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도의 오누이바위(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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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도의 오누이바위(전설)

3 3,580 2005.07.22 11:34
아주 먼 옛날. 매물도에 권씨 성을 가진 지아비와 지어미가 함께 살고 있었습
니다.매물도는 남해의 한바다 멀리에 외따로 떠 있는 작은 섬입니다. 그러나 무
척 아름다운 섬입니다. 바위 벼랑이며 봉우리들이 옹기종기 깎이고 솟고해서 보
는이의 마음을 오래도록 사로잡을수 있는 섬입니다. 권씨 내외는 조금은 쓸쓸했
지만 정답게 삶을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비탈에 밭뙤기를 일구어서는 농사를 짓
는 한편 좋은 물때를 만나면 물고기도 잡고 해초도 캐고 하면서 행복하게살아
가고 있었습니다. 홍도섬 언저리의 물마루에서 떠오르는 해돋이도, 국도섬 뒤켠
으로 끼는 저녁 노을도 매물섬과 이들 내외를 축복하는 듯 했습니다. 두 사람이
외로움을 탈때면 가마우지며 아비같은 바닷새들이 주변을 맴돌며 마음을 달래주
곤 했습니다.물빛이 푸른만큼 그들 마음은 고왔고, 샛바람이 소슬한만큼 그들
마음은 청정했습니다. 여러모로보나 그들은 남해바다의 정기를 받은 삶인 듯 했
습니다.

그러나 사람이란 모든 것을 두루 갖추기란 어려운 법, 권씨 내외는 서로 나이
가 삼십을 넘고 사십이 가깝도록 애기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새
벽 해돋이를 맞아서 그리고 달이 밝은 야밤을 골라서 까마득히 보이는 바위섬에
가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람이 살지않는 바위 투성이의 이 섬에는 애기바위가
있어서 거기다 빌면 애기를 점지해 준다는 믿음이 전해져 오고 있었습니다.배를
저어서오가면서 열심히 빌고 또 빈보람이 있어서인지 아내는 드디어 애기를
갖게 되었습니다.두사람은 애기바위에 가서 크게 절을 하면서 다짐했습니다
"애기바위의 신령이시여! 우리의 정성을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에 애기를
낳게 되면 우리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을 바치겠습니다. 부디 흠양하소서

그리고 열 달이 차서 마침내 아내는 애기를 낳았습니다. 그것도 오누이 쌍둥이
를 낳았습니다. 내외는 그만 기쁨 반 슬픔 반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 사
람들은 불행하게도 남매 쌍둥이는 목숨이 길지 않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
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누이는 무럭무럭 자라갔습니다. 굴이며 소라며 전복을 따
먹이니 뭍의 아이들보다 한층 실하게 자랐습니다. 푸른 바닷물에 멱 감고맑은
해풍에 숨 쉬며 자라니 성장도 무척 빨랐습니다.사람들은 누구나 남매를 해와
달 같다고 했습니다. 어떤 이는 쌍태성(雙台星) 같다고도 했습니다. "필시 용왕
님이 왕자와 공주를 보내준거야!" 이렇게 칭송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느 새
남매가 훌쩍 여섯 살을 넘기자 부모의 걱정은 해일보다 무섭게 덮쳐서는 억눌러
댔습니다. "벌써 여섯 살이야. 이대로 두면 열 살을 못 넘기고…"오누이가 잠
든 밤이면 부모는 그들 베갯머리에서 한숨 짓곤 했습니다. 세찬 높새 바람도 이
들 한숨소리를 누르지 못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두 아이의 곤하게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며 권서방
이 신음하듯이 말을 꺼냈습니다. "어쩔 수가 없소. 한 놈을 떼어 보냅시다." 아
내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떼어 보내다니요?" "둘중 하나를 애기바위 있는 돌섬
으로. 죽이는 것 보다야 낫지 않겠소." "그것은 버리자는거나 마찬가지가아니
요. 여보!""그럼, 어쩌겠소. 그래야만 한 아이라도 명을 누리지. 둘 다단명
에 가게 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을까 해서." 여기서 두 사람은 말을 더 이을수가
없었습니다. 바람이 들창을 후들기며 지나가면서 두 사람의 마음을 찢어 놓았습
니다. 어디선가 밤물새의 구성진 흐느낌같은 울음도 울려 왔습니다.깊으나 깊은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아내였습니다. "그렇담, 누굴 떼어 가죠. 여보" 남편이 숨
을 죽이고 쳐다보는 아내에게 한숨을 앞세워서 무거운 입을 떼었습니다. "그야,
그야, 딸아이 아니겠소."

둘은 더 이상 말이 없었습니다. 아내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그
굵은 방울이 잠든 얼굴에 떨어지자 딸애는 흠칫했지만 이내 또 잠에 빠져들었습
니다. 둘은 다음날. 또 다음날. 또 또 다음날. 전복을 따고 소라를 잡고 고기를
잡고해서 남매를 잘 먹였습니다. 딸애에게 "넌 더 많이 먹어"하는 어머니소리
는 울먹이고 있었습니다. 나흘째 되는 날. 권서방은 딸애만 데리고 돌섬으로 갔
습니다. 여벌 옷 몇 벌을 넣은 작은 궤짝과 마른 반찬을 넣은 옹기와 쌀이며 잡
곡을 넣은 또 다른 옹기를 싣고는돌섬으로 배를 저어 갔습니다.노젓는 아버
지의 손은 평소와는 달리 자꾸만 삐걱대고 뒤틀리고 했습니다.

돌섬에 닿자 아비는 애기바위 곁에 움막부터 지었습니다. 물살에 밀려 온 통나
무들을 짜맞추고는 새풀을 뜯어서 지붕을 엮은것뿐인 초라한 초막이었습니다.기
어들고 나고 하기가 고작이엇습니다. 그리고 아비는 딸에게 고기 낚는 법, 굴이
나 홍합 따는 법, 밥 짓는 법 등을 가르쳤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아비는 한달을
어린 딸 곁에서 보내었습니다. 이레만에 돌아오마던 아내에게 한 약속은 까마득
히 잊고 있었습니다. 한 달을 채운 그믐날 밤에 아비는 딸곁을 떠났습니다.잠든
딸애의 얼굴은 너무나 고왔습니다. 내려다보는 아비의 눈길은 이슬로 가득 고여
있었습니다. 바다쪽에서는 젖은 안개가 움막안으로 밀려 들고 있었습니다. "널
다시는 못 보겠구나. 용서해 달라고도 못하겠구나. 내 딸아!"아비는 소리없이
울먹였습니다. 배에 올라 탓을때 아비는 와들와들 떨고 있었습니다.문득 바람이
드세지고 파도가 거칠게 배를 흔든 탓만은 아니었습니다. 어디선가 도요새 무리
가 긴 울음소리로 어둠을 원망하듯이 짖어댔습니다.

그러고도 세월은 흘러 갔습니다. 오년이 지나고 십년이 지나고 십오년이 내달
아 갔습니다. 누이 없이 자란 오라비는 어느새 완연하게 청년 티를 갖추어 가고
있었습니다. 딱 벌어진 어깨, 쭉 뻗은 다리에 무엇보다 구리빛으로 그을린 얼굴
이 섬사나이 다웠습니다.밤에 혼자 물가에 나갔다가 용궁에서 데려 갔다는 누이
의 기억도 이젠 이스러져 얼굴을 떠올리려 해도 마음같지 못했습니다.누이가 안
보이게 된 처음 후 얼마동안은 별빛만 보아도 누이의 눈을 보는 듯 했습니다.다
음 얼마 동안은 달빛이 어린 고요한 물살에 누이의 얼굴을 그려보며 지났습니다
그러나 파도가 일고 바람이 설레고 세월이 가고,또 가고 하는 십오년 가까운 사
이에 누이의얼굴은처음엔 엷어지다가 다음엔 흐려지다가 그리곤 출렁이더니
드디어는 달빛이 비쳐도 물살에 떠 오르지 않았습니다. "용궁은 저 멀리 아득한
물마루의 밑이라는데…" 이따금 그런 중얼거림이 불쑥 떠오르곤 하던 그 버릇도
어느 새엔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나이 스물 하나, 그의 생각은 언제나 물마루를 향해 있었습니다. 머나먼
곳, 넓으나 넓은 또 다른 세상을 동경했습니다. 바람에 실어서는 물마루 넘어가
는 구름에다 그의 동경을 부치고 하던 어느 날입니다. 그는 문득 애기바위가 있
다는 멀고먼 돌섬에 연기가 피는 것을 보았습니다.유달리청명한 가을날이라
가까스로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사람이 저기에도 사나 보다." 그는 몰래 배를
저어 갔습니다. 그가 돌섬의 물깃에 배를 대고는 바위에 내려서는 마침 그때 한
앳된 처녀가 움막을 나서고 있었습니다. 순간 둘은 눈이 마주쳤습니다.고개를
숙이고 돌아서는 처녀는 헤어진 옷일망정 단정해 보였습니다. 바람에나부끼는
뒷머리도 갓 빨아서 빗어넘긴듯 정갈했습니다.남자가 다가서는 기척이 느껴지자
처녀는 잽싸게 바위 뒤로 몸을 숨기는 것이었습니다. 청년은 더 이상 가까이 갈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을 바위등만 바라보고 서 있는게 고작이었습니다.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오라비는 부모 몰래 배를 저어 갔습
니다. 사흘째 되던 날에야 처녀는 등을 돌렸을 뿐 바위 너머로 달아나지는 않았
습니다.나흘 째 되던 날 청년은 비로소 돌아 서 있는 처녀 앞으로 갈 수 있었
습니다. 청년은 한참을 머뭇대었습니다. 그리고는 "저어.." 가까스로 입이 떨어
지는데 처녀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내리 깔린 눈이지만 방싯하니 웃어 보였습니
다. 몸에 낡은 옷을 둘렀지만 얼굴은 너무나 고왔고 너무나 밝았습니다.낡은 보
자기에 싸인 커다란 진주알 같았습니다. 그러나 둘은 이미 서로 알아볼 수가 없
었습니다. 오라비도 누이를 몰라보고 누이는 오라비를 몰라보았습니다. 난생 처
음 만나는 남남끼리의 처녀총각이 느끼는 애틋한 정이 무뚝뚝한 말 몇 마디, 부
끄럼타는 대답 몇 마디로 오고 갔을 뿐입니다.그날 헤어지면서 청년이 말했습
니다.내일 뭍으로 장보러 가서는 사나흘을 보내고는 오는 보름날 밤 초저녁에
달 뜨는 것과 함께 다시 찾아 오겠노라고 했습니다. 노를 세 번 저으면 꼭 한번
은 뒤돌아보며 멀어져가는 청년에게 처녀는 언제까지나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다음 보름날은 공교롭게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습니다. 바람도 세차고 물결도
제법 거칠었습니다. 스산한 날이었습니다. 처녀는 어둠이 지기전부터 물가에 나
와 기다리고 서 있었습니다.청년이 나타날 쪽을 가슴 죄며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꼼짝도 않고 서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망부석이었습니다. 이윽고 바람소리 틈으
로 노젓는 소리가 어둠을 가르고 들려 왔습니다. 처녀는 자신도 모르게 불쑥 물
살에 발을 디밀었습니다. 가을 밤의 바닷물인데도 차가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노젓는 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거친 파도 소리를 누를만큼 크게 들려왔습니다
칠흑 어둠속에서 불쑥 뱃머리가 나타났습니다.모래톱에 우지직하고 이물이 박히
는 소리와 함께 "낭자…." 하는 소리가 날아 왔습니다. 청년이 배에서 일어서서
처녀쪽으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처녀 손이 그쪽으로 뻗히려 했습니다.

순간 구름을 찢고 달빛이 쏟아졌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닿을 듯 말듯 손을 뻗
은 상대방 얼굴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아! 낭자." 청년의 한 마디를 기다린듯
이 처녀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데 구름이 다시 달을 삼켰습니다.동시에 벼락이
둘을 때렸습니다. 그뒤 몇날 며칠을 두고 돌섬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가 억
수로 쏟아졌습니다. 섬이 끝장나는 듯 했습니다.그러고 몇 해가 지난 뒤 우연히
그 섬에 들른 사람들은 앞으로 기운 바위와 그 앞에 바로 선 바위가 닿을 듯 말
듯 가까이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두 바위는 보기에 따라 선 사람모양 같
았습니다. 그 뒤 세상 사람들은 그 두 바위를 남매 바위라거나 오누이 바위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낚시다니는 하찮은 바위에는 반만년의 역사와 조상의 얼이 담겨 있는
소중한 국토입니다. 밑밥 한 주걱이라도 더럽히지 말고 깨끗하게 보존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매물도의 오누이바위 전설을 실어 봅니다.
조사 여러분!
올 여름 바닷가를 찾으시거든 이름없는 저 바위 하나에도 전설과 이바구가 있지
않을까 한 번 찾아 보시는게 어떻습니까?
저는 매물도로 오누이 바위 찾아보려 떠나 보렵니다......
(상기 전설은 경남 통영의 등대섬으로 유명한 매물도의 전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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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칼있어 마 05-07-22 23:57
캬! 이런 감동적인 전설을 워디서 담아왔스까요?
잘 읽었습니다.

어복충만 맨날행복하소서!
불법어로 바다황폐 뻥치기를 몰아내고
깨바즐낚 실천하는 인낚회원 좋아좋아 에나 좋아!
-국사모홍보대사 칼사마의 7월 인낚캠페인-
반쪽바늘 05-07-23 21:22
몇번 읽어보고도 좋은 글입니다
얘전과 다른 썩지 않은 쓰레기들 입니다 보호해야 합니다~

미녀님 ~
야전님편 소식들었습니다 새옹지마라 합니다 ^^~
煥鶴 05-07-25 17:02
안경 넘어로 읽느라 한참 걸렸습니다.
잘 읽어습니다..^^
눈이 좀 아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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