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를 아세요

신상품 소개


회원 랭킹


공지사항


NaverBand
점주/선장 > 실시간 조황
b_hot_activegloat_200x80.gif b_hot_nios_200x80.gif

 

 

 

골뱅이를 아세요

솔머리 4 3,530 2009.04.19 11:32
 <img src= 
 
  생각지도 않게 바다에 다녀왔다. 저녁 때 퇴근하여 집에 오자  집사람이 뜬금없이 벌금고지서가 나왔다고 한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여 내용을 알아보니, 지난해 논에 물을 대기 위해서 지하수를 팠는데 시공했던 사람이 군청에 신고를 하지 않아서 군에서 시공한 사람을 독촉하여 기일까지 신고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지하수를 판 사람도 알아 볼 겸 솔머리 작은 형에게 전화를 했다. 형에게 지하수 애기를 하고 난 후 요즘 자하가 나오는지 물어 보았다. 자하는 아직 이른지 나오지 않는데 어제 동네 사람들이 골뱅이를 제법 잡았다고 한다.
  참 그러고 보니 오늘이 일년 중에서 바닷물이 가장 많이 들어오고 나간다는 백중사리다. 전화를 끝낸 후 집사람에게 농반진반으로 "오늘이 백중사리인데 운동삼아서 바다에 한번 다녀 올까"라고 하자 처음에는 시큰둥하더니 잠시 후 마음이 동했는지 "그럼 한번 가볼까" 한다.
   그야말로 엉겁결에 바다에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물 때를 보니 시간이 조금 늦은 것 같다. 부랴부랴 후레쉬며 장화, 바구니, 갈고리 등을 준비하여 빠르게 차를 몰고 솔머리 앞 바다로 갔다.
 
  서둘러 왔는데도 벌써 아홉시 오분 전이다. 달도 없고 깜깜해서 물이 어디까지 빠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장불 백사장 위에 주차를 한 후 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쌍도 옆 바다로 들어갔다. 다행히 물은 많이 빠졌지만 시간은 적당하였다. 백중사리라서 그런지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처음에는 물이 빠지는 가장자리를 따라서 왔다갔다 하였다. 하지만 아직 물이 덜 빠져서 그런지 아무것도 없었다. 한 10~20 여분 지났나, 물이 조금 더 빠지자 하나 둘 골뱅이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다행히 헛걸음은 하지 않겠구나 싶었다.
 
  시간이 지나고 물이 더 빠질수록 골뱅이가 많았다. 물 아래 쪽으로 내려 갈수록 골뱅이 크기도 더 커졌다. 작은 골뱅이는 밤톨만하지만 큰 골뱅이는 어른 주먹만하다. 묵직하고 커다란 골뱅이를 손으로 잡았을 때, 한 손 가득 잡히는 그 기분이란 뭐라 말할 수 없이 좋다. 하지만 사실 골뱅이는 큰 것 보다 작은 것이 더 맛이 좋다. 작은 골뱅이는 살이 연하기 때문이 삶아서 바로 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잇고 된장찌게나 찌게로 끊여 먹어도 좋다. 반면 큰 골뱅이는 불에 구워서 소주와 함께 먹어야 제격이다. 물론 시래기 등을 넣고 된장찌개를 해 먹어도 맛이 좋다.
 
   우리 동네 솔머리에서는 골뱅이를 뱃고고동 또는 고남바꾸라고 부른다. 모래와 펄이 적당하게 섞여 있는 곳에서 작은 조개 등을 잡아 먹고 사는데 골뱅이를 잡는 방법은 보통 너댓가지가 있다.

   먼저 제일 잡기 쉬운 방법은 바닷물을 따라서 이동하고 있는 골뱅이를 잡는 방법이다. 물 속에서 이동하는 골뱅이는 등과 몸체가 환히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잡을 수가 있다.
   다음은 물이 약간 빠진 곳에서 골뱅이가 이동하는 길을 보고 잡은 방법이다. 조금 패인 듯 길이 난 곳을 따라가면 가장자리 끝부분에 약간 도톰하게 솟아오른 부분이 있는데 그 곳을 손으로 파 보면 골뱅이가 들어있다.
    세번째는 골뱅이가 움직인 흔적을 보고 잡는 방법이다. 물이 많이 빠져 나간 뒤 펄이 약간 갈라지고 솟아오른 듯한 자리이다. 이런 곳에서는 펄 속 깊이 들어가 있는데 골뱅이도 크다.
    마지막으로 제일  잡기 힘든 방법은 골뱅이 눈을 보고 잡는 것이다.  이 방법은 날씨가 추울 때 또는 바닷물이 많아 빠져나갔을 때 골뱅이가 숨을 쉬기 위해서 펄 밖으로 하얀 숨구멍을 내놓는데 언뜻봐서는 알 수가 없다. 아주 세심하게 살펴 봐야만 조그만 골뱅이 눈을 찾을 수가 있다.
 
   아무튼 골뱅이 잡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왕재수로 커다란 소라도 몇 개 줍고 피조개와 박하지도 잡고 덤으로 주꾸미 몇 마리도 잡았다. 정신없이 두 시간 이상 돌아 다녔다. 시간이 지나자 골뱅이를 담은 바구니도 무거워지고 다리 힘도 빠지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간조 시간이 지났는지 물이 들어오고 사람들도 하나 둘 빠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밀려들오는 바닷물을 따라서 밖으로 나왔다. 집사람과 함께 밖으로 나오다 보니 생각지도 않은 곳에 골뱅이가 많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는지 약 10 여분 만에 제법 많은 골뱅이를 잡았다.
 
   골뱅이가 얼마나 크고 굵던지 순식간에 바구나가 가득해졌다. 예상 밖이다. 처음 바다에 올 때는 집사람과 농담으로 더도 말고 한 망탱이만 잡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집사람과 두 바구니 가득 잡았다.  골뱅이를 잡고 20~30 여 분 펄 밭을 걸어 나오는데 바구니가 얼마나 무겁고 힘이 들던지.... 집에 오자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얼마나 피곤하고 힘이 들던지 제대로 씻지도 않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백중사리 날, 그야말로 얼떨결에 바다에 다녀왔다. 비록 힘은 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도 있었다. 잡은 골뱅이와 소라와 피조개는 덤이라고 해야 할까? 오랜만에 시원하고 상쾌한 바닷 바람도 쐬고 까만 밤 하늘에 빚나는 별빛을 구경하면서 어릴 적 추억도 더듬고....그러나 저러나 내일 사무실에 출근하여 근무할 일이 걱정이다.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4 댓글
볼락왕눈이 09-04-26 03:03 0  
어랄때 놀던 바닷가 갯뻘 이생각 나네요... 유년기를 남해 라는 곳에서 보냈습니다. 님의 글을 읽어 내려가니 그때 기억들이 되살아 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항상 건강 하세요.
솔머리 09-04-26 07:17 0  
볼락왕눈이 님 안녕하세요? 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즐낚하시기 바랍니다.
애바다 09-04-28 21:43 0  
솔머리님 조행기가 올라오지 않는걸 보면 홍원항 시즌이 아직 이른 모양입니다.
사모님과 재밌는 추억거리 만드셨네요^^
얼른 시즌이 왔으면...^^
솔머리 09-04-29 16:42 0  
애바다님 안녕하세요? 그렇지않아도 다음주부터 출조할까 생각 중입니다. 그럼 즐낚하시길.....
 
포토 제목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