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가을, 광풍처럼 몰아치기 시작한 볼락루어 유행은 영남지역을 강타했으며, 그 여파는 전남지방과 동해권, 수도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침체기에 있었던 국내 낚시 제조업계는 이러한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 내 재고까지 동이 날 만큼 ‘우리 마당에 남의 잔치’를 시켜준 꼴이 되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뒤늦게 개발을 시작한 몇몇 업체들은 중저가의 볼락루어 제품군을 내 놓기 시작했는데, 이 중 몇몇 제품은 의외의 품질과 가격으로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지만 대부분은 급조된 제품들이어서 조악한 품질로 외면을 받기에 이르렀다.
볼락루어 초창기 국내 제품 중에서도 ‘제법 쓸만한’ 낚싯대로 분류되었던 제패월하는 동급의 루어대와 비교되는 고품질로 마니아층을 양산했다. 국내 볼락루어대가 초기에 입문자들을 위주로 저가 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춘 것에 반해 365사의 제패월하 시리즈는 처음부터 중급자 이상의 눈높이를 지향한 것으로 보인다. 편심 없는 최고급 블랭크, Fuji 가이드 & 릴시트, 극세 솔리드 탑, 안정적인 무게 중심으로 타 브랜드의 제품보다 2~3만원 높게 책정된 가격에도 불구하고 알만한 ‘선수’들은 선택할 수밖에 없는 낚싯대 였다.
제패월하가 출시된 후 3개월 정도가 지난 다음 새로운 제패월하가 출시되었다. 샘플로 도착한 제품을 처음 봤을 때 초기 제패월하는 수정본 정도로 생각했던 나는 실제 낚싯대를 들어보고 완전히 모습을 달리한 새 낚싯대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제패월하 프리미엄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처음부터 다른 모델, 전문꾼의 필드감각에 도전
한 달에 두어 번 출조하는 찌낚시 전문꾼이 되기 위해서는 최하 4~5년의 시간을 투자해야 이제 낚시 좀 한다는 소릴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볼락루어의 경우 바다만 가까이 있다면 거의 매일 출조할 수 있으므로 마음만 먹으면 몇 달 만에도 ‘나름 고수’가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 시즌 볼락루어 열풍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입문자들은 거의 매일 밤바다를 ‘배회’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갔는데, 급격하게 성장하는 이들의 실력과 눈높이를 만족시켜 줄 만한 마땅한 국내 제품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이들은 아직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브랜드의 제품까지 찾아내 해외구매대행사를 이용하는 적극성까지 보일 정도로 구매욕구가 대단했다. 제패월하 프리미엄은 바로 이들의 구매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제품이었다. 아쉬운 점은 너무 늦게, 혹은 너무 빨리 나왔다는 것이다.
2007년 봄 시즌을 겨냥했다면 제패월하 프리미엄 시리즈는 적어도 2월, 늦어도 3월에는 출시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제패월하 프리미엄이 출시된 것은 6월. 시즌을 거의 접을 때였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너무 빨리 나왔다. 2008년 가을로 본다면 말이다.
어쩌면 이러한 출시 시기 때문에 제패월하 프리미엄은 큰 ‘이슈’가 되지 못했을 수도 있었지만 뒤늦게 이 제품을 접한 이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들 중 하나가 바로 본 기자다.
서론이 길었다. 이제 본격적인 사용기로 들어가 보자.
전혀 다른 DNA, 전문꾼 레벨의 맞춤 제품
제패월하 프리미엄이 보급형(정확한 명칭은 아니지만 구분을 위해 기존의 제패월하를 보급형이라 하겠다)과 같이 출시되지 못한 것은 처음부터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기본적으로 같은 낚싯대에서 몇몇 부품과 도장만 바꾸어 고급형과 보급형을 구분하는 것이 비해 제패월하는 아예 다른 제품으로 설계 되었다. 외견상의 차이는 보급형과 고급형의 큰 차이는 없다. 프리미엄이 금장을 사용했다는 정도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 들어 보면 완벽하게 차이난다.
보급형의 경우 5:5 휨새를 가지고 있어 낚싯대를 들자마자 ‘낭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볼락낚싯대는 낭창해야 한다는 꾼들의 생각에 딱 들어맞는다. 제패월하 프리미엄은 다르다. 들자마자 ‘뻣뻣하다’고 생각된다. ‘무슨 볼락대가 이렇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휨새는 7:3 정도. 흔들어 보기 위해 쥐어보면 손에 딱 들어오는 그립의 감촉이 좋다. 고밀도 EVA가 사용된 손잡이가 안정된 쿠션을 제공한다. 릴을 채우기 위해 릴시트를 돌려보면 보급형과 다른 점이 보인다. 제패월하 프리미엄은 위에서 아래로 릴을 고정 시키는 다운-락(Down-Lock)방식이다. 최고급 Fuji 릴 시트는 릴을 안정되게 잡아준다. 무게중심은 릴 시트의 끝 부분에 정확하게 머문다. 블랭크 터치식으로 제작된 제패월하 프리미엄은 검지를 릴 시트 앞으로 내밀어 미세한 진동을 파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방식은 무게중심과 어우러져 장시간의 낚시에도 피로감을 없게 해 준다.
낚싯대를 잡고 캐스팅을 해 보면 날씬하게 잘 빠진 블랭크가 날렵한 소리를 내며 공간을 가른다. 다소 낭창한 보급형 보다 프리미엄은 사용자의 의도대로 방향이나 거리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조작감을 제공한다. 경량의 지그헤드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해 주는 낚싯대다. 더구나 제패월하 프리미엄의 허용 루어 무게는 0.5~5.0g. 탄탄한 허리힘을 바탕으로 메탈지그, 미노우 같은 하드베이트나 메바트로볼 채비 같은 중량감 있는 볼락루어채비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싱커를 이용한 다운샷 채비도 자유롭게 해 볼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므로 볼락을 넘어 하드락피쉬 루어게임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섬세한 가운데 터프함이 돋보이는 이중인격자 같은 낚싯대라고 할까.
제패월하 프리미엄을 처음 쥔 것이 6월, 뒤늦게 제품 사용기를 적는 것은 시즌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명기에 대한 애석함 때문이다. 출시된지는 6개월이 지났지만 이제 첫 시즌을 맞이하는 제패월하 프리미엄은 볼락루어 낚시인들은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제품이다.
2008 볼락 시즌을 맞이해 지난 해를 경험 삼아 제대로 된 낚싯대를 만들어 보자는 업체들의 제품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각 업체의 주력 제품 라인업을 보면 지난 해와 전혀 다른 제품을 내 놓은 회사가 있는 반면, 재미를 본 업체는 후속 모델을 추가하거나 고급 사양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어쩌면 365사의 제패월하 시리즈만 그대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패월하 프리미엄은 올해 출시된 극히 일부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단연 탑클래스의 스펙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자가 지금껏 휘둘러 보거나 직접 사용해 본 제품군들 중에서 발군의 품질을 자랑한다. 덕분에 제패월하 프리미엄은 지난 봄부터 지금까지 기자의 취재현장에 빠지지 않고 함께 동행했다. 특히 여름 갈치낚시 때에는 뛰어난 감도와 액션으로 함께한 꾼들의 시기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들 중 몇은 곧바로 제패월하 프리미엄을 주문하기도 했었다. 직업적 특성상 많은 제품을 접하지만 손에 오랫동안 잡히는 제품은 몇 되지 않는다.
사실 얼마 사용하지 않는 제품의 사용기를 쓰는 것은 쉽다. 업체에서 제공하는 제품 스펙 몇 개와 한 두 번 흔들어 보고 현장에서 낚시 몇 번 해 보는 것만으로도 기사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정작 6개월 이상을 동고동락 해 온 제패월하 프리미엄의 사용기를 쓰려고 하니 구체적인 설명을 쓰기가 매우 어렵다. 어쩌면 겉으로 드러난 스펙을 넘어 이미 내 낚시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이 낚싯대에 대한 사용기는 지금까지 서술한 것처럼 ‘느낌’으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것 같다.
제패월하프리미엄의 느낌을 다 전하기에는 본 기자의 글솜씨가 너무 부족하다. 다만, 이제 시즌은 시작되었고, 초반부터 제패월하 프리미엄과 나는 맹공을 퍼붓고 있다. 올 시즌은 느낌이 좋다. 좋은 친구를 만났다.
<제품 문의>
http://samyuko.kr
전화 : 055-295-3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