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들로는 일상에서의 벗어남, 바다내음, 손맛, 입맛도 있지만, 가장 큰 재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어를 낚기 위해서 변화무상한 바다와 나를 일치시키는 행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옆 사람은 입질도 못 받는데 자기만 고기가 계속 물어줄 때의 기분?(물론 밖으로 드러내지는 못 하지만 ^_^ ) 그래서 '인자 요산이요 지자 요수라' 했나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낚시인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중 한 명이 일본의 우자와마사노리였다. 왜냐하면 GTR찌를 개발한 사람으로 착각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평범한 아저씨처럼 생긴 기자쿠라의 사장이 개발한 것이란다. 또 한번 실망한 것이 여수에서의 그의 감성돔낚시동영상을 보고 나서다. 낚시 장소는 여수의 성암등대였다. 3일간의 낚시 동안 단 한번도 입질을 받지를 못했다. 옆에서 다른 사람들은 여러마리의 감성돔을 잡아올리는 데도... 그가 말하는 자연조법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대상어가 벵에돔이 아닌 감성돔이라면 감성돔의 기본 습성에 바탕해서 낚시가 시작되어야 했겄만... 미끼가 아무리 밑밥과 동조가 잘 되어도 그 밑밥층이 감성돔의 유영층과 일치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내 생각에 성암등대는 민장대맥낚이 가장 효과적인 기법이라고 본다. 성암등대는 다이몬드형상으로 동서로 약간 길게 뻗은 여로서 조류가 빠르며 가운데 등대있는 부분은 수심 8m 정도로 직벽형태로 되어 있다. 그러기에 가장 쉬운 공략법은 본류가 비켜가면서 물이 죽는 가운데의 좁은 델타지역을 노리는 것이다. 그 지점은 밑밥을 안 쳐도 감성돔이 스스로 찾아와서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다. 감성돔의 식탁위에 먹이감을 갇다 바치는 것이 오히려 자연조법이 아닐까?
그와 생각이 다른 또 한가지는 물고기가 목줄을 본다고 생각하느냐하는 질문에 그는 "예스"라고 답한 점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낚시인들도 공공연히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가는 목줄이 유리하고, 줄의 파마현상을 없애야하고, 목줄의 경사각을 45도로 유지해야 한다고들 설명한다.
물론 경험적으로는 일리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경험의 해석이 잘못되면 그 이후의 낚시는 엉터리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어류는 척추동물에 속하기는 하지만 진화의 가장 아랫단계에서 갈라진 부류이다. 감성돔의 뇌의 크기는 고작해야 1 ~ 2gm 밖에 안 된다. 그 정도의 뇌의 용량으로는 사고력이나 예측력, 장기간의 기억력등의 고도의 두뇌활동을 수행할 수는 없다. 반사신경과 본능, 잠깐동안의 기억력정도만을 수행할 수 있는 용량이다. 그러기에 목줄이나 바늘을 본다고 해서 미리 이상하다고 판단하거나, 예전에 당했던 경험이 있다한들 그 기억을 되살리는 것은 아니다. 먹어도 되는지의 판단은 일단 입에 물어본 뒤에야 가능하다고 본다. 씹어보고 먹어도 되겠다 싶거나 삼키기 용이하면 삼키는 것이고, 딱딱한 바늘이 느껴지거나 미끼에 달린 줄이 걸리적거리면 삼키지를 않고 뱉어버리는 것이다.
입질이 약다고 하는 표현 속에도 물고기의 지능을 높게 봐주고 싶은 뜻이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물고기는 어류에 속할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물고기가 똑똑한 것이 아니고 미끼를 자연스럽게 연출 못한 사람이 멍청한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엇일까?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물고기의 먹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모 낚시동영상사이트 프로그램중 일본에서 감성돔의 먹는 모습을 수중촬영한 것이 있음.) 물고기가 인간과 신체구조적으로 다른 점은 '손과 목이 없고, 구강의 구조가 다르다'는 점이다.
손과 목이 없으므로 먹이감을 발견하면 바짝 다가서서 몸전체의 방향을 미끼방향으로 틀어서 정조준한 뒤 아가미의 흡입운동으로 흡입한다. 그러기에 먹이를 입안에 넣는 동작이 사람처럼 정교하지가 못하고 움직이는 먹이를 입에 넣는데 몇 번씩 동작 실패도 있다. 입안에 넣은 뒤에도 대개는 바로 삼키지 않고 잇빨로 한 두번 씹은 뒤 내뱉는다. 살아있는 먹이감은 숨통을 어느정도 끊어 놓아야 하고, 딱딱한 미끼는 어느 정도 부드럽게 부수어서 삼키기 위함이다. 혀는 있지만 정교한 운동성이 없고 딱딱하기 때문에 입안에서 씹어 돌리지를 못하므로 내뱉는 동작이 필요하다. 입안에서 식도로 먹이를 옮기는 데에도 어느 정도의 아가미의 흡입력이 작용할 것이다. 동영상을 보면, 목줄이나 바늘위 20cm 정도에 물린 1호정도의 봉돌무게를 전혀 의식 않고서 미끼를 문채로 고개를 돌리다가 줄이 팽팽히 당겨지니까 그제서야 고개를 다시 되돌리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고개를 한 번 돌린 후에도 제물걸림이 안되었다면 다시 내뱉을 수가 있다는 말이다. 이 동영상은 바닥에 있는 미끼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므로 떠 있는 미끼는 더 예민하게 반응을 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줄이나 봉돌에는 전혀 무관심한 것 같고, 참으로 멍청한 놈들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상을 정리해 보면, 미끼를 물고기의 가시거리까지 도달시켜야 하고, 물고기가 정조준할 수 있는 속도내의 움직임이어야 하고, 미끼의 저항력이 적을수록 유리하다.
세번째 변수인 미끼의 저항력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자연스러움, 부드러움등의 애매한 단어가 아닌 저항력, 즉, '힘'이라는 단어의 의미이다. 이 저항력은 어디에서 생기는 가? 미끼크릴과 밑밥크릴과의 차이점은 미끼크릴은 찌와 줄, 바늘에 구속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들이 저항을 유발하는 원인들이다. 먼저, 어신찌는 부력에 의한 저항과 부피에 의한 유체저항을 유발하고, 수면하의 원줄도 줄의 굵기에 의한 유체저항을, 수중찌나 봉돌은 부피에 의한 유체저항과 무게저항을, 목줄도 가늘기는 하나 분명 굵기에 의한 유체저항을 유발한다. 물고기의 입장에서는 저항을 느끼는 순서가 위와 반대일 것이다.
찌의 부피나 줄의 굵기에 의한 유체저항은 채비를 거두어 들일때 느끼는 힘의 정도와 비슷하다.
어신찌의 부력과 흑단이나 봉돌에 의한 무게저항은 상반된 힘이지만, 물고기한테는 둘다 저항으로 작용한다. 낚시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잔존부력만을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둘은 각각의 힘으로 작용한다. 3B 어신찌와 3B 봉돌을 셋팅한 채비와 1호 어신찌와 1호 봉돌은 단 채비는 고기가 느끼는 저항의 정도가 확연히 다르다. 고기의 입장에서는 어신찌의 부력은 가장 나중에 작용하는 것이고, 봉돌의 무게저항을 먼저 느끼게 된다. 그러면, 무게저항이란 무엇인가? 채비가 정지된 상태에서는 어신찌와 봉돌의 힘은 '0'이지만, 이것의 움직임을 유발하면 순간적으로 이 균형은 깨어진다. 즉, 봉돌은 봉돌대로 내려가려는 힘이 작용하고 어신찌는 뜰려는 힘이 작용한다. 봉돌이 어신찌의 부력에 의해서 수중에 뜬 상태로 정지되어 있지만 이것을 움직이려고 하면 고기한테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봉돌의 힘을 느끼려면, 민장대에 3B 와 1호 봉돌을 물려서 바닥에서 들었다가 놓아보라. 1호 봉돌이 바닥에 닿을 때는 쿵하는 정도의 느낌을 받을 것이고, 3B 봉돌도 집중하면 톡하는 정도의 느낌이 손에 전달될 것이다. 이 힘은 반유동채비에서 고기가 미끼를 순간적으로 밑으로 당길 때 흑단이나 구멍봉돌과 도래와의 간격이 발생했다가 다시 부닺히는 순간의 충격과 동일하다.
이러한 힘들의 크기를 비교해 보자. 아마도 유체저항이 가장 클 것이고, 봉돌의 무게저항, 어신찌의 부력의 순서일 것이다. 물 속에 있는 채비를 당기거나 거두어 들이때 들어가는 힘과 어신찌를 손가락으로 물속으로 튕길 때의 힘을 비교해 보라. 여기서 봉돌과 어신찌의 순서는 저항의 크기보다는 물고기에 전달되는 우선 순위를 더 고려한 것이다. 유체저항도 물고기의 입장에서는 우선 순위가 목줄의 굵기, 흑단이나 봉돌의 부피, 수면하 원줄의 굵기, 어신찌의 부피 순으로 중요하지 싶다. 어신찌의 부력은 물고기의 입장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느끼는 힘이다.
또 한가지, 동일한 채비라도 작용하는 힘이 달라질 수가 있다. 예를 들면, 바람이 심하거나 이중조류현상이 발생되면 표층채비가 밑채비를 당기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힘들이 물고기의 흡입력보다 크다면 입에 넣고 싶어도 넣을 수가 없을 것이고, 입안에 넣었다고해도 계속적으로 힘이 작용하면 삼키지를 않고 뱉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저항의 관점에서 본다면 줄의 파마현상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시각적인 부작용은 무시한다면 'N 조법'의 목줄찌처럼 흑단이나 어신찌의 저항을 잠시나마 차단하는 긍정적 효과를 말함이다. 또한 채비의 경사각의 의미도 달라질 수가 있다. 목줄을 숨기기 위함이라면 조류가 낚시자리쪽으로 다가오는 상황에서의 입질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니면, 돌돔은 시력이 나쁘거나 감성돔보다 지능이 낮아서 8호 목줄과 케블라채비의 민장대낚시에 걸려 드는걸까? 잘못된 개념에 얽매이게 되면 낚시기법의 운용폭도 필요없이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낚시란 어떻게 하면 미끼를 이러한 저항력이 없이 자연스럽게 연출할 것이냐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민장대맥낚시가 흘림찌낚에 비해서는 훨씬 유리한 기법이다. 왜냐하면, 첫째로 채비구성이 줄, 봉돌, 바늘로만 이루어지므로 어신찌나 흑단에 의한 저항은 없다. 둘째로 미약한 어신일지라도 찌의 움직임이 아닌 줄과 낚시대를 타고 전달되는 진동으로 파악할 수가 있는 점이다. 셋째,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인데 고기의 입질시 흡입을 돕기 위해서 '주는 동작'의 연출이 가능한 점이다. 입질시 순간적으로 초릿대를 숙여 주면 미끼는 완전한 무저항상태(자유낙하상태)에 가깝게 된다. 볼락이나 감성돔, 돌돔이외의 모든 어종을 대상으로 한 맥낚에서 공통되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돌돔민장대낚시의 최고수로 누구나가 인정하는 진해뿌리낚시의 강영신씨가 말하는 단 한마디는 돌돔민장대낚시는 끝까지 채지말고 대를 주라는 것이다. 새우나 크릴같은 작고 부드러운 미끼를 쓰는 볼락이나 감성돔의 경우에는 0.1 ~ 0.2초 정도의 순간적인 주는 동작이면 충분하다.
찌낚은 위와 비교하면 훨씬 둔한 채비임을 알 수가 있다. 찌의 저항이 추가되고 순간적인 주는 동작의 연출이 안된다.(단, 전유동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함) 그래서 더 어렵고 복잡한 기법들이 이야기되는 것이다. 맥낚에 비해서 줄의 굵기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고, 가벼운 봉돌이나 적은 부피의 흑단, 예민한 어신찌를 찾게 된다. (감성돔이 민장대의 공략범위안에만 다가온다면, 한 낮이라해도 1호 목줄의 흘림찌낚보다는 3호 목줄의 민장대맥낚이 고기의 챔질까지는 휠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챔질이후가 문제라서 그렇지...) 반유동의 경우는 전유동에 비해서 더욱 더 견제에 의한 미끼선행이나, 한번씩 당겼다 놓아주는 동작에 의한 미끼의 잠깐 동안의 자유낙하상태(무저항상태)의 연출등에 신경을 써야한다.
견제동작은 뻗어나가는 조류에서의 반유동찌낚시에서는 특히 중요한 동작이다. 이것의 목적도 밑채비의 각도유지에 의한 목줄의 숨김이 아니라, 뒷줄을 잡아줌으로써 미끼가 어신찌에 의해서 끌려가는 힘을 없애고자 함이다.
한번씩 뒷줄을 당겼다 놓아주는 동작도 움직임에 의한 시각적 유인효과도 있겠지만 미끼가 들렸다가 제 위치로 하강하는 순간 동안에는 잠시나마 자유낙하와 비슷한 상태가 된다. 감성돔이 먹이를 입에 물고서 약 30cm 정도 이동할 동안만 저항을 못 느끼면 깊이 삼킨다고 한다.
위의 방법으로도 까다로운 입질이 극복이 안되는 경우에는 면사매듭을 확연히 올려서 아예 목줄의 반이상이 바닥에 닿도록 해놓고 어신을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느 정도의 움직임폭 이내에서는 윗 채비의 저항이 미끼에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고기가 안심하고 깊이 흡입하여 제물걸림이 되길 바람이다.
채비정렬의 의미도 각도 연출에 의한 목줄의 숨김보다는 어신파악을 위함이라고 본다. 밑채비가 쭉 펴진 상태라야 입질이 찌에 쉽게 전달되므로 챔질 타이밍을 잡기에 용이하다. 정상적인 챔질 타이밍은 찌의 입수속도가 갑자기 빨라질 때이다. 이 순간은 물고기가 고개를 트는 순간이므로 살짝만 챔질해도 무조건 입가장자리에 걸리게 된다. 이 챔질순간을 놓치게 되면 고기한테 미끼를 내뱉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채비가 정렬된 상태는 느슨한 상태보다 오히려 저항이 고기한테 즉각 전달되는 상태이므로 챔질의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 한편, 찌가 아주 느리게 입수되는 순간은 감성돔이 미끼를 물고 뒷걸음질 치는 순간이므로 바늘이 벗겨지는 수가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