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고기는 저마다 습성이 있다. 미끼를 물고 난바다로 달리는 참돔, 정확한 삼단 입질을 보이는 돌돔 등 몇 번 낚아 보면 이 고기는 이런 입질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어떤 고기가 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면 그 다음의 동작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그 전에 정확한 입질부터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1. 입질? 밑걸림?
입질과 밑걸림은 조류의 흐름에 따른 찌의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감성돔을 예로 들어 보자. 감성돔은 일반적으로 2단 입질을 보인다. 찌가 천천히 잠겼다가 갑자기 빨려 들어간다. 미끼를 물고 다른 방향으로 머리를 돌리는 감성돔의 습성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찌는 조류의 반대 방향, 혹은 다른 방향으로 찌가 빨려 들어간다.
그러나 밑걸림은 일단 찌가 기울어지면서 스물스물 잠기다가 입질 때와는 다르게 천천히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때는 조류와 같은 방향으로 찌가 기울고 누워다 섰다를 반복한다. 어떤 경우에는 찌가 조류를 타고 잘 흘러가다가 한 자리에서 멈추어 있다가 입질처럼 잠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미끼 상태에 따른 대상어종 입질 유형
입질을 받았으나 헛챔질을 하게 되어 채비를 걷어 들이면 남아 있는 미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미끼의 상태를 보고 어떤 어종이 입질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감성돔
감성돔은 먹이를 빨아 들인 후 이빨로 부순 뒤 뱉어냈다가 다시 한 번 빨아 들여서 먹는다. 따라서 남아 있는 미끼는 거친 형태로 잘려져 있거나 씹다가 뱉은 것처럼 뭉개져 있다.
-벵에돔
벵에돔은 해초류와 새우 류를 주로 먹는다. 이빨이 작고 융모처럼 생겨 단단한 먹이를 맷돌처럼 갈아서 섭취한다. 벵에돔이 먹다 남긴 크릴은 껍질만 남아 있고 알맹이가 없거나 껍질이 찢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물고기는 취식 습성에 따라 다양한 입질의 양상을 보인다. 경험만 쌓이면 굳이 고기를 낚아내지 않고도 어떤 고기가 입질하는지 알 수 있다.
-쥐치, 복어
벵에돔과 비슷한 형태로 먹이를 섭취한다. 이들은 입이 작기 때문에 벵에돔과는 반대로 껍질만 남기기 보다는 껍질만 벗겨 먹는다. 또는 크릴이 끊어져 있거나 없어져 버린다. 크릴의 잘라진 면은 매끈하다. 만약 목줄이 자주 끊어지거나 크릴용 바늘에 흠집이 나 있다면 복어라고 보면 된다.
3. 주요 어종 입질 형태
-감성돔
감성돔은 2단 입질이다. 처음에는 찌가 스물스물 잠기는 1단 입질을, 그 다음에 찌가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2단 입질이 온다. 즉, 예신과 본신이 정확히 구분되는 어종이다.
하지만 감성돔은 크기에 따라서 입질의 형태가 다른데, 크기가 작을수록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시원한 입질이 많다. 반대로 크기가 클수록 경계심이 높아져 미끼를 건드려만 보는 예신이 많고 예신의 시간이 길다.
-돌돔
초릿대 끝으로 입질 여부를 확인한다. 흔히 돌돔의 입질은 3단 입질이라고 한다.
돌돔이 미끼를 건드려 탐색하는 것이 1단, 이때는 초릿대가 약하게 톡톡 움직인다. 그 다음 조금 강하게 쿡쿡거리는 2단 입질이 온다. 이는 돌돔이 성게나 게고둥, 소라 같은 것을 보수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본신인 3단은 낚싯대 허리를 송두리째 가져가는 강한 입질이 온다.
-벵에돔
씨알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중, 소형의 벵에돔은 처음에는 찌가 깜빡 거리다가 쑤욱하고 빨려 들어가는 확실한 어신을 보인다. 하지만 대물 일수록 어신이 약하거나 조금씩 들어가는 듯 하다가 멈추는 등 다른 어종과 분간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인다.
▲시원한 입질로 눈맛까지 즐거운 참돔은 굳이 찌의 움직임을 보지 않아도 어신을 파악할 수 있다.
섬세하게 낚시를 하는 사람은 예신, 즉 찌의 움직임 만으로도 어떤 어종인지 파악할 수 있다.
찌가 한번에 내려가는 경우는 수평 이동을 하면서 먹이를 먹는 어종, 즉 벵에돔, 농어, 부시리, 벤자리, 고등어 같은 고기다.
찌가 물 속에 살짝 잠겼다가 다시 쑥 내려가면서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는 밑에서 올라와서 미끼를 물고 내려가는 고기들이다. 감성돔, 참돔, 긴꼬리 벵에돔 등이 있다.
찌가 수면에서 잠겼다가 올라오는 형태가 반복되는 경우다. 이것은 한 자리에서 유영하면서 먹이를 뜯어먹는 어종이다. 복어와 쥐치 같은 종류가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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