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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열전 2

4 3,873 2004.01.21 20:07
금오도 용머리 2번 포인트에 다섯 명을하선시키다니! 일요일 새벽 다섯 시-개도로 안도로 돌다가 용케도 철수 팀과 교대했으니 여기도 귀한 자리라 불만은 접어야 했다.
칠흑의 밤에 내린 도씨는 어쩔 줄 몰라했다. 네 칸 민물 글라스 대를 개조한 뜰채 대가리가 주욱 빠지더니만 먼저 골창으로 쳐박혔다.
퐁당!
이번엔 풍덩! 도로록 도로록...
다시 도로록 도로록.
연속으로 나는 소리에 내려다 보니 작은 밥과 큰 밥이 어슴프레 울렁거렸다. 퐁당했던 도시락은 셋이서 갈라 먹으면 되지만 풍덩했던 밑밥은 난감했다. 통도 없고 솔채도 없으니...끽 소리도 없는 이유는 옆의 다른 팀과 이미 큰 바위서 낚시하는 팀이 지척에 있으니 '챙피의 원조'를 붙힐 수는 없지 않는가! 아무렴, 셋 모두 도매금이 되지 않을려면.

어둠은 소리도 없이 거창한 갯바위를 돌리더니 까만 실루엣을 툴툴 털어버렸다. 역시 거대한 노른자는 시장기를 채우듯 수평선을 잡아채는데 도씨는 아는지 모르는지 밥부터 먹잔다.
"썰물은 고기가 없다고 책에 있더라! 밥부터 묵제이..."
"드응신아! 지금은 중들물이다. 물이 나가면 다 날물인 줄 아남? 저게 꼴뚜기 다 만드니 죽겠구먼!"
도씨와는 죽마고우인 박후배가 옆 팀이 수근거리자 다시 내질렀다.
"낚시는 지금 부터다. 물이 활발하게 차오르면 감생이도 물따라 기어 오른다. 알겠나!"
"어 저게 뭐꼬!"
박후배의 설교는 뒷전이고 골창에 눈이 가있던 도씨의 눈에 뭔가 들어왔는데 그건 찌였다. 댓 개 정도가 골창으로 밀려왔는데, 아마 큰 바위와 그 아래에서 밤새 터진 찌들이 들물에 밀려 온 것 같았다. 뜰채를 지팡이 처럼 짚고 내려간 도씨가 다섯 개의 찌를 건지고는 개선장군처럼 올라왔다. 지팡이는 새로 산 박후배의 뜰채였다.
"에구, 저 웬수..."
"화! 수지가 맞데이!"
아마 수장한 민물 뜰채, 밑밥통과 건진 찌와의 수지계산이리라.
"에휴, 저 화상..."
박후배가 연신 주절거렸으나 그의 체면이나 분위기는 애초 터진 원줄격이었다.
"어라! 저기 또 왔능기라! 두 개다!"
도씨의 지팡이가 허겁지겁 갯바위를 긁어가는데 아무래도 좀 이상했다. 이 번에는 뜰채에 잘 담기질 않았다.
"찌에 줄이 붙어있으니 요 뜰채가 말을 안 듣는데이!"
걷어낸 줄을 앞닛빨로 막 깨물 참에, 갑자기 큰바위 낚시꾼이 고래고래 소릴 질러댔다.
"보소! 보소! 돌았뿐데이! 그거 내 찌란 말이다! 화, 저양반 무대가리 통발이네!"
"머시라꼬! 무대가리?"
에휴, 이 일을 어쩐다, 이 일을! 낚시 잘 하고 있는 남의 원줄에 이빨을 갖다 대다니! 에구 이 일을 어쩐다...
사흘 끊었다던 박후배가 내 담배를 뺏어갔다. 뻑뻑 피던 박후배는 지팡이가 되어 올라오는 뜰채와 도씨를 교대로 째려보는데 도씨는 천연스럽게도 내뱉았다.
"골창에다 찌를 밀어넣는 넘들이 어딨노! 왕초보 아이가 말이다!"
영 썰렁한 분위기라 웃지도 못하고, 때도 멀은 도시락을 펴는데,
"내 밥은 용왕님께 진상했으니 같이 묵제이."
굿판의 굿거리 장단에도, 물은 만조로 치달아 철수시간이 다가왔다.
도씨는 아까 줏은 다섯 개의 찌를 애지 중지 닦더니 조끼에서 찌 케이스를 꺼냈다. 조끼 지퍼도 열려 있고 찌 지퍼도 열려 있었다. 올 때 탱탱하게 배불렀던 찌 케이스가 폭 꺼져 있었다. 그리곤 혼잣말을 했다.
"요것들이 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
홀쭉한 찌케이스에다 다섯 개의 찌를 집어넣는 도씨를 보며, 박후배는 처음으로 빙그레 웃었고 나는 참느라고 딸국질을 해댔다.
아, 역전된 도씨의 수지계산!
철수하는 선실에서 박후배는 내게 수화를 했다. 두 손가락에다 동그라미를 붙혀서.
선실에 누운 우린 단잠에 빠지는데, 도씨의 꿍시렁거림은 선잠의 새 견적인가...
만만찮은 숫자 신음에 찌구르는 소리가 더빙되는데, 저만치 멀어진 용머리에서 무전이 왔다.
도로록 도로록!
"여기는 용머리! 여기는 용머리 2번! 수중찌도 견적에 넣길 바란다! 오버!"(2004. 1. 21 섣달 그믐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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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더불어정 04-01-21 22:55
골창에 흘러 온 찌를
뜰채로 건져 내고
낚시줄이 달린 찌를 건져
이빨로 잘라 내는 낚시꾼이
초보인지 골창으로 낚시줄을 흘려
보내는 낚시꾼이 초보인지?

찌케이스가 푹 꺼진 것은
자기 찌가 찌케이스에서
흘러 내린 것인데
그것도 모르고 찌를 건지면서
불로소득을 외치는
초보꾼의 행동이 꽁트화돼
아름답게 웃기는 군요.

대일이 형님,섣달 그믐
고향에서 인낚님들을 위해
꽁트를 쓰시면서 보내신다.
참 의미있어 보입니다.
경주월드 04-01-22 16:40
도로록 도로록!
끝장면 두 줄에서 세 시간이나! 에휴, 만만치 않은 게 요 코너일세!
세상이야기는 퍼질고 앉으면 그만인데, 어느 님의 댓글처럼 글이란게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네그려.
설인감? 복 한 보따리 받으시게!
학선생 04-01-25 17:20
더불어정님 새해 복마이 받으소.

그라고 IQ 5 짜리라 내용 파악이어려워
다시 한번더 읽거 볼라카다가 정님댓글보이 훤~하네

도로록 도로록!
"여기는 용머리! 여기는 용머리 2번! 수중찌도 견적에 넣길 바란다! 오버!"
경주월드 04-01-25 18:38
용왕님이 줏어 모은 휴대폰으로
무전기를 만들었는데 성능이 좋다네.^^ 금오도 용머리에서 처음엔 모르스 부호로 터지네!
잘 들어 보시게나.
"도로록 도로록
여기는 용대가리! 휴대폰 입수! 소유주는 양은우!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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