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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신부님...

9 1,276 2004.12.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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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신부님... 왁자지껄한 고기집 이층 파란 노동자의 잠바를 입으시고 당신께서 술자리에 어색하게 들어오실 때 난 잠깐 어지럼증을 느꼈습니다. 마치 장가가는 새신랑처럼 두 손을 앞에 모으고 고개 숙인 채 두리번두리번 부끄러운 표정으로 들어서시는 당신을 향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당신의 눈을 쳐다보며 두 손을 무릎에 얹고 가없는 존경을 바치며 고개 숙이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당신께서 다른 세상을 사는 성직자라서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은 반갑다며 쾌활하게 웃기도 했지만 난 눈물이 날 듯한 충동을 느꼈습니다. 부끄러운 듯 지금까지 다녔던 성당 얘길 하실 때 갸날픈 얼굴을 한 당신의 힘이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딱지지붕 가득한 산비탈 성당으로 전전하며 겨우내 난로도 없이, 여름엔 에어컨도 없이 사시며 윗쪽 골목길과 아랫쪽 지붕이 맞닿은 산동네 재래식 변소와 부엌과 스레트 지붕과 브로크 담 사이사이를 매일같이 지나다니며 당신께서 하셨을 가난한 이들을 위한 눈물의 기도를 떠올렸습니다. 세상에 대해 얼마나 자신을 낮추고 얼마나 자신을 학대하며 절실한 기도를 하셨을까 생각했습니다. 차가운 당신의 방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향해 당신께선 매일 꼬딱지만한 희망을 선물하며 사십니다. 잘 울고 잘 웃는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요즘 참 살기 힘들어요"가 내 귀엔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요"로 들렸습니다. 당신을 보며 세상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So of Secre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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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향기 04-12-20 11:17
송년회다뭐다 넘칠 만큼 즐길 줄 만 알지 춥고 배고픈 이웃 한 번 둘러 볼 줄 모르니... 참으로 부끄러워요.
pin 04-12-20 12:10
사물을 아름답게 보는 시야를 가졌으면 모든 사물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밝게 그리고 아름다운 삶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김일석 04-12-20 12:46
따뜻한 말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게 조금 남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매일 힘들게 싸우며 자신을 나누는 헌신과 봉사를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煥鶴 04-12-20 13:35
글,솜씨가 없어 그냥 읽기만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대왕암 04-12-21 12:42
글에서 향기가 나는군요.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야지~
도오옴 04-12-22 20:15
대단함니다 ^*^
야초 04-12-22 22:30
덕지 덕지 부스럼처럼 붇은 세상사의 때를 성수로 씻듯 가슴속 때를 깨끗이 씻겨 침잠의 평온을 줍니다. 건강하십시요.
가자낚시점소봉대 04-12-23 13:08
김일석님...오랜만에 불러보는 닉 이군요. 안녕히 잘 계시지요.^^*.. 언제나 마음의 양식을 체워주시는 ...님의 글 잘보고 살았습니다. 늘 ... 여운마져 아름다운 님의 흔적으로... 이제 2004년도....안녕을 하자고 하지요. 언제나 행운과 함께....끝까지 마무리 잘되시길 바라며... 다가올 새해에도 건강하시구요~^^*... 복 많이 많이 받으십시요. 저도 그럴께요......^^ 그리고... 위에 계시는 님들.... 즐거운 성탄과 함께... 새해 복 듬뿍 받으십시요.^^*... ㅡ낚시가자 올림 ㅡ
김일석 04-12-23 19:31
친절한 댓글 주신 환학님, 대왕암님, 도오옴님, 야초님, 낚시가자님, 반갑습니다. 날이 무척 차가워졌군요~ 바닷가엘 오니 바람까지 쌩쌩 붑니다...^^ 마치 금간 유리의 틈 사이로도 냉기가 들어오는 듯한 날입니다. 좁은 틈 사이로 조금씩조금씩 스며드는 만남... 연말 잘 지내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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