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를 펴는데 무슨 요령이 필요한 가 반문하는 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술이 아니라 ‘꼭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 체크사항은 낚싯대를 구입하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므로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빼기식이 대부분인 릴 찌낚시대를 사용하는 낚시꾼들은 낚싯대를 뺄 때 가이드 정렬에만 신경을 쓴다.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혹은 자신의 예리한 눈으로 가이드를 일렬종대로 맞추는 것에 집중한다. 물론 가이드를 정확하게 정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낚싯대를 각 마디마다 제대로 빼 냈는가 하는 것이다.
낚싯대를 끝까지 빼낸 기준점은 무엇일까? 힘을 주어서 더 이상 빼지지 않을 때까지 당겨내는 것? 어떻게 보면 정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는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낚싯대를 분리해서 보면 각 마디 끝부분(굵은 부분)에 도장이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 - 그렇다고 분해하라는 것은 아니다 - 마치 사포질을 해 놓은 것처럼 무광택으로 된 부분을 낚싯대제조업계에서는 ‘미미’라고 부른다.(달리 표현할 마땅한 용어를 찾지 못해 ‘미미’라고 표기하겠다)
미미 부분은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도장면 보다 카본 원본이 1~2회 정도 더 감겨 있는 미미는 마디에 물리면서 낚싯대 전체의 힘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즉, 힘이 가해지면 구조상 취약해 질 수밖에 없는 마디부분을 강화해 줌으로써 낚싯대가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때문에 낚싯대를 완전히 빼냈을 때 미미 부분이 마디로부터 1~2cm 정도 튀어 나오도록 만든다.
만약 이 미미 부분이 마디 위로 나와 있지 않고 이물질이나 다른 영향으로 인해 도장면이 마디에 걸린다면 낚싯대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을뿐더러 하중이 약한 부분으로 집중되어 낚싯대가 부러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낚싯대를 뺄 때는 반드시 미미 부분이 어느 정도 바깥으로 나올 때까지 완전히 빼 주어야 한다.
미미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을 때는 낚싯대의 휨새에도 영향을 미치며 밑걸림이나 대물과의 승부시 제대로 된 낚싯대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낚싯대를 오래 사용하면 할수록 도장면이 벗겨지면서 미미 부분도 많이 노출이 된다. 최초의 미미부분과 비교해 점점 미미가 많이 보인다면 도장을 새로 해야할 때란 신호다.
낚싯대는 도장면 코팅도 강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차체에 코팅을 해 주면 웬만한 충격에도 차체가 상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더구나 낚싯대의 도장과 코팅은 낚싯대 자체에 인성과 탄력을 부여해 올바른 휨새와 강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낚싯대의 도장이나 코팅이 벗겨지만 단순히 외관이 나빠졌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낚싯대의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고 인식하고 전문 수리점에서 재도장과 코팅을 의뢰하는 것이 더 큰 낭패를 방지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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