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뿐인가. 참돔은 손맛과 낚시 재미에서도 다른 어종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 요모조모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것이 바로 참돔낚시의 매력이다.
하지만 참돔은 같은 ‘돔’가문인 감성돔이나 돌돔에 비해 대중적인 인기는 떨어진다. 어쩌면 참돔은 감성돔이나 돌돔에 비해 상대적으로 흔한 어종이기 때문이지도 모르겟다. 그러나 참돔이야 말로 손맛, 눈맛, 입맛을 다 갖춘 최고의 어종이다. 미터급 대물을 노릴 수 있는 유일한 돔낚시가 바로 참돔이기 때문이다.
참돔낚시에 관한 오해
참돔낚시는 돌돔이나 감성돔에 비해 마니아층이 적은 어종이다. 감성돔이야 워낙 인기있는 사철어종이고 베테랑 낚시꾼은 물론 초보자들에게까지 각광받는 어종이라 굳이 대중화된 이유를 따질 까닭은 없다. 하지만 참돔과 함께 여름어종의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는 돌돔은 전문꾼의 수가 많고 포인트의 개발도 숱하게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전용장비와 전문 출조점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오히려 여름철이 되면 감성돔 전문출조를 하던 꾼이나 낚시점들도 돌돔낚시에 더 열성인 경우도 하다하다. 물론 돌돔이 일반적으로 접하기 힘든 고급어종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참돔낚시에 대한 꾼들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것에도 기인한다.
참돔이 돌돔과 감성돔에 비해 인기가 없는 것은 ‘맛’의 이유도 크게 작용한다. 일반인들에게 참돔은 최고급 어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 맛은 제철 때의 감성돔이나 돌돔을 따라가지 못한다. 또한 같은 크기라도 돌돔이나 감성돔에 비해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도 그것이다. 참돔 50cm가 상사리로 분류될 만큼 씨알에 대한 저평가는 그 어느 고기보다 심하다. 그러나 이런 이유만 가지고 참돔을 다른 돔에 비해 폄하하는 것은 가혹하다. 벵에돔 마저 여름낚시 어종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당에 참돔이라고 굳이 저평가될 이유는 없다. 참돔이라는 어종 자체가 지니고 있는 무궁무진한 매력 속으로 빠져 보자.
참돔 낚시, 알아야 재미있다.
참돔은 예로부터 제사상에 반드시 올려야만 하는 신성한 고기로 알려져 있다. 서양에서는 일개 잡어취급을 받는 것이 고작이지만 동양권에서는 액운을 쫓는 고기라 여겨지는 등 참돔은 일반적으로 다른 어종에 비해 후한 대접을 받았다.
참돔꾼들은 참돔이 낚시의 3대 재미인 손맛, 눈맛, 입맛을 두루 갖추고 있는 어종이라고 한다.
손맛이란 미끼를 물자마자 난바다로 치닫는 엄청난 당길 힘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며, 눈맛이란 이러한 참돔의 성질에서 기인하는 시원한 찌 잠김을 말하는 것이다. 또 딱히 맛에 관해서는 달리 언급하지 않아도 참돔은 여러 가지 요리에 어울리는 담백한 육질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참돔꾼들을 설레게 하는 것은 대물낚시라는 점이다. 감성돔과 돌돔이 고작 50cm만 넘어도 대물 대접을 받는 것에 비해 참돔은 80cm 이상은 되어야 제대로 된 것으로 취급받는다. 동양권에서 참돔 최대어의 기록이 107cm 인 것만 보아도 이는 능히 짐작할 만 하다.
찌낚시로 1m를 육박하는 대물을 낚을 수 있는 어종은 극히 드물다는 점만으로도 참돔낚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한여름 뙤약볕에서 노동에 가까운 고역을 치러야 하는 돌돔낚시에 비해서 고즈넉한 달빛 아래서 즐기는 참돔낚시는 한 여름밤의 신선놀음으로 손색이 없다.
참돔낚시가 각광받지 못하는 것은 참돔낚시를 제대로 아는 이가 드물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적어도 참돔낚시의 조그만 매력이라도 접할 수만 있다면 산란감성돔이나 원도권의 대물 돌돔만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알고 해야 재미있는 것이 참돔낚시다.
바다여왕 갯바위에서 만나기
참돔낚시의 시즌은 막연하게 여름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5월부터 시작되어 제주 남부권처럼 12월까지 계속되는 곳도 있지만 대개 11월 중순까지 낚시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반드시 이 기간에만 참돔을 낚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거문도를 비롯한 일부 원도권에서는 한 겨울에도 참돔이 낚이기도 한다. 참돔의 갯바위 낚시 물때는 사리 때가 좋다. 특히 보름사리에 입질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참돔은 지나치게 세천 급류지역은 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낚시 당일의 물때에 따라 알맞은 조류가 흐르는 포인트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김새는 미녀, 먹성은 뚱녀
예쁘장한 생김새에 비해 참돔은 못 먹는 것이 없을 만큼 대단한 먹새를 자랑한다. 종류도 많지만 한번 미끼로 꿰야하는 양도 만만치가 않다. 웬만한 어종의 2~3배는 꿰어 놓아야 입질을 하는 것이다.
주로 쓰이는 미끼는 살아 있는 낙지다리, 오징어, 소라, 털갯지렁이, 참갯지렁이, 크릴 등. 크릴을 쓸 때는 3~4개를 한꺼번에 꿰어 쓰는 것이 좋다. 미끼를 쓸 대에는 어느 것이나 신선도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직접 구할 수 있는 미끼라면 더 바랄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준비해 간 아이스박스에 미끼를 보관시켜 최대한 선도를 유지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포인트가 조과의 반
얼핏 봐서는 그저 채비를 던지고 어신을 받아 힘으로 당기는 단순한 낚시 같아 보이는 참돔낚시에도 포인트 선정의 요건은 있다. 오히려 별다른 테크닉이 필요하지 않는 낚시이기에 정확한 포인트의 선정이야 말로 조과를 보장받는 지름길이라 하겠다.
참돔낚시는 파도가 잔잔하고 바람이 없는 날이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감성돔이나 돌돔 등 이른바 ‘돔’류의 낚시에는 약간의 파도가 필수적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참돔낚시는 그 반대. 왜냐하면 부드러운 모래가 펼쳐진 깊은 수심에서 무리지어 유영하는 습성을 가진 참돔은 바다가 뒤집어지는 날 보다는 잔잔한 날에 활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참돔은 수심 깊은 암초대의 모래밭에서 주로 서식하면서 수심이 얕은 곳에는 근접하기를 꺼린다. 이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100m 이상 멀리 원투하는 요령을 필요로 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암초대와 모래밭 사이에 있는 골창을 노리면 십중팔구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참돔낚시의 포인트는 일출, 일몰 시간대에 물때가 좋아야 한다. 오전 7시 경에 초날물이 시작되는 곳이나 같은 시간대에 초들물이 시작되는 곳에 조과가 앞선다. 또 한가지, 여름철에는 낮보다 밤에 참돔의 입질이 집중되며 달빛이 전혀 없는 것보다 어느 정도의 달빛이 비춰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때는 채비를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훨씬 더 멀리 던져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