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낚시꾼2
곤장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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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2 08:19
깜박 잠이 들었나보다.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세우니 언제부터인지 자욱한 안개가 사위를 뒤덮고 있었다.
캐미라이트가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 보였지만, 입질을 구분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시간을 알기 위해 시계를 들여보고는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시간이 벌써 새벽 6시를 훨씬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오늘 회사에서 있을 간부회의를 머리에 떠올렸다.
오늘은 본사에서 내려오는 사장과 이사진들에게 업무추진결과를 브리핑해야 하는 날이다.
머리 속이 어지러웠다.
집으로 오면서 해장국을 한 그릇 해치우고 옷을 갈아입으려 집으로 들어가자 마누라와 새끼들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별 생각 없이 처갓집에 갔으려니 하고 옷을 갈아입고 회사로 출발했다.
이상하게 도로에는 차들이 거의 안보였다. 평소 같으면 벌써 정체가 시작되었을 시간인데...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차가 막히지 않으니 기분은 괜찮았다.
사무실로 들어서자, 몇몇 직원들이 게시판 앞에서 웅성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게시판 쪽으로 다가서자 직원들은 몸을 비키며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왜들 그럴까?'
게시판에는 예정에 없었던 인사발표문이 붙어 있었다. 제일 상단에 나의 이름이 큼직하게 쓰여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대기발령이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건 아니다'
나는 전무실로 바로 뛰어 들어갔다.
속에서 뜨거운 기운이 뭉클거림을 느끼며, 문을 박차고 열었을 때, 본사의 사장이 정면으로 보였고, 그 옆에는 전무, 상무, 그 외 본사 이사들이 심상찮은 눈빛으로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나는 순간 몸이 얼어 붙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김과장, 잘 왔네. 안 그래도 자넬 부를 참이었네."
전무의 목소리는 긴장감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리고 사장과 이사들의 얼굴도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회사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걸까?
이렇게 이른 시간에 회사의 모든 임원진들이 모여있다는 것은 뭔가 회사에 큰 일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었다.
"김과장, 자네 낚시 좋아하나? 그렇게 알고 있는데..." 뜬금 없는 사장의 질문에 나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것 때문에 나를 쫓아내려는가?
사장은 계속 말을 이었다.
"자네 자동차트렁크에 낚싯대가 실려 있는 걸로 알고있네.
자네 지금 즉시 출장을 좀 가야겠네. 박전무! 김과장한테 자세히 설명해주고 오늘 중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조치하게." 사장은 전무에게 지시를 하고 나에게 다가와서 나의 손을 꼭 잡으며 아주 간절한 표정으로 읊조렸다.
"김과장, 자네 손에 우리 회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중대한 일이니 부디 성공시키길 바라네. 부탁하네..."
박전무는 나를 이끌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드링크를 한 병 건네며 마시라고 했다.
나는 갈증이 심하게 나는 것을 느끼며 단숨에 비웠다.
뭔가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게 뒤끝이 개운하지 못했다.
박전무는 아주 무거운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다 가까스로 입을 떼듯 말을 했다.
"이번 일은 자네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야. 자네만큼 낚시에 열정과 실력을 겸비한 사람이 우리 회사 내에는 없는 걸로 알고 있네.
회사의 사활을 걸고 하는 일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주기 바라네."
"전무님,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낚시하고 회사하고 무슨 상관이 있으며, 회사의 사활이 걸린 일이란 게 도대체 뭡니까?"
박전무는 잠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그건 지금 말해줄 수가 없네.
자네는 그곳에 가서 자네의 낚시실력만 최대한 발휘하면 되는거야. 모든 게 끝나고 나면 그때는 자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거야. 지금부터 자네가 꼭 알아야 할 것들만 몇 가지 이야기해 주겠네.
첫째, 지금부터 누구에게도 자네의 출장 건에 대해서 말해서는 안되네.
자네 부인과 아이는 우리가 잠시 안전한 곳으로 모셔뒀다는 것도 참고삼아 알아두게.
둘째, 자네는 지금부터 회사에서 정리해고된 걸로 공고가 나갈거야, 물론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지.
자네가 가야할 그 곳은 절대비밀지역이므로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자네는 아무것도 볼 수 없도록 조치될 것이니 너무 놀라거나 경거망동하지 말게나.
셋째, 자네가 그곳에서 무사히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자네는 영원히 그 일에 대해선 입을 다물어야 하네.
만약 조금이라도 발설 시에는 자네뿐 만 아니라 자네 가족들도 위험에 노출 될거야.
내말 명심하게. 대신 자네가 비밀유지만 확실히 해준다면 자네는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회사측으로 부터 받을 수 있다네. 그럼 부탁하네, 김과장."
박전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었다.
조금 전 에 마신 드링크에 약을 태웠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이미 나의 몸은 바닥을 향해 무너지고 있었다.
3편에서 계속
출처: 다음 블러그 곤장돔 낚시이야기 낚시정통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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