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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원과 바껴 버린 감성돔,,,

콧수염 17 11,797 2008.03.03 13:53

어릴적이다.
회상해보면 당시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데 내용중 낚시에 관련된 아직도 기억이
생생히 남는 부분이 있으니 어릴적 낚시라는것에 그리 관심이 없었을때의 일이다.
광복 30년을 기념하는 노래,  매년 부르는 광복절 노래가 아닌 30주년 기념 노래가 있었는데
아는 동네 누나(라고 칭한다. 나보다 한살 많았으니)라고 부르는 여자아이의 이름이 '광복'이어서
여자의 이름치고는 특이한 까닭에 당시 유행(?)하던 그노래의 가사끝부분이 ',, 광복 30년, 광복 30년'
이라는 문구가 있었으니 놀린다고 그 누나를 보면 괜히 그노래를 부르곤 했다.
처음으로 바다낚시라는 것을 따라갔던 그때도 갯바위에서 그노래를 놀리듯 불렀던 기억이 있으니.
아마도 1975년쯤이었나 보다.
 
epi02.jpg 

동네 친구 형님이랑 그누나.. 몇명이서 갔던곳이 부산, 용호동, 지금 백운포 공원,방파제 그자리였다.
버스 종점에서 내려 한참 걸어 가서 고갯마루를 올라섰을때 아래로 펼펴 보이던 넓은 바다..
비탈진 내리막길 옆에는 묘지들도 빼곡했고,,
당시에는 자갈마당 형태의 바다였고 그 오른쪽 끝에 갯바위가 형성 되어 있었으며 그곳에서
낚시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동네 형님들은 아버지 몰래 가져온 대나무 낚시대로 낚시를 하고 어린 우리들은 줄낚시,
아마 기억에 한셋트에 20원 정도로 기억되는 채비였다.
자세('얼레'를 우리 어릴적에는 '자세' 라고 했다. 연날릴때 줄을 감는 그것도'자세'라고 했고)에
줄을 감아두고 손으로 빙빙돌려 멀리 던진후 방울을 단 대나무 작대기 끝에 줄을 끼워 두고는
입질이 오면 방울이 딸랑거리는 형태의 낚시를 하곤 했다.
기다리는게 지겹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입질이 왔다.
던져놓고 방울소리가 나면 걷어 올리고.. 소리가 나지 않아도 일정시간이 지나 심심해서
걷어 올려 보면 어김없이 한두마리 걸려있는 노래미/
주로 올라오는 고기는 노래미 였으며 가끔 문어, 군수,,  하여튼 처음 해보는 나에게는
무지 신기한 행위였는데,,
대낚시를 하던 형들에게는 쉬지 않고 입질을 했던것 같았다..
기억해 보면 그고기들이 주로 망상어였던것 같았는데.
 
epi01.jpg
zoom.gif

 
이미 갯바위 한쪽에서는 우루루 둘러 앉아 불을 지펴 잡은 고기들을 구워 먹는다고
입가가 숯검댕이가 되었지만 그 고소한 냄새와 일련의 행동들이 너무 재미 있었으며  
만추(晩秋)의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은 그렇게 하루를 물들이고 있었다.
 
epi05.jpg 
 
어느듯 해는 서산을 넘어갈 즈음,
이미 다 사용해 버린 납추대신에 돌멩이를 달아 던져놓은 채비가 방울소리를 낼 겨를도 없이
넘어지며 갯바위에 던져놓았던 자세(얼레)마저 투당탕 거렸다.
이거이 무슨 일이지??  놀란 마음에 줄을 잡아 당기는데 묵직한 느낌과 함께  잡고 있는 내 손을 쿡쿡,,
마치 누군가가 내 손등을 치는느낌이다.
형,, 형,, 큰게 물었다. 놀란 마음에 고함을 치면서 줄을 잡아 당기는데 어린 나에게는 처음 경험해보는
무지 힘이 드는 순간이었다.
고함소리를 듣고 달려온 형이 잡고 있던 줄을 건네 받고는 조심스레 줄을 걷어 들이는데 가까이 온
줄 끝에는 넙적한 어떤 고기가??
살아있는 물고기가 그리 큰 것은 내 태어나고는 처음 본것 같았는데.. 어린 마음에 겁이 날정도였으니.
어렵게 끌려온 그고기가 갯바위 끝에서 철퍼덕 철퍼덕 거리다 달려간 형이 덥썩 고기를 안아 왔는데
어찌보면 허옇고 어찌 보면 거무틱틱한..당시에는 무슨 고기인지도 몰랐지만 일명 감싱이였다.
갯바위 한켠으로 모인 우리들, 난리났다.
손뼘으로 재어 보던 동네 형, 한 뼘, 두뼘,, 흐흐,, 40Cm 는 족히 넘는 크기였다.
그 큰 고기가 펄떡 거릴때 갯바위에 부딪쳐서 나는 '짜각 짜각' 하는 금속성의 소리.
아직도 그기억은 설레임보다는 뭔지 모를 두렵다는 생각이었다.
이윽고 대 낚시를 하는 형의 낚시대에도 입질이 온것이다.
아예 갯바위에 퍼질고 앉아 낚시대 손잡이 끝을 사타구니 사이에 꼽고 두손으로 낚시대를 버티곤
뒤로 누워 버린다.
짧은 대나무 낚시대는 180도 휘어져 금방이라도 부러질듯 같았고 곁에 있던 다른형들도 안절부절,,
어린 우리들의 눈에는 무지 큰일이 난것이다.
끙끙대며 버티고 나니 좀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두손으로 만세를 부른채로 뒷걸음치며 물러나니
갯바위가 수면에서 고기가 철퍽 거린다.
다른 형이 끄집껴 나온 감싱이를 수건으로 덮어 들어 올리니 낚시대를 든 형은 이제서야 한숨을 내쉬며,,,,
훗날 내가 직접 경험해 보니 그심정 알것 같은,,
아무 생각없이 머리속이 하얗게 되어 버리곤 이제 내 할일 다했다는 느낌.
 
epi06.jpg 

갯바위 틈, 물고인 곳에 두마리의 큰 감싱이가 버티고 있으니 그 전에 잡아놓았던 노래미 망상어들은
아예 고기가 아닌것 처럼 보인다.
그러던 중에,,, 저 멀리서 군인 아저씨가 호르래기를 불며 뭐라뭐라 하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일몰시간이 다되어 더이상 그곳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쫓겨나다시피 한 우리였지만 이미 큰 고기를 잡은 이상, 빨리 집으로 돌아 가고픈 마음이었다.
돌아 오는 길,,, 버스 안에서는 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요즘처럼 쿨러나 보관할수있는 도구가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가져갔던 소풍용 배낭에 고기를 신문지로
둘둘 말아 넣어오다다 보니 비린내와 끈적한 물기로 이미 배낭은 엉망이 되어 있었으니 버스 바닥에
놓아두고는 버스 안내양 아가씨의 눈치를 볼수밖에 없었다.
어느듯,, 문현동에 이르는 버스,
"문현동 안내려요?"  라는 안내양의 목소리에
"내립니다" 라고  소리친다.
당시 돈이 귀하던 시절,
동네 친구들이랑 우루루 몰려 해수욕장이나 갈때면 나쁜짓인줄 알지만 하던 절약(?)방법.
당시에는 내릴때 버스비를 안내양에게 계산하던 시절이었다.
차례차례 내리면서 차비를 주었는데 일행이 줄을 서서 내리면서, "뒤에, 뒤에'' 라며 뒷일행이 계산을 한다는 핑계로 그냥 내리고는 마지막 친구는 앞사람을 모른다며 자기것만 계산하는,
그런행위가 가끔은 먹힐때가 있었으니 그날도 어김없이 그렇게 했었는데...
그렇게 할려다 보니 마음은 급하고 허둥지둥 행동도 해야 하니.
무사히(?) 모두 다 정류소에 내린후 후다닥 도망치듯 총총 걸음으로 정류소와 멀리 떨어진 지점에
이르른후 키득거리며 웃는 찰나,,,
아뿔사,,버스는 이미 지나가 버렸는데 배낭을 버스 바닥에 그냥 두고 내렸던 것이다.
차비 몇 푼 아낄려고 꼼수를 쓸려다 정작 중요한 배낭은 까맣게 잊어 버리고,,
생애 최초 최고의 고기는 그렇게 물거품처럼 버스를 타고 날아가 버렸다.
미안해요,, 안내양 누나..
하지만 그 값어치 이상의 고기를 남겨 두었으니 그것으로 셈셈 이라 생각 하세요..
 
이젠 고기는 둘째치고 그 배낭의 주인인 친구는 배낭을 잃어버렸으니 문제였다.
다음날,, 친구에게 물으니 아직 어머니께서는 모르신단다..
ㅎㅎㅎ 넌 이제 소풍가기 전날이  초상날이네...
 
epi03.jpg 
 
30여년전의 일이지만 그 이후 중간중간 생각나는 나의 바다낚시 입문 에피소드.
이후 낚시라고는 가뭄에 콩나듯이 가끔 다니고는 했지만 그와 같은 큰 경험은 하지 못한 가운데. 
본격 낚시랍시고 처음으로 부산을 벗어나는 원도(?) 출조를 한것이 아마도 '86년도 쯤인데
이듬해 3월19일,, 비진도의 어느 갯바위에서 첫경험의 짜릿한 맛을 직접 느낀것이었다.
3칸 민장대(기억이 생생하다. 아직도 보관하고 있는 B사의 반카본대 CS 호박)에 40 씨엠이 훨씬 넘는
감싱이를 걸었으니 그제서야 어릴적 동네 형이 아예 뒤로 누워버린 까닭을 알수 있었다.
그럴수밖에 없었다는것을 직접 경험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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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댓글
머구리 08-03-03 18:26 0  
옛날 생각 나는군요^^ 적기 앞바다에서 줄낚시로 꼬시래기 낚던생각이...
바다가고향 08-03-03 20:42 0  
적기!!!!!!!!! 오랜만에 듣는 이름 이군요 부산 살때 땍시타고 집에갈때 우암동 하면 기사님이 모르고 적기 갑시다 하면 그재서야 아 예! 헀었는데 예전에 꼬시레기 참 많이 잡혔었죠 7부두 8부두에요
가고파 08-03-03 21:35 0  
적기 뱃머리와 조선선재, 용당 동명목재 원목 위와 동명방파제 위에서의 꼬시래기, 쥐노래미 낚시....... 커다란 쥐노래미가 뭍에 올라 오면 색깔이 노랗게 변하던 모습은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정말 돌아 가고픈, 그 때 그 시절입니다.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 지네요.
사천막대찌 08-03-04 01:43 0  
멋진음악과 멋진 사진 잘보고 갑니다 . 아무데나 낚시해도 잡어라도 무성히 나오던때가 좋았는데~~~ 잘보고 갑니다.
텅빈바구니 08-03-04 09:06 0  
잘 보고 갑니다...옛 추억을 가슴에 간직하고요 ^^
콧수염 08-03-04 10:25 0  
댓글의 말씀처럼 '적기' 라는 곳이 마침 저희 동네 옆이었죠, 지금은 없어져 버린 철로- 적기를 통과하여 문현동-전포동을 거쳐 지금의 송상현 동상 앞 육교(예전엔 철로)의 동선을 그리는 그 철길에 기차가 지나갈 무렵 기차옆에 올라타서 적기까지 가서 바다에 띄워 놓은 원목위에서 꼬시래기를 잡았던 기억도 있군요. 어린시절 추억을 생각할때면 가고파님 말씀처럼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지는게 못살았던 시절속에 만들어졌던 추억이라 그렇겠지만 그래도 하나 하나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의 노랫말처럼 옛기억으로 인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깨비 08-03-04 17:28 0  
글을 읽다 보니 저도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네요... 외가가 기장 월내인데, 집앞 바닷가에서 대나무로 낚시하다 돌돔이 물렸었는데 내가 놀라자 사촌형님이 도와줘서 그날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ㅎㅎㅎ 밤에 외가에서 초장에발라 모두 냠냠 ㅋㅋ 그게 벌써 30년이 되어가니 ㅠㅠ 그리운 그시절 ... 지금은 제방을 쌓아 그많던 끼(작은 게)가 다어디로 간건지... 누구에게나 추억은 ... 님글 덕분에 소중한 추억의 시간으로... 소중한 글 사진 감사드리며... 안낚 즐낚하세요^^
봄바람 08-03-05 17:46 0  
콧수염님, 내용을 읽어보니 너무나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저도 집이 문현동이었고, 님께서 이야기하시던 그 장소에 1973년에 주로 낚시를 다녔습니다. 대나무로 여섯칸을 꼽아서 5.4meter가 나오는 민장대로 그 장소에서 낚시를 하면 주로 망상어가 많이 물었습니다. 잡아서 집에 가지고 가면 시장에서 팔지 않는 고기라 니가 잡기는 잡은 모양이라고 어머님이 말씀을 하셨지요. 저도 어느날 30일 채 되지 않는 감성돔을 처음으로 잡아서 그 힘과 자태에 놀랐던 옛날이 기억납니다. 그 때 이야기하시는 장소의 오른쪽 절벽부근에는 씨알 좋은 홍합이 아주 많이 있었습니다. 물속으로 들어가면 어떻게나 맑았는지, 붉은 색의 작은 산호가 아주 많았지요. 첫번째 사진 어디서 구하셨는지 옛날 생각이 나게 만듭니다. 지금은 대전에 삽니다. 올해 대물하세요.
감생이아빠 08-03-05 18:30 0  
마지막 사진이 자갈치앞이군요...집이 충무동이라 학꽁치가 떼로 지나가면 정박해있는 배위에 올라서 가짜 미끼 달아서 주렁주렁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지금은 똥물이 되었지만... 영도다리 위에서는 우럭이 제법 큰놈들이 많이 올라왔읍니다...충무동 동명목재 앞에서는 꼬시래기가 많이 올라와 횟거리는 충분했는데...모두 흘러간 세월이 되었군요...사진 잘보고갑니다...
노랑등대 08-03-08 09:14 0  
처음엔 제 경험담 인 줄 알았습니다 낚시이야기와 버스 안내양 이야기 가 딱 입니다 .. 하긴 모두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ㅎㅎ 보통 그때 부터 낚시병(?) 이 들어 아직까지 낚시 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 나는분들이 많을겁니다.. 두번째 사진처럼 지금도 친구와 가면 저렇게 갯바위 에 털석 주저않아 이런 저런 애기 하면서 바다 바람 쎄고 옵니다 왠지 요즘 처럼 전투적(?)인 낚시 가 제에겐 맞지않네요 잠시 옛 추억 을 떠올 리게 해준 콧수염 님께 감사드립니다
콧수염 08-03-10 10:41 0  
노랑등대님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 말씀처럼 예전의 느긋한 낚시에서 전투적인 낚시로 변해버린듯한 요즘의 낚시에 저도 많이 뒷걸음친듯 합니다. 낚시라는게 단지 고기를 잡으러 가는게 아니고 조우들과의 소풍이라는 개념으로 다니는것이 편하더군요.. 그래서 잠만 자고오는 낚시.. 아뭏튼,,, 예전에 낚시에 임하던 마음과는 많이 변해있는게 사실입니다. ^^
바다랑 08-03-29 13:24 0  
조았던 시절의 추억입니다. 구포다리밑의 징거미,용당동 동명목재 꼬시래기. 송정해수욕장 작은방파제에서도 벵에돔 씨알이조았죠. 밑밥은 담치를 쓸개대로 찧어서.. 물빠지면 홍지렁이, 홈무시를 잡아서...그리운 추억을 생각케합니다.조은사진,조은글에 감사드립니다...
나의고기 08-04-04 01:21 0  
참~~~넘추억어린애기네요....... 덕분에 잠시나마 옛일을 되세겨봅니다, 감사합니다
나하나 08-04-18 17:39 0  
예전 부산시절을 생각케 하는 글이군요 적기 감만동 부산신항 공사할때 일은 하지안고 숭어만 가마니로 잡던 기억이 그시절에는 고기들도 약지를 못하고 둔해서 그런지 참 숭어 원도 없이 낚았는데 옛부산 시절생각이 간절히 나는군요 태종대 지금은 어떻게 변해있는지 .....
참볼락 08-10-19 10:29 0  
그시절이 어제 같은데,백발이 성성해서 이제는 온갖 추억들만 남아 있네요. 우리 할머니 애기로는 옛날에 영도에 고래가 많아,늘 영도섬을 돌고 했다는데......... 할머니는 한짓골 갈때 어찌 산세가 험하고,낭떠러지로 이어져 있아 함짓골 갈때마다 울었다고 하네요.지금은 도로가 훤하게 뚫혀 있으니,거기에 송도~영도 에 남항대교도 놓혀 있으니,아!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게 흐르네
징기징고 08-11-11 17:49 0  
아련한 옛추억에 빠지게하네요.....누구나 지난시간은 아쉽고 소중하기에 더욱 가슴이 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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