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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옹지마

3 2,810 2003.12.05 16:46

새옹지마

예전엔 금요일이 주(酒)요일이었는데 토요 휴무제 시행이후 목요일로 바뀐듯 싶다. 그래서
특별한 약속이 아니면 금요일 저녁은 집에서 먹는 횟수가 최근엔 많이 늘었다. 여느 때의 금요
요일 저녁처럼 오늘 하루일을 쪼잘대는 마누라에게 실없는 아양을 떨어야 했다."오늘 하루도
고생했지! 애들 숙제 봐주랴! 청소하고 빨래하랴! 야아! 여기 뽈락도 한마리 구웠네! 잘 먹을게."
모처럼의 칭찬에 기분이 좋았던지 빙긋이 웃으며 "그럼요, 집에 있다고 노는 건 아니에요, 얼마
나 할일이 많은데. 표가 안나서 그렇치." "그래, 그래. 내가 다 안다. 당신 고생하는 거." "그런데,
갑자기 왜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요? 그 저의가 무어요?"하며 곱지않은 시선으로 내 눈을 맞춘
다. "아니 이사람이!부부지간 서로 격려하는 말에 저의라니! 알았다, 알았어. 이젠 고생을 하던
말던 끌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집에 오면 지퍼 확 잠구마!" 예상외의 나의 강한 톤에 음찔하는
가 싶더니 어금니에 힘을 팍 주고, 눈을 암소 눈깔처럼 해 가지곤 "격려!, 노고!, 내가 파티마병원
에서 죽니 사니하며 둘째 낳을때 어디 갯방구에 쳐박혀 신선놀음 해놓구선 뭐가 어째?" 으~음,
아이고 약고 죽네! 우째 좀 불리하다 싶으면 6년이나 지난 저 놈의 얘기를 또 꺼집고 나오나. 긴
한 숨과 할 말을 잃은 나는 '빨리 이 순간을 모면하는 것이 상책이다' 싶었다. 그래서 기어들어가
는 목소리로 "아 왜 또 옛날 얘기는 하구 그래. 밥이나 먹자." "흥! 주말이 다가오니까 어디 날 구
슬릴려고…"


날 샜다. 맛 있다는 뽈락구이도 돌을 씹는 듯 하다. 먹는 둥 마는 둥 하다 숟가락을 놓고 조
용히 베란다로 나가 담배 한 개비 꺼내물고 하릴없는 하늘만 바라본다.도시의 불빛으로 맑고
많은 별을 헤아릴 순 없지만 서쪽하늘에 큰 별 몇 개가 보이는 걸 보니 내일은 날씨가 맑을 모양
이다. 게다가 바람도 자고. 오늘 밤 낚시가면 딱 좋겠지만, 이미 들통나버린 작전에 죄없는 담배
만 연신 빨았다. "에이! 다음을 기약할까? 낚시 가고 싶은 마음은 꿀떡같은데. 때론 포기나 단념이
건강에 휠씬 낳을게야." 이렇게 위로하며 창문을 열고 담뱃불을 톡 팅겼다. 범죄자가 범행지역에
다시 한 번 가보듯이 나의 손가락 끝을 떠난 담뱃불이 땅에 떨어질때까지 내려다 보는 것이 사람
마음 아닐까? 그런데 유성처럼 떨어지던 담뱃불이 때마춰 지나가던 파마머리 아줌마의 정수리로
사라졌다. 갑자기 말문이 막히면서 어어~ 신음소리만 내며 쳐다보니 담뱃불이 머리에 떨어진 줄
도 모르고 가던 그 아주머니. 채 두 세 걸음도 못가고 비명을 지르면서 허리를 굽혀 머리를 땅에
쳐박듯이 하며 손으로 마구 터는게 아닌가! 난 아무 말도 못하고 얼른 창문을 닫고 고개를 숙였
다. 하필 그 놈의 담뱃불이 그리로 떨어질 게 뭐람! 어느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불 맞은 그 아줌마
씩씩거리며 아파트 20층을 쭈욱 훓어 올려다 본다. 죄 지은 사람의 마음이 이럴까? 얼른 거실로
도망쳐와 소파에 앉아도 가슴이 꽁닥꽁닥 어찌해야 될 지 모르겠다.


설거지를 끝낸 마누라가 거실로 걸어오며 눈을 휘둥그레하며 쳐다본다. "어디 아프요? 얼굴
은 와이리 창백한교? 낚시 못가서 그라요?" 쉬지도 않고 쏟아내던 질문에 말 문이 막힌 나는 대
답도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인채 앉아 있었다. 그런데 엉뚱한 말이 튀어 나왔다. "왠수 덩거리, 낚
시 갔다온 지 2주밖에 안됐거마는 그 새를 못 참고 풀이 죽어 갔꼬! 쯔쯧…. 바다가 그리 좋으면
가소 가아!" "무슨 일이 이리 풀리나? 의아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 마눌님 얼굴엔 모멸감 반, 측은
감 반이 섞인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내가 그 깟일로 기가 죽으가꼬 어데 쓸란교?"
"아아니, 그게 아니고…" "됐소마, 갔다 오소. 내는 얘들 데리고 영자네 집에 댕겨 올라요. 본 지도
오래 됐고..." 할 말이 없었다. 오늘 저녁엔 저 놈의 여편네가 코끼리만한 덩치와 늘어난 뱃살만큼
이나 너그러워 보인다. 그리고 믿지도 않는 하느님에 대한 감사기도가 회심의 미소와 함께 들릴
락말락하게 절로 흘러 나왔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런 기쁨을 주실려고 마누라가 쌍심지
를 켜고 달라들었고, 내 손가락을 빌어 지나가던 음탕한 여인을 벌주셨나이까? 우리 주 예수 그
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 드리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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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더불어정 03-12-05 21:01
<미녀사냥꾼>님!
정말 놀랍습니다.

요즘 어디 작가 수업받으려
다니시는지요?
이제는 꽁트에 까지
손을 대시디니....

조행기에서 보여 주었던
꽁트작가의 자실을
한편의 꽁트로 리얼하게
보여 주는 군요.

아!부럽다.
나는 언제 꽁트는 커녕
잡문이라도 써보나.
미녀사냥꾼 03-12-06 00:40
더불어정님!
언제 창원으로 근무지 옮기신다고 들었는데...
빨리 뵙고싶습니다.
그렇게 만나
무릅팍정도의 바닷가라도
장대 하나씩 들고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인생진리나 배워볼까 합니다.
그리고
불혹도 채 안된 저에게
선생님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또한
미흡한 글을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송구스럽지만 다음엔 글의 흐름, 구성, 주제, 클라이막스 등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마산 오시면 연락 꼭 주시기를 기대하며
연락처는 뽈사모 홈페이지(http://inkugi.hompy.com)에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그럼 언젠가 뵈어 소주 한 잔 올릴날을 기대하며....
찌 매 듭 03-12-12 10:13
왜 그리 사시나요? ㅉㅉㅉㅉㅉ.........
(나 하나면 되는데.......ㅠㅠ;;)

어디나 꾼들의 입장은 비슷한가봅니다
밖에서는 호기롭게도 보이나 실지로는.....쥐꼬리죠 ^^;;;;;;;;;;

겪어본 일들을 남의 글을 통하여 보니 지난날들이 생각나네요....
보기가 편하게 단락씩 떼어주면 읽기가 한결 편하겠죠 ^^

마나님들은 모두 천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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