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겨울은 보통 감성돔이 한창 ‘내림’을 하고 있을 시기다. 가능 시즌 근해를 타고 돌던 감성돔들이 수온이 점점 떨어짐에 따라 중, 장거리 섬으로 대규모 이동을 진행한다. 중, 장거리 섬들이 월동처로 향하는 내림 감성돔의 중간 기착지나 월동처가 되는 것이다.
초겨울은 이동해 온 감성돔 무리들이 현지에 적응하고 자기 자리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섬을 타고 도는 시기다. 따라서 이들 무리를 맞닥뜨리면 떼고기 소동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때는 감성돔들이 이동에 지친 덕분에 먹성이 활발하고 무리지어 다니므로 먹이에 대한 경쟁심이 생겨 입질이 시원스런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겨울이 지나 감성돔이 자기 자리를 잡아 버리고 나면 안정기에 들어가는데 이때는 움직임도 적고 입질도 약해진다.
해마다 12월에 들어서면 어느 섬 할 것 없이 잠시동안 감성돔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일이 많다. 때문에 추자군도나 가거도, 거문도 등 우리나라 감성돔낚시 3대 메카를 찾는 단골꾼들은 초입 감성돔을 놓치지 않으려고 시즌 전부터 원정길을 수시로 들락거린다.
씨알 뿐 아니라 마릿수까지 만족할 수 있는 감성돔낚시 황금기가 초겨울이지만 수온이 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지는 등 급작스런 변화를 보이는 시기인 만큼 포인트 여건이나 수심층, 입질패턴, 채비, 테크닉 등이 가능 시즌과는 상당히 달라진다.
감성돔은 수온에 민감한 어종이다. 수온이 뚝 떨어져 버리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아예 입을 닫을 때도 있다. 변화에도 민감해 1℃의 수온변화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 전날부터 1℃라도 오르면 움직임이 활발해지나, 단 1℃라도 떨어지면 움직임도 둔하고 먹성도 뚝 떨어진다. 초겨울은 수온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시기다 보니 감성돔낚시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워진다.
급작스런 수온 변화에 민감히 반응
초겨울 감성돔은 입질이 안정돼 있지 않고 지역에 따라 시원한 곳은 시원하게, 까탈스러운 곳은 아주 까탈스럽게 나타난다. 이는 급작스런 수온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대체로 얕은 수심을 보이는 내만권은 생각 밖으로 수온 변화가 심하다. 낮은 수온을 보이다가도 갑작스럽게 높아지는 등 불안정한 수온 상태를 보인다. 때문에 감성돔은 비록 수온이 낮더라도 수온 변화가 적은, 즉 안정된 수온을 보이는 깊은 수심층으로 이동한다. 이때가 되면 가을 내내 30cm 전후의 잔 씨알들이 마릿수로 낚였던 근거리 낚시터에서는 감성돔 구경하기가 힘들어진다. 마릿수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초겨울이라 해서 근거리권에서 감성돔이 완전히 사라지느냐 하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비록 수온이 낮더라도 안정된 수온을 보이는 깊은 수심에서는 오히려 원도권과 맞먹는 굵은 감성돔이 낚인다.
씨알이 굵어진 만큼 채비도 강하게 써야 하고 낚싯대 호수도 한 단계 올려줘야 한다. 잔 씨알이 계속해서 낚인다고 약한 채비를 그대로 쓰다간 한순간 엄청난 대물급을 만나 허무한 꼴 당하기 십상이다.
어쨌든 초겨울은 감성돔이 한창 내림을 하는 시기. 포인트도 근해에 있는 섬보다 중거리권에 있는 섬이 포인트로 급부상한다. 포인트 범위도 가을철 갯바위를 빙 두르다시피 광범위했던 것과는 달리 초겨울에 들면 한정적으로 범위가 정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시기적으로는 이동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먹이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씨알 마릿수 한꺼번에 노린다
마릿수로 감성돔을 노려야 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 초겨울은 씨알과 마릿수를 동시에 노려 볼만한 시기다. 이때는 포인트 선정부터 달라져야 한다. 가을 감성돔을 낚았던 기억으로는 수심 얕은 여밭이나 그 주변을 노리는 것은 좋지 않다. 우선 수심 깊은 곶부리부터 찾아야 한다. 최소한 8~12m 수심층을 보이는 곳을 노리는 것이 좋다.
▲초겨울 감성돔은 왕성한 먹새로 ‘입이 까질 때’까지 먹어댄다.
초겨울에 들면 출조 전의 예상과는 달리 수온이 낮거나 물이 맑은 곳에서 낚시를 할 때가 많다. 이때는 무조건 수심 깊은 곳에 내려야 한다. 만약 수심이 얕은 곳에 내렸다면 주변 보다 조금이라도 더 깊은 수심을 보이는 곳에 먼저 채비를 던지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무조건 깊은 곳보다는 수중여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 감성돔을 낚을 확률이 높다.
초겨울 감성돔낚시 포인트 선정 때 한 가지 더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 조류의 방향과 세기다. 감성돔 낚시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조류. 조류가 흐르지 않으면, 다시 말해 찌가 움직이지 않으면 감성돔은 아예 입질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꾼이 대부분일 정도로 조류는 중요하다. 이 말은 초겨울 수온이 점점 낮아져 감성돔의 활성도가 떨어지는 이맘때면 더욱 신빙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홈통 지역을 끼고 앉아 낚시를 하기 보다는 조류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더 받는 곶부리 지역을 노리는 것이 씨알 좋은 감성돔을 마릿수로 만날 수 잇는 지름길이 된다. 조류가 너무 빨라 채비를 담그기 무섭게 멀리 떠내려가는 곳이 아니라면 포인트가 멀리서 형성된다 하더라도 그 조류를 이용해 채비를 포인트까지 보내는 것이 좋다. 조류 흐름이 좋으면 감성돔 씨알도 굵으며 활성도도 높아져 미끼를 보고 사정없이 달려 들어 입질도 시원하기 마련이다.
중층에서 바닥층까지 입질 집중
앞에서 언급했듯이 수온이 떨어지고 있는 초겨울엔 감성돔이 대부분 바닥층에 머물고 입질이 예민하다. 그래서 감성돔의 입질층을 가을과는 달리 중층 이하의 바닥층이라 생각하고 채비를 만드는 것이 좋다.
이때 유의해야 할 것은 바닥층에 내려간 미끼의 움직임이다. 상대적으로 속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끼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속조류가 겉조류 보다 느리거나 같을 때
이 때는 찌가 미끼보다 선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일정한 간격으로 원줄이 팽팽해지도록 뒷줄을 잡아주면 선행하는 찌는 멈추게 되고 미끼는 수중찌가 속조류를 계속 받아 전진한다. 즉, 뒷줄조작만으로도 채비 직립이 가능한 것이다.
이것을 뒷줄 견제라고 하는데 이 방법에 익숙해지면 밑채비를 선행시키며 띄워 올려 여를 넘긴다든지, 여 뒤를 탐색하거나 여와 여 사이를 훑고 지나가게 하는 등 공격적인 낚시가 가능해진다.
속조류가 겉조류 바다 빠를 때
이 때는 채비부터 달라져야 한다. 속조류가 빠르면 미끼는 바닥에서 떠오르게 된다. 먼저 찌는 겉조류를 잘 타는 하루 팽창형 찌를 선택하고 속조류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도록 수중찌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상태에서도 미끼가 떠오르면 목줄에 단 조개봉돌을 바늘 가까이로 내린다. 이렇게 한 상태에서도 채비가 밑걸림 없이 흘러간다면 밑채비의 무게를 더 무겁게 해야 한다. 어쨌든 바닥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미끼가 바닥층으로 내려가게 해야 한다.
반유동 낚시
이 채비를 할 경우 찌 멈춤 매듭으로 인해 수심은 제한된다. 때문에 별 생각없이 수심을 맞췄다가는 바닥층에 있는 감성돔의 입질 한 번 봄 받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정확한 수심을 알아둘 필요가 잇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 속조류까지 빠르다면 우선 밑걸림이 생기도록 두세 차례 던져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밑걸림이 생기면 수심을 조금씩 낮추면 된다. 또 가을보다 부력이 센 찌를 이용해 채비가 빨리 가라앉도록 하며 미태비가 속조류의 힘에 밀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요령이다.
전유동 낚시
바늘이 바닥에 걸리지 않도록 원줄을 잡았다 놓았다 하는 뒷줄 견제의 요령이 필요하지만 확실하게 바닥층을 노리는 데는 전유동 낚시가 효과적이다. 상층부터 바닥층까지 전 수심층을 노릴 수 있는 전유동 낚시는 갑작스런 수온 변화로 인해 감성돔 입질이 약을 때나 굴곡이 심해 제대로 바닥층을 공략하기 힘들 때 효과적인 낚시방법이다.
전유동 낚시를 할 때 가장 주의 해야 하는 것이 목줄에 다는 봉돌의 무게. 밑채비의 무게는 현장의 수심과 조류의 속도, 밑걸림의 유무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조류가 약한 상황에서 무거운 밑채비를 사용하면 뒷줄 조작을 아무리 잘해도 밑걸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또 조류가 빠른 곳에서 밑채비를 가볍게 쓰면 노리는 수심층까지 채비를 내리기도 힘들뿐더러 채비가 미처 바닥층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조류에 떠밀려 포인트를 벗어나 버리기 쉽다.
오랜 경험을 가진 전문꾼이라면 어떤 여건이더라도 전유동 낚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초보자인 경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밑걸림도 많으며 입질 파악도 어렵다. 꾸준히 전유동을 익히고 밑채비와 찌의 무게를 맞춰가며 낚시를 하다 보면 전유동 낚시의 묘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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