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대의 최신재질-T1100G 탄소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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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대의 최신재질-T1100G 탄소섬유

1 도C어부 12 11,743 2017.12.25 23:10
낚시대의 최신 재질-T1100G 탄소섬유 (도C어부@인낚)

탄소섬유 또는 카본섬유 (carbon fiber) 는 주성분이 탄소인 5~10um 굵기의 섬유실로서, 가볍고 강하고 높은 탄성률의 기계적 특성을 가진다. 흔히 카본원단이라 부르는 프리프레그는 가느다란 탄소섬유실들을 에폭시 같은 수지(매트릭스)로 함침하여 (탄소섬유 실들을 고르게 배열하고 그 사이사이를 수지로 충진하여 굳히는 공정) 종이처럼 얇게 만들어 놓은 탄소복합소재이다. 수지는 탄소섬유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성, 충격성 같은 기계적 특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낚시대 제조사는 자사의 설계 및 제조공법에 따라 적절한 프리프레그를 주문하여 봉 형태로 말아서 굳힌 다음 낚시대 토막 (블랭크)을 만들게 된다.

세계적인 탄소섬유 제조업체인 일본 토레이 (www.toray.com) 사는 2014년, 수지의 분산을 수백나노미터 레벨까지 제어가능한 자사의 나노알로이(nanoalloy) 기술과 결합하여 높은 인장강도(tensile strength)와 높은 인장탄성율 (tensile modulus)을 동시에 갖는 Torayca T1100G 탄소섬유의 개발을 발표하였다. 기존 탄소섬유는 고인장강도이면 저탄성율, 고탄성율이면 저인장강도의 특성을 보여 왔으며, 고인장강도와 고탄성율을 동시에 갖는 탄소섬유 제조는 그동안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알려져 왔다. 아래 그래프에서 회색영역은 기존 Torayca 탄소섬유들의 인장강도와 인장탄성율과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낚시대 및 스포츠용품 제조에 사용되는 T1000을 비롯한 T800S, T700S, T300은 왼쪽영역의 위, 아래로 중저탄성 영역에 분포해 있는 반면, 고탄성이지만 상대적으로 강도가 낮은 탄소섬유들은 오른쪽 아래 영역에 분포한다. T1100G 탄소섬유는 확실히 기존제품군의 영역을 벗어나 최고의 인장강도를 보이는 동시에 탄성율이 높은 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자사의 T800S 대비 인장강도는 19% 증가된 7.0GPa, 인장탄성율은 10% 향상된 324Gpa (33ton)의 재질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첨부그림> T1100G 탄소섬유의 인장강도-탄성률의 관계

인장강도는 낚시대 블랭크의 강도, 즉 부러지기 전까지 최대로 버틸 수 있는 파워와 직접 관련 있다. 한방향 압축 또는 인장력이 작용하는 일반 스프링과는 달리, 낚시대는 초리대 끝의 부하에 대해 곡선으로 휘는 변형이 발생하므로 휜 지점에서 길이방향으로 인장과 압축이 공존하여 대의 단면이 타원형이 되면서 다시 원형으로 되돌아가려는 탄력(복원력)이 발생한다. 인장강도가 높을수록 같은 치수로 파워 높은 대를 설계할 수 있다. 탄성율은 대의 경도와 관련 있는 특성으로 이해하면 쉽다. 탄성율이 높을수록 대가 빳빳하고 튕기는 금속성 경향을 보이며 반응이 빠르게 전달되지만, 외력에 쉽게 부러지거나 깨진다. 초고탄성 낚시대는 탄성율은 높지만 인장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가벼운 챔질에도 맥없이 토막으로 부러지는 이유일 것이다. 반면 저탄성-고인장강도 카본대는 작은 부하에도 많이 휘어지고 부드럽지만 큰 부하(큰 대상어)에 대해 복원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대부분의 낚시대는 이러한 기존 탄소섬유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강도 보강기술을 적용하거나 두께를 달리하거나 탄성율이 다른 탄소섬유를 혼용하는 등 낚시인들이 요구하는 낚시대의 강도와 끈기(복원력)의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고 있다. 이런 면에서 기존보다 인장강도와 탄성율이 향상된 T1100G는 이상적인 낚시대 재질에 한걸음 더 진보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각 몇몇 낚시대 제조업체들이 주목하여 자사의 하이엔드 제품에 T1100G 탄소섬유를 속속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골프클럽 샤프트, 테니스라켓, 바이크프레임 같은 스포츠용품 제조업체들에게도 같은 상황이 되고 있다.

2017년 말 현재, T1100G 탄소섬유를 발빠르게 적용하여 갯바위 낚시대를 출시한 제조업체는 일본 가마가츠가 유일한 회사로 보인다. 동사는 갯바위 찌낚시대 중 최초로 팔시온 (ファルシオン) 낚시대에 시범적으로 적용하여 이렇게 가늘어도 벵에돔에 대항될까할 정도로 가늘게 디자인한 대에서 끈기와 탄력을 양립시킨 제품을 2016년 후반기에 출시하여 주목을 받았고, 이후 T1100G를 자사의 낚시대에 적용하기로 결정하였다. 갯바위 카고낚시대의 경우 T1100G를 적용한 카고스페셜-IV 제품을 역시 2016년 후반기에 출시하였다. 동사는 곧바로 1년 뒤, 전작대비 대의 직경을 수 mm 획기적으로 줄인 마스터모델 II 구치부토(口太), 오나가(尾長) 등의 찌낚시대 제품을 2017년 후반기에 출시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대의 경도는 탄성율에 비례하고, 직경의 4제곱에 비례하여 커지는 것으로 알려있다. 직경이 줄면 대는 그만큼 낭창거리게 되지만, 이 줄어든 만큼의 경도를 T1100G 탄소섬유의 향상된 스펙으로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자사의 플래그십 제품인 인테사(インテッサ) G-V가 2015년 상반기에 출시되었지만 T1100G 탄소섬유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T1100G 탄소섬유가 발표될 당시 이미 G-V 개발이 끝나고 출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 세대의 마스터모델 II 치누(チヌ), 어텐더 III, 인테사 G-VI 제품들은 지금보다 훨씬 날씬한 몸매로 디자인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다른 주요 업체들과 국내업체들은 현재 T1100G 탄소섬유를 적용하였다고 마케팅하고 있는 제품들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현재 일부 개발 중이어서 2018년을 기대하게 하거나, 토레이사 탄소섬유를 자사의 제품에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루어낚시대로 눈을 돌려보면 역시 T1100G의 적용이 확대되어가고 있음을 알수 있는데, 현재 가마가츠사, Olympic사, Zenaq사 등이 자사의 몇몇 하이엔드 제품에 T1100G 카본을 적용한 루어대들을 출시 판매하고 있다.

현재 경험하고 있는 기존보다 많이 가느다란 낚시대에서 동일한 파워(호수)를 가지도록 설계가 가능한 배경은 새로운 카본섬유의 개발 때문이다. T1100G 탄소섬유의 진가는 뒤에 다루게 될 낚시대 휨새의 경계의 벽을 허무는 계기로 작용한다. 예를들어 빳빳한 연질대(동조자), 낭창거리는 경질대(선조자) 같은 다소 이율배반적인 방향으로 근접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향상된 인장강도-탄성율의 T1100G 탄소섬유는, 기존 섬유보다 진보된 낚시대 재질로서 적어도 당분간 각 낚시대 제조업체들의 하이엔드 제품에 더 많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낚시대 제조업체들은 가격인상의 빌미를 찾으려 할 것이고, 이러한 성능지향의 낚시대를 선호하고 소장하고 싶은 낚시인들은 지갑을 더 열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고성능 낚시대가 항상 대물을 낚이게 하거나 월등한 조과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대상어를 잘 낚는 것만이 낚시행위의 목적이 아닌 필자 같은 부류의 낚시꾼에게는 최신 스마트폰을 즐기는 것 마냥 낚시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동기부여를 발견하기도 하고 낚시의 질과 재미까지 한층 올릴 수있는 위안으로 삼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 글 작성을 끝내고 막 업로드할 무렵 가마가츠사에서 마스터모델 II-치누(チヌ), 하이엔드 감성돔전용대 출시가 발표되었다. 예상대로 나노알로이 기술 기반 T1100G 탄소섬유가 적용되었다.)

(T1100G 탄소섬유 자료출처: www.toray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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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댓글
1 에이원 17-12-27 13:32 0  
형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것저것 궁금증이 해소 됩니다

건강하세요
1 도C어부 17-12-31 17:52 0  
의견 감사합니다. 시간되는 대로 앞으로 여러편의 글을 쓸텐데 관심있게 봐주세요
75 클럽가는스님 17-12-30 03:57 0  
그럼 G5에 적용된 나노아로이 기술은
기존에 있는 탄소섬유에 새로운 기술로 만든것이고

이번 마스터모델에 적용된 T1100은 완전 새롭게 개발된 탄소섬유라는거군요
T1100 탄소섬유를 나노아로이 기술로 만든 이번 마스터모델 들은
G5에 하극상이 되고 G5는 가격만 비싸진 실패작이 될수도 있네요....
75 도C어부 17-12-31 17:55 0  
의견 감사합니다. 아시고 계시겠지만 카본재질로만 낚시대의 순위를 매기는 것은 경계해야 되지 않을까요? 토레이가 T1100G를 순전히 낚시대의 신소재로 개발한 것도 아니고, G사 역시 자기들 제품 로드맵에 따라 개발하는 중에, 이 신소재의 적용 타이밍이 마스터모델 II에 와서 본격적으로 맞은 것으로 이해합니다. G사의 필드테스터인 마츠다(松田) 씨가 강력하게 주문한 개발컨셉인 가늘면서도 극한까지 끈기를 발휘하는 대에 대응하기 위하여 개발자들이 얼마나 부심했을까 눈에 선합니다. 당연 G-V는 당대의 최고기술들이 집약된 만능 대로 간주되며, 저는 현재 여러 낚시대에 T1100G 카본을 적용하여 얻은 경험을 잘 소화하여 후속 인테사 G-VI에 어떻게 구현될까 하는 것이 더 관심있습니다.
75 도C어부 17-12-31 17:55 0  
그러나 이 컬럼은 특정회사의 제품을 평가하기 위하여 쓴 글이 아님을 이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dk111 17-12-30 09:50 0  
좋은글 감사합니다. 늘 낚시대소재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궁금증이 확 풀렸습니다.
1 날고싶은개구리 17-12-30 13:47 0  
그렇다면 신형 마스터모델은 정말 좋다라는거네요..
현재 구태MH53 쓰고 있는데요, 긴꼬리 40좀 안되는거 걸고보니
아~이건 아니구나 했습니다.
1.2호정도 스펙은 된다고 보는데, 너무 무른거 같습니다.
평소에 가마대를 즐겨 사용하는 사람이지만, 기존의 카본을 사용한
제품에 길들여져서인지 이번 신형 구태는 정말 개인적으로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1 도C어부 17-12-31 17:56 0  
의견 감사합니다.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면, 낚시대의 좋고 나쁨보다는 각 대마다 추구하는 특색과 성격이 다르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너무 물러서 잘 구부러진다는 코멘트는 이 낚시대가 지향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봅니다. 다만 낚시인 개개인의 기대치와 경험이 제조사가 거의 강요(?)하는 사용자경험이 꼭 일치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손에 맞고 안 맞고가 평가되며 결국 시장(낚시인들)에 의해 환호, 실망 같은 종합 평가되리라 봅니다. 아시겠지만 마스터모델 II 는 기존 모델보다 초리대-2번 까지는 좀 빳빳하게, 3번-손잡이대까지 상당히 가늘게 디자인되어서, 적은 부하 (채비를 던지거나 견제하거나 회수하거나 작은 대상어나 잡어들이 물때 등등의)에서는 낭창거리거나 연질의 느낌은 주지 않지만,
1 도C어부 17-12-31 17:57 0  
일단 대상어가 걸리면 당황할 정도로 (저의 경우) 잘 휘도록, 크게 휘도록 되어 있고, 큰 대상어 일수록 손잡이까지 아찔하게 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강요된(?) 색다른 경험을 (G사는 이를 “극동조자“라고 제시) 원하는 낚시인들에게 매력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마스터모델은 속전속결 경기(토너먼트)지향의 낚시대보다는 한 마리라도 대물을 잡기 위하여 그것도 재미있게 잡기 위하여 설계된 낚시대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1 아라동다굼이 18-01-02 06:24 0  
아무리 마스터모델이고 인텐샤고 자기한테 맞는대가 최고인듯 합니다.제주에서 벵에를 하다보니 가마대는 지튠.어텐2.구레3..구형마스터.지5 사용했는데. 저는 그 비싸고 좋다는 g5가 제스타일에는 가장 맞질않더군요..신형 구태mh가 무르다시면그낚시대가 본인낚시스타일하고는 않맞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신형이고 고가라도 자기한테 맞는 낚시대가 최고지요
1 아라동다굼이 18-01-02 06:09 0  
가마에서 1100카본이 처음 들어간게 펄션 인것 같던데. 그녀석은 가격이 그나마 착하던데.  신형마스터는 가격을 많이 올려놔서리 ㅋ. 언제 출시될지는 모르겠지만 인텐샤에도 1100이 들어가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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