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돔을 노리던 중 갑자기 어신같지 않게 구멍찌가 가물가물 잠겨 들어가다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어신이 이상하다?...", 미심쩍은 생각을 하면서 강하게 챔질을 하였으나 묵직한 무게감만 느껴지고 당기는 손 맛이 전혀 없었다. 무겁게 릴을 감아 들여 갯바위로 올려보니 낚시 바늘에 크다란 비닐이 걸려 나와 낚시를 망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식견(識見)있는 많은 낚시인들이 느끼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우리 낚시인들의 활동무대인 바다가 멍들어 가고 갯바위가 찌들어 간다는 것이다.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보면 역겨운 냄새가 풍기는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근교 갯바위 고인 물은 대부분 썩고 주변은 쓰레기장화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면 갈수록 가슴 아파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먹다 남은 음식찌꺼기며 연료 깡통, 빈병, 라면봉지, 비닐포장지, 폐프라스틱, 폐종이 등 각종 쓰레기가 무수히 흩어져 있고 심지어는 볼 일을 함부로 보아 군데군데에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근교의 갯바위로 나가 좀더 구석구석까지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갯바위가 귀퉁이 곳곳에 꽉 수셔놓은 각종 쓰레기들로 빼꼼한 곳이 없을 정도이다. 고기 좀 된다고 소문 난 자리는 더욱 심하다. 고인 물에 함부로 버려진 음식찌꺼기와 잡고기로 취급되는 가련한 물고기들이 마구 버려져 썩고 부패하면서 심한 악취를 진동시키고 있고 파리와 모기떼까지 불러 모아 갯바위에서 더욱 극성을 부린다. 현지민들은 낚시인이 섬을 오염시킨다는 구실로 출입을 금지시키고 아예 청소비 명목으로 입어료를 징수하는 등 갯바위를 통제하여 낚시인들이 설자리 마져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갯바위 오염 문제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환경오염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나이는 40억~50억살 정도된다고 한다. 그러나 긴긴 세월동안 끊임없이 자정(自淨)능력을 발휘해 온 지구가 이제 수난기에 접어 들었고 중병(重病) 에 걸려 있다고들 말한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고도의 산업사회로 접어들었다. 이로 인해 인간생활에 윤택(潤澤)은 날로 더 해가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각종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인구증가 및 도시집중, 자동차의 증가, 각종 산업의 급속한 발달, 세분화 등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각종 오염물질로 인한 오염 때문이다.
국지적 환경오염 현상이 이제 광역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인류의 대 재앙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CO2)의 농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기권의 온실효과가 발생되고 이로 인해 대기의 온도가 날로 상승되고 있다. 실제로 1850년부터 1980년까지 0.3~0.5%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졌고 2030년경에는 1.5~4.5% 가량 농도가 더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내리고 앞으로 해수면의 높이도 20~140㎝가량 높아져 많은 도시가 잠길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해수압이 상승하여 해저의 지각을 누르고 지각이 이탈하는 현상이 생겨 예상하지 않았던 지역에 지진이 발생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 연소시 발생되는 아황산가스(SO2)가 대기 중 수증기에 녹아 들어 산성비, 산성안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산성비로 인하여 삼림의 황폐화는 물론이고 동식물의 생육저해, 자동차와 건축물의 피해, 사람의 눈과 피부를 자극하는 등 자연과 인간의 생활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도 하다. 그밖에도 프레온 가스로 인하여 대기권 약 25㎞ 상공에 있는 오존층 파괴가 가속화되고 구멍 뚫린 성층권으로 자외선이 과다(過多) 유입되어 피부암을 유발시키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지구 사막화 현상, 엘리뇨와 라니냐 현상, 토양오염, 지하수 오염, 국지적 기상이변인 한발, 대홍수 등 모든 문제가 환경오염에서 비롯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수질오염 문제도 마찬가지다. 인구가 집중하고 산업시설이 밀집된 대도시 주변 하천은 모두 성한 곳이 없다. 부산의 경우 오염된 낙동강이 결국 부산시민의 상수원을 위협하고 연안바다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대구지역의 위천공단 조성과 관련하여 부산의 시민 단체들의 심한 반발 또한 환경오염의 원인행위를 원천 봉쇄하고자 하는데서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땅도 강도 바다도 하늘도 모두 오염되었던지 오염될 우려가 다분히 많은 심각한 지경에까지 와 있다.
우리 낚시인들의 보금자리인 바다를 한번 되돌아 보자. 바다는 지구 표면에서 70%를 점유하고 있다. 지구밖에 나가 본 우주인들은 지구를 "바다의 혹성"이라고 부를 정도로 푸른 지구가 다른 혹성에 비해 생명력이 넘치고 그렇게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바다는 무한한 자원의 보고(寶庫)이고 미래 인류의 마지막 생활 터전이며 우리 낚시인들에게도 무한한 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휴식처이다. 그러나 우리 낚시인들의 터전인 바다 역시 심각한 오염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거대한 바다는 항상 움직이고 있다. 달과 태양의 인력(引力)으로 조석(潮夕)현상이 발생된다. 12½시간의 주기성을 가지고 있고 하루에 약 50분가량 늦어지며 2주일 마다 달과 태양의 공동작용으로 조석의 크기가 최대(大潮, 사리)가 되었다가 최소(小潮, 조금)가 되었다가 하면서 엄청난 힘으로 해류를 이동시킨다. 대양의 경우 동서로는 적도해류가 남북으로는 연안류가 흐르고 있으며 북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남반구에서는 시계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오염된 지역을 자정시키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안 갯바위 역시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서해안의 경우 대조기때와 소조기때 조수간만의 차가 아주 크며 남해안의 경우도 대조기때와 소조기때의 간만의 차가 크면서 바닷물을 폭넓게 이동시켜 영양 염류(營養鹽類)의 신속한 재순환과 대사 노폐물의 제거 및 오염물질의 확산을 도와 각종 생태계에 활력을 주고 있다. 또한 바다의 염분(Salt)이 약 3.5%가량 함유되어 있고 이중 2.7%가 염화나트륨이고 나머지는 마그네슘, 칼슘, 칼륨등으로 구성된다. 염분의 농도는 원양의 경우 변화의 폭이 좁고 내만 또는 하구의 기수(汽水)에서는 담수의 영향으로 변화의 폭이 크다. 항상 균일한 조성비율을 유지하는 바닷물에 각종 오.폐수가 유입되면 이 균형이 깨어지고 이어 해양생태 계(海洋生態界)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바다오염의 주된 원인은 육지에서 유입되는 오.폐수, 각종쓰레기등과 선박에서 배출되는 폐유, 폐기물 (폐기어망, 선상 생활쓰레기, 선박수리 폐기물 등)등이 있고 해저의 지진등 천재지변에 의한 오염도 있다.요즈음 낚시인구가 급증하여 일요일 동.서해안이나 남해안 곳곳까지 많은 낚시인들이 찾아들면서 우리 낚시인들도 큰 이동오염원이 아닐 수 없다. 육지로부터 유입된 오.폐수로 용존(容存) 유기물질의 농도가 증가되며 합성세제의 과다한 사용으로 질소 (窒素)나 인(燐)등과 영양염류의 영향으로 부영양화(赤潮) 현상이 발생되고 수중의 1차 생산자인 녹조류 등과 각종 프랑크톤을 사멸시켜 바다를 썩게 만든다. 이러한 해역에서 먹이사슬이 무너지고 아무 것도 살지 못하는 죽음의 바다가 되어 버린다. 중금속 폐수로 오염된 해역에서는 고기의 체내에 중금속이 농축되고 기형어가 나타나며 이를 식용으로 한 조류(鳥類)나 인간에게 미나마다병(수은 중독)이나 이따이 이따이병(카드뮴 중독)등 무서운 질병까지 일어 키고 있다. 폐유는 수면에 부유하면서 수중에 산소의 공급을 차단하며 연안 시설물에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양식업자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비중이 무거운 기름류은 해저에 갈아 앉아 저서(低棲)생물인 따게비, 게, 조개류, 갯지렁이, 해조류 등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결국 해저 생태계를 사멸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폐 비닐, 폐 프라스틱 등은 시각적 공해(불쾌감등)를 유발하고 해저에서 쉽게 부패되지 않고 해저면에 산소 공급을 차단하는 등 역시 해저 생태계에 장기간 영향을 미친다.
낚시도중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필터)는 바닷속에서 10~12년이 경과되어야 비로소 분해된다고 한다. 바다에 버려진 각종 종이류 2~5개월이 지나야 분해된다고 한다. 우유 팩은 5년, 비닐과 프라스틱류는 50~80년, 알미늄 켄은 80~100년, 스치로폼은 500년이 지나야 분해되며 장기간 해저를 오염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러면 바다 오염방지를 위하여 우리 낚시인들이 하여야 할 일은 무엇일까 ? 가장 중요한 것은 바다에 각종 쓰레기나 낚시 후 불용품등을 갯바위나 바다에 버리지 않고 되가져 오는 일 이다. 비닐봉지나 1회용품의 사용은 가급적 자제하여야 한다. 갯바위에서 사용중이던 비닐이나 1회용 쓰레기등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하고 낚시를 마친 후 압착, 수거한 후 육지로 반입하여 최종처리하여야 한다. 부득이 갯바위에서 되가져 올 수 없을 경우 완전히 소각처리하여 잔재물로 인한 2차 오염이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가져오지 않을 잡고기 등은 갯바위에 버리지 말고 되살려 보내야 한다. 갯바위 고인물에 버려둘 경우 하절기 수시간 내에 썩어 심한 냄새를 풍기고 완전히 부패되는데는 장시간이 소요되며 갯바위를 악취오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낚시 후 버리는 낚시줄은 가위로 잘게 짤라 모우고 봉돌이나 사용하지 못하는 소품들과 음식쓰레기, 병류, 깡통류 등은 비닐에 담아 되가져 오기를 생활화하여야 한다.낚시도중 부주의로 바람에 날려 가버린 비닐조각이 해저 암초에 걸려 해조류의 성장을 저해시키고 완전히 분해되는데 80년이 걸린다고 하니 지난번 낚시 가서 바람에 날아가 버린 비닐봉지가 바닥 암초에 걸려 있다면 앞으로 우리 다음 세대까지 그곳에 고기나 해조류들이 머물지 않을 것이다.
갯바위 곳곳에 넘치는 쓰레기... 이대로 방치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갯바위 오염방지를 위하여 우리 낚시인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갯바위를 지켜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