는 눈물이 입에는
미소를 짓는 인혜의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 없었다. 혼기를 놓친 아니 세상을 살
아갈 용기를 잃은 35살 노처녀가 오늘은 부모님이 그리워 이곳 별장을 찾았던가
보다.

반 병이나 있던 양주병을 둘이서 다 비웠다. 담배를 하나 물고 무심코연기를
내뿜었더니 그게 인혜의 얼굴로 갔던 모양이다. 입을 막고 콜록콜록 하더니미
간을 찌뿌리며 작은 주먹으로 식탁을 탁 치며 소리를 질렀다. "아빠! 너무 한것
아냐! 감히 공주한테 연기를 내뿜다니!..호호호…" 흠칫 놀라는 나를 보며 작은
웃음짓는 그녀가 예쁘게 보이기 시작했다.어느 덧 인혜는처량한 여인네에서
아빠앞에서 재롱떠는 작은 소녀가 되어 있었다. 반쯤 열린 창문을 활짝 열어 젖
히며 손을 밖으로 쭉 내밀고는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와요.고기들도 엄마아빠
모여앉아 고스톱치며 놀걸요.호호호.." 그랬다. 원래 인혜는 명랑소녀였는데 부
모님을 잃고 난 후 우울증을 친구삼고 웃음을 잃은 여자였다. 하얀 수건위에 치
약을 묻힌 새 치솔을 내게 내밀며 "비에 젖은 곰팡이 냄새 좀 씻고 오실래요.아
빠. 녜~에." 반 강제로 내 팔을 잡더니 욕실로 밀어 넣는다. "내 참! 이게 어찌
되는 영문인지 모르겠네."

양치질을 하며 거품물은 내 얼굴을 거울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욕실문이 열렸
다. 깜짝 놀란 내모습은 아랑곳 없이 위 셔츠는 벗어란다.머뭇거리는 나를 인
혜는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벗겨가며 "대신 바지는 안 벗길게요. 호호.."옷을
가져가는 인혜에게로 손을 뻗쳤지만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혼자서 중얼거린다.
"지금 빨아 말려 놓으면 내일 아침 입고 갈 수 있어요."할 수 없이 욕실 문을
닫았다. 그리곤 문을 잠갔다. 미지끈한 물로 샤워를 끝내니 술도 좀 깨고몸도
가뿐해지는 것 같다. 머리카락을 말리며 수건을 목에 두르고 욕실문을 나와보니
환했던 조명은 그리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은은한 조명으로 바뀌어져 있었고,식
탁엔 양주대신 시원한 맥주 두어병을 앞에 놓고 인혜는 과일을 깍고 있었다."저
좀 씻을 동안 시원한 맥주 한 잔 하셔요." 그리곤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휑
하니 욕실로 들러가 버렸다.

입안에 머금은 맥주를 내뿜을 뻔 했다. 욕실 문을 열고 나서는 인혜는 젖은 머
리카락을 연신 말려가며 속이 희미하게 보이는 헐렁한 남자 와이셔츠 같은 것을
걸쳐 입고는 아래에는 입었는지 벗었는지 하여튼 와이셔츠가 미니스커트가 되어
있었다. "내가 정말 편하게 느껴졌을까?" 원래 화장을 안한 얼굴이었지만세안
을 하고 나온 인혜는 더욱 더 청순해 보였다. 게다가 긴 생머리까지. "저도한
잔 주셔요!" 하며 내미는 인혜의 걷어올린 두 팔이 와이셔츠 밑으로 우유빛처럼
하얗다. "하~아, 시원해!" 반쯤 비운 잔을 놓으며 두손을 모아 내게 내민다."한
개비만 주셔요. 옛날처럼 담배 한 까치만 피워보고 싶어요."술기운이었는지
식탁을 탁 치며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안돼! 감히 아빠앞에서..." "호호호."
그리곤 담배 하나에 불을 붙여 건네 주었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씁쓸한 옛이
야기를 풀어 놓았다. "세상이 정말 싫어진 건사람들 때문이에요. 아빠가 부도
를 내자 그 많던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멀어지고,친구들도 연락을 끊고… 사실
나도 동정심 받을까봐 만나기 싫어지고." 또 한줄기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더니
인혜의 턱 밑에서 아이보리색 브래지어 위로 뚝 떨어진다.뭔가 답답하다는 느낌
이 들어 맥주를 연거푸 두 잔 들이켰다.

갑자기 일어서려던 인혜가 비틀하며 한손으론 식탁을, 또 한 손으론 이마를 짚
었다. 얼른 일어나 팔을 부축하니 괜찮단다. 그리곤 창가로 걸어가 벽에 기대서
서 검은 바다만 응시하고 서 있다. 담배를 한 모금 삼키다 내뿜으며 쳐다 본 인
혜의 얼굴에서 그녀만의 슬픔을 보았다. 턱 밑에서 영롱한 방울들이모여 뚝뚝
떨어지는…부모님이 남긴 별장. 만감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술 한잔 들어가니 감
정이 북받혔던 모양이다. 조용히 다가가 어깨를 토닥거려 주었다. 이름모를무
인도에 혼자 남겨진 느낌처럼, 세상은 인혜에게는 그랬다. 돌아서며 얼굴을내
가슴에 묻고 내 가슴을 치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무리 멋대가리 없는 경상도
사내라지만 동정심이 일었다. 어깨를 들썩이는 그녀를 꼬옥 안아 주었다.사람
이 그것도 모르는 사람앞에서 눈물을 보인다는 건 싶지도 않지만,부끄러움 또한
숨길 수 없다. 그래서 인혜를 배려해주고 싶었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인혜를
번쩍 들고는 누구방인지 몰라도 발로 살짝 밀어 침대에 가 눕혔다.

침대에 누이고선 쳐다보니 안고오면서 밀려올라간 와이셔츠는 인혜의 배꼽까지
올라가 있었고 그 아래로 검은색 팬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애써 태연
하게 우유빛 살결을 외면하고 얇은 이불을 덮어 주었다.조명을 희미한 것으로
바꿔주고 창문을 조금 열어 갑갑하지 않게 한 다음 방문 손잡이를 잡을려고할
때였다. "아빠! 우리 지훈이 어제 집장만 해줬어요..흐흑.." 돌아 본 인혜의 얼
굴엔 눈을 감은 채 울먹이고 있었다.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으며"이제 잊으
셔요." 하며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는데 인혜가 와락 껴안았다. 그리고는젖은
볼을 부비며 입술을 포개었다. 그러더니 촉촉한 입술을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 오늘만 아빠도 되 주셨으니 애인도 되주면 안될까요?"뭐라대답할겨를도
없이 인혜의 뜨거운 입술도 혀도 내 입안으로 밀려들고 있었다. 영문모를바람
과 비만 하얀 별장 창문을 세차게 두두리고 있었다. 주르륵~ 주르륵~

전화가 왔다. 인혜였다. 차마 볼 낯이 없어 먼저 간다고 했다. 그리고 주위보
때문에 첫 배와 두번 째 배만 운항된다고 들었다는 것이었다. 와이셔츠는 거실
에 걸어 뒀고, 현관문 열쇠는 대문입구 오른쪽 돌밑에 넣어두라고 하였다. 그리
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겠노라고…아마 마지막 말인듯 했다. "건강하셔요"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인혜는 그런 여자였다. 언제나 일방적인..마지막 인사까
지도..하도 선착장에서 사량호에 차를 싣고 올려다 본 하늘은 밤새 그렇게 비를
뿌리고도 뭐가 못마땅한지 여전히 흐려 있었다. 내 마음처럼…….

♡ 2006년 4월 30일 사량도를 다녀온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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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댓글
오미오 06-08-20 23:36
미사님 올~~만입니다..
여기서 보니 무지 반갑다오..
글을 스릴??있게 읽어가는 중에 눈이 ◐◐ 요로코롬 .........ㅋㅋ
좋다 말았넹~~@
야사님 우리끼리 야근디......
그 처이 전번좀 갈켜줄라우~~
머~
별뜻은 없고 사량도로 뽈치러 가면 민박대신 방하나 얻을까 해서리...

나 까막이......흠~
미사 마나님 하고 친한거 알제~
갑자기 마나님 얼굴이 보고싶넹~~ㅋㅋ

암초지대2 06-08-21 07:41
입안에 머금은 맥주를 내뿜을 뻔 했다
ㅋㅋㅋㅋㅋ 와~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엇습니다
전 아직 젊어서 샤랑도는 안가봐도 되겟네요 ㅋㅋㅋ
저한테도 저런일이 언젠가한번 일어날수 잇을라나 흐흐흐
정말 재미잇게 잘 읽고 갑니다
석금 06-08-21 20:08
미녀님~~~ 여전하시네요??
건강하게 잘 지네시죠???
거제건나낚시 06-08-22 10:17
미녀님!! 오랜만입니다.
사라진줄 알았어요.ㅋ
가슴 떨린 하루였내요,영화처럼~~ 비도 오고~~ 입술도 포개고..
찌~~잉한 글 잘보고 갑니다.
미녀사냥꾼 06-08-22 12:16
오미오님, 석금님! 잘 지내시죠? 건강하리라 믿습니다.
암초지대 2님 늘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되셔요..
건나 사장님, 사모님도 잘지내시죠? 제가 조만간
화도나 비산도를 갈 예정인데 그때 들러겠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얘기 궁금하시죠?
아래에 그 뒷얘기 적었습니다. 해결책 있으면
좋은 방법을...ㅎㅎㅎㅎ

지난 주 사무실로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내용인즉슨 전화하신 분이
팬숀 주인이랍니다. 그리고 왜 4월말 팬숀비용을 아직도 안내냐고
막 화를 내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계산안하면 급여 가압류
시키겠답니다. 저야 따졌죠. 내가 언제 팬숀 쓴적이 있느냐고?
그랬더니 팬숀예약한 당신마누라(부산)한테 전화하니
ㅇㅇㅇㅇ주식회사 인사부 전화해서 사냥꾼 찾아 청구하라고 들었답니다.
인사부 전화하니 전화 돌려 주더라는군요..

그런데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난 토욜 인혜한테서 전화를 받았답
니다. 주초에 있었던 사건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청순하고 고운 인혜만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조만간 만나야 되겠다고 하더군요. 난 너무
반가워서 "그래 언제 만날까?"말했습죠.. 만나는 건 다음으로 미루고
돈을 붙여야 되겠답니다. 그래서 "얼마나?" 했죠.

"수술비 정도만" "아니 어디 아픈거야" 했더니 임신 3개월이랍니다.
이달 넘기만 중절수술도 안된다고....급하답니다...그리고는
일단 5백만원만 송금하랍니다. 이거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저요, 이거 우리 마누라 알면 이혼이 문제가 아니라 맞아 죽습니다.
어디서 들은 얘긴데.. 높은 데서 뛰어내리면 "자연유산"도 가능하다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다른 방법은요?
일설에 의하면 "갑자기 놀래킨다거나, 간장을 한사발 먹인다거나 요건
생명엔 지장이 없다 들었거든요.. 좋은 방법 좀 갈켜줘요.
좋은 방법만 가르켜주면 앞으로 일년간 예약합니다.ㅎㅎㅎ
맨날잡어 06-08-22 16:40
언덕위의 하얀집 찿아갈라 했는데

미녀사냥꾼님 댓글보고 포기할랍니다. ㅎㅎㅎ
煥鶴 06-08-22 20:08
ㅎㅎㅎ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임신..
해결방법 가르켜 드릴까요?
전번 아시면 급하게 아주 곤란한 일에 휘말려어니 돈좀 빌려달라고
그러는 겁니다.
사정이 매우 급하다고 말하고요.
난이혼 할테니 애는 낳아서 기르자고 하고요.
돈 얘기 몇번만 계속 하면 아마 전번 바꿀 겁니다..ㅎㅎㅎ
암초지대 06-08-22 23:37
잘해결되시길............
정말 갑갑하시겠습니다 ㅎ ㅡㅡ;

갯장군 06-08-23 00:05
오랜만에 미녀사냥꾼님 글 봅니다.
근데 워낙에 글솜씨가 뛰어난 분이라
픽션인지 논픽션이지 통..ㅎ...
노난다 06-08-23 10:44
얼심히... 눈이 아리도록 읽으며 어느작가의 의도된 아름다운 한편의 넌픽션?!

미녀사냥꾼님의 닉처럼...

댓글까지보니...
아~ 하는 절망감을 느낌니다~!
아마 픽션은 아닐것 같네예~

만나자 해서 손잡고 병원에 가자시죠~
아마 쉬 만나주지 않을것 같 군요 그들에 뻔한숫법!

다시는... 이후론...
여자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 하실것 같네예~

제 속이 더 까 깝 하네예~ ^^;;

위에 오미오님 !
반갑습니다 잘 계시죠~! ^&^
자이툰 06-08-23 17:27
님의글 리얼하게 잘 읽었습니다.
낚시인의 꿈과 사량도 지리산의 아름다운 전설처럼 읽어갔던 님의글이 결국은 무명작가의 의도된 3류작품처럼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처음의 의도처럼 아름다움과 때묻지않은 님의 표현으로 긑까지 마무리 되었으면 압권 이었을걸을... 아무턴 희망에서 호기심으로 그리고 낭만과 사랑으로 급기야 두려움으로 끝나게된 님의 복잡한 해결책을 떠올리니 한편으로는 쓴웃음이 또 한편으로는 울화통이 치미는것은 무슨 이유일까요?잘 해결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화이팅하시고요 괜찮습니다 남자가 그정도는 격을수있는것 아닙니까?마나님 모르게 자알 해결하세요..
다대고래 06-08-25 14:31
픽션입미다 제가보는 견해에서^^
여기저기 글을 적는 과정에서 그런흔적의 글이 마니 있습미다
그러나 글은 정말 잘 적었습미다 작가로 새로히 출발해보심이~~^^
잘봤습미다
미스타스텔론 06-08-28 09:45
섬에서 만난 여인이 천사에서 꽃뱀으로 변신, 소설같은 냄새가 진하게 나는데요.
그러나 꼬리글을 보지 않았다면 나도 그런 사랑을 기대하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잘 읽고 갑니다.
영등감시 06-08-29 08:29
ㅎㅎㅎ
하룻밤 풋사랑이 바지가랭이를 잡는겨???
글솜씨 대단 하심다..
그런데 어째 야릇한 냄새가 풍기는게...ㅋㅋㅋ
왕짱어 06-11-06 20:35
혹시꽃뱀 사냥꾼이졌네 해결잘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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