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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뭐간대 이 추운날 밤 밖에서 잘꺼여?"

6 2,366 2004.07.2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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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뭐간대 이 추운날 밤 밖에서 잘꺼여?"


낚시꾼의 요통에 관한 얘기




요즘 내 주위의 낚시꾼들 가운데 허리가 아프다며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침을 맞네, 물리치료를 합네~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벌써 몇년 째 온갖 민간요법을 찾아 다니다
이젠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의원 등을 전전하며 매우 고생하는 후배도 있다.
숱한 남해안 갯바위에서 그놈의 감생이에 미쳐 수년간을 폼생폼사 하더니
그 결과 얻게된 낚시병임은 물론이다.



뭐 지네(아휴, 끔찍해라...)에서부터 동충하초
또 무슨 풀 고은 물(?)에다 독사술이며
스쿠알렌이니 따위의 것들을 먹기도 한다.
하긴 나도 초기엔 그랬으니 그리 다르진 않으리라...



어차피 약화된 허리가 탈을 일으킨 상태이니
잘 치료해서 다시 건강한 몸으로 갯바위를 탈 수 있어야할텐데
지켜보는 선배로써 여간 걱정이 아니다.
공기주입식 견인치료기구를 허리에 차고,
겨우 일상을 지탱하는 것으로 보아
젊은 사람이 저래가지고서야 어찌 장가라도 제대로 갈 수 있을까 싶다.



허리나 요통 얘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지(無知)다.
지긋지긋한 허리 통증도 견디기가 만만찮았지만
나를 걱정하는 주위 사람들의 온갖 경험적 단견(短見)과 권유는
요통에 무지한 나를 매 순간 혼란에 빠트리고,
"과연 그럴까?" 의심하면서도
나 스스로 자신의 허리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으니
그저 주위 사람들 얘길 듣고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결국 시간만 허비한 셈이다.



끊어질 듯한 고통을 참으며
수없이 많은 날들을 낭비하고나서야 후회막급하니
인간이 지혜가 없으면 이래저래 고생이다.
한 달간 입원했던 한방병원을 거쳐
척추전문 병원의 입원실을 어슬렁거리며
요통에 관한 책, 척추에 관한 책 몇권을 읽고서야
비로소 내 허리에 대한 중심을 스스로 잡을 수 있게 되었으니
내가 얼마나 아둔한 놈인지...



처음에 허리가 뜨끔~한 것은 이십여 년 전의 일이다.
동네 한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금새 나았으나, 한번 그런 뒤로는
거의 일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삐긋하더니
나중엔 사이클이 좁아져 몇달에 한번씩 반복하여 탈이 났다.
처음엔 몸이 순수했는지(?) 잘 듣던 한방치료도
나중엔 갈수록 치료가 더디어지고
통증이 심각해지면서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심지어 약을 며칠 분 지어서 원도권낚시를 갔던 기억도 난다.



사실 낚시를 하다보면 갯바위가 얼마나 불규칙하고 또 경사가 심한가?
비스듬한 갯바위에서 몇 시간이고 밑밥을 던지며
엉거주춤하게 낚싯대를 들고 서 있다보면
허리가 끊어질 듯한 통증이 오기도 한다.
세상에나!
그런 통증을 참아가며 낚시를 했으니, 세월이 흐른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고기가 뭐길래
그렇게 한 치도 흐트러짐 없이 집중하여 낚시를 할 수 있었는지...^^
한 수 더해 또 이놈의 물고기들은 철없이
그렇게 통증을 인내하고 쪼으는 낚시꾼의 바늘을 물어제끼는 법이다.



낚시로 인해 경직된 허리를 그때그때 잘 풀어주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파스를 붙히고 자거나 때론 침을 맞기도 하지만,
이미 악화된 허리는 좀체로 잘 회복되질 않았다.
아침이면 이부자리에서 스스로 일어나지 못해 엉금엉금 기어나오기 일쑤였고,
또 누군가가 뒤에서 날 부르면 고개를 제대로 돌리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때 난 비로소 심각한 장애를 앓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하던 일도 점점 힘들어졌다.



겨우겨우 일어나서 욕실로 가지만
내 머리를 스스로 감지 못해
한 손으론 바닥을 짚고 한 손으로 물을 끼얹다시피 머리감기를 마치면,
어떨 때엔 꼭 짐승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 그 모멸감을 참기 어려웠다.



당시 돈으로 결코 적지않은 액수인 거금 50000원씩 줘가며
아침부터 출장 지압사를 불러 몸을 맡기기도 했으나,
만지고 난 후 조금 시원하단 느낌을 받았지만
나중엔 더욱 심한 통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아, 돈은 돈대로 깨지고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일감은 갈수록 줄고 내 영혼은 더욱 피폐해져가고...^^



견디다 못해 척추전문병원으로 가서 정밀진단을 받기로 했다.
컴퓨터 단층촬영을 비롯한 여러 검사와 함께 전문의의 소견을 들으며
고통스러웠던 지난 몇년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요통환자 중에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극소수라지만
워낙에 상태가 악화되었던 난 결국 수술대에 누웠다.



그 추운 겨울, 남들 다 자고 있을 새벽에 일어나
동네 앞 방파제를 걸어갔다 걸어오며,
수술 후 회복기간을 줄이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
수술 후 허리기브스를 한 상태로 첫 출조에 나섰던 날
갯바위에서 오줌 한번 누려다 아랫도리를 거의 다 풀어헤쳤던 일.
그걸 바라보는 주변 낚시꾼들의 "저 몸으로 낚시를?" 하는 듯한 야시시한 눈빛...



어쨌든 우여곡절을 겪으며 내 허리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로부터 또 몇 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젠 낚시를 가더라도 허리에 무리가 되는 자세는 될수록 피한다.
때론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가도 엉덩이를 좌우로 돌리거나
다리 위치나 높낮이를 바꾸어가며 적당한 스트레칭을 잘 하는 편이다.
그리고 철수길에는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경직된 허리근육을 만져달라고 하여 가볍게 풀기도 한다.



지난 겨울, 아마 가장 추웠던 날이었지 싶다.
오후 네다섯시 쯤 되었을까
야영준비를 하고있는 포인트로 배가 들어와서는 그만 철수하자고 그랬다.
이것 저것 야영준비해온 것이 아깝기도 해 약간 쭈볏거리고 있는데
선장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고기가 뭐간대 이 추운날 밤 밖에서 잘꺼여?"
크~맞다, 고기가 뭐간대...^^
그 추운 날 갯바위에서 웅크리고 자는 것은
허리 뿐만 아니라 온 몸 망가지는 지름길이다.



뭘 들어올리다 뜨끔~하며 주저앉았던 시점에서부터
수술대에 눕기까지 내가 겪었던 고통은 만만찮은 것이었다.
극심한 허리통증 탓에 나중엔 하던 일조차 제대로 못하게 되었으니
따지고 보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무튼 요통이 조금씩 심해지면
꼭 전문의를 찾아 그 원인을 찾아내시도록
이 글을 읽으시는 님들께 권유하는 바이다.



Beethoven.....Piano Sonata No.8 in Cm,op.13 Rondo Alleg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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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미스타스텔론 04-07-22 16:45
잠 못자고 엄동설한 새벽 차가운 바위에 내려 입질하지도 않은데 담그고 손을 불면서 여명이 다가오고 열심히 품질하고 물 한모금 먹는 시간도 아까워 하고 밑밥통 바닥이 보이고 철수배가 오고 푹 늘어지고 차에서 또 늘어지고 집에서도 자빠지고 다음날 출근하면 뿌드득 소리나고 일주일을 기다리고 금요일 오후 황제도, 청산도, 금오도가 왔다갔다 하고 은행에 들리고 가족에게 머리를 극적거리며 나오고 조사들과 히히덕거리고 고생하러 가는 줄도 모르고 마냥 즐거운 여행길. 건강하세요----------------------------
빅터 04-07-23 02:34
역시 저만의 병은 아니었군요
얼마전 MRI 촬영하고 전문의 상담하니 4,5번 척추 디스크라더군요..
심각한 상황이니 빠른시일안에 수술날짜를 잡자 합니다
칼대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하지만 찢어서 확실히 뿌리뽑자고 하시니
내심 걱정되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낚시 때문은 아니라고 혼자서 수없이 되뇌였거늘...
하지만 내일도 채 한시간조차 진득히 들고 있지 못할
낚싯대를 부여잡고 땡볕에 온몸을 던지려 합니다
고기가 뭐간데.....
김일석 04-07-23 11:00
스텔론님, 미남이신 듯...^
실베스터 스텔론을 카피하셨군요...
보잘 것 없는 글을 읽으시고 글 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빅터님, 빨리 결정을 내리시는 게 좋겠어요~
제 생각엔 수술을 빨리 하시고 한 달 쯤 가벼운 운동과 함께 푹~요양하신 뒤
조금씩 낚시를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돈이 들며 고통을 동반하게 됩니다.

아무튼 건강 유의하시고
싱싱한(?) 몸으로 낚시터에서 반갑게 뵙게 되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야광찌 04-07-30 14:52
저는 왼쪽 어께에 무리가 와서 2년째 고생하고 있습니다.
릴감는 것을 반대로 하여 낚시를 계속하고 있지만 그리 싶지는 않네요.
저도 빠른 시일내에 완치 할까 합니다.
허리는 등산이나 산책을 꾸준히 하세요. 정말 좋아짐니다 저도 올해부터 다니고 있는데 허리통증은 없어졌습니다.
또남이 04-07-30 21:30
올들어 무릅에서 세번이나물을 뺏읍니다 그리고나서 전기침이란 것을 몇번맞으니깐 요즈음 통증이없어진것 같네요 몇년 전에 여수 개도 통신여에서 야영하다 죽는줄알았읍니다 한기가 뼈속까지 스며들었다고 하데요 한의원 에서..........몸이성해야 갯바위에 설수있습니다 다들 더운여름 철에 몸관리 잘하세요
김일석 04-07-31 14:01
야광찌님, 어깨가 그리 아프시다면 오십견 같은 것인가요?
고생 많으시겠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괜찮아진다고들 하던데 말이지요...^^

에구..또남이님, 많이 편찮으시군요...
치료 잘 받으시고 건강히 낚시 다니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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