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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그린 추억이란 그림

거제우연낚시 20 2,547 2012.09.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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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너에게 가는 길은 설렘 이였다.

좋은 일이 있을 땐 좋아서 슬픈 일이 있을 땐 아림조차도


 

엊그제 같기 만한 인연의 시작에서 강산이 두 번 바뀌고도 남는 지금까지

내 안에 넌 늘 새로운 설렘 새로운 그리움 이였다


 

잉크도 마르지 않는 면허증에 지인으로부터 차 가져 온지 두 달 남짓

쏟아지는 폭우도 가로막지 못하는 왕초보의 서툰 걸음으로..


 

20년이 훌쩍 넘게 같이 나눈 세월의 테두리만큼 단단하고 두꺼운 갑옷

그것의 실체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 그것 이였다.


 

도착하니

귀엽도록 새침하게 눈을 흘기며


 


"솔직히 말해

혼자 운전하고 온 거 아니지

형부가 데려다 주고 가신 거지?

아니면 이곳으로 오신 손님분이 계셔 끌어다 주고 가신거 맞지? ..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차안을 기웃 거리며


 

"겁이 많아 장거리 버스도 혼자 못타고 수십 번 가르쳐줘도 혼자 놔두면

길도 못 찾아오는 길치인 내가 아는 그런 사람 맞아?..


 

으응~

안 그래도 영광 가니 제부가 나 한번 쳐다보고 차 한번 쳐다보고

자꾸 그러더니 기가찬가 허공보고 피식 웃더라.


 

"당연하지 누가 믿어

언니 조금 아는 사람들은 아무도 안 믿을 꺼다

원래 간이 컸는데 그동안 내숭 있는 데로 다 떨었구먼.

이 아줌마 큰일 낼 사람이네"


 


 

놀라고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진작 좀 따지 그랬어.

얼마나 좋아 이제 자주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언니야 참 좋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여행도 가끔 다니고 그리 살아요.

조금은 멋도 좀 부리고 언니를 위한 시간도 간혹 가지세요.


 

남들에겐 관대하면서 정작 언니 자신에겐 너무 야박해서

곁에서 바라보면 얼마나 안타까운지 아나요?

이젠 좋은 곳도 가고 좋은 것도 보고 살아


 

툭하면 사치스러운 건 나랑 안 맞다. 소리 이제 그만 하고

도대체 뭐가 사치스러운 건데

남들 하는 거 다는 못하고 살아도 흉내라도 내고 살아야

나이 들어 추억 끄나풀이라도 건지지

더 나이 들어봐 가고 싶어도 못가거든 적은 나이 아니니 동생 말도 좀 들어요


 


 

<img src=



 

언제인가 그날도 비가 내렸지

따지듯 몰아세우며


 

"만날 우리보고 한 박자 천천히 가라고 해서

나랑 내 친구가 언니는 예쁜 곳에서 꽃이나 키우고 때 묻지 않는 공기 마시며

살아갈 사람이라 우리가 놀리곤 했는데


 

왜 그리 급해지고 빨라지는데 왜 그러는데 나 속상하게

사슴 같은 눈망울이 젖어 드는걸 보았지"


 

멋쩍어 내가 그러니 그리 변했니.

말은 그리 했지만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린 시절 소풍날 보물찾기 하면 재빨리 보물을 찾아오는 아이처럼

눈치 빠르고 영특해 감추려 해도 너는 내 미세한 떨림까지 읽어 내렸지


 

불도저도 못 말리는 성격이다. 라고 남들은 말하지만

난 알아 네가 얼마나 여리고 세심한 사람이라는 걸..


 

직접 확인 하라 쏟아 붓지 않아도

한번 마주치는 눈빛에 훤히 파악하는 예리함

전화기 넘어 목소리만으로도

언니 지금 이러고 있구나 하며 찍어 놓은 영상처럼 줄줄이 꿰어

둔한 나를 깜짝깜짝 놀라게 했었지


 


 

드는 나이만큼 펑퍼짐 하고 느슨해진 나태함

동안 방치해둔 소중함 들이 봄 날 싹처럼 솟아오른다.


 

좋은 일이나 궂은일에도 나보다 더 좋아하고 흥분하며

아파하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고 산다는 것


 

얼마나 소중한 귀함이고 행복한 넝쿨이 헤픈 일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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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리 암을 가다


 


 

그렇게 짙은 안개는 드문 일이라던데

세 발짝 앞선 사람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욱한 안개

바다가 가까울수록 우리는 안개에 나라를 진입하는 용병 같았다.


 

시력이 영 아닌 내가 흠뻑 젖은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행여 미끄러질까 조심하고 겁내지 않는 건

발 헛딛을까 손잡아 주는 든든한 동지 때문이리라


 

살아온 세월만큼 수북한 먼지 털어내듯

입은 옷가지를 손으로 탈탈 털고

신비한 안개에 내 몸을 씻어 불어오는 해풍에 말리니


 

왠지 모를 경건함과 엄숙함이 밀려온다.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래 탓일까

안개 속에 피어난 연꽃처럼

단아한 여인이 염주를 손에 걸고 앉은 체 연신 절을 하길레


 

방해될까 조심하며 방석을 깔고 해수 관음상 앞에 서서

칠순이 훌쩍 넘은 연세에도 교회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시는 친정 모친께

먼저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서툴지만 정성을 다해 소원을 빌었다.


 

절대자 이신 신도 중요 하지만 먼저 어머니께 예를 올리는 게 자식 된 도리란

어디 까지나 이건 내 생각이다.


 

날이 좋으면 바로 밑 경치가 절경이라 해서 내려다보니

웅장한 안개의 합창만 피어오를 뿐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염주를 굴리며 아담한 삼층 석탑을 끊임없이 읊조리며 도는 여인의 뒤를 따르니

국화향이 난다.


 

얼마나 진심을 다하면 저런 향기가 날까

내게도 저런 향기를 주십사 500원 짜리 동전 한 개를 석탑 안으로 던졌다


 

안개에 쌓여서인지 절이 주는 묵직함 때문인지 주고받는 대화는

고작 참 좋다 짧은 몇 마디가 다였지만


 

가슴으로 전해지는 무수한 단어들이 유영하는 안개보다 더 많다는 걸

우리는 안다.


 

이 업 시작하고 10여년 넘게 다람쥐 쳇바퀴처럼 같은 일상의 반복

어디를 많이 걸어 본적도 산을 한번 타 본적도 없음에

놀란 다리는 집에 도착해서 자고 나니 기분 좋게 뭉쳐있다.


 

멀리 충청도 오랜 단골님들이 모처럼 오셔 식사 마치고 바다로 향하고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맑은 날 기회 봐서 다시 한 번 가자


 

"그래요 언니 꼭 그래요 참 좋았지.

언니 그거 알아..

신비함 속에 감춰진 풍경보다 더 좋았던 건 언니의 표정 이였어...


 

건강 살펴 야해요 그럴 나이잖아요

난 복잡한 거 싫어해서 다른 건 몰라

아프지만 말아요.


 

가방 안에 챙겨준 홍삼환 을 하나 집어넣으니

안개의 성에 갇혀 미처 못 보고 온 보리 암의 모습이 여운으로 늘어지고


 

그것보다 더 긴 알싸한 그리움은

나에게 어제보다 더 두꺼운 갑옷을 한 꺼풀 덧입힌다.


 

정녕 감사 하다고...


 

그리고 행복 하다고...


 


 

2012년9월6일 우연 일상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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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댓글
솔머리 12-09-06 16:13 0  
우연님 운전실력이 일취월장하셨나보군요~~ 포근한 글 잘 보고 갑니다.
거제우연낚시 12-09-08 10:59 0  
솔머리님..
비가 와서 그런지 장터국밥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님이 펼쳐진 장구경 하면서
뜨신 국물 들이키고 부른배 두드리고 싶어 지는걸 보니
시장기가 돕니다.
늘 잔잔한 시선...
감사합니다
공항조사 12-09-06 21:52 0  
좋은글 잘읽고 잠자리에 듭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거제우연낚시 12-09-08 11:01 0  
공항조사님...
절로 미소 그리게 해주시는 님
편안한 모습으로 자리에 드셨을꺼라 여겨 집니다.
오랜시간 동안 관심으로 우연을 지켜 보신 분임에..
감사함 전합니다
카피아 12-09-07 11:28 0  
우연님 손에 자동차 키를 들고 나가시더니 절에 가셨나 보군요

아침 맛있게 먹고 인상이 후덕하게 생긴 충청도 분들과 소주한잔 기분좋게하고

잘 왔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내일 야간낚시 다시한번 도전할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군요

좋은날 한번 잡아서 가겠습니다.

 
거제우연낚시 12-09-08 11:06 0  
카피아님...
님이셨군요.
댓글에도 마음이 전해져 기회되면 꼭 한번 뵙고 싶은 분이라
생각했었지요.
둔한 우연 이지만 대명만 살째기 귀뜸해 주셨어도 담방 알았을텐데..
그 전날 아우집에 들렸다 밤에 도착해서 찬이 마땅치 않아 죄송했는데
맛나게 드셨다니..
잠시 큰아이 관심있어하는 학원 같이 갔다 돌아와보니
가시고 안계셔서 서운 하기도 했습니다.
인사도 드리지 못했음에..
계실꺼라 했지요.
뵐수 있었음에 좋았습니다.
매력있는 목소리 또 듣는날 기대하면서..^^
못잡는감생이 12-09-07 12:17 0  
허거덩  형수님 운전면허 취득하고 이제는 운전을 손수 하시니 대단 합니다.

형수님 운전 면허 취득 축하드립니다.
거제우연낚시 12-09-08 11:10 0  
못감 아우님...
면허는 등록하고 20일 전후에 취득하고는
겁이나서 운전을 할수 있을지도 미지수 였답니다 ㅎㅎ
근데 생각보다 내 간이 크더라고..
형님이 머란줄 아오..그리 속도를 내모 우야노
원래 그리 간이 큰기가...ㅡ.ㅡ;;
암튼 또다른 세상에 진입한 기분...좋타는 표현말고는 달리 생각 안나지만 귀여운 조카랑 사랑스런 각시보러 갈수도 있으니 긴장 하시요~~~ ㅎㅎ
강태공인 12-09-07 21:18 0  
먼길 장거리 여행에 찬사를 보냅니다.
앞으로 즐거운 날들만 가득 하세요........^^*
거제우연낚시 12-09-08 11:13 0  
강태공인님...
이렇듯 축하 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다.
적지 않는 나이에 내가 할수 있으려나
쭈삣 거리기도 했지만 도전하는 삶..
멋지기도 하네요.
그래서 끝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하는구나..하면서요
거젠 비가 많이 옵니다.
9월의 풍요를 누리시기 바라며 고맙습니다..
도라 12-09-08 10:53 0  
남식이는 머하고 혼자 갔디다 말이가????
하긴...
중년의 아낙이 이 편한 세상에...홀로....
예상 못한 무수한 만남꺼리를 죄다 줏어 담으며.....
여행 다운 발길을 신세대 기계에다 맡겨봄직도 한 일이지머...
잉크 자욱 말리지 마시라...
무에 그리 바빠서 그 자욱을 말리고 싶노....
백그라운드에 이거 한개 꼭 꼭 써 붙이소 제수씨....

                                      좌충우돌 일보직전 !!!
감축드림...^^*
거제우연낚시 12-09-08 11:17 0  
도라님..
친구는 가계보이소~~하고는 줄행랑 칫뿟제요.
아이 셋 손잡고 버스 7~8번 갈아타봐요.
오메 징허게 편하긴 합디다.
진작 안배우고 머했나 몰러~~겁도 무진장 나지만서도 ㅡ.ㅡ;;
명심하리다..고마우이 친구님..글고 혹 아나
친구 터억하니 태워서 도라야~~~내 와따 할랑가 흠...
거제우연낚시 12-09-20 11:25 0  
청호님..
모진 태풍에 경황 없어 이제 인사 드립니다.
운전 잘하시는 분들이 무지 부럽기도 한 왕초보 이지만
천천히 조심조심 다니겠습니다.
걱정 감사함 전하며 가을의 멋스러움 만끽 하시기 바랍니다
거제우연낚시 12-09-20 11:29 0  
천사의검은손 님...
짧은 댓글이지만 무수한 언어들이 난무 합니다.
절을 좋아하던 녀석이라 무교인 제가 종종 절을 찾기도 하네요
그러다 보니 절이주는 묘한 매력이 맘에 듭니다.
조용하고 편안함에 엄숙해 지기도 하구요
축하 해주시니 그저 감사할 수 밖에요.
건강 돌보시고 언젠가 뵙는날 기다려 봅니다..
잡으리랏다~ 12-09-20 12:23 0  
애독자 입니다.
글에 여짓 한번도 서툰 표현은 안했지만 정성들인 문장을 정성스레 읽고 있습니다.
거리가 멀다보니 거제를 가면서도 찾진 못했지만
제가 낚시질 끊기 전엔 찾지 않겠습니까?
뵐 날을 고대해 보며~안전 운전 하세요^^
거제우연낚시 12-09-26 21:38 0  
잡으리랏다~님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우연 부끄럽기도 감사하기도 합니다.
더러 하루 일과에 지쳐 의자에 등 기대고 차한잔 하면서
우연의 살이를 들여다 보실때 부담없으시다면 더 바랄게 없는 우연 입니다.
언젠가는 뵈올 날 기다리는 설렘을 선물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갈빛 진한 향기 누리시는 저녁 되십시오
산적되고싶어 12-10-05 15:58 0  
형수야!
차 운전한지 얼마 안되었잖아 근데도 전국군가봐요 ㅎㅎㅎ
수줍은 소녀 같더마는 오데서 그런 용기들이 생겼는지요 ㅎㅎㅎ
암튼 대단하십니더~
길치라 하더만 그래도 길치는 아닌가봐요
그 머나먼길까지 다녀오시고~
보리암의 운무까지 헤치고 정상에 올랐다니 더더욱 멋지십니다.
맑은날 올랐다며 남해바다의 정겨움이 품에 쏘옥 안겼을텐데요
언젠가 기회되시면 동생분과 한번더 올라보세요
햇살 좋은날 말이죠 ㅎ
안전운행하시고 늘 즐거운 일들 넘치시길 바래요
거제우연낚시 12-10-07 19:59 0  
산적아우님..
안그래도 동생과 그리 약속 했답니다
언제 그럴 기회가 또 올련지는 미지수지만 말에요
응원 힘입어 그래 보리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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