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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물고기

바닷나비 7 2,315 2008.12.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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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와 초록물고기 ...♡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한 청년이 있습니다.
준수한 외모에 시원시원한 성격
섬세한 배려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결혼하지 못했습니다.
 
청년은 어느 날부터 컴퓨터를 장만하고 인터넷을 하면서
도시에 사는 젊은 사람들과 카페에서
활동을 하다가 어느 여자와 E-Mail을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청년은 ‘바다’라는 닉네임을 가졌고 여자는 ‘초록물고기’ 였습니다.
청년이 느끼기에 여자는 박학다식하면서도 검소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 보였으며
농촌에 대해서도 많은 이해를 하고 있어 보였습니다. 


 
여자와 주고받는 메일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청년의 가슴속에는 여자를 향한 분홍빛으로 사랑이 싹틈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E-Mail을 1,000여통을 주고 받으면서 두사람은 무척 가까워졌을 때
청년은 뜨거운 마음을 담아 프로포즈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가 가까워지고자 할수록 여자는 점점 움츠려들며 멀어져 갔습니다.
 
마치 눈덩어리에 입김을 불어 넣어서 따뜻한 온기를 넣어주고 싶어 하지만
그 온기에 눈물로 녹아지는 눈덩이처럼 여자는 자꾸만 작아졌습니다.
청년이 사랑을 고백하기 전에는 하루에 열통씩 오가던 메일이
사랑을 고백하고 나서는 일주일을 기다려야 답장이 오곤 했습니다.
그마져도 답장은 늘 한 두 줄의 짧은 답이었습니다.
 

청년은 절망을 했습니다.
그토록 믿어왔던, 또 믿고 싶었던 늦게 찾아온 사랑에 더욱 더 절망을 했습니다.
누구도 시골은 싫은가 보구나
다 이상일 뿐이야. 나처럼 힘들고 열악한 환경에서 농촌을 지키고자 하는 내가 바보지
누가 봐도 이건 바보짓이야.


그렇습니다.
청년은 대학을 나와서 다른 친구들 좋은 직장으로 취직을 하고자 할 때 
우루과이라운드로 농촌이 신음을 할때 농촌을 지키고자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농촌에 정착을 했지만 정작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이었습니다.
청년은 도무지 일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여자의 닉네임이 ‘초록물고기’란 것 밖에는
자신이 얼굴도 모르는 여자에게 이렇게 빠져 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입니다. 
그 무엇에도 두렵지 않던 자신이
 
이제는 초록물고기가 사라질까 두려워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달째 멜 수신 확인이 안 되었습니다.
의도적으로 피하는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청년은 다시 절실하게 여자에게 E-Mail을 보냈습니다. 


초록물고기님 너무나 절실해서 가슴으로 울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남들은 쉽게 잠이 드는 밤에 술기운을 빌려서 잠이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맨 정신으로 잘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이유를

비오는 밤 사람이 그리워서
여기저기 수첩을 뒤적여도 맘 편하게 전화할 사람이 없어서
전화기를 들지 못할 정도로 서글퍼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을.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걷는 거리를 바쁘고도
무거운 걸음으로 혼자서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왜 무거워 하는 지를
누가 건들지 않아도 늘 깨질 것처럼 바람 불면 날아갈듯
위태하게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기댈 사람이 없어 늘 누구에게 의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쓸데없는 생각의 깊이에 질식되어 죽을 것 같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고자
가슴으로 울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의 외로움이 얼마나 깊은지
사랑하는 이가 그리워도 보지 못하는 아픔을 견뎌보지 못한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그 속이 타서 얼마나 쓰린지.
한달후 쯤,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초록물고기에게서 E-Mail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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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님! 나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 하고 많은 시간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릴 적부터 한쪽 다리가 불편한 소아마비를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얼굴도 어릴적 덴 화상으로 흉터가 많이져 있답니다.

그래서 직장생활은 커녕 집안에서 어둔 커튼으로 햇살을 가리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가진 것도 없습니다.
더구나 몸마저 이래서 누구하나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동안 ...
 


사이버상에서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랑을 주고 싶었지만 다들 저를 보면 그만 돌아섰습니다.

그 이후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려워 저에게 호감을 주는 남자가 있다면 먼저 돌아서곤 했습니다.
 
사랑을 하기도 전에 버림을 받는 제 자신이 너무 가여워 서지요.
바다님에게 메일을 받은 순간
기쁘고 설레었으나 바다님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는 다시 아픔을 줄 수가 없어서 바다님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저를 사랑할 수 있다고 자신을 합니까...?
청년은 눈앞이 아득해졌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자의 소식이었지만 여자의 결점을 알고 나니 혼란이 생겼습니다.
부모님의 실망하시는 모습을 떠올리자 청년은 너무 괴로웠습니다.
육체보다는 영혼이 중요하다고 자부하던 청년이었기에 고통스러울 뿐이었습니다.
 
자신은 위선자가 되는 것입니다.
남의 일에는 정신을 중요시하면서 자신의 일은 껍데기를 더욱 중요시 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청년은 여자에게 다시 E-Mail을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초록물고기님 ! 이제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내 단 한사람, 초록물고기님 당신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건강한 몸을 가진 내가
또한 ...
저에게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당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말한 당신의 결점은 오히려 나에겐 기쁨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위틈에 조용히 피어나 눈길 한번 받지 못하는 제비꽃처럼
저만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초록물고기가 바다의 품에서 맘대로 헤엄치는 날


나는 비로소 내 스스로 당신을 사랑할 자격이 있다고 말합니다.
초록물고기가 넓은 바다에서 자유로이 헤엄칠 자유를 드리겠습니다.
 
얼마후 두 사람은 서로 만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청년은 여자의 불편한 몸이 걱정이 되어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하였지만 사는 걸 보고 싶어하는

여자의 부탁으로 지금은 폐교가 된 초등학교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여자는 그녀의 전화번호도 알려주지 않고
무작정 3월14일 학교에서 가장 큰 나무 밑에서 만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3월14일 ... 
청년은 여자가 혹 못 찾을까봐 한 시간 반이나 먼저 나가서 여자를 기다렸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애간장을 다 태우고 20분이나 늦게 도착을 했습니다.
 
교문에서부터 웬 날씬한 여자가 목발을 짚고 머리엔 노란 스카프를 두른 채 뚜벅뚜벅 거리며
청년의 눈에 점점 크게 다가왔습니다.


「 혹.. 초록물고기님이시나요 ?」 「 그럼.. 바다님이 맞나요 ?」
여자는 부끄러운 듯이 살며시 고개를 숙이더니
「이제 저를 보여 드리겠어요.」하더니
여자는 안경을 벗고 스카프를 벗어서 나뭇가지에 걸었습니다.
그 순간 남자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여자는 얼굴에 흉터하나 없는 우유빛 얼굴에 이목구비가 또렷한 엄청난 미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목발을 내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나무 밑 벤치에 앉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 놀랐나요 ? 처음부터 속이려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바다에서 헤엄쳐도 될까요 ?」
 
청년은 물기어린 눈빛으로 와락 여자를 껴안았습니다.
멀리 바라보는 보리밭 위로 ...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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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글과 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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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댓글
바닷나비 08-12-20 15:04 0  
인낚회원님들이 한번쯤 보았을 글이랍니다. 인터넷바다낚시에서 에세이를 사랑하는 바닷나비입니다. 이제... 저토록 먼발치 가물가물 사라지려는 무자년 한해가 너무도 아쉬운 마음에서 이렇게라도 인사드리오며 문안여쭙니다. 2009년에도 모두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찌매듭 08-12-20 15:41 0  
예전에 보았던 글이지만 이렇게 좋은 음악과 사진을 곁들이니 색다른 감으로 다가옵니다. 이제 열흘 남짓, 남은 가려는 이 해가 아쉽기만합니다.... 남은 마무리 잘하시고 새 해에는 모든 소망이 이루어 지는 해가 됐으면 기원합니다.
바닷나비 08-12-30 19:30 0  
색다른 감으로 다가섯다니 고맙습니다.
한동안 들어오질 못하였습니다.
그냥 인사차 올렸던 글이었습니다.
찌매듭님
감성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2009년은 밝은 새해가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BlueTang 08-12-21 14:28 0  
'가물가물 사라지려는 무자년!'
어릴 때 소꼽여자친구 이름이 '무자'였는데...... .
그 가시나 일찍 집안이 망해 도회지로 멀리 이사가더니만,
이 때까지 별 소식이 없네.

가식으로 짜여진 인간사회에
해답을 주는 좋은 글이네요.
'가는 년 붙잡지 말고 오는 년 막지 말라'는 덕담도 있던데,
세월에게 가속도가 붙었는지 미련만 남고 참 허무합니다.
바닷나비님께서도
2999년까지 건강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바닷나비 08-12-30 19:33 0  
누구신가 했더니 하선장님이었군요...ㅎ~
오랫만입니다... (^^)
BlueTang 이 배이름이라구요.(아랫글에서 보았습니다)
멋집니다.
내년 새해에는 하시는 모든 일들이 슬슬 잘풀리길
소원합니다. 건강하세요.
나도고기 08-12-22 20:54 0  
참으로 오랫만에 바닷나비님 소식을 접해봅니다

저무러가는 한해에 끝바라지에서 무탈하게 계시는것같아 반갑습니다,
 다가오는 2009년 새해에도 변함없이 건강하시고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일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변함없이 지금과같이 좋은글로 반가운 소식도
 전해주시고요........... ^^*
바닷나비 08-12-30 19:39 0  
지난번 솔향기아우님 가게에서 만나뵈었을때..
나도고기님의 첫인상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아 !
이분이 나도고기님이었구나
너무 반가웠습니다.
언제 저랑 지나친 인생도 논하며 한잔 기울였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꼭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하며
새해는 가내 건강과 행복만이 깃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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