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방아 정사-1,2부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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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정사-1,2부 완결

21 6,149 2005.07.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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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봉평장날

가산(可山) 이효석을 만나러 간다. 아니 메밀꽃 필 무렵의 봉평장으로 간다.
愚子가 동해시에 있는데도 마음은 콩밭이라, 아니 메밀밭이라 은근히 아내의 눈치를 보니, 애비가 저 모양이니 늙어 용돈 타 쓰기는 글렀다는 표정이다.
"가는 날이 장날인데, 에라, 올 때 들리지 뭐..."
봉평은 경주처럼 2,7장이다.
제작년에 들렀을 때는 봉평장과 4,9장인 대화장도 비켜버렸다.
"장돌뱅이 이생원인교?"

경주에서 강릉까지 여섯 시간을 운전했더니 몽롱한 정신에 그만 장평, 평창을 놓쳐버렸다. 영동고속도로 위다. 어딘가에서 빠져나와 다시 장평으로 U턴 하는데 , 선잠의 아내가
"보이소, 희한하제...이리 가도 강릉, 저리 가도 강릉인 게, 강릉이 경주보다 큰게비여..."
장평IC에서 봉평은 15분 거리다. 전에는 없던 고래등같은 기와집에서 우선 메밀 칼국수로 속을 풀었다. 너무 맛이 좋아 메밀색처럼 가무잡잡한 주인 아지매에게 시건방을 떨었다.
"아지매요, 지가요, 요 식당을 말입니더, 하루에 수만 명이 들어오는 '인낚'이라는 낚시 사이트에 올려 드리겠심더. 국물맛이 뚝배기 맛이네!"
그바람에 공짜 한 추바리라...

원래 가산 생가는 없어지고 주춧돌에 옛기억을 더듬어 복원한 것이 현재의 후가(後家)라 그리 와닿는 정감은 없지만, 배도 부르니 뒷사립에 핀 박꽃에 푸근한 심사로 만회를 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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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 박꽃>

뒷뜰의 탈곡기와 '훌찌(쟁기질 농기구의 사투리)'를 보니 소설가 안정효(낚시 소설 '미늘'과 월남전의 '머나먼 송바강'의 작가)가 쓴 2004년 현대문학 1월호의 '김노인'의 남근석주(男根石柱/性器)가 생각난다.
훌찌질은 아무나 하지 못한다. 요령도 쓰야 될 뿐더러 뱃심에다 사타구니를 주목에 힘껏 갖다 붙여야 한다. 주목이 자빠지면 새참도 사라지고 앞니도 사라진다. 낭심도 사라지고 남근석주도 사라진다. 안정효의 노골적 묘사라서 생략하기로 하는데 실은 안 읽고는 못 베길정도로 포복절도할 내용이라 상상에 맡기면서...
아무튼 막걸리 새참 얻어 마실려면 쟁기를 적당히 들어 두불 일을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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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와 후가/창동리 생가는 함석집/뒷산은 우경산>

각설하고, 다시 가산과 친해보자.
1907년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출생인 작가는 평창초등학교(당시 보통학교)와 경성 제1고보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다.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노령근해>,<상륙>,<행진곡>,<奇遇>, 등을 발표하면서 동반자 작가로 활동한다.
동반 작가란 메카시즘의 입장에서 보면 빨갱이다. 직접 활동하지 않으면서 작가로서 사회주의를 후원하는 회색단체로 그 당시엔 하나의 사조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동반자 작가 활동은 1920년대 말 계급주의 문학운동이 활성화되던 때였고 그 해체는 독립운동이후 사상적 탄압이 시작된 30년대 초반이다. 그때는 남북이 분단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사조였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일본의 침략을 받지 않았다면 푸로문학과 경향파의 작가군에 의한 이 사조의 단체는 막강한 힘을 발휘했을지도 모른다. 그 예로 문단의 중후한 작가군인 유진오, 이무영, 채만식, 조벽암, 유치진, 안덕근, 홍효민, 엄홍섭, 소위 여류작가인 박화성(낚시 수상록 '하느님 아버지 입질 좀 봅시다'로 유명한 낚시꾼 소설가 천승세님의 모친), 최정희 등의 그야말로 초기 현대문학의 기라성같은 유명인들이 그 단체에 적을 두었기 때문이다.
1935년에 해체된 K.A.P.F와는 엄연히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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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은 외출 중>

그 후 모더니즘 문학단체인 '구인회'에 참여하고, <豚>,<산>,<들>, 등을 발표하면서 자연과의 교감을 산문시 문체로 기가막히게 묘사한 작품들을 발표한다. 1936년 단편문학의 전무후무한 걸작 <모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며 문단에 우뚝 서게된다. 다음에는 심미주의적 작품인 <장미 병들다>,<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본능적 性을 탐구하는 새로운 작품경향으로 주목받는다.
구인회란 사회주의 계급적 문학을 배척하며 1933년 결성된 순수문학을 표방한 동인회이다. 4년여의 짧은 역사이지만 당시의 복합적 사조의 뿌리가 약한 문학풍토에서 대단한 주지주의(포괄적 모더니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탄력있는 동인이었다. 초기의 발기인 동인으로는 김기림, 이효석, 정지용, 유치진, 이무영, 이태준, 김유영, 이종명, 조용만으로 총 아홉 명이라 '구인회'란 명칭이다. 결성 얼마 후 이효석, 이종명, 김유영이 탈퇴하고 박팔양, '날개'의 이상, 박태원이 가입하고, 다시 유치진 조용만이 탈퇴하고 '봄 봄'의 김유정, 김환태가 가입하여 일정한 9명으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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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노령근해 1932-동반자 작가시절>

우리는 가산의 '구인회' 이 후의 작품시기인 1936년의 봉평과 대화장으로 가기로 한다. 바로 '모밀꽃 필 무렵'이다. 작가가 발표한 초고는 '메밀'이 아니고 그림의 題字 처럼 '모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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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밀꽃 필 무렵 1936>

1936년 朝光지에 발표.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이 작품은 왼손잡이요 곰보인 장돌뱅이 허생원의 이야기다. 그 허생원이 봉평장날 같은 장돌뱅이인 조선달과 같이 충주집으로 간다. 그는 애송이 동이가 충주댁과 놀아나는 것에 화가 나서 따귀를 때려 쫓아버린다. 그러나 그날 밤 그들 셋은 달빛을 받으며 메밀꽃이 하얗게 핀 산길을 따라 대화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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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창동리 가는 길>

허생원은 젊었을 때 메밀꽃 달밤에 개울가 물레방앗간에서 성씨집 새악씨와 밤을 새운 이야기를 그날도 하게된다. 조선달에게 몇 번이나 욹어먹은 이야기라 그 마저 달달 외울 정도지만 허생원의 화두는 자못 진지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의 물레방아 연담을...
동이도 가슴에 묻었던 그의 어머니 얘기를 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의부 밑에서 고생을 하다가 가출했다는 것이다. 대화장으로 가는 달빛길에, 허생원은 냇물을 건너다 빠져 동이에게 업히게 되는데, 그 등판의 온기에 흐뭇함을 필자 역시 아끼고 아끼며 읽은 장면이다.
허생원은 동이 어머니의 본가가 봉평이라는 사실과 동이가 자기와 똑같이 왼손잡이인 것을 알고는 착잡한 감회에 사로잡힌다. 다음 장엔 동이 어머니가살고 있다는 제천으로 가기로 마음먹고 달길을 걸어가는데 메밀꽃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동이가 허생원의 아들임을 암시하며 읽는 사람의 애간장을 은근이 건드리는 밤길인데... 거기에 메밀꽃이 피고 나귀가 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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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목/작품속의 장평 개울>

단편소설이 아니고 詩라고 해야 할 이 작품에서 정작 작가 본인은애욕(愛慾)의 신비성을 다루려 했다고 그의 〈현대적 단편소설의 相貌〉에서 적고있다. 아마 방아간의 해후가 이루는 정사가 외설의 지름길을 아슬하게 비켜가는, 지극히 절제된 時空을 제공하면서도 두근두근 방아질을 치는 가슴을 진정할 수 없는 그런저런 장면이었을까.
그 꿀같은 심미주의적 단어는 언어가 되고 시가 됨을 김동리 선생은 '소설을 배반한 소설가'라고 평했고, 필자의 스승인 목월님은 '주관적 모더니즘의 극치'라 표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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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 이효석>

비끝에 맞춘 장날은 초장이라 늘어진 긴긴해에 한갓지면서도 슬금슬금 제몫의 장길로 채워지는 중이다. 나귀대신 네남없이 반은 경운기고 반은 포터라 내마음의 봉평장은 낯설기만 하다. 각다귀 대신에 허생원의 스켄들을 짐작할 만한 드팀전 귀신들이 전설처럼 눈앞에 다가섬에 그나마 안도이다. 탁주가 제격인데도 소주병이 참술치고는 넉넉하다.
"새복 넉 점에 일나서 자는 놈 깨워 무우단에 실려 온 겨. 경운기 멀미엔 소주가 낫어."
새벽단잠의 아들을 깨워 봉평장에 열뭇단을 부루고는 아들이 공장에서 돌아올 쯤에 파장을 맞춘다는데 지금이 중참인데 그게 만만치가 않음에 타는 애에 소줏병만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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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대의 봉평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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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1-봉평재래장터>

소줏병만큼 열뭇단도 쌓이는데, 차양밖의 여름해는 한 발도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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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2-장돌뱅이 2005>

한 자리 얻어 감자전 부쳐 먹으며 곡식전의 조와 겨를 보니 糟糠之妻가 바로 옆이네. 천지를 모르는 아내는 세상만사 넉넉한 줄만 아는데 감자전 천 원어치가 마파람에 게눈이다. 수수밥을 먹여도 군소리 없던 '사철 발 벗은 아내'의 김장 서른 번. 세월을 잃고 열 번, 접고 열 번, 알고 속으며 열 번인데, 나머지를 마저 속일려니 훤히 보이는 속셈이라, 자뭇 생색인 동행도 고마울 뿐이다.
그래도 편한 낌새를 끝까지 들키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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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3-곡물전>

조선달같은 개나리 할배는 노루목을 걸어 넘었다는데 메밀 부침게를 뒤짚던 충주댁의 표정이 별쭝맞다.
사금파리같은 사연을 묻으며 살았는데 새삼 고름을 풀려니 그런저런 까탈이 말기에 걸렸을 그날의 충주댁이 훌쩍 세월 그네로 넘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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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줏집 - 대타 2005/충줏집 터>

식용유에 가성소다를 넣은 무공해 비누를 참하게도 진열해 놓았는데 그 옆에 유일하게 젊은 동이같은 박물장수가 휴대폰으로 자장면을 시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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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5-깨끗해요!>

"단무지 좀 많이 가져 오더라고! 그건 곱배기라구! 수수 빗자루는 탕수육이여!"
그건 맞다! 허생원도 조선달도 바터제(barter制)엔 능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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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6-박물장수 2005>

이제 대화로 가자.
나귀 방울소리가 시원한 달빛 여울목과 푸른 콩포기와 소금을 뿌린 메밀밭으로...

***계속/경주월드/2005. 7. 14




2부대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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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스코프 대본-메밀꽃 필 무렵>

기념관 중앙엔 당시로는 파격적이었던 축음기와 올겐과 투르게네프와 체홉의 책자, 검은 뿔테 안경이 가지런한 부스가 있다. 잠시 손님을 만나러 간 느낌이다. 절친했던 현민(유진오)을 만나 '동반자'시절의 치열한 이념관을 논하는 중일까...해체된 카프를 논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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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전후편 중 전편표지 재간1946-초간 1939>

문학관 옆에 '동'이란 카페가 있다. 기념관 학예사도 지적인 분위긴데 'ㄷ'자로 달아지은 카페도 도시풍의 분위기다. 가산의 '도시지향'이 물씬 풍겨나는 취향을 살렸는가 보다. 가산의 데뷔 작인 프로 문학의 전형이면서 문제작인 '도시와 유령'을 생각케 한다.
영문판 'When Buckwheat Flowers Bloom'을 사고 나니 질세라, 아내가 메밀국수 다발과 메밀 스넥과자를 챙긴다.
원두 커피향이 카페를 가득 메운다. 마시고 싶은데 한 잔에 삼천 원이라는 메뉴표에 놀란 아내의 목소리가 그만 카페지기에게 들렸나 보다. 좌우지간 공주댁때문에 쪽 팔리는 일이 한두 번일까마는, 서비스로 커피를 대접하겠다는 주인장의 상냥한 권유에 언감생심 머쓱할 뿐이다. 커피향에 감탄을 하는데 저쪽에 자리한 가산 일가가 눈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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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 일가/부인 이경원, 장녀 나미, 차녀 유미, 차남 우현/문학관 제공)

장평을 떠나 대화로 간다. 장평IC 아래 물이 좋아 혹시 꺽지나 있을까 하며 루어 케스팅을 하는데 며칠간의 장마로 센 물살에 1/4온스 스피너가 줄행낭이다. 술취한 구멍가게 주인영감이 멍청하게 구경하다가 같잖은 듯 가버린다. 노루목 고개쪽에서 '뻐꾹 뻐뻐꾹'하니 '말짱 황'이라는 뜻인가, 예감도 시원찮아 대를 거두고 방죽을 나서니 거보란듯이 개구리도 튄다. 구멍가게 앞이라 영감 텃세가 대단한가 보다.
아직도 갈 길은 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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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가는 길 1>

장돌뱅이는 길눈이 밑천인데 이게 그리 수월치 않으니, 눈꼽 낀 허생원의 나귀보다 별반 차이가 없다는데...그런데 저것이 별주부처럼 간댕이를 말려놓고 다니남? 부쩍 저러는 것이, 행정도시로 처갓집 공주 땅값이 오른 후부터인데 저걸 족치남? 말어? 내 낚시벗은 꾹 참으라며 처삼춘 벌초도 마다하지 말랬는데...
아, 참 그렇구나! 저것이 혼 빠진 사진귀신이니 그래, 사진으로 달래자. 서너 방 박아주고 울타리 넘어 살구서리도 감행하자. 공주땅에 동그라미를 그리는데 까짓것, 삼천리에 한 번 띄워 주지 뭐.
이래뵈도 하룻밤에 암탉 한 마리와 수박 두 덩이를 서리했던 경주 보뚜막의 몇 안 되는 '이서리'인데, 허허, 그 참, 사타구니가 탱자가시에 거들나는구나. 복날이 내일모레인데 사시나무 피서가 요런 것이구나! 역사도 유구한 신라땅 서라벌 출신 이서리가 봉평들 울타리에 부들부들 걸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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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가는 길2-살구서리>

어찌나 봉창에 쑤셔 넣었던지 울룩불룩한 모양새가 살구패션인데도 망 보랬던 마누라는 잿밥에 침을 삼킨다. 봉평은 산도 들도 좋고, 살구도 좋고 인심도 좋으셔...환상의 '부부 서리단'이 제정신을 찾으니 참한 이정표도 눈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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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가는 길3-노루목 넘어 신리>

이 소설의 전반은 장날 저녁의 어수선한 풍경을 계집의 앙칼진 목소리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허생원과 조선달의 의미있는 끈끈한 주막집 대화가 정겹게 흐른다.
절제된 대화에서 함축된, 몸으로 빚어내는 작가의 풍경 리얼리티! 그에게쓸 수 있는 감탄사일 뿐이다.
충주댁의 차지에 늙어 뒤로 처진 모양새를 畵中之餠이라며 젊은 것과의 비교를 '대거리'라 표현한다. 상대가 안 된다는 표현을 실감나게 또 문자를 쓰는 행세가 노련하게 묻어난다. 은근히 동이와 연적을 만드는 조선달의 말투에 잔뜩 뒤틀린 심사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니 술맛이 생기겠는가! 동이를 몰아낸 것 보다 쫓아낸 동이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는 허생원의 야릇한 심사에로 작가는 무리없이 끌고 간다. '쓸쓸하고 뒤틀린' 반생은 어쩌면 이 글을 쓰는 필자와도 같은 심정이라 읽을 때마다 한없는 동감을 공유한다. 그 분위기는 아니지만 가끔 장판을 기웃거리며 장터 국수를 빨며 막걸리 한 추바리 거들 즈음, 그 뒤틀린 심사와 정경을 떠올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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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줏집 정경- 원문 이야기>

후반부는 허생원과 조선달과 동이가 대화로 가는 밤길 장면이다. 이 작품에서 달빛의 밤길 장면은 극치를 달린다. 마을 어귀에 다달으면 언제나 처럼 가슴이 뛰는데 왜일까!
젊은 날, 허리 꼿꼿하던 날의 혈기를 느길 수 있는 마실-봉평, 그곳은 투전이 있었고 주막이 있었고 술이 있었고 달이 있었다. 또 물레방아가 있고 성씨집 새악씨와의보물같은 사연이 그의 가슴에 묻혀있기 때문이다. 물레방아 창살로 비치던 달도 빗겨간 그날, 달밤의 에로틱을 작가는 독자에게 맡겼다. 허생원은 '생각하면 무서운 밤'이었다고 하지만 그건 허생원의 일생일대 단 한 번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한 세기를 두고도 작가는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달을 보게 하곤 여태껏 가슴을 뛰게 만든다.

<...조선달과 동이는 각각 제 나귀에 안장을 얹고 짐을 싣기 시작하였다. 해가 꽤 많이 기울어진 모양이었다.
드팀전 장돌림을 시작한 지 이십년이나 되어도 허생원은 봉평장을 빼논적은 드물었다. 충주, 제천 등의 이웃 군에도 가고, 멀리 영남지방도 헤매기는 하였으나 강릉 쯤에 물건 하러 가는 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군내를 돌아다녔다. 닷새만큼씩의 장날에는 달보다도 확실하게 면에서 면으로 건너간다. 고향이 청주라고 자랑삼아 말하였으나 고향에 돌보러 간 일도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의 아름다운 강산이 그대로 그에게는 그리운 고향이었다. 반날 동안이나 뚜벅뚜벅 걷고 장터있는 마을에 거의 가까왔을 때, 거친 나귀가 한바탕 우렁차게 울면 - 더구나 그것이 저녁녘이어서 등불들이 어둠속에 깜박거릴 무렵이면, 늘 당하는 것이건만 허생원은 변치 않고 언제든지 가슴이 뛰놀았다....>

나는 소설 중의 이 장면이 '대화길 밤길' 장면과 쌍벽을 이룬다고 본다. 나귀와 저녁 등불과 허생원이 엮는 해거름의 맥박을 같이 짚어내기 때문이다.

마치 낚시꾼이 물가에 다달았을 때의 울렁거림처럼 그것은 허생원이 봉평이나 대화에 도착했을 때의 막연한 기대를, 아니 무슨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두근거림을 늘 안겨주곤 한다. 마실 등불이 하나 둘 켜질 때부터 그게 영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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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가는 길4-대화 면소재지/대화고추 집산지>

이제 개울은 넘었으니 방울소리가 밤바람을 탄다. 나귀도 가볍고, 저기 산에 걸린 길 따라 메밀꽃이 달빛에 흐드러진다.
다시 원문으로 간다. 그 달빛 젖는 밤의 진수를...

<...조선달 편을 바라는 보았으나 물론 미안해서가 아니라 달빛에 감동하여서였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gasan_055.jpg<원문의 대화 가는 길>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생원의 이야기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어떻게 이런 표현이 나올까! 한 때 이 표현을 아마추어 작가들은 단골로 인용했었다. 달빛에 푸르게 젖는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마치 그 길을 걷는 것처럼 선명하게 클로즈 업 되는 달빛 리얼리티!
거기에 옛 연인과의 소나기같은 짧은 밤의 사연이 지나간다.
상상으로 슬쩍 넘겨주는 허생원과 새악씨의 옷고름 푸는 소리를-
단 한 번의 숨막히는 '무서운' 만리장성을 쌓는 역사를...
서운한 제멋에 적적지 않는 동이의 외딴 마음을 작가는 모나지 않게 넉넉하게 넘겨버렸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주는 추임새같은 표현에 정감이 더한다.
다시 그 숨막히는 달길로 돌아온다.
그동안 암새낸 나귀가 알게 모르게 배가 차듯, 허생원도 저만치 한 걸음 제천땅에 가있는데...
길벗인 조선달이 있고, 등판 뜨겁던 동이도 따라오고 그 길에 달빛은 흐르는데 물레방아가 돈다. 동이의 스무 해를 거슬러 그 밤을 숨어 간 간 달이, 이 밤에야 숨을 죽이며 듣는데, 달빛옷을 벗기는 허생원의 손길이 급하게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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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앗간 1>

무섭고도 기막힌 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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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앗간 2>

"날 기다리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달리 기다리는 놈팽이가 있은 것두 아니었네. 처녀는 울고 있단 말야. 짐작은 대고 있으나 성서방네는 한창 어려워서 들고 날 판인 때였지. 한 집안 일이니 딸에겐들 걱정이 없을리 있겠나? 좋은 데만 있으면 시집도 보내련만 시집은 죽어도 싫다지······. 그러나 처녀란 울 때 같이 정을 끄는 때가 있을까! 처음에는 놀라기도 한 눈치였으나 걱정 있을 때는 누그러지기도 쉬운 듯해서 이럭저럭 이야기가 되었네.생각하면 무섭고도 기막힌 밤이었어."
"제천인지로 줄행랑을 놓은 건 그 다음날이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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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하도 들은 이야기라 조선달의 추임새가 걸작이다.
다시 행복한 밤길은 계속되는데 왼손잡이 동이의 채찍을 보며 푸근한 안도가 와 닿는다. 내일 대화장 보고 제천장을 채비하는 허생원의 가슴처럼 내 가슴도 같이 뛴다.
콩대와 옥수수 이파리가 푸르게 젖으며 허생원의 주변이 경쾌하게 살아 움직이는 달밤의 향연이 절정을 이루자, 가산은 메밀 밤꽃처럼 가슴에 묻었던 숨막히는 기대를 던져준다. 대화장이 끝나는 날을...

달도 어지간히 기울어졌다.

***<완료/경주월드/200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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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댓글
경주월드 05-07-14 18:11
지난 해에 게재했다가 지나친 객관성으로 벗에게 처절하게 두들겨 맞고 교정에 들어 갔습니다.
다시 찾은 봉평은 장날에 맞췄습니다.

대화 여울목에서 한참이나 앉아 있었습니다.
내가 왜 이러나, 어디 쯤에서 허생원의 방울소리가 들린들, 그게 바람의 혼신일까, 세월의 헤진 자락이 바람의 교감을 허용한들, 가산은 단지 은유를 사용했을 뿐인데...
그러나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죽어 없어진 다음의 바람의 失笑가 선하니 어쩝니까.
심미적 모더니즘에 지극한 주관성을 부여하는 가산문학은 일견(一見)을 넘기면 물레방아 정사를 보여 줍니다.
노랑등대 05-07-14 21:50
메밀꽃은 달밤이 아름답습니다
이 효석 님은 소금을 흩뿌린듯 이란 표현을 하셨는데
정말 하얀 소금밭같기도 하지요
적절한 비유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메밀꽃 ..이효석 ..봉평..허생원..그리고 ...
월드님
꽃다지 05-07-14 23:01
오래전의 기억이 ...
마지막 배움의 시절 두번을 객지에서 보낸적이 있습니다.
먼저 2개월 정도 지인의 도움으로 그곳 인근 암자에서
보낸적이 있지요.

다소 암울했던 그때 그시절..
벌써..스무해가 다되어 가는군요.

올해는 함 찾아가려고 계획을 잡았지만
아직 일정도 못잡고 있습니다.
월드님 덕분에 일정을 빨리 잡을것 같네요.
좋은글 자주 접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섬원주민 05-07-15 09:09
소금을 뿌려놓은듯 허옇게 숨이 죽은 달빛 아래 모밀밭길을 왼손잡이
사나이가 나귀를 몰고 가는 봉평- 대화장....
장돌뱅이는 물레방앗간에서 사고를 치고 또 한 명의 왼손잡이를 낳았으니...

메밀보다 모밀이 더 정겨워 보입니다.
대왕암 05-07-15 16:00
공부가 직업이던 때 보다 더 진지하게 읽었습니다.
원제가 '모밀....'이였었다는것도 첨 알았구요.
순서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귀한 사진이군요.
2부를 기다립니다.
감사드려요!!
경주월드 05-07-15 16:41
그 일견이나 일별(一瞥)의 愚를 저처럼 경험하지 않을려면-

원로 문학평론가이자 민주화 투사(유신헌번 반대로 투옥)인 김우종(金宇鍾)님은 봉평장터 아래의 가산 胸像에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가산문학의 특징은 프로문학, 익조티시즘(exoticism), 에로티시즘으로 요약할 수 있다 했습니다. 두 번째의 익조티시즘이 좀 낯설지요. 원래는 繪畵(그림), 조각등의 미술용어로 이국적 情調나 이국적 취향을 뜻합니다. 요즘은 팝에서도 인용을 하더군요. 서구에서 보는 동양적이고 아프리카 취향인 것도 익조티시즘이라 하더군요.

습작시절(죄송^^ 지금도 그렇지만) 한국현대문학사의 思潮를 우습게 보는 바람에 소위 '문학지인'들에게 깨진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오래 된 기억으로는 기술한 첫 번째의 '프로문학'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문학한다고 까불다가 명동의 '코스모포리턴' 찻집에서 있은 '프로문학'좌담회에서 박살났지요. 이상한 진행(그럴 수밖에요^^)이다 싶었지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진입하는 과정 즉 문단에 진입하여 '기성문인'이 되어 저작권을 가지고 저술도 하고, 신문연재도 하고, 고료도 받는 뭐 그런 세미나인 줄 알았으니 우이독경이요, 연목구어였지요.
그날로 수박 겉 핥기로 중세 이후 고전주의, 계몽, 낭만, 사실(寫實主義), 사회주의 리얼리즘, 실존주의, 모더니즘, 주지주의, 심미주의등이 한국 현대문학과의 연관성을 고시공부하듯이 해치웠습니다.^^ 35년 전의 이야기였습니다. 그게 실은 도움이 좀 되더군요.

사족을 자르고,
proletariat 의 'pro'
프롤레타리아 문학, 즉 계급적 사회주의처지에서 현실을 그린 사회주의 문학으로 빈민층을 소제로 한다거나 정치 경제 도덕적으로 반 부르주아적 문학을 통칭하는 것입니다.

다시 김우종님의 해설로,
가산의 에로티시즘은 '에밀 졸라'의 그것과는 판이합니다. 주로 동물을 등장시키는데 돼지(豚), 개(들), 당나귀등으로 인간의 성욕을 야수의 질펀한 관계로 대입시키는 '애욕 플레이'의 미화입니다.

이러한 가산의 작품세계를 아시면
물레방아 스켄들(?)을 구상하는데 무리가 없지요. 성서방네 새악씨와의 관계이전에 허생원은 달이 너무 좋아(밝아) 옷을 벗으러 방앗간으로 갔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도덕적이지요. 가산은 물레방아간 안에서 허생원이 벌이는 애욕의 형태와 행태를 우리들에게 맡겼지요.^^ 바로 객관성을 거부하는 모더니즘의 극치를 봅니다.
새악씨의 사설은 양념이라는 걸...

(노랑등대님, 꽃다지님 반갑습니다. 섬원주민님 오랜만입니다.)
경주월드 05-07-15 16:44
대왕암님께서 금방 오셨네요.^^
고맙습니다.
생크릴 05-07-15 22:37
월드님 안녕하십니까?

지리한 장마의눅눅한 복날

이렇게 에러븐 글을 주셔서...

땀 꾀나 흘리며 읽었건만..ㅠ.ㅠ

어찌나~ 어려운지...

아! 그거 왼손잡이 낳은법!

그건 어디서 들은것 같습니다...ㅋㅋ

고온다습한 날씨에 건강유의 하시고예...

어렵지만 좋은글 구수한글 감사합니다. 꾸벅!



경주월드 05-07-15 22:42
지금 2부를 끝내고 1부와 연결했습니다.

가산의 이국情調로-
하이! 생크릴^^



더불어정 05-07-16 11:40
현대,자연주의 문학의
거두 이효석 님의 작품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무대를 형수님과 승용차를 타고
가시면서 돌아 보시는 감회가
여름의 무더위를 식혀 주는 것 같습니다.

형님의 <마음의 고향>을
둘러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듦은
문학 작가로서 우뚝서기를
바랫던 대상의 한분이 "이효석씨가 아니었나?"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형님,무더운 여름 건강 주의하시고
즐거운 여행담과 함께
깔끔한 기행문 올려 주시길 기대합니다
대왕암 05-07-16 12:07
공주에 한쪽발을 걸치고 계시는군요.
일년이면 딱! 다섯번 지나치는 곳!
장마철에 떠내려오는 쓸만한거 건지러 다리에서 다이빙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월드님~
덧붙이신 2부도 무지무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이제 나갑니다 바다로.
바다의 꿈 05-07-16 16:12
님께서는 늘 풍부하고도 감미로운 소설의 현장으로 그저 사랑으로 인도하시니 늘 송구함을 느낍니다. 덕분에...좀 유식한 척(?)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은 중학교 다닐 때 읽고 접었던 소설이었습니다만 다시 한번 봐야 겠습니다. 요즈음 읽어야 할 책은 책상에 쌓여 가고만 있고 시간은 부족하고...아니, 시간관리에 문제가 있다고...생각합니다.
아무튼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초복이 지났지만 혹, 뵙게 된다면 보신탕 한그릇 대접하고 싶습니다.
kgb 05-07-16 19:26
아이구! 또 일냈군요. 봉평 모밀밭길도 걸으시고,충주댁도 들리고,물레방앗간도 들리고,,,,,,, 어쩜, 가산에 대적할만큼 해설과 비평이 너무도 선명해서
내가 봉평장터를 거니는 듯합니다.
65년도서울대 입시때 이 소설의 일부가 출제되었었지요,물론 교과서밖에서 출제되었구요........
아직도 그 구절이 생생합니다. '산허리는 온통 모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믓한 달 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 어찌 '캠코더'로 찍어서,아니 '디카'로 찍어서 이 달빛 흐느적거리는 모밀밭을 그릴 수 있겠습니까.
그냥 확 모밀밭에 빠져 딩굴러버렸으면 좋겠구만요. 아우님! 이렇게나
내 마음을 주물럭거려놓으면 난 어쩌란 말이요. 빠지면 아우님이나 빠지지.

하여튼, 금년에도 강릉에 있는 막내아들 면회갔다오다가 메밀국수 먹으며
가산의 향을 맡고 왔다오. 오랫만에 시골의 옛 장터 풍경을 보는것같아 마음까지 평화롭게 느껴집니다,,,, 좋은 글,고마운 마음 전힙니다.


kgb 05-07-16 19:40
글구, 저 위에 섬원주민님! 어디 갔다 오셨누?
우리 서울지구 "하얀등대"요원 모여서 메밀 막국수에 지짐 시켜놓고
막걸리 한 잔 함세, 가산이야기도 좋고, 월드님 흉보기도 좋고, 꼭꼭 숨어버린 학선생 얘기도하고.......
더불어정동생 소식에 의하면 조만간 조경지대님하고 소집령 내린다카던데...
거제우연낚시 05-07-16 19:40
상상으로만 그려온 곳들....월드님 덕분에 접하게 되니 가슴이 콩닥 콩당 콩튀기는 소리를 뿜어내고...
밤 바람에 울리는 방울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언제쯤 가보고픈곳 가보며 살수 있을까..?
하는 질문도 스스로에게 던져 보면서...
그래도...
주어진 오늘에 감사해야지 심호흡한번 하고 돌아서는데...
입가에 씁쓰레한 미소가 번지는군요.

그럴땐...
아직 내 마음안에 너무 큰 욕심덩이가 들어 있구나...
번쩍 들어올려 밖으로 나가자.
무거운 그것...
잠시 문 밖으로...

불어오는 바람냄새에 코를 디밀고
올려다 본 하늘....

볼수 있음에 ...느낄수 있음에....
다시 감사하는 마음 보듬어 살며시 들어섭니다.
수고로 올려 놓으신 모든것...
감사하면서.,...
빈가방 05-07-16 21:59
경주 월드님 참 오랜만에 뵙는것 같습니다.안녕하시죠?
잠시 나마 님과 동행하여 여행에서 돌아 온듯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낌니다.

가보지 못한 곳이어서 제가 구석구석 그림 그리며
막걸리 한 사발 군 침으로 대신 했습니다.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뵙고 싶습니다..
경주월드 05-07-18 12:23
꺽지 루어낚시 다녀 왔습니다.
경주에는 꺽지 개체수가 거의 없다고 여겼는데, 치어방류를 수 년간 한 득에 남산 개울에서 결실을 봅니다.

대왕암님,
(한 쪽 다리를 잘못 걸치는 바람에...)
좀 외설스럽지요? ^^

바다의 꿈님, 쌓인 책이 부럽습니다.
저는 시력때문에 쌓입니다.
잘 안 보이니, 댓 장만 넘어가면 꾸벅꾸벅 수면제이지요.^^

kgb 님^^
아침에 더불어정이 와서 입낚시하다가 조금전에 갔습니다. 이제 '먹자꾼'이 다 되었는지, 압력밥솥을 들고 다닌다나 어쩐다나.^^ 움직이는 주방이랍니다. 코펠도 아닌 압력밥솥 들고 다니는 꾼은 유사이래^^로 처음 봅니다.
에휴, 저 햇늙은이...^^
('깜바구 통신'에 의하면 조경지대님이 민물꾼이랍니다.)

거제우연님께서 콩닥콩닥 뛰신다니 인사로 듣겠습니다.
저때문이 아니고 가산의 관능이지요.^^

두레마실에서 뵈어던가요? 빈가방님^^
닉이 너무 좋아 언제 또 뵐까 했는데...
님과의 동행 고마웠습니다.

겟방구 05-07-19 20:49
월드님, 시간여행을 다녀오셨네요...
기행문 곳곳에 밴, 학문하는 기쁨, 에술하는 재미가... 단아 합니다.
짐승같은 달빛아래, 공동묘지길... 아카시아 잎새에 어른거리던 곡두가, 벌써 먼 옛일입니다.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이 소금밭 같읍니까?
나귀 울고, 추억 속으로 침잠해 가는 장돌뱅이의 넋이, 물레방아간을 침입하고...
봉평 어디쯤,,, 지금도 눈부실 메밀밭이...
너무나 아름다워, 눈물이 납니다... 엉엉울고, 통곡하고, 몸서리치게 아프고 싶읍니다.
경주월드 05-07-20 12:27
감성의 풍랑에 지성의 주의보를 배제하는 몇 안 되는 님들이
박수무당이 되어 춤사위 속, 그 가락의 끝을 배회합니다.

거기에 님도 계시는군요.


pin 05-07-20 17:57
조용히 댕겨갑니다..오래전에 혼자서..
형수님 건강하시지요? 형님은 별로 안보고 잡은데 형수님이 보고잡으네요..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모습을 보게되니 좋습니다..다른컴에서 열려고하니 안열려서 겨우 열어서 보고갑니다.
경주월드 05-07-20 20:43
^^,
오늘은,
조용히 댕겨 간다니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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