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험한 세상의 고통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김일석
오늘,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엘 다녀왔습니다.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서 한 달에 두세번은 꼭 다녀옵니다만
녀석에게 필요한 사소한 군수물자들도
공급자 입장에선 허리가 휘어질 지경입니다...^^
늘 생리대며 과자며 휴지, 라면 따위들과
아주 조금의 용돈이지만...
딸아이는 학기 초에 중증장애인 시설에
3주간 봉사 다녀온 뒤로는 부쩍 철이 든 모습입니다.
늦은 시간 딸아이 친구들과 얘길 나누다
유난히 딸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1년 선배라는데 참 착하고 반듯하게 자란 아이더군요.
이미 집사람과는 몇차례 전화도 주고받았던가 봅니다.
좀 내성적인 듯해 보였지만
공손하게 인사하는 폼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10년 전 쯤에
아이 엄마, 아빠가 함께 승용차를 타고가다
큰 교통사고가 났다는군요.
아빠는 그 자리에서 돌아가시고
엄마는 10년 째 중환자실에 누워있답니다.
아마도 얘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쯤이겠군요.
엄마는 뇌수술을 몇번이나 했음에도
지금 겨우 눈을 뜨고, 조금씩 음식을 삼키며
손발을 겨우 움직일 정도라고 합니다.
이 남학생과 누나, 동생은
친할머니께서 돌보시다 생활이 힘들어
얼마 전 외할머니댁에서 거두었나 봅니다.
기본적인 병원비야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나온다고 합니다만
아이 셋을 더불어키우기가 만만찮아 무척 힘들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장학생으로 학교에서 배려하는 통에
무사히 아이들이 학교를 잘 다니고 있답니다.
누나는 병석에 있는 어머니 간호한다며
간호학을 전공하여 이제 어엿한 새내기 간호사가 되었고
녀석도 공부 열심히 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니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어릴 때부터 결손가정에서 자라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생각하니
아이 얘길 들으며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집사람에게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을
시시콜콜하게 다 얘기하는 걸 보니 마치 친엄마 대하듯 하더군요.
집사람도 그 아이를 좋아하고 아이도 잘 따르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녀석에게 "공부 열심히 해" 하며 꼭 껴안아주었습니다.
심성이 얼마나 곱고 착한지...
고등학생의 생활이란 게
이미 내신이며 과목별 성적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나이인지라
수학하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겠지요.
이 아이들이
이 험한 세상의 고통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나날의 꿈을 꾸며 건강히 커가길 바라며
잘 자라는 모습이 보고싶은 마음을
이 짧은 기록으로 남깁니다.
얘들아, 사랑해~!!
Secret Garden...So of Secre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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