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원짜리 감성돔회를 먹고 눈물 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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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입질의 추억
낚시를 사랑하는 멋쟁이 낚시꾼 - 입질의 추억님의 바다낚시 일기입니다.

15만원짜리 감성돔회를 먹고 눈물 난 이유

1 입질의추억 39 7,610 2010.12.27 13:32
크리스마스를 3일 앞두고 다녀온 청산도 조황속보입니다.
겨울철 영등 감성돔 시즌을 맞이하여 많은 낚시인들이 기록갱신을 위해 원도권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중거리권인 청산도의 감성돔 조황이 선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올 가을들어 유난히 약세를 면치 못했던 청산도와 소안도는 늦가을인 11월부터 조황이 살아나면서 12월
현재까지도 완도권에서 감성돔 조황을 주도하고 있었는데요. 
성탄절 연휴의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기 바로 직전인 22일 비교적 양호한 기상에 힘입어 다녀왔습니다.
비싼 댓가를 치뤄야 했던 올해 첫 겨울 감성돔 낚시이야기!
1월엔 가거도편도 계획중이지만 우선은 청산도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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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어느 낚시점
 
낚시인은 언제나 지치고 외롭고 배고픕니다.
더군다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바다낚시를 즐긴다는건 거의 "비애"에 가깝지요.
남해쪽에 살고 계신 분들이야 차량으로 몇 십분만 달려가서 곧바로 낚시를 할 수 있겠고 경비도 훨씬
적게 들겠지만 이 수도권에 사는 분들은 한번 출조할 때 마다 허리가 휘청거립니다.
인천에 집결하면 23명의 낚시인을 태우고 우등버스가 출발하는데 이때가 밤 10시
밤새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서 새벽 2시반에 목포에 도착하게 되면 미리 싸둔 밑밥과 미끼를
챙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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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항

그리고 또 다시 한시간 반 정도를 달려서 완도항에 도착하면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나서 청산도로가는
낚시배에 탑승하는데 이때가 새벽 4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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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탑승이 완료가 되면 또 다시 청산도로 가는데 약 1시간 가량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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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그렇게 엔진의 굉음을 내며 달려오다 소음이 잦아지길래 다 왔구나 싶어 밖에 나와보니 보름달이 떠서
제법 환한듯 보였고 아랫쪽엔 청산도 마을이 보이는듯 했지만 여전히 새벽의 섬 풍경은 무섭기만 합니다.
청산도를 돌면서 같이 온 일행들, 그리고 혼자 오신 분들까지해서 2인 1조로 갯바위에 내려다 줍니다.
후레쉬를 비춰서 낚시할 자리와 포인트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수심은 얼마 나오며 던지는 방향과 거리까지 알려주고 입질을 받는 지점까지 정말 정확하면서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물론 낚시란게 꼭 그렇게 되리란 법은 없습니다 ^^;
하지만 포인트에 대해 잘 모르면 이 지역에 정통한 낚시 가이드의 말을 따르는게 가장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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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갯바위 하선
 
그런데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어느 낚시배가 포인트에 한명씩 내려놨더군요.
보통 2인 1조씩 내려주는게 보통인데 포인트 선점을 하기 위해 섬을 돌면서 고기 좀 나올만한 자리에
한명씩 하선시키는거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요?
예를들어 청산도 대물터로 유명한 벼락바위 포인트 일대에 한명씩 다 내려줬다고 생각해봐요.
누가 그렇게 했는지 몰라도 평일인데도 내릴 자리가 없더라구요.
같은 업을 하면서 누구는 자기 손님 좋은 포인트에 안내려주고 싶겠습니까마는 분명 두명씩 내려야
할 포인트에 한명씩만 다 내려주고 포인트 선점하는건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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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의 일출
 
그나저나 10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총 4번의 출조를 했는데 모두 저 혼자 갔더군요.
내년 1월엔 아내와 함께 꼭 가거도로 가고 싶습니다.
아내가 가거도에서 5짜 감성돔을 잡을 그 순간을 상상하면서 말이지요.
암튼 저는 혼자 왔기 때문에 다른 어떤 분과 한조를 이뤄서 갯바위 포인트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오전 7시를 넘기자 멀리 양식장 부표 뒤로 시뻘건 해가 솟아오릅니다.

"이제부터 겨울 감성돔 잡기 게임 시작!"

시간은 7시 30분경, 입질 같지도 않은 입질이 이어집니다.
찌가 들어가다 말고 수면에서 약 10cm정도 가라앉은 상태에서 꼼짝을 하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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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내려가~ 내려가~ 좀 만 더~더~!!"

에잉~ 챔질 타이밍을 쟤고 있는데 찌가 내려갈 생각을 안하고 그대로 멈춰있다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옵니다? 만약에 감성돔이였다면 방금의 현상은 분명 크릴을 물었다가 뱉은게 틀림없습니다.
보통 이럴경우 그 감성돔은 다시 물 확률이 있으므로 계속 기다려보는게 아마 맞을꺼라 생각을 하고
좀 더 기다려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시 찌가 스믈스믈 들어갑니다. 그리곤 더 이상 가라앉지 않고
또 다시 멈춰섰습니다. 입질이 굉장히 약은걸 봐서 감성돔 경계심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거 같습니다.
이 한번의 미약한 어신을 반드시 지켜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결국 낚시대를 살짝 들며 뒷줄을 살며시 잡아 당겨주는데 순간 토토톡~! 하며 낚시대를 통해 손으로
진동이 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챔질! 낚시대가 제법 고꾸라지며 힘을 제법 쓰는가 싶습니다.
"힘 좀 쓰나? 정말 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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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여?"
윽.. 겨울 감성돔 씨알이 왜 이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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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예민하게 먹었으면 바늘이 아랫입술에 살짝 걸려서 올라오네요.
미늘 부분도 살포시 살에 파묻힌 해 올라와서 이건 놓쳐도 할말 없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걸려올라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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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계측해보니 33cm
누가 겨울 감성돔은 걸리면 대물이라고 했나요?
아니면 제가 대물복이 없는건지요.
지난주까지 4짜 이상이 많이 나왔던 청산도인데 내가 온다니깐 다 숨어버렸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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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는 33cm가지고 불평불만 할 수 없는게 옆에 계셨던 분도 한마리 잡았는데
그건 20대 후반짜리 ㅠㅠ
어쨌든 저도 한마리 했고 함께 하셨던 파트너 분도 한마리 해서 둘이 나란히 부력망을 띄워놓긴 했습니다. 이제 추가타만 있으면 되니깐요.

그러나 이 날 조황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ㅠㅠ
이후 바람이 불고 물색은 진흙탕으로 변해버려 입질이 아예 끊겼어요.
새벽부터 추위에 떨면서 낚시를 했는데 8시간 동안 낚시하면서 감성돔 한마리에 그치다니 허무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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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총 조과예요. 중칫급 감성돔 한마리에 볼락 하나.
서울에서 15만원의 경비를 들여 모처럼 대물 감성돔을 꿈꾸며 갔지만 이날 청산도는 기상악화에
탁한 물색으로 저를 외면하였습니다.
하지만 마냥 불평만 할 수는 없었어요. 저와 파트너는 각각 한마리씩 했다지만 나머지 20명
중 대다수가 몰황이였다네요. 그나마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는건지..
최근에 느낀거지만 남들 다 잡을때 못잡고, 남들 못잡을때 잡는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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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회를 뜨고나니 서더리는 아주 먹음직스럽게 나옵니다. 가운데 노란건 볼락의 알
오늘은 칼도 안갈고 썰어서 그런지 잘 듣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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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청산도로 가는 총 출조비가 15만원
밤 10시에 출발하여 익일 새벽 6시에 청산도 갯바위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찬공기와 칼바람에 맞서가며 힘들게 잡은 이 한마리의 가치입니다.

"15만원짜리 감성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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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튜브형 생고추냉이를 얹고 일본식 회간장에 찍어서 먹어봅니다.
지금 겨울철 감성돔 회는 아주 찰지고 고소한데 살이 어찌나 쫀득쫀득한지 칼이 안들어요.
칼에 물 묻혀가면서 썰었습니다. 칼을 갈던지 해야겠습니다. 시식했던 가족들의 의견은 볼락보다
감성돔회에 점수를 더 줬습니다.

하지만 저는 왜 눈물이 날까요?
고추냉이를 너무 많이 넣어서 일까요? 아니면 너무 피곤한 나머지 하품해서 눈물이 났을까요.
그런건 아니구요. 제가 감성돔 낚시가 너무 좋아 남해쪽으로 다니기 시작한지 어언 3년.
그동안 알게 모르게 쏟은 경비만도 상당할거 같아요.
 
 낚시하는 시간보다 차량에 오고가는 시간이 더 많은 수도권 낚시인의 비애

 낚시에 들어가는 밑밥, 미끼값보다 차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 수도권 낚시인의 비애

그나마 한마리라도 잡아 회맛이라도 봤으니 다행, 오늘 함께 했었던 다른 분들은 손맛도 못보고 8시간
동안 갯바위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돌아가셨을텐데 그래도 장담하건데 다음에 또 오실것이 분명합니다.
왜 이 쌩고생을 해가면서 또 올까요?
저는 그 이유에 대해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낚시인은 언제나 희망을 품고 출조를 합니다.
다음엔 잘 잡을 수 있겠지, 다음번엔 정말 대물할 수 있을꺼야!
이런 희망이 없다면 어느누가 낚시를 하려할까요?
오늘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고 다음 출조에 대해 희망과 기대를 가지기 때문이라고 봐요.
그래도 그렇지 거기에 들어가는 댓가치고는 참 눈물이 날 정도로 적잖은 출혈을 감수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15만원짜리 감성돔 회맛
"여기에 짠맛, 쓴맛, 단맛이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인낚 회원님! 연말연시 따듯하고 훈훈하게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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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댓글
1 토네이드 10-12-28 19:03 0  
오래전에 통영죽도에 낚시갔다가 전 혼자이고 옆에 설분 부부가 내렸지요..어찌된일인지 고기가 제한테만 물어 5마리나 ...근데 옆에부부조사 빵 치고 말았어요.두마리  나누면서 맛이라도 보라고 한 기억이 떠오릅니다.앞전에 연화도 가서 빵치고 ...올해 가기전에 가야지 하는데 날씨가 가로 막네요..새해에도 좋은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1 찌매듭 10-12-28 22:33 0  
에라이~~~~~~~~
낚시를 그만 두세요~~~~~~~

아니, 함께 그만둡시다.......

정말,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새벽길을 달려 도착하여 짧은 일정을 마치고
올라 오며 수 없는 후회를 하다간 어디, 가까운 곳이 없을까하여
비교적....., 무척이나 가까운(?) 무창포나 외연도등지의 서해권을 개발하여
아직도 새벽길을 달리곤 있지만 정말, 낚시는 미친 짓이 분명합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미친짓이다 생각하면서도 또 짐을 꾸리는 미친짓을 이어가고 있으니
어찌된 일이랍니까?

분명, 고추냉이 향이 눈가에까지 미쳤을겝니다.....
오미자 같은 맛도 분명, 함게 느꼈을게구요.....

시흘남은 이 해의 마무리를 멋지게 하시겠죠? ^^//
41 바다의여왕 10-12-28 22:59 0  
에휴..애잔한마음이 먼저 앞섭니다
그먼길을 달려 도착한 포인트에서 손맛 못보고 올라가시면
가실때 얼마나 힘드실지 낚시인이라면 다 체험해봤을겁니다...
1 포말지역 10-12-29 14:55 0  
추억님!!고생많이 하셨네요!!! 한10년전  저도 추억님과  증상이 비슷했습니다.
물론,지금은  허리수술하고는  원도권은 접고,가까운 내만권만 다니다, 이제는 춥고,무서워
이마져도 접을려고, 장비다 처분하고, 원투용만있습니다.
아무쪼록,추운겨울날씨  몸잘챙기시고, 가족들에게 할애하는 시간이 더많이 가지시길바랍니다.  추억님!! 조행기 잘읽고갑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1 감시-헌터 10-12-30 16:55 0  
멀리서 오시는 분들..오고 가시면서 안전운전하시고...조과에 연연하면 어떻게 낚시를 계속할 수 있겠습니까..ㅎㅎ...모쪼록 다가오는 새해에 어복~충만하셔서...대물하세요^^
1 몸짱조사 10-12-31 15:20 0  
부산 사는 저도 거제 통영 전라도 갈때마다 멀다고 투덜 거렸는데...
입질의 추억님 글 읽고 그나마 전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드네여 ^^
이번 조행기도 잘읽었습니다!~
항상 먼 조행길 안전하게 다니시구요~
복 많이 받으세여 ^^
1 콜라병 10-12-31 23:16 0  
낚시 오래는 안했지만 그동안 출조비로 매일 회를 사먹는다면???ㅋㅋㅋㅋㅋ생각도 하기 싫네요~
1 여치기맨 11-01-03 12:07 0  
ㅠㅠ...고추냉이..눈물..이 부분에서 저도 눈시울이....많은분들이 공감하실거 같네요..
손끝이에이고..발끝이떨어져나가는..하루종일 서있다..따스한 차에 몸을 뉘였을때..땅끝까지라도 녹아내릴거같은...피곤한 육체....  눈물이나네요..ㅋㅋ  눈물닦고, 다음출조지를 고르고있읍니다..  건강하세요~~
1 나는맨날황이고 11-01-04 15:42 0  
안녕하세요 입질의추억님..^^; 오랜만에 조행기 들여다봅니다..
매번 조행기를 읽지만...조황이조금 아쉬우네요....^^;  저는 한마리도 몬잡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힘내시구요..^^;
낚시를 오래하진 않았지만...지금은  참을쭐도알고 여자친구가 허락하면 한번가따오곤합니다
예전에 낚시에 완전 미쳐서 한번갈때마다 돈을얼마나써댔는지  통장에 잔고가없어서 여자친구와 대판싸웠죠..ㅋㅋ
여자친구가 한번씩 툭툭내뱉는 말이있습니다....니가 낚시를 배워서 다행이지... 도박을배웠으면  인연끊었다고..ㅋㅋ
그렇게 여자친구는잡지도 못하는데 왜 가냐고 가냐고~욕먹어가면서 가려고 하는게 "희망"
때문에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언젠간 꼭 5짜넘는 감시를 잡아서 당당하게 주고싶네요 ^^
그게 언제될련지모르겟지만...희망을가지고..노력해야죠 ㅋㅋㅋㅋ
항상 조행기 잘보고있습니다^^ 다음 조행기땐 꼭 어복 충만하십시요
새해복많이받으시구요...(__) 잔말이좀 많았네요 ㅋㅋ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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