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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密陽)이 뜨겁다.

바닷나비 10 2,657 2007.06.0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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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이 뜨겁다. 경상남도 밀양이 아니라 프랑스 칸에서 아니 이제는 전 세계에서 밀양이 뜨겁다. 바로 칸 영화제에서 영화 ‘밀양’의 주인공 신애 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본지가 얼마나 되었을까. 십 수 년이 아니라 수 십 년이라도 된 것 같다. 그러나 마음 단단히 먹고 오늘은 영화관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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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아서 그녀를 보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 벌써 인터넷 상의 한 쪽에는 축하 분위기로 뜨겁게 달구어져 있는 반면 또 다른 한 쪽에는 종교적인 이슈로 달구어져 있다. 바로 기독교에서의 반응 때문이다. 용서를 주제로 비판적 글을 쓰기도 하고 구원을 주제로 글을 올리기도 하고 주인공의 허영으로 인한 비극의 자초라는 등 이러쿵저러쿵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가? 필자 나름의 관찰과 판단이 있어야 하겠기에 극장을 찾아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465e07c18dbd9&.jpg 
영화는 문광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씨가 감독을 맡았고 신애역을 맡은 전도연씨가 주연, 조연은 종찬역의 송강호씨가 맡아 열연을 하였다. 감독과 연기자들이 영화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영화의 대략 줄거리는 이렇다. 465e077e35729&.jpg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신애(전도연)는 그 남편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아들 준을 데리고 남편의 고향 밀양으로 온다. 밀양에 거의 다 와서 차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카센터에 출장수리를 부탁한다. 카메라가 고장 난 차창을 통하여 비춘 밀양의 하늘은 태양이 이글거리는 맑은 하늘이다. 密陽(햇볕이 빽빽이 비추다)이라는 제목에 걸 맞는 밀양의 풍경을 보여준다. 465e0780da516&.jpg  
출장수리를 나온 종찬(송강호)은 신애를 보자 한눈에 반하고 필요 이상의 친절을 베푼다. 신애는 종찬의 주선으로 피아노 학원을 함께 할 수 있는 집을 구한다. 그리고 매사에 소극적이고 밖을 싫어하는 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하여 웅변학원에 보낸다. 이제 막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던 신애는 외지에서 혼자라는 서러움과 따돌림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돈이 많은 사람인양 허세를 부리고 이로 인하여 엄청난 비극을 맞이한다. 465e0783eb36c&.jpg  
단 하나의 정 붙이 아들 준이 유괴되어 살해된다. 범인은 신애의 사정을 잘 아는 웅변학원의 원장이다. 신애는 거의 정신을 잃고 울분 속에서 산다. 그러던 중 이사 왔을 때부터 전도를 하던 이웃 장로의 부인으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기도회’에 참석하기를 권유받고 교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무덤덤하게 구경만 하던 신애는 모든 사람이 흐느끼며 상처를 토하여 내는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도 모르게 참을 수 없는 아픔의 통곡을 쏟아낸다. 465e07c4be9df&.jpg  
하나님도 눈물 앞에 약한 것일까 목사의 발걸음은 신애에게로 향하고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는다. 점차 신애의 통곡은 잦아들고 마음의 평정을 되찾는 듯 보인다. 그것을 계기로 그녀는 교회를 찾게 되고 신앙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나이다. 여기까지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믿음을 가지게 된 신애는 하나님이 자신을 받아 준 것처럼 그도 범인을 용서해야 하겠다고 나선다. 직접 교도소에 찾아가 그를 대면하여 용서를 선포하겠다는 것이다. 목사와 교인들은 그녀의 믿음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드디어 신애는 교도소 면회실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범인과 마주 앉는다. 그녀는 자신이 하나님을 알게 되고 믿게 되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었고 그래서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인을 용서하러 왔다고 말한다. 그런데 범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신애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기 시작한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범인의 고백 때문이었는데 자신은 감옥에 와서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그 하나님께 회개하였더니 용서를 받게 되었으며 지금은 자신도 마음이 평안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범인과의 면회를 마치고 나온 신애는 주차장에서 기절하고 만다. 이후부터 그녀는 돌변하여 예배를 거절하고 교회 출석을 거부한다. 그녀는 정말 미친 여자같이 거리를 휘 젖고 다니며 나쁜 짓을 하여 하나님과 대결하려한다. 마침내 자신을 전도했던 약사의 남편인 교회장로를 유혹해 야외에서 정사를 가지려다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손목을 긋는다. 죽음이 찾아왔을 때 그녀는 거리에 뛰쳐나와 살려달라고 울부짖고 병원으로 실려 간다.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새롭게 다시 출발하고픈 그녀는 미장원에 들러 머리를 자르는데 하필이면 미용사가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인의 말썽 많던 딸이 아닌가. 465e07c0e899c&.jpg  
신애는 미용사가 한쪽 머리를 자르고 났을 때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집으로 간다. 그리고 거울을 내다 마당에 놓고 자신의 머리를 자르기 시작한다. 잘려진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 마당 구석으로 쓸려가는 곳에는 고인 빗물로 인해 젖어있었다. 그러나 그 위로 햇볕은 따사로이 비추고 있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났다. 필자는 영화를 보러가기 전에 읽은 많은 평들을 보고 나름대로 편견을 가진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서 돌아오는 내내 필자는 그런 편견들을 씻어내려 노력해야 했다. 465e07c024db2&.jpg  
밀양이라는 제목은 이 영화를 경상도의 한 지역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넘어서게 하고 있었다. 원저자의 소설을 많은 부분 고쳐서 각본을 새로 썼던 이창동 감독은 상당히 많은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여 진다. 필자는 한마디로 감독이 밀양이라는 제목에서 이 영화의 결론을 관객으로부터 얻어내려 하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영화의 첫 장면도 그랬지만 마지막도 빽빽한 햇볕, 밀양이었다. 밀양(빽빽한 햇볕)은 구석지고 물(눈물)에 젖은 곳에도 어김없이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한없는 은혜를 상징하고 있었다. 신애가 남편을 잃고 아들을 잃은 다음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대로 하나님의 뜻이었다. 그녀는 후에 남편도 잃고 아들도 잃고 용서할 기회도 잃었다고 울부짖었지만 따지고 보면 그녀는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다. 그녀가 손목을 긋고 죽음에 직면했을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겠지만 빈손으로 왔던 인생에게는 아무것도 자신의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에게로부터 빼앗아 보려고 했던 자신의 그 생명까지도 말이다. 465e07c090c55&.jpg  
그리고 신애가 점차 변하여 가는 것을 영상에서 보여주려고 애를 쓴 흔적을 역력히 볼 수 있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할 정도로 아파했던 그녀가 교회에서 안정을 얻고 신앙을 가짐으로 극복했다고 보았는데 그것이 시작이라는 메시지로 시작하여 성도가 어떻게 시험을 이기고 극복해 가는 가를 보여주려 하는 것이 엿보인다. 465e0781392a0&.jpg  
신애가 범인을 만나고 난 뒤 지금까지의 신앙은 허풍선 같이 무너지고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데 그것은 우선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이었고 점차 대항으로 바뀌어 간다. 그녀는 먼저 예배를 거부하고 교회 출석을 기피한다. 교회에 들어가서 신자들의 기도(하나님과의 만남)를 방해하기 위해 미친 사람처럼 두 손으로 의자를 두들겨댄다. 자신을 위한 기도모임을 하는 교우의 집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 방해를 하고 레코드가게에서 음반을 훔치고 그 훔친 음반을 가지고 교회의 야외집회에 가서 기도하는 시간에 '거짓말이야' 라는 제목의 노래를 틀어 조롱하며 훼방한다. 그리고 자신을 전도했던 약사의 남편인 교회 장로를 유혹해 야외에서 정사를 가지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늘을 향하여 “보여? 이게 보이냐고?”라고 말한다. 물론 그것은 신애의 하나님에 대한 복수극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반항하며 하나님에게 복수를 하려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는 것이다. 신애는 왜 그렇게 하나님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던가? 그것은 하나님이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편을 빼앗아 가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빼앗아 가고 그리고 마지막 자존심의 보루였던 용서할 기회마저도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그녀는 하나님에 대한 복수를 지독히 품어내었던 것이다. 465e07831fe5b&.jpg  
그러나 그녀는 하나님께 복수를 하는 마지막 순간에서조차 실패한다. 손목을 긋고 자살을 함으로서 하나님께 치명적인 복수를 하려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생명을 구걸한다. 거리로 뛰쳐나가 살려달라고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하나님께 항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병원에서 나오는 그녀는 이미 변한 모습이었다. 비록 아들을 죽인 범인의 딸에게 머리를 끝까지 맡기지 못하고 뛰쳐나오지만 그녀의 변한 모습은 바로 다음 장면의 길에서 만난 이웃과의 대화에서 읽을 수 있다. 긴 머리를 한쪽만 자르고 나타난 그녀에게 머리가 왜 그러냐고 물으니 미용실에서 자르다가 그냥 나왔다고 한다. 그러자 이웃 여인은 "...미친 것처럼...."하고 말을 뱉다가 실수한 것을 깨닫고 당황한다. 그러나 신애는 오히려 긍정한다는 야릇한 웃음을 보인다. 이웃 여인도 따라 웃는다. 여기서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말하여 주고 있다. 그리고 따스한 햇볕이 내리비치는 마당에서 머리를 자르고 그 머리가 날리는 곳으로 카메라가 이동한다. 거기는 간밤에 온 비로 물이 고여 있었다. 그러나 그 위로 햇볕은 내리비친다. 密陽이다. 지나간 날의 비극적인 삶에 흘렸던 눈물 위로도 하나님의 은총의 햇볕은 밀양처럼 부어진다는 메시지였다. 465e5846d8802&.jpg  
신애의 동생에게 습관적이지만 교회에 나간다고 말한 종찬(송강호)은 마지막 장면에서 머리를 자르는 신애 앞에 거울을 들고 선다. 이 또한 그녀의 새로운 출발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어쩌면 그녀는 전도인이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믿고 살지만 하나님을 믿으면 보이지 않는 것도 믿게 된다’는 뜻을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햇볕 아래 앉아 머리를 자르는 것도 스스로 하나님의 은총 아래 나아오는 것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났지만 많은 것을 시사해 주었다. 영화는 말로만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다. 보여주는 영상을 통해 포괄적이고 상징적인 메시지를 말한다. 이창동 감독은 ‘밀양은 종교를 말하는 영화가 아니라 인간을 말하는 영화’라고 했다. 아마 감독의 이 말 속에는 불필요한 종교적 논쟁에 휘말리거나 특정종교 세력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호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범인의 잘못된 용서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켜 오늘날의 기독교를 돌아보게 하는 선지자적 역할도 하고 있다. 물론 전도자의 거친 말투와 함께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기는 하지만 눈을 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끝까지 주시해 보면 밀양은 기독교 영화로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인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연찮게 보았던 한편의 영화,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본 느낌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녀왔던 영화관: 부산 사직동 프리머스 시네마, 흐르는 음악: 영화 밀양(密陽)의 주제음악...( 옮겨온 글/ 한사리FC 바다낚시동호회 홈페이지/ http://hansalif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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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댓글
바닷나비 07-06-03 21:53 0  
남편을 잃고 남편의 분신과도 같은 아들을 데리고
남편의 고향 밀양을 찾았지만 다시 아들마저 잃고 종교를
믿게되지만 아들을 살해한 범인마저 용서할 길조차 잃은
한 여자의 갈등.... 한번 보실 것을 권유합니다. ^^
 
연락선 07-06-03 22:28 0  
바닷나비님 칸의두여인의 공통점이 강수연 전도연 두사람 다
얼굴이 계란형에 이마노출이 많은점이 공통이군요
다음에도 이런미인형이 나가신다면 가능성이 보인다고
저개인적인 생각입니다 ㅎㅎ
바닷나비 07-06-04 14:29 0  
ㅎ ~
연락선님 두여배우의 특징을 정확히 보시는군요.^^
영화감독을 하셨으면 좋았을 터인데 스타일도 그렇구요.
밀양 한번 볼만한 영화더라구요.
어부인과 동행출조(?) 한번 하시지요.... ^-^
카사블랑카 07-06-16 20:42 0  
바닷나비님 안녕하세요 ?
밀양영화를 보지 않아도 워낙 감상평을 잘 적어 놓으시니
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프로 평론가 못지 않은것 같습니다 문체나 내용면에서...
대단하십니다 문학적인 소양이...
바닷나비 07-06-18 18:58 0  
이를 어쩌나 ...
며칠 휴가내서 부부동반하여 원도권출조 다녀오느라 카사불랑카님 글을 이제 보았으니 이런 실술... ㅎ ~
어느 정도의 흐름을 알고 영화를 보신다면 더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곧 장마가 시작된다는데 장마철 건강유의하시구요... ^-^
靑明 07-06-24 09:42 0  
님  오랬많입니다

사고후  병원에서  엄살좀 피우느라....

님의 기품있는 삶이 부러울 다름입니다
바닷나비 07-06-24 19:14 0  
靑明님 전에 찌그런진 자동차는 보았습니다만...
입원까지 하셨더랬군요.
죄송스럽습니다. 제가 청명님에 대한 관심을 제대로 갖질 못했나 봅니다. 靑明님께 더 이상의 아픔은 없어야 할 것인데 매사 주위를 조심하시고 부디 몸조리 잘하시고 쾌차하셨면 ...^^*
개똥반장 07-07-04 14:39 0  
아~~~
나비님이 부산분이네요...
그렇군요,
넘 고맙네요,그사이에 영화한 편을 공짜루 감상했네요,
건강하시구 행복하시길.....
바닷나비 07-07-06 00:15 0  
네...
저 바닷나비는 푸른바다가 있는 부산서 삽니다. ㅎ ~
관심깊게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개똥반장님 좋은 밤, 좋은 휴식 가지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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