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놈, 무모한 놈, 대책없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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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는 놈, 무모한 놈, 대책없는 놈,

감셍사랑 25 13,023 2009.01.21 16:57
지금부터 19년 전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그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고향 진주에서 고딩때의 절친한 의리의 친구들과 어느 친구놈 옥탑방을 아지트삼아
바둑,당구,술,연애질 등에 탐닉하여 시간을 보낼 때 였습니다.
하루하루 진탕망탕 보내는 시간에 서로가 실증이 났는지.
우린 바다낚시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한 녀석이 은성릴을 장착한 용성기 낚싯대,뜰채에 가방까지 제법 구색을 갖추어 나타났더군요.
전 주머니사정이 녹녹치 않아서 일단 아버지 낚시가방을 뒤져보니 제법 쓸만한 릴은 몇 점 있었습니다.
만원짜리 민물낚시대 하나 사고, 그 친구랑 둘이서 일단 남해미조권부터 섭렵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처럼 흘림찌낚시가 아니고 기냥 힘대루 멀리 던지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처박기 원투낚시였습니다.
간간히 잡어들만 올라오고 그놈의 감시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올라올 리가 없습니다.
그땐 감시시즌이 아닌데도 무모하게 감시잡을려고 열을 올리고 었었으니 말입니다.
따가운 햇살에 피부만 그을릴뿐 당췌 입질이 없자
한 녀석이 조심스레 말을 건넵니다. 
"내생각엔 미조에는 감시 없는거 같다 .!"
니도 글케 생각하제?
으음...... ........
"웅 맞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입질 없는거 보면 분명 감시 없는기다."
(지금도 이 말은 제가 가장 즐겨쓰는 말입니다.)
그람 우짤꼬?
친구 왈,
거제로 함 가보자!

그래서 거제쪽으로 정벌을 나섯습니다.
바다낚시책에서 본 거제쪽 포인트를 염두해 두고, 그곳이 도보포인트가 아닌데도 도보로 길을 만들어 갔습니다.
이십대 초입이였으니깐 두려움이란게 없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초소 밑 포인트 같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홈통 낀 자리에 포말이 일고 던지면 금방이라도 덮석 물어줄 것 같은 기대감에
한걸음에 내려갔습니다.
거기서도 누가누가 더 멀리 던지냐 경쟁하듯이 힘대루 던졌습니다.
갈수록 원투실력은 늘더군요.
그러나 우리의 대상어는 없구 역시 잡어뿐.
우린 다시 모여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거제에도 감시 없는 것 같다!"
니도 글케 생각하제?
웅 맞다!. 내가 못 잡으면 감시 없는기다.
그람 우짤꼬?
친구 왈,
"남해,거제 감시들 전부 전라도로 이사갔다. 전라도로 가자!"
헉,
그래서 우린 다시 전라도로 정벌을 계획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월간낚시책을 보면서 포인트 탐색에 나섰습니다.
5짜 돌돔들이 꽤미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는 순간 우리 둘인 서로 눈이 마주쳤습니다.
"바로 여기야!"
전라남도 여수 광도의 자그마한 부속섬도 아닌 여 이었습니다.
마치 보물지도를 발견한양 낚시책을 북 찢어 호주머니에 넣고
1박 야영 일정으로 4명이서 보물섬으로 향했습니다.
여수 돌산대교 밑 어느 낚시점에서 선장님께 보물지도를 꺼내며
"여기 내라주이소!"
그 선장 얼마나 황당했을 까요?
그 당시 선비가 4만원으로 기억하는데, 근 2시간을 달려서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포인트를 보는 순간 엄청난 기대감이 밀려오더군요.
근데 선장님이 말한 그 자리에서는 도저히 낚시를 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옆에 계신 조사님들의 장비와 복장을 보는 순간 우린 쪽팔려서 차마 낚시가방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구명복도 없었고, 샌달에 반바지차림,
뒷 산에 소풍 온 사람의 행색이지 그 어느 구석에도 낚시꾼의 행색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낚시장비도 1호대에 처박기 낚시채비라 민폐 끼치겠다 싶어 조용히 좌측으로 찌그러져 자릴 잡았습니다.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우린 여태 하던대로 또 힘대로 던졌습니다.
팔뚝만한 노래미가 올라오는데 역시 전라도는 다르네 하면서 기대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둑어둑 해가 질려고 할즈음 친구놈의 낚시대가 꼬꾸라집니다.
낚시대를 세우기도 전에 팅!
저도 좀 있다가 투툭하더니만 세우기도 전에 목줄이 터져 나가 버립니다.
불과 10분만에 세놈다 돌돔한테 터지고 우린 백기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밤이 되니 바람이 좀 불더군요.
저녁을 해먹고 4명이서 노래미를 회를 쳐서 쏘주 대병을 까고 잠을 청했습니다.
근데 밤 12시쯤 되어서 텐트로 파도가 함빡 덥쳤습니다.
밤하늘에 별이 초롱초롱한데도 파도가 덮치는게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텐트자리도 수면에서 10m 높은 곳이어서 절대 파도에 쓸릴 일은 없겠다 싶어 그대로 잤습니다.
그런데 우릴 비웃기라도 하듯 집채만한  큰 파도가 텐트를 한방 덥쳤습니다.
그순간 이건 아니다 싶어 친구들 깨우고 다시 5m 정도 더 높은 곳으로 간신히 이동하여 파도를 피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죽을똥 살뚱 모르고 자는놈 깨우느라 힘들었습니다.
만약 그자리에서 계속 잣으면 어찌되었을지 지금도 아찔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텐트에서 나가보니
예상대로
낚싯대고 가방이고뭐고 할 것 없이 흔적도 없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파도만 철썩철썩 갯바위를 때리고 있었습니다.
친구가 또 저에게 다가와 묻습니다
"여수에는 고기있다." 니도 글케 생각하제?
 으음....... ........
"웅!,그래, 고기는 확실히 있다. 근데 이젠 장비가 없다!" ..쩝!

진주로 돌아와서 단골낚시방에 들렀습니다.
그날 돌돔에게  손 쓸 틈도 없이 터진 걸 마치  힘겨루기 하다가 아깝게 터졌다고 
뻥을 쳐 가면서 낚시 점주에게 우리의 무용담을 풀어 놓고 있는데.
옆에 계신 백발의 어르신이 성큼 다가오더니 뜬금없이,
그것도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그 고기는 꼭 잡아야 되는 고기입니다. 이번주 꼭,다시 도전해서 생포하십시요?" 라고
단오한 어조로 말씀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우린 그순간 서로의 눈빛만 쳐다볼 뿐 아무말 없이 낚시점을 나서야 했습니다.
우리의 뻥이 너무 리얼했는가 봅니다.
새파란 놈들이 광도까지 같다왔다 하니깐  뭐 좀 하는 놈으로 비춰졌나 봅니다.
그때 고기밥 안되고 살아서 지금끗 즐낚하는 걸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그 후 ' 겁없는 놈,무모한 놈,대책없는 놈'들은  낚시를 접고 가끔 저희집에 회먹으러 옵니다.
전 간뗑이 부은 놈인지 그 당시를 망각하고 아직도 갯바위를 기웃거립니다.
며칠 전 안도에 가보니 무모했던 옛날의 기억이 나서 적어 보았습니다. 
 
 
그 시절 테입이 닳도록 즐겨 듣던 노래라 올려봅니다.
불과 5-6년 전 같은데,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참 빠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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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댓글
꾸글이 09-01-21 17:36 0  
저도 예전에 원투대 들고 버스타고 간 울산의 방어진으로 가볼까합니다. 그때는 차도 없고 까까머리 중학생 4명이서 일요일마다 갔는데.. 그때 그친구들은 지금도 잘 살고 있는지..
감셍사랑 09-02-03 13:21 0  
저도 요즘 원투낚시에 매력을 느낍니다.
오로지 초릿대에 집중하여 몰입하기 좋으니깐요.
심원 09-01-22 16:06 0  
누구나 처음 낚시시작할때의 무모하고 대책이없었던 기억이있을겁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tv등 정보시대하곤 다르니까요..
저도 십칠년전에 4월달에 돌돔치러 거문도가서 포인트내려달랬더니 선장님이 의아해하던 기억이 떠올라 지금도 부끄럽게 생각됩니다...
감셍사랑 09-01-28 17:48 0  
예전엔 돌돔낚시가 최고의 낚시로 생각했는데 요즘은 흘림낚시에 밀려서
돌돔낚시 하시는 분들이 드물군요.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맞더군요.ㅎㅎ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7080 09-01-27 20:38 0  
감셍사랑 님
올만입니다.

낚수...
빼 보드라울 때 일찌그이 배웠네여
그래도 야밤에 위험을 알고서 높은 위치로 도망갈 줄도 알고... ㅎㅎㅎ

오랫만에 들어 봅니다.
기타의 연금술사 dire straits
sultans of swing 잘 듣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안전한 조행길 되십시오.......
감셍사랑 09-01-28 17:43 0  
7080님 명절 설 잘 보내셨는지요?
빼 보드라울 때? 한참 웃었습니다.
기막힌 표현이군요.
마크노플러가 기타의 연금술사라면 7080님은 언어의 연금술사입니다.
방금 낙수질 하고 왔는데 지금은 빼 보드라울때가 아니라서 그런지 만신이 쑤시고 결림니다.
저보다 한 참 연배이신 7080님은 저보다 더 하겠죠?
시간날때 틈틈히 요가나 스트레칭을 하십시요.
무리하면 뼈 뽀사질수도 있으니 꾸준히 조금식요.
기타연주에 맞추어 빗자루 들고 흥얼흥얼 흔들어 보는 것도 관절운동에 좋을 듯 합니다. 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요.
봉이 09-02-01 19:45 0  
ㅎㅎㅎ
놈놈놈 3분께서 평생 추억을 만드셨군요...
발보고 갑니다...^^*
감셍사랑 09-02-03 13:22 0  
가끔 만나면 세 놈놈놈이 낚시이야기 더 많이 합니다.ㅎㅎ
물수 09-02-02 20:41 0  
그런가,,,  ㅎㅎㅎ  난 또 무슨 큰 무용담인가 했네 ㅎㅎㅎ
고기가 없다?  ㅎㅎ  정답일세  내 그때 물속을 들여보니 고기 없더군  ..
음 ~ 거대한 시작일세 ㅎㅎ
감셍사랑 09-02-03 13:29 0  
요즘 거창하게 이야기해서 썰렁하게 끝내는게 유행이잖수.
일명 영국식 유머라든데...
거대한 시작일세?
영국식 유머인가? ㅎㅎ
감셍사랑 09-02-03 16:58 0  
음악 감상 잘 하시게....
쓰리핑거주법이라나?
17분 짜리가 쥑이는데 용량이 커서 올리질 못 하겠군
마크노플러,에릭클랩튼도 낚시광이라는데...ㅎㅎ
에릭클랩튼은 알콜중독을 낚시로 치유했으니 주변에 알콜중독자 있으면 낚싯대 쥐어주고 바다로 보내면 될 듯 하네.
물수 09-02-05 22:12 0  
에릭이 술을 끊으니, 음악도 끝이더군.,
난 사실 예술가들에게 만은 술,담배,여자, 그리고, 약 까지도 허용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네,,,,, 그들이 천재라지만,
제 정신으로 어떻게, 이런 예술성을 보여줄수 있겠는가 ?
사람이 사람을 단지 콩나물 대가리 몇으로 홀리는게, 제 정신으로 가능키나 한일인가? ㅎㅎㅎ
그리고 낚시를 한다고? 낚시가 아니라, 시간을 줍고 있었겠지...
낚시,,,,,, 자네도 알겠지만, 아무나 하는가 ? ㅎㅎㅎ
감셍사랑 09-02-10 13:15 0  
콩나물 대가리 몇개로 홀린다?
말이 걸작일세.
알았네.
담부턴 술통 옆에차고 약도 몇 알 먹고 낚수해봐야 겠네.
그놈들이 홀릴라나?ㅎㅎㅎ
김조사 09-02-13 14:03 0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어릴때 뭐 아남요 무모하게 다들 덤비죠..
감셍사랑 09-03-04 10:39 0  
김조사님 반갑습니다.
제가 일전에 저도 김가라 "김조사 하는 기 다 글치"란 제목으로 몇 편의 번개조항을 올린적 있습니다.
님을 존경하는 선배조사로부터 항의를 받아 "k조사 한는 기 다 글치!"로 바꿀수 밖에 없었습니다.
낚시꾼의 실수담을 잼있는 의도로 올린건데 혹시 님의 이름에 누가 되었다면 이 기회에 깊이 사과 드립니다.
가공할만한 내공을 지닌분이라 기대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갯바위에서 한 번 뵙죠.
감사합니다.
통영정선장 09-02-27 22:32 0  
ㅎㅎㅎ....스타이루가 ..낚수는 낚수고..으막이...참 담배한대피거로 하네..
잘 바십니다,
감셍사랑 09-03-04 10:43 0  
허걱 담배를 피게 하시다니....
담배보단 다리를 떠시는게 비록 복은 나갈지 몰라도 건강에 좋을 듯 합니다.ㅎㅎ
담배를 피게하는 음악은 바루 이건데...
함 들어보시지요..j.j cale 의 cloudy day.
메일로 올려드리죠.ㅎㅎ
조프로 09-03-06 10:25 0  
소중한 추억을 가지고 계시네요~ 장대만 있어도 행복했던 옛날이 그립습니다.
신짝뽈락 09-03-06 11:31 0  
광도에서 몇년전에 삼천포낚시선배님 몇분 텐트랑 쓸려 돌아가셨는데....참다행입니다.뮤직이 지기네예
임샘 09-05-05 15:50 0  
저와 비슷하네요.수년전에너울사고였는데.그때사람들이 천운을 타고 낳다고하데요.완전 죽은목숨인데. 선장왈 마눌한테 얘기하면 아쉬워한다나 저인간 조용히 보낼수 있었는데...보험몇억에 얼마나 프리하게ㅋㅋ 아직도 낙시미쳐삽니다...우리아들이 기타학원을 다녀서 아빠가30년쯤.장발에통마이.바지는스데치넣고.구두는fg가죽스테치박고. 신세계.국도.성궁.청.꽃사슴에서 판돌이할때 기타의달인santana(europa)direstraits등등을 검색해줬더니 와늙은 아빠가 어떻게..그이후로아들과 대화가 됍디다...빌보드차트 보던때가 엇그제같은데.중년되어 격세지감을 느낌니다...음악잘듣고 갑니다용~~~~~
젊은미소 10-01-27 23:27 0  
요즘 운전할때도 음악도 안듣고 다니다가 올만에  마크노플러 노래 들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추억이 있으니 넘 좋은 음악들입니다.....ㅎㅎㅎ
도라 10-04-08 11:02 0  
진정...
제대로 모르고 마구 덤벼 헐떡거릴때가....참 재미있었던 때가 아이겠심까..
지나고보면 그때가 젱 좋았써...
이젠 그러고파도 ....그렇게 하더라도....그때 그 재미를 못 느끼게 된다는 것이..
인생의 동전 같은 양면일까요..
하얀신 10-07-27 20:54 0  
거그가 두럭여 아닝교.?. 큰일 남니다,너울이 가끔 넘어요.그것도 밤에요.
dnel 10-11-29 11:10 0  
와 대박 정 말 잼있게 읽었습니다  ^^*b
흑인 11-12-22 13:07 0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재밋습니다. 출조길도 혼자보다는 친한 지인과 함께하는게 좋더라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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