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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5 2,193 2006.10.23 01:40
imageillust1.jpg


자폐아


1.

널 보면 눈물이 나
선생이 되어
시도 때도 없이
널 보면 눈물이 흐르니
이를 어쩌면 좋아

네 어머니, 네 아버지도
네 삼촌과 이모랑
네 동생도 널 보면
눈물 뚝뚝 흘리는데
자폐에 시달리지 않는 너는
방긋 웃고만 있으니
아, 이를 어쩌면 좋아


2.

보는 이 없어도 들풀은
고개 숙일 때 고개 숙이고
쳐들 땐 쳐들고 섰는데
넌 늘 고개 숙이고 있으니
고개 좀 들어봐 이놈아

묶여있는 것은 바람을 이기지 못해
흔들거리다 좌절하고
흔들거리다 절망하는
네 참된 자유를 잃고
속박의 우주를 방황하는
이놈아, 널 묶고 있는
차가운 족쇄를 좀 생각해


3.

나무의 소리를 들어봐
많은 벌레가
새들이
지네, 지렁이, 부엉이가
버섯과 작은 꽃
덩굴이 휘감고 살다 간
나무의 소리를 들어봐

아파도 소리없이 아프고
슬픔과 기쁨도
아무런 외침도 없이
오랜 시간 제자리에서
사람의 목숨보다
열 배나 질긴 목숨 이어온
나무의 소리를 들어봐


4.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보면
눈물이 나는데 어째요
내 마음의 창을 때리는 빗소리에
눈물이 나는데 어째요
제발 어머니, 아버지
울지 말라고 야단치지 마세요
남자는 울면 안 된다고요?
그런 게 있었나요?

난 고독을 알며
서러움도 알아요
걷기가 서툴러 넘어져
긁히고 피가 나도 괜찮아요
상처는 절로 아물고
새살은 절로 돋아나잖아요

알고 싶은 걸 가르쳐주세요
어떻게 사랑하고
용기가 무엇인지

상처가 나을 때는 간질간질하고
딱지가 앉았다 떨어져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상처가 왜 생겼는지 묻지만
내가 울고 있는 건
내 마음에 남은 흉터 때문이에요


5.

꿈을 꿉니다
길을 걷는 사람들 보며
진초록 숲의 소리를 들으며
어머닐 따라 나선 고향길 들녘을 보며
아파트 모래밭을 뒹굴며
꿈을 꿉니다

사슴 같은 큰 눈망울로
가끔은 소릴 지르며
가끔은 온 몸으로 저항하며
꿈을 꿉니다
아무도 모르는 꿈을 꿉니다



배경음악...들꽃

최근 나랑 만나 자주 싸우고 서로 마음 아프게 하면서
걸핏하면 찢어대고 우는한 아이를 생각하며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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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거제우연낚시 06-10-24 11:26
읽어 내려 가면서...한동안 모든걸 망각해 버린 며칠간에 앓이를 뒤돌아 봅니다.
그것들에 겨워 얼마간 기다리는 친구들 소찬을 게을리 하였습니다.
나 조금의 상처에 주위를 둘러보지 않은체...
다시..
쳐다본 하늘은 저리도 고운데 말입니다.

머리속에 그려지는 두님의 모습이
음악과 어우러져 가슴 싸해 옵니다.
그리고 우연...
꿈을 위해 다잡아야 겠습니다.
흐트러진 매무새...
그리고 들꽃향 가득한 어느님의 미소...
우연 가슴안에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다고 안부 전합니다.
환절기 고뿔 조심하시기를...
서해노을 06-10-27 15:55
읽고,또읽고......어느새모니터가얼비치내요..
가슴이아려오네요
내일이넷쩨주이니자식놈하고놀아야겟네요
김일석 06-10-27 21:47
몸이 아픈 아이, 마음이 아픈 아이...
주변을 가만히 둘러보면 아픈 아이가 참 많습니다.
우리들이 갖고 사는 허영과 사치, 거짓과 교만, 허세, 폭력성...
적어도...적어도...
아이들 앞에서만은 참 인간의 모습이어야한다고 할 때
아픈 아이 앞에선 그 모두가 소용없는 것이겠지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주니 고맙고
또 아이가 아프기 때문에
허영과 사치, 거짓과 교만, 허세, 폭력성을 없애고 우린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을 힘들어 하는 아이의 투쟁과
아이를 지켜보는 절절한 부모의 투쟁을 지켜보며
맑은 가을하늘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언제 그랬냐는 듯 아픈 아이들 모두 툴툴 털고 일어서기를 바라며...

여가람 06-11-06 21:41
잘 읽고 갑니다
일석님.
건강은 어떻신지요
칼있어 마 06-11-15 23:58
그래도 님은 그 아이와 마음이 통하는군요!
몇년전 그런 아이 있었는데, 친구들과는 "응!" 정도의 반응은 보인다던데,
저하고는 말문 한번 못 틔워보고...,

맨날맨날 행복하소서! ^_^

진실하고 떳떳한 자는 못생긴 얼굴도 숨기지 않고
자신을 숨기지 않는자는 친한 사람이 많다
-칼있어 마의 11월 인낚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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