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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창고와 리모콘

17 4,930 2006.08.11 12:48
이런 잔잔한 바다에서도 낚싯대가 휘다니!
선망의 눈초리들이 게눈이 되었다가 모두 원위치한다. 다행이라는 표정이다.
왜냐구?
따깨비 담치를 걸었기때문이다.
툭툭 쳐도 빠지질 않는다.
아하, 줄이 아니고 주둥이로 바늘을 물었구나!
다시 툭툭 쳐 본다. 안 빠진다. 목줄도 안 터진다.
평소에는 잘도 터지던 목줄, 애간장을 다 태운다. 계속 치다가 대라도 부러지면 어쩌나!
남사스럽게시리...
두 걸음 아래다. 파도도 없고 바람도 없으니 살살 내려가자.
낚싯대를 안전하게 걸치고...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요런, 등신같은 녀석, 새 주둥이를 물어야 어부지리지, 웬 쇠붙이를 물고 심통이냐!
놔라, 놔!
이것이 영 못 알아 듣네?
아하, 그렇지, 여기는 경상도 욕지도,
노라 카이!
참말로 안 노올 끼가!
비틀어도 안 노올 끼가?
막 비틀어 빼는데, 웬 경운기 소리? 아하, 고대구리 통발 어선이구나! 어허, 파도가 일잖아!
스톱!
뭐, 스톱?
장화에 물이 들어오잖아!
조개 주둥이를 스친 손가락이 따끔하다.
에라 목줄을 터뜨리자. 팔에 한바퀴 감아 당기는데, 아뿔사! 드르륵 드르르륵...
애지중지 내사랑 낚싯대가 릴을 끌고 내려오네!
아이고, 안 가겠다는 릴을 억지로 끌고 쳐 박히네!
스톱!
드르르륵 첨벙!
자나깨나 반들반들, 화장실 가면서 닦고 돌리고, 나오면서 닦고 돌리던 재산목록 1호인데...
목줄을 당겨 원줄을 잡고,
원줄을 당겨 초릿대를 잡고,
초릿대를 당겨 허리를 낚아채려는데 , 또깍!
아는 분은 아실 것이라, 요것이 무슨 소리인지를...
젊은 관중이 입술을 깨무는구나.
그래, 구겨지는구나.
파리 한 마리가 45구경 해치운다더니, 따깨비 한 마리가 5미터 30을 작살내는구나.
그래도 수장은 면해야지.
장화에 물을 담고 갯바위로 올라오니 심신이 천근만근이다.
오호, 통재라! 내사랑 꼬라지 보소.
이리 불고 저리 불고 심폐소생술로 소금물 쏟아내니 전신이 타박상이네.
닦아도 닦아도 중경상이네.
조개에 물린 손가락도 따갑구나.
그래도 내가 잘하는 것이 하나 있다. 철저한 준비성!
그래, 반창고를 가져왔지. 선견지명, 조개에 물릴 줄 알고...
푸닥거리를 치렀더니 허기가 지는구나. 끼니나 때우자.
손가락이 아린다.
옆자리 젊은 넘이 나의 명연기에 감동을 먹었는지 또 입술을 깨문다.
아하, 참느라고 깨무는구나.
그래, 웃어라... 이넘아, 니도 나이 먹고 조개에 물려봐라...
오늘 조과는 볼락 두 마리.
저걸 안주로 썰자니 손가락에 피가 자꾸 새는구나.
에라, 밥이나 먹자.
"아저씨! 어찌 그러셔유?"
"?"
저녀석이 이제 노골적으로 웃다가 울고 지랄이여...얼레? 별 해괴한 녀석 다 보겠네...
"아저씨! 왼쪽 손가락에 피가 나는구먼유. 근디 반창꼬를 워찌 오른 손가락에다 감남유?"
"엥? 머시라?"
우째 계속 따갑더라니...
"그래도 지 아버지보단 증세가 나아유. 지 아버진 말이유, 휴대폰을 사 드려도 죙일 통화가 안 되유. 지 엄닌 말이유, 그날 연속극을 놓쳤다며 아버질 굶겼시유."
우히히히...
밥알이 목구멍에 콱 걸리더니 그만 나도 끄억끄억 찔끔거렸다. 그래서...?
"지 엄닌 말이유, 죙일 읍내 전파사를 뒤져 같은 리모콘을 구해 왔시유."
시원한 녹차 한 잔을 따라주는 젊은이의 정감이 더없이 푸근하다.
나는 혹시나 하며 포켓의 휴대폰을 주물럭거렸다.
다행히 리모콘은 아니었다.

***경주월드/2006.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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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댓글
즐거운하루 06-08-11 15:21
ㅎㅎㅎ
앞으론 휴대폰으로 뭐든지 다 켜고 끌수 있는 날이 올낍니다 ^^
잘읽고 갑니다
노난다 06-08-11 16:20
세상에나~?!
월드님! 실화 맞습니까?
괜히 날 더부니까 ...
웃으라꼬?!
가는 충청돈가 보네예~

무더운 날씨에 늘 건강하십시요~!

ㅎㅎㅎ
잘~웃다 갑니다~ ^&^
경주월드 06-08-11 19:35
즐거운님,
'어푸'가 더 압권이었습니다.^^
소재도 좋고 구성도 훌륭하고...
(리모델링도 구경 잘 했습니다.)

맞습니다.
날이 '더버서'^^
픽션이 아니고 팩션입니다. 노난다님.
그래도 지난 겨울 생각하면 살만합니다. 살아 남은 게 기적이라...
한 일주일만 더 버텨 봅시다.^^
혹서에 님께서도 건강하시길 빕니다.
하늘손자 06-08-11 21:51
ㅎㅎㅎ 잼나게 잘읽고 갑니다
다대고래 06-08-12 10:35
ㅎㅎㅎ
반창고를 다친손가락에 안붙히시고 멀쩡한 손가락에.....ㅎ
압권입미다 ㅎㅎㅎㅎㅎ
재미있게 보고 갑미다
생크릴 06-08-13 18:12
한 편의 리얼리티...^^

잘 보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꾸벅.
경주월드 06-08-14 07:17
하늘손자님,
다대고래님.
생크릴 아우님,
감사합니다. 폭염에 건강하십시요.
이제 사나흘이면 혹서에서 벗어나겠지요.
신천옹 06-08-15 19:26
낚시를 다녀와서 낚수대를 손질합니다
복도식 아파트라 현관문을 열어 놓고 3칸 3.5칸 민장대
열심히 손질하여 현관에서 건너편 복도 난관에 걸쳐 놓습니다
수건을 씻으려 화장실에 간 사이 세찬 바람에 현관문이 닫히면서
꽝 소리와 함께 민장대 2대 4번대가 나란히 박살이 났습니다
폴짝 뛰며 혼자서 미칩니다
다음날
여유분의 미사용 4칸 민장대를 복도로 가져나와 펼쳐 봅니다
손잡이대를 쥐고 들어보는 순간 낚수대가 낭창거리며 옆집
가스파이프에 부딪쳐 2번대가 동강이 납니다
저는 그만 환장하고 맙니다

경주월드님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별고 없으신지요......
경주월드 06-08-16 08:25
휴가인 줄은 짐작했습니다만, 너무 반가워 글을 새겨가며 읽습니다.
원문보다 더 재미있는 황당사고,
주인공은 덥지만, 관객은 더위를 잊습니다.^^

(몇 안되는 갑장이라, 며칠 뜸하면 방정맞은 걱정으로 사서 고생입니다. 혈압, 당료에다 무법자들의 교통사고, 실없는 노파심만 발동합니다. 에휴~ 걱정 안 하도록 부디 시시각각^^ 안부 전하며 이 더위에 살아 남읍시다.^^)
松波 06-08-16 16:17
월드햄, 난다햄 등 등 ...
언제 탁배기 한잔 올린다 하면서도 마음만 벼릅니다.
션한 바람 스칠때면 한번 찾아 뵙지요.
무더위에 건강 하시길 빕니다.
삼발이 06-08-16 17:31
대물을 걸어 올리기 위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가 봅니다.
초릿대 휘임 새에 놀부 같은 심정이 교차하는 게눈의 부러운 시선과
이윽고 다행이란 안도감으로 돌아서는 사람들 ~ ㅋ

제가 옆에 있어도 초릿대 휨임 새만 보았을 땐 실 같은 눈으로 쳐다보며
“기 쥑일이 있나 켓을찌도 모르겠심더 ~^&^~
다 지나고 보면 손맛 입맛에 굶주린 탓으로 돌려야 겠지요 ~ㅎㅎㅎ

한해 두해 지나고 시간의 둔덕이 쌓이고 쌓이면 생각의 껍질들이
많이 얇아집니다.
저 또한 기억상실증 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고나면 주차된 차량을 찾질
못해 지금도 동네 한바퀴 돌아서 겨우 찾아 출근을 한답니다 ~ㅋ

다 큰 아이들 보기도 부끄럽기도 하지만 생각을 많이 놓아 버린 탓인지
내 자신을 추스를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린 세월 탓으로 돌려야 겠지요
반창고 붙이는 걸 다친 손 부위에 붙이지 않고 멀쩡한 손에 붙인
내용을 보고 잠시 나의 생각을 적어 보았심더 ~ㅋ
오해는 하지 마이소 ~

그라고 충청도 말씨를 하시는 조사님의 코믹한 연출력에 방금 내 배꼽
퉁겨 나갓다꼬 전해 주이소 ~ 풋 하하하하
삼여 06-08-16 17:53
작년 두미도 염소자리에서 허거*, 더불**님과...
설겆이 한답시고 가위를 씻다가 손가락을 반으로 쪼갰지요.

비상약품이 없었는데
허거참행님께서 가루약과 대일밴드까지....

이후로는 구명조끼 한쪽에 구급약 몇가지는 꼭 챙기고 다니는데
사용할 기회가 없습니다.
약효가 떨어지기전에 빨리 사용해야 하는데....

경주월드 06-08-17 11:49
텁텁한 탁배기가 솔바람에 오버랩됩니다.^^
조피와 지릉에다 배추김치, 풋고추와 마늘쌈장,
꺽지가 앙탈입니다, 송파님^^

삼발이님,
저도 차 수배가 제 특기였습니다.^^
어느 후배가 가르쳐 주더군요. 주차 전에 주차 위치를 적어 포켓에 넣어두면 확실하다길래 그렇게 했지요.
그런데도 차가 없는 겁니다. 가끔 아침에 음주측정한다길래 낮에 갔더니 세상에, 견인딱지만 펄럭거립디다.^^

삼여님,
약효 떨어지기 전의 사용법입니다.^^
다친 손가락을 다른 손가락으로 잡다보면 피가 묻어 어느 손이 다쳤는지 헷갈립니다. 두 손이 얼얼하면 우선 반창고를 붙혀놓고 봅니다.
그러다보면 엉뚱한 손가락에다 반창고가 감겨있는 거지요.^^
cool-guy 06-08-21 15:58
ㅎㅎ..
전 릴 큰맘먹고 장만해서 집사람에게 "인낚에서 싸게 샀다..x만원"
알고보면 xx만원짜리.
둘이서 송정 갔다가 손질하고 말리던중 집사람이 툭~~!
1.2M 아래고 쾅~~!!
"게안타 싼건데...뭐~~~!!" (아직 릴 꽁무니 보면 생각이 납니다.)ㅋㅋ
태공바위 06-08-22 17:38
역시 글의 재미는 동감(同感)인 것 같습니다.
마치 나에게 일어났을 법 한 똑같은 일을
다른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구나....
갈수록 기억나는 것보다
잊어버리는 것이 많아지는 이즈음에
꼭 내 일처럼 느껴지는 글
아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주월드 06-08-26 09:14
쿨 가이님,
저도 그런 전력이 있었습니다.
보통은 '0' 한 개정도는 없에지요.^^

태공바위님,
늦게 검색하는 바람에 인사가 늦었습니다.
다 잊어버리더라도 부디 이사가는 날만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화물차 기사를 눈여겨 보시고 무조건 뒤만 따라다니십시요.^^
독수리몰라 08-03-01 13:54 0  
장비를 다쳤다니....맘이 아프네요!..
손가락은 시간만 가면 낫지만.....
반짝반짝..광빨은 이젠 별루겠네용...우짜노....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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