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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떼새 아빠..

3 1,594 2006.06.13 12:29

철 모르는 코스모스 한웅큼 핀 못 가,하얀 개망초 가득한 뚝방길을 걷는다.
이른 아침의 서늘한 대기가 두 어깨에 차겁게 스치고,
떼쟁이 같은 햇살 한 조각이 수면에 부딪혀,자글거리고 있다.

까만 청설모 한 마리,갈참나무 가지를 건네 뛰는 오솔길
하얀 찔레꽃 수줍은 꽃잎 위에청동색 풍뎅이 한 마리 거꾸로 기고 있는 덤불 속엔,
작은 박새,멧새 등이 벌레잡이 하느라,나랑 숨바꼭질..

보라색 엉겅퀴,안간힘 쓰며 기지개 켜고 있는 저수지 연안엔,
손바닥 만한 새끼 배스 대여섯 마리,학살의 잔해처럼 내팽겨진 채 처참하게 흩어져 있다.

멀리,물굽이 사잇길마다 드러나는 아침 운동객들의 숨는듯한 움직임,
속보로 걷고,뛰고 하며 하루치의 운동량을 소화하느라 가쁜 숨을 몰아 쉬는 그 아래..

발 밑에 뭉클뭉클 일어 구름처럼 흐르는 물안개를 보니,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
가끔 솟구치는 잉어의 거꿀잡이가 꿈 같기만 해,길섶 벤치에 앉아 아픈 무릎을 쉰다.

불과 어제,제주도로 수학여행 간 아들 녀석이 벌써 보고 싶은 마음이다.

달에 끌리는 바다처럼,어느새 나는 녀석의 주위를 맴도는 부메랑 되어,
늘,무념 중에도 녀석의 기척을 느낀다.

어제,부산에서 밤배를 탔을텐데,처음 보는 밤바다에 어떤 감흥을 느꼈을까?
뱃머리에 부서지는 물거품 송이를 보며,난간에 기대어 서서,바다 새라도 되는 양,
두 팔을 벌려 별들 사이로 솟아 오르는,그 경이로운 기분을 느껴 봤을까?옛,지 에비처럼..

그래서,항구만 보면 늘상 떠나고 싶어 했던 방랑벽을
역참에만 서면,갈 곳도 모른 채,바람처럼 마냥 들뜨기만 하던 그 설레임을..
미지의 장소,미지의 풍경,미지의 세계를 향한,끊임없는 인식욕,그 구도적인 탐미를

아직은 보도록한 뺨,금새 붉게 물드는 그 눈망울로
가슴에 새싹 틔우듯,하나하나 꽃피우고 가꾸어 나갈 수 있을까?
.
.
녀석,얼마 전에 갑자기,아빠 벽이 너무 높다며 훌쩍이길래,무슨 말인가 했더니
지 아빠의 기대에 못 미칠까봐 그게 너무 마음의 부담이 된다며,기어이 통곡을 하고 만다.

--그랬단 말이냐,여태..그 마음을 몰랐었다니...

충격적인 그 모습에 너무나 마음이 아파,그냥 꽉 끌어 안아만 주고 나왔지만,
왠지 대책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보낸,메세지..

- 사랑하는 아들,김 수성
- 아빠는 너가 넘어야 할 벽이 아니라
- 너가 기대 설 수 있는 담벼락이 되고 싶다.
- 너가 힘들 때,걸터 앉아 쉴 수 있는 얕은 돌담이고 싶고
- 너가 괴로울 때,찿아들어 하소연 할 수 있는 오솔길이 되고 싶구나
- 아들,부디 엄마 아빠를,오랜 친구처럼 편하게 생각하거라
- 따랑한다,,,,

저녁 무렵,입이 귀에 걸린 아들 녀석
-- 우리 아빠 !!..하며 끌어 안고는 놓아 주질 않는다.

착하기는 한데,마음이 이래 여려 어찌 하누,싶은 기우..

차라리,수학 여행지인 제주도에 태풍이라도 불어
며칠동안 죽을 고생 한 번 해 보면 좋을텐데 싶은 괜한 욕심까지

녀석을 향한 에비의 암중모색은,물떼새 만큼 변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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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나도고기 06-06-13 21:44
갯방구님에 그마음 알것 같읍니다,
자식이라는것 언제나 어려 보이고 아무것도 하지못할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훌쩍 커버린것을 보곤 놀라곤 합니다,

품안에 자식이라 같이 있을땐 몰랐는데 작은넘 군대 가더니
효자되고 남자 다워 지더군요,..........ㅎㅎ
제대 보름후 일부러 건설현장에서 고생좀 시켰읍니다

갯방구님도 착하기만한 아들이 미더워서.........???
하지만 ~ 생각 하시는것 보담은 아마도 훌쩍 커 버렸을 겁니다,
자식에 대한 갯방구님에 사랑 참으로 보기좋네요,

언제나 변함없이 가정에 화목과 행복이 충만 하시길.....^^*
거제우연낚시 06-06-14 08:19
아드님이 그 편지를 받고 얼마나 좋았을까..
자식을 사랑하는 님의 마음과 착하고 여린 아드님의 모습이
가슴안에 잔잔한 파문을 일게 합니다.
부모는 늘 자식 언저리를 도는 부메랑일진데
자식은 늘 수박 겉핡기식이 아니였나 반성해 보네요.
끝없는 부모님 사랑에 한쪽 가슴이 아립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마시는 한잔의 차가
더 따숩고 넉넉하게 느껴지는 아침...
아마...
세상부모를 대변하신 님의 글이 주는 아름다움 때문인가 봅니다.
내내 평안하세요..^^*
겟방구 06-06-14 13:29
나도고기님, 빚 진 참소주, 얼른 갚아야 할 낀데,,,,,,,,, ㅎㅎ
아들넘에게 뭔 기대를 갖고 있지도 않고, 어드바이스 정돈데 녀석이 정색을 하고 울기에, 깜짝 놀랬읍니다, 다행히 그카고는 학교생활 더 열심히 하네요,
나도고기님의 가정에 행운이 함께 하시길,,,,

우연낚시님, 님의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그립네요,
선장님은 잘 계시지요?
머잖아 한 번 들리겠읍니다,,, 노상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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