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벌써 두 달이 다 되었구나!

신상품 소개


회원 랭킹


공지사항


NaverBand
점주/선장 > 실시간 조황
b_hot_activegloat_200x80.gif b_hot_nios_200x80.gif

 

 

 

아, 벌써 두 달이 다 되었구나!

9 1,781 2006.04.02 05:39
punggyung85.jpg



아, 벌써 두 달이 다 되었구나!



같은 교과를 진행해도 개인차가 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고
설령 다른 방법과 부연설명으로 이해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해도
며칠 지나지 않아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리는 학생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한다.
하기사 이따위 것 몰라도 세상 살아가는데 그리 지장 있을 일도 아니지만
뭔가 목적의식을 갖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이런 일에도 자잘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학생들 만나는 게 힘든 날이 있는가 하면 유난히 발랄하게 만나게 되는 날이 있는 걸 보면
새 학기엔 학생들과의 심리적인 교류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준비할 게 만만찮은 학기 초, 연일 늦도록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이 찌부둥퉁해져 술 한 잔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가 없다.
식도염에다 궤양, 지방간 등의 증세로 한 달 가까이 약을 먹다보니
남들은 웃고 떠들며 술잔 들이킬 때,
고작해야 옆에 앉아 물잔이나 우유잔으로 허접한 건배를 하기도 한다.
이런 거야 뭐 약간의 섭섭함이 있을 뿐이지 고통도 아니지만 정작 날 괴롭히는 고통이란 게
거의가 사람들의 쪼잔하기 짝이 없는 생각들에 기초한 일처리에 의해서이다.


잠자리날개 같은 가벼운 일에도 참지 못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꼭 내야만 하고
일거수일투족을 몇 푼의 돈으로 셈하는 습관을 지닌 경제적 관점이나
냇물처럼 흘러가는 사소한 얘기들도 인격적인 것과 연관지어 해석하니
관계의 스케일은 갈수록 작아지고 얕아져 보인다.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시 친한 척 해도
서로에 대한 믿음을 마음 속 깊이 갖지 못하고 만나니 사소한 것에서 서로를 의심하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억울한 것은 꼭 그만큼 이기고야 말겠다는 관계로 만나고도
금새 형님, 동생 하며 껄껄 웃는 사람들 모습을 보면
삶에 대한 생각을 컴퓨터게임 정도로 설계하고 있는 걸까?


노력하여 살다보면 발생케 되는,
이른 바 여유로움이란 것도 영원히 제 것이 아닐진대 적당히 선의를 베풀고 살면 좋을 테고
조금 부족하다 해도 나아질 거란 희망을 놓치지 않고 서로 진솔하게 어울려 살면 좋으련만
늘 사람들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일일이 따져가며 산다.
사랑에 올인하고 우정에 올인할 줄 아는, 순정을 가진 사람이 참으로 그립다.


노력하여 함께 가겠다는 노력과 믿음,
부부이거나 친구, 선후배간이거나
우리 모두 그런 노력과 믿음이 부족하지나 않은지 한 번 되돌아볼 일이다.
모두가 고독을 이기기 위해 광장에 나왔으나
여전히 고독한 존재가 되어 각자 자신의 둥지 속으로 돌아간다.
진정 우리의 존재 자체가 고독하고 이기적인 것인가,
아니면 너나없이 고독과 이기를 조장하고 방기하는 것일까?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낚시선배 한 분이
갑작스런 가슴통증으로 병원엘 갔다가 두 달이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캄캄한 방파제, 드럼통을 잘라 만든
장작난로가 활활 타오르는 그곳에 마주 앉아 애잔한 그의 눈빛을 보았다.
싱싱한 장어 몇 마리를 이웃 식당에서 가져와 석쇠에 올려 굽는데
선배는 갑자기 찾아온 절망에 분노하는 푸념을 늘어놓았고
난 그가 여태 지탱해 온 삶의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깊이 느끼며 울고 말았다.
아직은 뭔가를 해야 할 분이며 충분히 잘 해나가실 분인데
주어진 두 달이란 시간은 너무 짧다고 느껴졌다.


그만 가야겠다며 초췌한 표정으로 일어서는 선배의 뺨을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난 울었다.
"형님, 힘 좀 내요!" 하고 외쳤지만 그는 휑하니 뒷모습을 보이곤 그렇게 밤바다를 떠났다.
며칠 전 얼굴 한번 보자는 전화가 있었으나
워낙 밀린 일이 많아 곧 연락드리겠다 해놓고선 엊그제야 비로소 전화를 할 수 있었는데
응급실이라며 들려오는 목소리는 이미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였다.


아, 벌써 두 달이 다 되었구나!
같이 한번 가보자던 경주의 어느 저수지도
시간이 없어 못가보았는데...


Natasha dance

punggyung98.jpg

금정산에서 바라본 동래지역 야경

1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9 댓글
참볼락 06-04-02 13:23
삶이란 기다려 주지 않고,
그냥 무한정 흘려가려는 고독의 몸부림
너무 애처러워 눈물 지어 보지만,
바람이 불면 아득히 사라져 버리고,
그라워 언덕에 올라 저 멀리 가버린 당신을 보면,
서럽게,찬란한 붉은 노을만
더욱 붉게 얼굴을 붉히며
어둠의 바다로 흘려 내리네.



어디서 왔다.어디로 가는지 모를 바람이
너무 시려 댓글 올립니다.
겟방구 06-04-02 16:46
마음만이.. 우주에............
nonanda 06-04-02 19:52
*김일석님!
오랜만에 인사드림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건강하시온지요?!
선배님의 병환에 상심이 크신것 같습니다
우리모두 어느 한군데 이상은 다 아픈 환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중에 두몫 이상은 하지요
언제 얼굴마주하고 님의 고견을 들을 기회가 와야하는데...
그것마져 마음에 끼이는일들이 없어야 하는게...
허거참형님과도 가끔 자리을 하면서...
씰데없는 애기로 웃는시간 보내곤 합니다 만!
건강하십시요!
거제우연낚시 06-04-02 20:54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서...
그분에 대한 님의 애정이 가슴 한켠을 싸함으로 물들입니다.
진정한 관계에 중요성 깊이 새기며...
봄 비 내린 바람결에 두분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 봅니다.
허거참 06-04-02 23:12
쯧쯧..어쩌다 그런 몹쓸 病이..
마음대로 못 하는 게 인명이라지만..
건강만은 스스로 챙길 수도..이것도 젊을 때부터 습관화 되면 모를까..
뒤늦게 각성해봤자 때는 이미 늦어..
레떼 江이 저만치서 손짓하고 있다..

흐르는 세월을 어찌 피해 갈꼬..
늙어가면서 육체도 서서히 쇠해가고..
다만 정신만은 젊을을 유지하고 청정히 살면 그만인 것을..ㄲㄲ..

물속에 대를 담그고 앉아 있으면 세상만사를 다 잊는 無我의 경지..
그 무아를 평소에도 자주자주 가지며 친밀히 지내야..
무아=나(moi)^^
김일석 06-04-03 08:56
이른 아침에 일어나 녹차 한 잔과 함께
모처럼 컴 앞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갖습니다.
아침에 듣는 이 음악 너무 좋습니다.
댓글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노난다님, 두 몫 이상 하신다는 님의 말씀에 고개 숙입니다.
조만간에 바다에서 한 번 뵈었으면 합니다.

월요일입니다.
한 주 힘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더불어정 06-04-03 10:43
아버님 잘례식을 치루면서
잊고 지냈던 몇분의 지인을
만났습니다.

그 가운데는
"어떻게 나를 잊을 수 있어?"라며
서운한 속내를 들어 내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별로 바쁜 생활을 하지 않는데도
내가 왜 그분에게 관심을 갖지 못하고
지내 온 탓에 저분이 저렇게 섭섭해
하게 만들었을까?"

살아 있는 1-2년도 이런데
시한부 인생에서의
한두달은 너무나 긴 세월로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살아 있을 때 섭섭하지
않게 해 드리는
마음의 아량이 그리운 때입니다.

일석님!
마음 넓게 가지시고
틈틈히 찾아 뵙는
여유로움(?)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김일석 06-04-03 11:02
더불어정님, 부친상 치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거의 넉 달 만에
서울서 내려오신 손님을 모시고 낚시 다녀오고나서 부음을 들었습니다.
제대로 위로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요 며칠 사이에 옛동지의 문상을 세곳이나 다녀오면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오래토록 우정과 신의를 지니고 살아온 분들께
나로 인해 섭섭해하시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겠습니다.
더불어정님,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조만간에 바다에서 얼굴 한 번 뵙기를 바랍니다.
전 4월 15일 새벽 여수 작금엘 갑니다.

칼있어 마 06-04-06 11:26
마치 나를 꾸짖는듯하여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힘내시고 활기차게 생활하시는 모습 게속 보여 주시길...,,
가족건강 맨날행복 하소서! ^_^
 
포토 제목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