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감성돔의 계절별 회유론에 대한 생각이다.
예전에는 감성돔이 계절에 따라 장거리를 회유할 것이라고들 했다.
진해 삼포에 있는 감성돔이 한겨울이 되면 해금강이나 손대도까지 내려 간다는 둥, 나로도의 감성돔이 한바다를 건너서 거문도까지 가서 겨울을 난다는 둥....
요즈음은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회유성 감성돔과 붙박이성 감성돔으로 구분을 하여서 회유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가지 정황들을 바탕으로 유추해 보면 감성돔은 장거리 회유가 불가능하다.
감성돔의 체형이나 파워를 보면, 단거리 육상선수에 가깝지 결코 장거리 마라톤선수가 될 수는 없다. 바닥층에서 주로 먹이활동을 하는 어종이 어떻게 쾌속선으로도 몇 시간 걸리는 깊은 난바다를 먹지 않고서 건널 수가 있다는 말인가.
그러면 한겨울에는 감성돔이 어디로 가버린 걸까?
근방의 수심깊은 물골로 거처를 옮기는 것 같다.
욕지권 봉도의 경우 가을철에 그토록 갯바위에서 많이 잡히던 놈들이 수온이 내려가면 입질이 끊긴다. 하지만 갯바위에서 50m 만 벗어나도 수심이 30 ~ 40m 로 깊어지므로 선상낚시에서는 계속해서 고기가 올라온다.
납도 홍합여의 경우도 본류가 본섬과 간출여 사이를 계속해서 지나고 조류방향이 수심 깊은 곳을 향하며 갯바위에서 70m 만 벗어나면 수심이 30m이상 급격히 깊어지므로 일년 사시사철 갯바위에서 고기가 올라온다.
이처럼 영등철 선상낚시를 하는 곳도 해도로 확인해보면 한결같이 주변에 비해서 수심깊은 물골이 갯바위 가까이 이어지는 곳들이다.
감성돔의 월동처의 조건은 수심이 20 ~ 30m 이상만 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으로 감성돔의 일일 활동반경에 대한 생각이다.
물고기의 체색으로 그 고기의 거주환경을 유추해 볼 수가 있다.
볼락은 짙은 고동색이라서 암초의 작은 틈새에 박히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고등어는 푸른색이라서 중층에 떠 있어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벵에돔은 해초밭에서 주로 머물므로 녹색이다. 뻘밭에서 주로 잡히는 장어나 도다리는 옅은 갈색이다. 참돔이나 열기같은 심해성 어종은 주로 밝고 붉은색이다.
아마도 깊은 곳의 해조류는 붉은색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돌돔은 회색이면서 줄무니가 있다.
해저암벽의 틈새에 붙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감성돔은 왜 회색일까?
아마도 주로 머무는 곳이 바닥이 모래밭이면서 암초가 듬성듬성 있는 곳에서 머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돌돔처럼 좁은 틈새에 박히는 어종은 아닐 것이다.
또한 참돔처럼 너무 깊은 곳까지는 내려가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한편 낚시바늘에 걸렸을 때 순간적,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아도 감성돔은 볼락이나 벵에돔, 돌돔과는 달리 좁은 틈새에 박히는 고기가 아니라 깊은 곳에서 거슬러 올라 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물고기의 비늘모양으로도 그 어종의 습성을 유추해 볼 수도 있겠다.
극단적으로 암벽틈새에 몸을 숨기는 돌돔의 경우 비늘이 아주 작고 껍질이 페파?처럼 질기다. 벵에돔도 비슷하다.
중층에 회유하는 어종들은 물과의 접촉저항을 줄이기 위하여 껍질이 부드럽고 액체로 덮여 있다.
하지만 감성돔이나 참돔의 비늘은 큰 편이다.
좁은 틈새에 시달리면 손상을 받기 쉬운 모양이다. 주로 거주하는 곳이 좁은 굴보다는 사니질대의 바닥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대부분의 갯바위에서 50 ~ 100m 사이의 거리일 것이다.
이런 곳에서 단지 머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먹이감도 있어서 그곳에서도 먹이활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갯바위 가까이로 나와야만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갯바위 근처까지 다가오는 타이밍은 본류가 갯바위 가까이로 지나갈 때 뿐이다.
입질시간대가 초들물이냐 중들물이냐 썰물이냐 하는 것은 그 포인트 특성상 어느 때가 본류가 받쳐 주는 타이밍이냐에 달려 있다.
여기서 본류라 함은 속조류가 움직이는 힘이 있는 물을 말함이지 낚시를 본류대 속에서만 해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속물이 움직여야 플랑크톤도 떠오르고 그에 따른 먹이사슬도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급류대 속에서는 먹이감도 노출되지 않을 것이고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도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략지점은 본류대 근방의 흡입지류에서 하는 것이 유리하다.
감성돔의 먹이활동위치는 이러한 속조류가 움직이는 곳의 위치변화에 따라서 바닥의 골을 타고서 기어올라 가까워지거나 점차 멀어진다고 본다.
이러한 물이 형성되는 소위 '감시물'을 찾을려고 항상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감시물'이 아닐 때에는 아무리 밑밥을 쏟아 부어도 감성돔의 입질을 받아본 적이 아직 한번도 없다.
감성돔의 입장에서는 위에서 내려오는 생소한 크릴에 미련을 버리고, 속조류에 의해서 형성되는 먹이활동장소를 쫒아가야한다는 본능이나 생존경험에 따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대부분의 갯바위에서는 이런 물이 받치는 시간은 잠깐이다.
하지만 납도 홍합여나 안장덕 같은 곳은 시간대별로 계속해서 이런 물이 생기는 곳으로 자리이동을 하면서 낚시를 할 수가 있다.
남해안 외해권에서의 조류방향은 시계방향으로 돈다.
수년 전 고성내만에 있는 소치섬의 유명한 포인트에 내릴 때 가이드 왈, 갯바위 바로 밑에 굴이 있어서 그 속에서 감시가 기어나와 입질을 하므로 발 밑에만 밑밥을 쳐서 감시를 꺼집어 내어야 한다고 일러 주기에 죽자 살자 시키는 데로 열심히 했었다.
지금이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바로 흘렸을 것이다.
감성돔은 갯바위 가장자리에 항시 머무는 고기가 아니다.
또한 밑밥에 유인되어 몇 십 메타를 조류에 상관없이 거슬러 오는 고기도 아니다.
밑밥은 근처에 다가온 감성돔의 시선을 끌기 위한 수단일 뿐이므로 지나치게 많은 양의 밑밥보다는 적당한 양을 정확하게 투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 때가 아니다 싶으면 휴식을 취하거나 고착성 어종을 노려서 횟감이라도 마련하는 것이 실속이 있다.
바다백호: 안녕하십니까? 글 잘읽었습니다.진해에 거주 하십니까? 중형이상은 모르겠지만 손바닥. 깡냉이의 경우 감성돔의 습성을 배우면서 낚시를할때 어릴적 의문이 생겼습니다.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삼포에서 잡어낚시를하다가 물론 전 잡어경우에도 목줄을 길게(한발이상)사용하였지만 연안에서 추운계절에 올라오더군요.그렇게 의문가지다 올해 마산연근해 원전방파재에서도 2월말에 불럽잠수(독고다이)하시는분이 낚시하는 앞에서 하면서 미안한지 깡냉이 4마릴를 주더군요. 어디서 잡았야고 물으니 실리도에서 잡았다며 그러군요.아마도 중형이상은 영등철 수온이 내려감으로 깊은곳으로 이동하지만 깡냉이는 내려가니 힘이드니 암초나 여밭에 자랄때까지 그해를 지내나 보다 생각하고 때가된다면 수중촬영해봤슴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감성돔의경우 촬영이 악조건이란건 알지많은요. -[05/16-21:11]-
감성킬러: 내용 유익하게 잘읽었 습니다...귀하의 글에 동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그러나 지느러미도 없는 전복이 수십킬로 미터나 이동 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 그들은 어떻게 지너러미도 없이 수십킬로를 이동할까요...? -[07/25-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