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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니...

39 3,535 2006.04.19 12:46
어머니...

솔가지 타는 향내가 그리운 밤 입니다.
쌀 한줌에 보리한되 넣고 아궁이 지펴 해주시던 밥..
골라도 보리뿐인 밥인데 쌀 한톨 더 자식밥에 얹어 주시려고
밥알을 세시던 내 어머니....

어린시절 어느날...
이웃집 아이가 돌멩이를 던져
머리에서 하염없이 피가 흘렀는데

그 아이의 어머니가 제 머리에 된장을 발라주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집에 들어서는 저를 보고 휘청이시던
당신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마냥 자라지 않을것 같던 어린아이가
벌써..
마흔하고 두해를 살았습니다.

이 다음에 내가 크면 울 엄마 호강시켜 드려야지.....
했던 다짐들은
저만치 세월의 파도에 밀려 보내고 한번도 마음 편하게
못해드린 불효만 저지르고 있습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
그 작고 여린 몸으로 5 남매를 키우시면서
원망섞인 함숨소리,아픈매 한번 들지 않으셨는지요?
코스모스같던 당신손이 점점 나무껍질 처럼 억세짐을 보면서

엄마는 그렇게 하나보다...
당연한 것처럼 여겼던 철없음을 용서 하소서.
길에 밟힌 낙엽처럼 온 몸 으스러지게 일하셔도
엄마는 원래 저렇게 하나보다...힘드시겠네..
그것뿐이였던 아둔한 어리석음을 용서 하소서.

그러나 어머니...
철없고 못난 여식, 언제나 어머니가 그리웠나이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가 안계신 집이 너무나 커보였나이다.
그 썰렁함이 춥고 싫어
어쩌다 어머니가 장사를 안나가시고 기다려 주시면
세상이 다 제것처럼 날아다니는 기분으로 가벼웠습니다.

가만히 당신품에 안겨 아무것도 아무말도 하지 않아도
행복함에 포근했습니다.
킁킁 소리내며 당신의 향기를 코안에 넣어도 넣어도 성이 차지 않았고
기어이 다리한쪽 빌려 잠이든 후에야 떨어지는 그리움..그리움들...

그 지린 그리움은 생이 다하는 날까지 이어질려나 봅니다.
이밤도 당신의 향기 그리워 목이 메여오니 말입니다.
"엄마..난 이담에 커서 시집 안갈래요, 그냥 엄마하고 살꺼에요"
그때마다 정말 반할 그미소로
"지금은 엄마가 설명해도 니가 몰라..
다음에 니가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그때,에미란 사람은 이렇구나..알게야.."
하시던 당신...

그래요...이제야 그말씀의 뜻을 헤아립니다.
이제야...끝없이 퍼올려도 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사랑을 알아 갑니다.
적지않는 나이,마흔하고도 두해를 넘긴 지금에서야...

주름으로 가득 얼굴을 덮고 손등 가득 석화 껍질이된 당신의 사랑..
여식 ..잊지않고 병아리 같은 자식들에게 내리내리 주겠나이다.
그리고...
참됨을,미소를,나눔을 가르키신 당신의 뜻
저버리지 않겠나이다.
어머니...내 어머니..
이밤은 당신의 따스한 품으로 끝없이 파고 듭니다.
당신의 숨소리 너무나 그리워....
건강하옵소서...

몹시도 어머니가 그리운 어느날....



★★★★★★★★★★★★★★★★★


♣어머니의 생신♣


어머니....

조반에 미역국은 드셨는지요..?
사는거에 치여, 변변한 생신상 한번 제대로 차려 드리지 못하는
못난 여식...
염치 없습니다.

길이 멀다는 핑계로
아이 학교 보낸다는 핑계로
장사 한다는 핑계로

돈 몇푼 통장에 넣어드리고 짧은 편지 한장으로
어머님의 생신상을 대신하는
잘나서 서러운 여식 입니다.

그러는데...
뭘그리 잘한다고 전화 한통에,편지 한장에, 연신 고맙다 고맙다 하시는지요?
뭐가 그리 예쁘다고
지문도 다달은 손끝으로 바리바리 싸서 보내시는지요?

내 어미 날 낳아 이렇게 가르키진 않았을진데
어이 당신곁에 가는길은 이리도 멀고 어려운지요?

허덕임에 달려도 달려도 줄어들지 않는 무게에 가슴 미어 집니다.

몇년전....
뇌졸증으로 쓰러진 오빠의 병수발에 아직어린 조카을 셋이나 거두시면서
행여 못난 여식 걱정어린 마음
들킬라치면
"에민 괜찮타..그러니 걱정말고..
아직 성한 몸뚱이에 저축도 하면서 살잖니
그것이 얼마나 감사이고 축복인지...
건강이나 신경쓰고 아범 건사 잘하거라.."
그렇게 타이르시는 어머니...

두고간 올케는 잘살고 있겠지요..
내 어미 등골 다 빼는 만큼....

피어나는 목련빛 한복을 차려 입으시고 나서시던 고운자태
새끼들 뒷바라지에 누더기가 되었을진데
일년에 한두번 얼굴 삐죽 내미는 새끼
뭐가 그리 좋타고 맨발로 뛰어나와 그리도 살갑게 대하시는 지요?

평생,갯가를 떠나선 못 사시던 아버지
쪽섬 몇개,잘지으신 바다농사덕에 그럭저럭 형편 나아질려니
친구분 보증건으로 충격을 받아 쓰러지신 어느날..
서울 대학 병원에서도 포기를 했는데도
그 가여린 몸으로 육중한 아버지를 업고 명의라는 한방병원 마다
어찌 다 두드리셨는지...

극진한 어머니의 간호에 호전된 아버님..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지를 위해 직접 용접하셔서
만들어 놓으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세숫대야 받침...

그 곁에 두손으로 수건을 받쳐들고 계시던 당신의 모습을
여식은 결코 잊을수가 없습니다.

무심한 세월은 기다려 주지않고 쉬임없이 흘러 가는데...
"엄마 기다려..
내년엔 내가 정말 상다리 휘어지게 떠억 차려드릴께.."
있는대로 씩씩하게 큰소리 쳤지만...

오늘..
이른 새벽..
"엄마 미역국 끓여 드세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드린 전화 한통...
"그래 알았다..
하시지만 몸아픈 오빠보며 당신 목에 미역국 못넘기실 분이라는거
알고 있기에...
무너지는 억장에 눈물만 흐릅니다.

어머니....내 어머니...
용서 하세요....
용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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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댓글
거제우연낚시 06-04-24 23:41
해심님...
어머님과의 외식은 어떠셨는지요?
흐뭇해 하시는 님의 어머님 모습이 눈에 아립니다.
뵌적 없음에도 눈가에 잔잔히 퍼지는 온화함이 느껴져 제 가슴안이
따뜻해져 옵니다.
어미란 그런것인가 봅니다.
입안가득 볼 미어지게 맛나게 먹는 자식 모습에서
세상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는....
그것으로 감사하고 그것으로 고마워 하는...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저 또한 감사드립니다.

비바람불지마님...
여건만 주어진다면 늘 그러고 싶지만
그게 어디 쉬워야지요...
철없을땐 정말 언제고 곁에 계실줄 알았는데...
자주는 못하드래도 종종 찾아뵙고 손이라도 잡아 드려야 겠습니다.
자식에게 많은걸 바라시지 않으실진데...
너무 체면만 앞세우는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반문해 봅니다.
잦은걸음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인낚을 알게 된지가 한해가 다되어갑니다.
무매한 아낙인지라 컴이 뭔지도 몰랐던 ...
엊그제 같은데 5월 말일 쯤이면 일년이 되네요.
그동안 눈인사로 안부를 대신해 주시는 여러님들도 계시옵고
부족한 우연에게 일일이 댓글로 안부 묻고 전하며
관심과 용기를 쏟아주신 여러님들....

제 안의 울타리 밖에 몰랐던 우매한 아낙이
이렇듯 고움으로 곁을 주시고 공감해 주신 님들 덕분에
세상이란 밖으로 나왔습니다.
많이 모자라고 어눌하지만 갓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천천히 한발 한발 딛고 나서 봅니다.

조금은 낯설음도, 멋쩍음도, 촌스러움도
정겨움으로 찾아주시고 아껴 주시는 여러님들께
우연 머리 조아려 감사 인사 올립니다.
님들...아름다운 나날 이어 지소서....
노을진바다 06-05-02 16:40
우연님,,,
먼 하느님 나라에 계신 부모님생각하며,,,
좋은 글 퍼 갑니다.
거제우연낚시 06-05-03 22:04
노을진 바다님...
대명이 넘 근사합니다.

그러시군요...
얼마나 뵙고프고 그리우실까..?
좋은글이라 칭해 주시니..부끄럽네요.

어릴적엔 ..
그저 넉넉하고 풍요한 가정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시절 추억이 발판됨에
조금 부족함이 조금 모자람이 흘러 넘치는 것보다
낫다는것을...
아주 조금씩 깨우쳐 간답니다.
그래서 우연은 공감대로 부벼대는 님들이 계심에
행복한 부자임을요....

감사드리옵고 편안한 밤 되시옵소서...
생크릴 06-05-07 13:56
윽.. 또 꽁진강?

타이틀보고 엄니 생각 날까봐 안들어 올라 했는데..

건강하시죠?

전 요새 바다 안가본지가 하도 오래되어서리..

인낚 보는걸로 대리만족 하고 있습니다.

그럼 머하나?? 중층 하고 있죠...

이것도 잼있네요...ㅋㅋ

빨리 배우고 뽈락, 참돔, 벵에 잡으러 가야 할낀데...

갈때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꾸벅.
바닷나비 06-05-08 00:48
에휴 ~
늦은 야밤에 우연히 이글 읽다가 가슴이 저려오는건 왜죠.... ?
오래전에 돌아가셨죠 저의 엄니도...
은나비 06-05-09 11:23
님의 글을 읽고 한참 동안 자신을 돌아봅니다. 내어머니의 몸고생 맘고생 혼자 다시키고...
엄마란 말만 나와도 가슴 울컥하는건 그동안 너무나 몹쓸짖을 했다는 증거이겠지요.
이제 마흔이 넘어 부모님이 되고 자식키워가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내 부모님맘 조금도 헤아리지 못하니, 언제나 철이 들어 내 부모님 맘고생이라도 덜어드릴수 있을련지..
님의 글을 접할때마다 뭔가 나를 붙잡게 하는 님의 힘은 어떤 것인지... 느을~ 고맙다는 말로 인사드립니다.
거제우연낚시 06-05-10 01:23
생크릴님...
미소년 같으신 분..
님도 사연이 있으시군요.
그래요.
다는 몰라도 짐작이 가는군요.
중층도 재미있지요.바다가 동적이라면 중층은 정적이죠.
낚시에 묘미 그것이 아닌가 싶네요..
주어진 시간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기시길 바랍니다.

바닷나비님...
그러시군요.
님의 그리운 이름...이밤에..
저도 조용히 불러 봅니다...

은나비님...
저랑 비슷한 세대신거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님이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벗같은 느낌입니다.
제글이 님을 붙잡는게 아니라
비슷한 세대의 공감이 아닐까 합니다..

살다가...
더러 좋을땐 잊고 있다가도
나 아프고 힘겨울땐 제일먼저 불러지는 이름이 아니던지요?
어머니...
그럴때마다 스스로...
아직도 철들려면 멀었구나를 수십번도 더 되뇌입니다.
괜한 심술도 짜증도 당연한 것처럼 부렸던 어리석음들...
어버이날 꽃한송이 달아드리지도 못하는 죄스러움까지...
언제다 갚을수 있을련지요..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 ...

어머니....
낚즐사모1230 06-05-16 22:06
울 엄마...

불려보고싶습니다...

이늦은시간에 찾다보니.. 우연의 울엄마를 보고있네요..

그리운 울엄마...

다시보고싶다..

다시 포고싶다...

가슴이 매이어옵니다...

그리운 울엄마... 보고싶다......
거제우연낚시 06-05-17 02:01
낚즐사모1230님...
어머님을 부르는 님에 목소리...
물기가득 머금은 눈 촛점이 떨고 있네요.
그리움에 시린가슴...
무엇으로 위안하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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