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전문으로 낚는 아내, 이것 참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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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입질의 추억
낚시를 사랑하는 멋쟁이 낚시꾼 - 입질의 추억님의 바다낚시 일기입니다.

새를 전문으로 낚는 아내, 이것 참 난감하네

1 입질의추억 50 8,773 2012.03.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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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하다보면 별의 별 에피소드가 생기지만 이번만큼 황당한 일도 흔치 않겠단 생각입니다.
제주도 섭지코지에서 낚시를 하던 우리부부는 강한 바람과 너울파도에 고전하며 전갱이(각재기)
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는데요, 철수직전 전갱이 무리들이 흩어졌는지 꽤 오랫동안 찌가 떠
있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들어가는 입질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벵에돔이라고 생각하고 릴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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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밭에서 낚시하는 아내
 
이렇게 순간적으로 찍힌 샷을 보니 정말 와일드한 낚시를 했구나 싶습니다. ^^;
이 날 함께 동행해 주셨던 가이드님의 말을 빌리자면..

 
"경험지 +50을 획득, 축하합니다!!! 제주낚시 레벨 Lv.7을 달성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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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안전한 곳으로 올라와서 낚시하던 어복부인은 철수직전 정체를 알 수 없는 뭔가를 걸고
파이팅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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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할줄 모르며 당황한 아내.
 
"왜그래?"
"새가 걸렸어. 도와줘 ㅠㅠ"

 
날개를 푸드득거리며 도망치려고 안간힘을 쓰는 새. 자세히 보니 갈매기가 아닙니다.
녀석의 정체는 물속으로 잠수해 물고기를 사냥하는 바다쇠오리였어요.
지난번엔 갈매기를 걸더니 이번엔 물속에서 새를 걸어버리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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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바늘을 빼주려면 이 녀석을 낚아야.. 아니 잡아야 하는데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녀석을 잡으려면 강제로 끌어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괴로운 소리를 질러대는 새. 잠시 하늘을 날더니 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강제로 끌어 올려야 하는 아내의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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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손에 잡히기 직전 또 한번의 날개짓으로 날아가려고 하는 새.
다행히 가이드님이 옆에 계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사람의 손에 잡히자 공포에 질렸는지 계속해서 꾸에엑~꾸에엑~하며 울부짖는 새.
고의가 아니였지만 자기 땜에 새에게 고통을 준 것 같아 흐느끼며 자책하는 아내.

 
"괜찮아~괜찮아~일부러 낚은게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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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희귀조류에 속하는 바다쇠오리
바다쇠오리는 보호대상에 있는 희귀조류입니다.
오리라곤 하나 오리목이 아닌 "도요목"에 속하는 바다쇠오리는 주로 오염되지 않은 해안가 지방이나 섬에 서식하는데 깊은 수심까지 잠수하며 물고기를 사냥, 작은 새우, 물고기등을 먹이로 삼습니다.

이 보다 큰 "큰바다쇠오리"도 있엇지만 1840년도에 남획으로 인해 멸종되었다고 해요.

바다쇠오리는 한반도의 섬에선 종종 관찰되지만 육지 사람들에겐 쉽사리 관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낚시를 하다보니 이 녀석들을 종종 보는데 사실 낚시꾼들에게 있어서 바다쇠오리는 물고기를 쫒아내는 방해꾼이라 그리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훠이~훠이~" 소리를 내며 쫒아보려고 해도 밑밥을 주워먹거나 밑밥에 모여든 고기를 사냥하느라 좀 처럼 벗어나지 않는...제주도에선 '물닭'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따금씩 낚시로 잡히면 그 자리서 깃털을 뽑아 백숙을 해먹는다는 현지인의 얘기도 있어요. 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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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최대한 조심해서 바늘을 제거해야 하는데 꼿힌 부위를 보니 엉뚱하게도 날개입니다.
이는 물속에서 미끼를 먹으려고 접근했다가 채비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재수없게 걸린것으로 보여집니다. 공포에 질린 새에게 손을 갖다대자 부리로 쪼으며 사납게 굽니다. 어쩔 수 없이 수건으로 눈을 가려서 잠시 동안이나마 못 움직이게 한 후 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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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먼 친척뻘이라는 바다쇠오리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날개부분에 난 상처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ㅠㅠ
최대한 다치지 않게 처리하고 돌려보냈습니다.
뜻하지 않게 새를 낚아 기분이 엉망이 된 어복부인.(고기는 잘도 낚으면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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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다로 되돌아간 바다쇠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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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어느 횟집에서 벵에돔 1Kg를 주문
 
원래는 이 날 같이 온 일행들에게 벵에돔 회맛을 보여주려 했지만 결국은 꽝치는 바람에 그냥 사먹기로 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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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벵에돔 낚시를 방해한 전갱이들의 최후, 횟집 주방에서

그나마 작은 전갱이들을 몇 마리 챙겨서 튀겨먹었습니다.
이 날의 유일한 조과인 긴꼬리 벵에돔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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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갱이(각재기)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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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유일하게 잡았던 긴꼬리 벵에돔(겨우 방생사이즈를 면한듯한)
요것도 회를 쳐서 내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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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 사먹은 벵에돔 회ㅠㅠ
 
이렇게 해서 제주도 낚시는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날씨도 안받쳐줬고 시기상으로도 가장 힘들때여서 첨부터 기대는 안했지만 막상 이런식으로 낚시를 끝마치고 나니 다소 허무함이 밀려옵니다.
 
그나저나 제 아내 어복부인은 어쩌다 고기는 못낚고 새를 전문으로 낚게 됐는지. 솔직히 새를 낚을 확률이 벵에돔 보단 훨~신 낮을텐데 ㅋㅋ
6개월 전의 일입니다만, 아내가 울릉도에서 갈매기를 낚은 적이 있었어요. (관련글 : 아내 새를 낚다.)
그때는 수면에 있던 갈매기가 아내의 미끼를 낚아채려다 걸렸는데 놀랍게도 이번에 걸린 바다쇠오리는 물속에서 새를 낚은 셈.

불과 6개월 사이(출조 횟수도 많지 않은데)에 새를 두 마리나 낚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
낚시하다 고기는 못잡고 새만 낚으니 한마디로 새 됐어요. ㅠㅠ
늘 어복이 충만하다며 자신만만해 하던 어복부인은 이후 조복(鳥福)부인으로 별명이 바뀌었다는 슬픈 전설이 되었습니다.

 
PS : 이틀간 저희부부의 낚시를 도와주셨던 '제주도 바다낚시 이야기'의 김도환 사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추천 꾹!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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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댓글
1 나로도대물 12-03-08 10:50 0  
늘~~꾹합니다...

아름다운글 늘감사합니다.;;;^^
1 입질의추억 12-03-09 11:30 0  
들고계신 감생이 포스가 멋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대구초짜배기 12-03-08 14:21 0  
ㅎㅎ..손맛 좋아겠습니다...
부인께서..ㅎㅎ
그나마 살짝걸려 다행입니다..
늘 잘보고 있는 1인입니다
1 입질의추억 12-03-09 11:31 0  
갈매기도 아니고 물속에서 새를 낚으니 기분 참 묘하더군요~
늘 고맙습니데이~^^
예전에도 한번 새 잡으시더니
또 새를 잡으셨네요.ㅋㅋ
저도 몇번 잡은적 있지만
그게 참 안 잡히던데 희안하네요.ㅋㅋ
뱅에돔회보다 전갱이튀김이
무지 맛날것 같네요.ㅋ
잘 보고 갑니다.^^
66 입질의추억 12-03-09 11:32 0  
어복부인의 출조횟수를 감안하자면 참으로 묘한 확률입니다 ㅋㅋ
이제 남해쪽은 만연한 봄날이겠지요? 거제권도 조황이 살아난다고 들었는데 출조점에서 안가면 개인출조라도 함 가보고 싶습니다~
59 폭주기관차 12-03-08 19:02 0  
어복부인 마나님깨서
마음이 안좋았을 듯 합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사납게 울어대는것이...

부러 그런것도 아니고 잘 다스려서
돌려 보냈으니 좋은일 하신겁니다.^^

자연산 긴꼴리 뱅어돔의 회 땟깔이
아주 선명하니 좋으내요.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59 입질의추억 12-03-09 11:33 0  
요즘들어 벵에돔 회맛이 참 그립더군요.
확실히 감생이보단 벵에돔이 맛있는거 같기도 하구요.
담엔 큰 씨알로다가 올려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 감시뿔났네 12-03-09 04:45 0  
진정한 고수이십니다 갈매기는 잡았다는 소식은들어도 바다 속에서 새를 잡으셨으니 로또 일등과 막먹는 확률인데요 담번엔 대물잡으실 거예요 크게 사고치시겠죠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부부님 행복하세요
1 입질의추억 12-03-09 11:33 0  
안그래도 로또를 샀는데 지금 2주 연속 5등입니다 ^^*
오늘 5등한걸로 한장 더 구입해야 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1 여수삐까리 12-03-09 15:35 0  
채비 걷을때  부인의 맘이 착찹했겠습니다 ..
허나 입속으로 안들어가고 날개에 꽂혀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집니다 ..
낚시하다보면 바늘달아놓은채로 배비 버리고 오시는분 계신데 ..
갈매기가 미끼달려있던거 먹어서 입에 바늘달고 다니는것도 보았고,
루어 미노우도 달고 다니는걸 종종 목격했습니다 ..
맘같아선 잡아서 빼어주고 싶지만 ,,그게 되나요 ㅠㅠ 맘아프네요 ..
우리 조사님들 반성해야겠습니다 .
조행기 읽다가 주절주절 ㅋ
1 입질의추억 12-03-12 12:18 0  
손맛이 느껴질때마다 새의 비명이 들리니 손맛이 손맛이 아니더라고
하데요. 조행기 읽다가 주절주절 좋은데요.. 저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
1 감시만 12-03-09 18:20 0  
언제나 같이한다는 즐거운 것 같습니다. 낚시하다보면 한번씩 경험한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한번 경험을 했지요 !
미끼 끼우고, 캐스팅을 했는데 미끼가 갈아앉기 전에 갈매기가 흡입을 해버리더군요.
입질의추억님 사모님이 거신 조그마한 놈이 아니라 갈매기가 걸리니까 대책이
안섭니다. 미끼 물자마자 하늘로~~~
찌가 하늘에서 둥둥 떠다니는데, 갈매기한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수 없이 줄당기기
하다가 목줄이 터진 일이 있습니다.
아마도 미끼를 삼킨 상태인데, 풀어 줄수도 없고 황당한 경험을 한경우 입니다.
아무쪼록 안전한 낚시, 줄거운 낚시 여행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1 입질의추억 12-03-12 12:19 0  
낚시대가 거꾸로 휘겠어요 하하..
새 손맛은 그만봤음 좋겠습니다. 담엔 어복을 전할께요.
고맙습니다!
1 지현아빠 12-03-10 18:35 0  
갈매기를 바늘걸림 당해본 적은 있는데...
물속의 오리를 다 낚으시다니...심히, 대단한 낚시복을 가지신 분인듯 합니다...^^
아직 식전이라 그런지...오늘은 유달리 벵에돔회에 눈길이 머뭅니다...
1 입질의추억 12-03-12 12:19 0  
벵에돔 4짜 낚을 확률과 어느쪽이 더 높을지 모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1 문조리5짜 12-03-11 17:20 0  
조행기 잘보고갑미다  근데입질의추억님 직업이매우궁금??????????????//
1 입질의추억 12-03-12 12:21 0  
늘 감솨합니다. 저 이상한 직업은 아녀요^^;
1 통영뽈라구다 12-03-12 10:51 0  
어복부인께서 손맛 원없이 보셨겠네여 ㅋㅋ

늘 즐거운 조행길되세요^^
1 입질의추억 12-03-12 12:21 0  
새 손맛은 그만 보고 싶습니다 ^^
한주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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