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 이렇게 시작하는 트롯 가요가 있지만 29살 그때
그에게는 암흑과 혼돈과 방황의 연속 이었다.
삶의 이정표도 세우지 못한채 이리저리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친구의 당구장에서
내기 당구로 코묻은 돈 우려먹던 영낙없는 백수가 그의 모습이었다.
일상의 대부분이 내기당구 내기바둑 날새기 고스톱 훌라 기타등등으로 채워지던
그렇고 그런 어느봄날 그의 동생들-부모 잘? 만나 하는일 없이 유흥가를 배회
하다가 저녁 한때 월세니 일수돈이니 임대료 등등을 수금 하는게 전부인 백수-과
내기 당구를 치다 지처 당구장 휴게실에 앉아 잡담으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청출어람이라 그의 내기 생활에 전염된 동생 녀석들 그새를 못참고 내기바둑을
몇판 두더니만 분위기가 살벌해 진다. 그네들의 바둑이란 것이 1집당 100원이니
500원이니 하는 경우라 바둑판은 항상 쌍방의 주검으로 목불인견-킬링필드다.
무얼하던 일방적이지 않고 호각세 였건만 그날만은 한녀석이 당구부터 바둑까지
내리 깨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살풍경이 연출 되었던 것인데 그가 나서서
분위기수습해야 하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 야야 그만들 하고 이 형아가 쏠게 볼락 뼈고시에 쐬주나 한잔하자"
두 녀석들 묵묵히 있다가 " 행님 날도 좋은데 가서 잡아 먹읍시다."
오늘 줄창 깨진 녀석이 큰소리 친다.
이녀석 별명이 걸리버인데 걸리버 여행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명이다.
낚시를 하다 걸리면-잡히면-걸리는대로 어종 불문 크기 불문하고 챙겨온다해서
걸리버인데 낚시로 전복까지 잡은 경험-여수시 삼산면 초도 마을 선착장에서
심심파적 던져놓은 원투 처넣기에 버려진 게통발을 걸어 냈는데 그 속에 손바닥
크기의 전복이 들어 있었던 것- 이 있을 만큼 어복 하나는 부럽다 못해 경이로울
지경이다. 이녀석의 어복은 초등학교 시절 해변도로 아래 갯가에서 혼무시를
파다가 금괴를 7개나 파내 경찰서에 신고 포상금 받고 표창장 받고 지역사회의
어린영웅이 된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각설하고 그와 동생들은 소주와 회칼 양념
준비하여 갯바위로 나섰는데 도착 하자마자 내기 근성이 발동 하였는지 1시간
동안 누가 많이 잡나에 돈을 걸자는 것이다. 결국 볼락한 어종에 한하여
내기가 벌어졌다. 즉석에서 낚시대회? 준수사항 몇가지 이야기하고 시작을 알렸다
누가 더 잡았을까? 1시간은 금방가고 두녀석이 나타났다. 검수를 하니
걸리버녀석이 13마리 다른 녀석이 12마리였다. 그러나 그날은 그좋던 어복이
걸리버를 외면하는 날 이었나보다. 녀석의 고기중 2마리가 금설구-우럭과 볼락의
중간쯤 되는 정체?모를 고기-였던 것이다. 누구도 자신있게 이고기에 대해 아는
바 없는지라 문제가 발생 하였다. 가방끈이 조금 더 긴 걸리버 녀석이 볼락도
우럭과이고 금설구도 우럭과다 그리고 금설구는 생물학적으로 볼락에 더 가깝다
주장하는 것이다. 당구 바둑에서 줄창 깨진 녀석의 심사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정통 낚시꾼? 입장에서 금설구를 볼락이라 할 수 없어 심히 난감 하였다.
입장 난처한 그는 명확한 판정을 내릴 수 없어 침묵으로 일관 하였고 두녀석만
옥신각신 설전을 벌이다가 동네 어르신들께 여쭤본다고 금설구 2마리를 들고
동네로 사라졌다. 졸지에 홀로 남겨진 그는 한참을 기다리다 마침 낚시를 끝내고
철수하는 낚시꾼의 차를 얻어타고 당구장으로 돌아왔다. 볼락23마리를 맜있게
먹고 2차 3차 먹고 마시다 숙소-당구장-에서 잠이 들었다.
" 행님 행님 "깨우는 소리에 눈떠보니 두녀석이 어이없어 하는 눈빛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 행님 고기는요? 돈-내기상금-은요?"
" 고기? 야 진작에 소화 되부렀지" " 행님 글먼 돈은요?"
" 돈 ?" 글쎄 어제 술을 너무 마셔서 기억이 않난다." 가만히 있어봐 정신좀 차리고
"그건 그렇고 결과는 어찌 됐냐?" " 금설구도 볼락으로 쳐주던?"
그는 돈에서 금설구로 얼른 화제를 돌려 버렸다. 녀석들은 어제의 살풍경을
잊은듯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거품을 물며 이야길 하는데 요약 하자면
그 어촌동네 영감들도 두 편으로 갈려서 설전을 벌이다 대판 싸움이 나고
새벽까지 싸움 말리느라 술판 벌이고 교통정리 하다 왔다는 거였다.
어찌되었건 그 내기의 최종 승자(?)는 그가 되었고 당구장에서는 진정한 내기의
지존 소리를 듣게 되었다.
가방끈 긴 놈이 망상어를 감성돔 이라고 생물학적으로 유전학적으로 기타 여러 유식한 학설(?)로 우기면 진짜 감성돔이 되는 세상이 우리네 필부필부가 사는
동네 뿐이랴 . 금뱃지 달고 국가와 민족을 이야기하다 국민의 시선이 닿지 않는곳에서는 온갖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도 있고곡학아세 하며 점수 고쳐주고 돈받는
고등 학삐리들이 사는 상아탑이라는 동네도 있고 세금포탈하고 해외로 돈 빼돌리고돌 지난 아이가 빌딩 소유주로 있는 졸부들이 사는 동네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