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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흔적위의 動詞들

4 1,943 2004.11.23 23:21


위대한 흔적위의 動詞들


거문도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먼저인지 소리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리를 튼 용암의 이빨에게도 물어볼 점이 있다. 다만
바람이 일 때, 다만
사람같은 생명이 거문도에 필요하다.
내가 언제 혼신의 소리를 질러봤는가, 사람이 만든
껍질의 굴레를
게고동에 말미잘처럼 겨우
원심력의 한계에 도전조차 無力의
半徑에 어느날 한 낮의 조금달이 거문도에 걸린다.
아, 달이라는 1969년 그여자의 스켄들
강간당해 화장기도 없는 창백한 다른 반쪽에도 그들이 옷을 벗기며
위대한 흔적이라 명명할 때도
너나 나나 외줄타기는 계속되었다.
더 우스운 건
개미의 싸움에 참전하고 사람이 만든
커피와 음악에 취해 애써 거울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한 번도 정이 든 적이 없는 타인들의 심사를 건드리며
물욕과 성욕 못지않는 지배의
사람이 만든 동사를 얼마나 많이 속절없이 사용했던가.
거문도에 바람이 분다.
혼신의 비명이 되어 바다로 떨어진다.
어젯밤 작은 곰을 쳐다보다 갯바위 염소가 된
살아있는 눈의 측은함도
사람이 만들지 않았기를 바라며, 아직 죽지않은 눈앞에
위대한 흔적의 동사를 만들어낸다.
어쩌다 작은 돌구멍이 되었는지, 태풍이 문짝을 날린 큰 구멍이 되었는지
사람맛을 아는 사릿달만 알 것인데, 지금의 나는
시계를 보는 몹쓸 습관을 잃어버리는중이다.
우주의 대책을 간직하며, 소리와 색깔의
위대한 흔적위의 동사들을 챙긴 채로
거문도에 바람이 분다.

***
2004. 11. 21/경주월드

거문도_출조_04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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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허거참 04-11-24 10:10
自然은 하나의 神殿, 그 살아있는 기둥들
그 사이로 이따금 온갖 어렴풋한 말들 흘러나온다
人間은 상징의 숲을 지나 그리로 가고
숲은 정겨운 눈길로 그를 지켜본다.

밤처럼 빛처럼 드넓은
어둡고 깊숙한 통일 속에
긴 메아리 멀리서 어울려 섞이듯
향과 색과 음이 화답한다.

......

'악의 꽃'이 생각나는군요. 물론 잘 아시겠지만.. 그 네 번째 시인 '만물상응'(Correspondances)이란 소네의 첫 부분이지요.

갯바위와 바다와 자연과 세상에서
춤을 추고 흔적을 남기고 가는 인간들
동사뿐입니까..거기에 부사까지..
명사뿐입니까..거기에 형용사까지..

거문도에 이는 바람..
거기에 보이는 큰곰, 작은곰..
거기에 갯내음까지..
거기에 저 또한 토씨 하나 남기고 싶군요. ^^
더불어정 04-11-24 12:50
자연 속에 뭍혀
시간 조차 잃어 버리고 싶은
대이리 형님의 마음이
녹아 내리는 군요.

언제 봐도 아름다운 글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생크릴 04-11-24 23:16
존경하옵는 형님의글을 접할때마다

이건 예술이야 하면서도

그 깊은 어느 한쪽으로는 짧은머리로

이해가 완전히 안되는것이

한두개가 아니온지라

심후한 그 무엇의 이해에 있어서

바라옵건데

어려운 용어에는 주석을 좀 달아 주심으로

어리석은 민초들의 문학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그럼 환절기에 고뿔 조심 하시고 건강 하십시요..^^
경주월드 04-11-28 13:56
다시 강화도에서
1.8 키로 전방의 해물마을(선동마을)이 손에 잡힐듯 하는데
무심한 바닷새가 밴댕이 한 마리를 북으로 공수하네요.
저 새들의 동사는 우리가 지어주기 전부터, 그들만의 공유로 훨훨 날아갑니다.
본능과 자유는 애초에 한 배(船)인지라 역시 바람과 같습니다.
저(우리)때문에 흠집이 날까봐 얼른 자리를 떴습니다.

서해대교를 넘어오니, 아름다운 동사를 간직하신
님들이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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