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군도(男女群島)"... 일본 바다낚시인들의 대물 기록갱신장...,
일본 바다낚시인들이 그렇게도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돌돔, 벵에돔 등 바다낚시의 보고(寶庫)..., "나카사키현(長岐懸) 오도열도(五島列島)"에 속하고 "후쿠에시마"(福江島)에서 남남서로 약 100킬로 동지나해에 떨어져 앉아 있는 절해의 고도(孤島)로 남도(南島), 구로키도, 나카노도, 하나쿠리도, 여도 (女島) 등 5개의 큰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변에는 이름도 없는 무수한 여들이 산재하여 있고 아직 낚시인들이 올라 본 적이 없는 여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여도(女島)에는 제7관구 해상보안본부 후쿠오카항로표식사무소(海上保安本部 福剛航路標識事務所) 직원 4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사람은 거주하지 않는 무인도(無人島)이다. 바다 낚시를 즐기는 많은 낚시인들에게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널리 알려진 일본 최대의 갯바위 격전장이기도 하다. 이곳은 익히 그들이 제작한 비디오 테-입으로 돌돔과 벵에돔 낚시 광경을 여러번 보았으며 꼭 한번 도전하여 한국인의 기상을 심어두고 싶은 곳이기도 하였다.
3년전, 이번 출조에 필자와 동행하는 "J크릴" 대표 K씨"(이하 K씨)가 일본 조구업체로 부터 초청장을 받아 놓고 이곳으로 도전해 보고자 계획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해외관광이라 하면서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외국을 나 다니고 있고 알레스카다, 괌도다 하면서 해외 원정(遠征)낚시를 떠나지만 그래도 갯바위 바다낚시만은 우리나라만큼 철 따라 다양하게 포인트가 형성되는 곳이 없는데 굳이 일본까지 바다낚시를 간다면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시기상조라" 말하며 미루어 왔던 적이 있었다. 만약 남녀군도로 탐사 출조를 떠난다면 "우리나라에도 갈도도 좋고, 세존도 좋고, 광도로 부터 평도까지 더 멀리는 추자도를 위시하여 만재도와 가거도 등 그 많은 돌돔, 벵에돔 포인트를 두고 왜 일본까지 가서 야단들이냐 ?"라고 말할 낚시인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갯바위낚시를 금지하는 등 우리 낚시계에 크다란 변화가 생기고 말았다.
낚시유람선이 갯바위에 낚시인들을 하선시킬 수 없고 하선시켰다가는 "위법행위"가 되며 갯바위 낚시인에게 행정벌인 과태료가 부과된 사건이 있었다.
너무나 피부에 와 닿는 엄연한 우리의 현실이며 갯바위 낚시인들은 바로 범법자가 되어버린 극단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고 낚시유람선도 중간 기착지가 없는 곳에 낚시인들을 하선하였다 하여 과중한 벌금이 물려졌다고 하였다. 낚시인들이 주말을 맞아도 나가 볼 갯바위가 점차 줄어들고 좀 멀리 떨어진 섬으로 나가 상큼한 바다 내음이라도 맡으며 화끈한 손풀이를 하고 싶어도 법이 허용하지 않는 실정이니 어쩔 수 없다. 필자 역시 법치국가(法治國家)에서 법률(法律)을 위반해 가면서 갯바위 낚시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모처럼 주말에 손 맛이나 보려면 직접 승용차를 몰고 몇 시간 고속도로로, 국도(國道)로 달려가서는 현지에서 조그만 조각배를 사정사정하고 웃돈까지 붙여 어렵게 빌려 갯바위로 나가야 한다.
위험스러운 조각배를 타고 나아가기 싫으면 무거운 장비를 둘러메고 산을 올라 절벽을 타고 오르내리는 부산 사투리로 "세(혀)가 만발이 빠지는" 등산낚시를 시도하여만 하는 현실이 되었다. 안전 장구를 비치한 대형선박에다 레이다와 통신장비등을 갖춘 전용 낚시선은 통제에 묶여 항내에 잠자고 있고파도가 조금만 쳐도 마치 일엽편주 같이 되어버리는 조그만 조각배들은 단속망을 피해 황천 곡예항해를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이고 보면 웬지 입맛이 씁쓸해지기만 하다. 70년대로 되돌아만 가는... 현실과는 동떨어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나 할까?
우리 부산의 경우 '95년 4월26일부터 유.도선법에 의해 중간 기착지가 없는 갯바위에 하선이 금지되었고 남해안 곳곳으로 확대되고 말았다. 즉, 위험한 "갯바위 낚시는 금지"한다는 것이었다.
400만 낚시인구를 위한 낚시관련 법령이 전무한 우리의 현실에서 누구하나 나서 감히 유.도선법을 개정(改正)하여야 한다던가 아니면 새로운 낚시관련 법령을 제정(制定)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하나 없었다. 부산M신문 사회부 C기자는 "위험하여 갯바위 낚시를 못하게 하면 헹글라이드고, 스킨스쿠버고 부상이 따르는 각종 스포츠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항상 지적해 온 행정 편의주의적 탁상행정이 우리의 취미생활인 바다낚시에 까지 번질 줄이야..."라는 한탄했던 말만 떠오른다.
법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불법어로의 만연, 연근해의 공유수면 매립확대, 연안오염 등으로 어자원은 갈수록 고갈되어 가는 실정이다. 많은 섬에서는 법령에 근거도 없이 낚시인들에게 입어료다, 청소비다 하면서 우리 낚시인들의 호주머니를 우려내고 있으며 더욱이 환경부에서는 낚시 라이센스 제도를 검토하기에 이러렇다. 고갈되어 가는 어자원..., 날로 더해가는 출조 경비..., 이 모두가 우리 낚시계의 현실이다. 모 그룹의 회장 말같이 이제 뭔가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를 추진하는 국정방향에 부응하여 우리 바다낚시계도 이제 금지된 갯바위의 불법낚시를 하다가 법률 위반으로 범법자가 되기 보다는 차라리 세계화의 일환으로 일본, 중국, 대만등 동북아로 점차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었다. 몇 개월에 한번만 낚시를 가더라도... 그러던 중 K사장은 "일본으로 부터 사업과 관련되어 초청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이 있었고 "우리 일행들이 출조 스케쥴이 잡히면 일본측에서 여러가지 협조가 예상된다"는 말과, 최소의 경비로 출조가 가능하다는 말에 수년 전부터 꼭 한번 가고 싶어하던 이곳 "남녀군도"로 갑자기 눈을 돌기게 되었다.
아울러 낚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선진국의 제도나 각종사례를 정확하게 보고와 통제와 규제 일변도인 우리의 현실에 이들의 사례를 간접적으로 비교 시켜보고 싶었다. 한발 앞서, 세계화의 물결은 도래 확실하므로 더욱 발전하여 일본, 중국, 대만등 우리와 인접한 국가들과 보다 폭 넓게 접촉함으로서 명실공히 바다낚시도 세계화를 이루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우리 법령의 문제점을 보다 심도있게 분석해 보고 400백만 우리 낚시인들에게 우리의 현실을 명확하게 알릴 수 있는 계기와 향후 바다낚시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은 조그만 바램이 이곳을 떠나도록 결정하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해외 원정출조까지 감행하여야 하는 서글픈 생각마져 들었고 급기야 이웃나라 일본의 "남녀군도"를 기웃기웃 뒤에서 넘겨다 보고 "그들은 어찌하여 갯바위 낚시를 허용하고 있는지"를 주섬주섬 주워 담아야 하는 필자의 심정 또한 답답하다 못해 처량한 생각마저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남녀군도로 출조하면서 그들의 법령이나 규제, 낚시문화를 파악해 보는 것 외에 우리 장비의 현재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따라서 이번 출조시 가급적 우리 장비만을 사용하면서 국산장비의 우수성을 직접 우리의 낚시인과 일본의 낚시인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해서, 이번 출조시 그들의 조장(釣場)에서 돌돔과 벵에돔의 장비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향후 우리 바다낚시의 세계화 내지 우리 바다낚시계의 발전 방향을 이번 탐사팀들과 함께 정립해 보고 싶었다.
계획 단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해외 원정출조라 어려운 점이 많았다. 우선 일본을 자주 왕래하는 K씨와 의논한 결과 개략적인 스케츌을 잡았다. 일본 큐우슈우(九州) 히라도구찌(平戶口)에 소재한 "어더벤츄어 피싱"사와 펙시를 통한 출조계획 등을 문의한 바, "남녀군도"의 경우 돌돔 시즌으로 일본 낚시인들이 많이 출조하고 있으며 이번 달의 경우 5월 28일 현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출조 스케츌이 잡혀 있음을 확인하였다. 출조 인원은 필자와 K씨과 일행 P씨(65세 노령으로 신분 밝히기를 꺼림) 3명이 구성되었다. 탐사출조에 앞서 간단하게 계획을 알려 주었고 개인별 준비사항과 협조사항에 대한 대화를 마친 후 출조 준비를 시작하였다.
개략적인 "남녀군도" 탐사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95년 5월28일(일) 첫 기항지는 "후쿠오카(福岡)"공항에 도착한 후 이곳 낚시점에서 준비해 준 차량을 이용하여 "히라도구찌(平戶口)"까지 간다. 약간 휴식을 취한 후 미끼와 낚시 소품들을 구입한 다음 밤 9시 "어더벤츄어 피싱"호로 "남녀군도"로 출조한다. 5월29일(월) 새벽 1시경 "남녀군도"에 도착한 후 낚시를 시작하며 현지에서 2박의 일정으로 낚시를 마치면 5월31일(수) 아침 10시 "남녀군도"를 철수하여 "히라도구찌"로 돌아 와 오후 6시, "후쿠오카"에 도착, 이후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다음날 항공편을 "부산"으로 돌아 온다.
항상 그렇지만 준비과정은 언제나 기대에 부풀고 즐겁기만 하였다. 크게 3파트로 나누어 탐사낚시를 추진 하기로 하였다. 모든 기본적인 기획은 필자가 맡기로 하고 일본 현지의 가이드는 K사장이 맡기로 분담하였다. 그리고 국산장비의 필드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스폰서의 확보와 일본측과 대화를 통한 포인트등을 사전 파악하여 각종 자료들을 정리하였다. 복장은 가급적 통일할 수 있도록 하며 장비는 최대한 간편하게 준비하기로 하였다. 개인별 준비사항은 장구통릴, 스피닝릴, 봉돌, 낚시줄, 바늘, 후라쉬, 건전지, 살림꿰미, 칼, 소품, 비옷, 갯바위 신발, 모자, 세면도구, 장갑, 면장갑, 가위, 망치, 옷... 등을 챙겨 넣기로 하였다.
그리고 미끼인 꼬막과 돌돔용 밑밥은 낚시점에서 제공하기로 되어 있으므로 낚시에 필요한 소모품들만 현지에서 구입키로 하고 쿨러는 남녀군도에서 낚시를 마치고 돌아온 후, 귀국시 반입가능한 량의 고기만 담을 쿨러를 별도 구입하기로 하였다. 돌돔 미끼로 주로 꼬막을 사용한다고 하나 필자의 경우 소금에 절인 참갯지렁이를 가방 깊숙이 숨기고 출국하기로 하였다. 우리나라보다 위도상 아래쪽에 위치하므로 기온도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복장도 가벼운 차림으로 준비하였고 기본 장비를 제외한 나머지 자질구레한 장비는 현지 구입할 계획을 세우니 국내 출조에 비하여 간편한 것 같았다. 궁금증도 많았던 탐사출조 계획이었지만 단계별로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며칠동안 잠 못 이루고 "남녀군도"의 환상에 잠겨 들곤 하였다. 비디오를 통해 실전 분위기를 익히고 그들의 낚시방법을 다시 점검하였다. 우선 돌돔낚시에 초점을 맞추고 벵에돔 낚시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날씨가 좋아 밤낚시가 가능한 경우 참돔과 이름 모를 열대고기들과의 만남도 시도하기로 계획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좋은 날씨를 기원하면서 오로지 하늘만 쳐다보는 일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여권신청과 비자 발급을 마치고 탐사 출조를 위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필자가 필드 스텝으로 활동하고 있는 밉밥과 구멍찌 제조업체인 동화 WAZO에 남녀군도 탐사출조를 알렸고 "이곳에는 물이 맑고 조류도 강하며 다소 굵은 원줄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이때 사용할 크기가 작으면서 부력이 강한 구멍찌와 이에 맞는 소형 수중찌를 필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에 맞게 특별 제작토록" 요청하였다. 한편, 일본의 구멍찌 전문 생산업체인 그렉스(GREX)사 사장은 "5월22일 한국으로 출장을 나오는데 만약 필자가 남녀군도로 탐사를 떠난다면 무엇이던지 도울 수 있는 것은 도와 주겠다"는 것이었다.
"남녀군도(男女群島)"..., 그러나 미지의 그곳은 돌돔과 벵에돔이 와글와글거리는 곳이 아닐 것이다. 낚시대만 담그면 고기가 미친듯이 물어주는 곳이 아닐 것이 더더욱 뻔한 일이다. 낮선 이국 땅에다 정확한 포인트도 모르는 상황에서 손 맛이라도 보려면 용왕님이 도와주고 어복(魚福)도 있어야만 화끈한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좌우지간 해외 탐사출조를 하려하니 여러가지 걱정도 따랐다. 그리고 필드 테스트용 돌돔장대도 문제였다. 필자는 돌돔 전용장대를 2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 국산 돌돔 전용대가 생산되기 이전부터 사용하던 일본산 제품이었다.
남녀군도에서 국산 돌돔 전용장대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스폰서를 확보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번 출조를 위해 테스트 용으로 새로 구입하려고 하니 또 경비가 걱정되었다. 할 수 없었다, 국산 장대를 확보할 수 없으면 필자가 가지고 있는 일산장대를 사용하는 방법뿐이었다. "남녀군도" 도전 취지와 탐사 방향과는 다르지만 많은 경비를 추가로 지출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러던 중 .5월17일(수) 오후, 일본 "후쿠오카"의 "어더벤츄어 피싱"측에서 다음과 같은 펙시가 또 날아 왔다.
1. 스케쥴 : '95. 5.28(일) 21:00현지 2박3일 일정은 전과 같음.(단, 일기 불순시 순연됨)
2. 최근근황 : 현재 남녀군도 감성돔 시즌(?)은 끝남, 돌돔 시즌이며 여러 낚시인들이 각 섬에서 낚시 중
3. 조황 : 최근 돌돔 조황은 대체로 부진. 그러나 벵에돔은 잘되고 있음.
4. 밤낚시 : 현지 사정에 따라 가능할 수 있음.
5. 기타사항 : 일본의 낚시관련 법령등 방문하여 문의 바람.
이제 모든 것이 계획하였던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었다. 즉시 일행들의 비행기표를 예약하였다. KAL의 경우 5.28(일) 14:00 비행기표는 벌써 매진되고 없었다. 계속 확인해 본 결과 JAL의 5.27(토) 15:40 표만 남아 있었다. 어더벤츄어 피싱호가 5.28(일) 21:00 출항하므로 하루 전에 떠나는 JAL이라도 예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하루 일찍 일본에 들어가서 "히라도구찌"(平戶口)에 여장을 풀고 일본의 낚시관련 법령이나 그들의 낚시여건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자고 하니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많은 준비를 해 가지고 떠나는데 "최근 돌돔낚시 조과가 부진하다"는 어더벤츄어 피싱의 솔직한 조황 안내에 탐사출조의 결과는 미리 예측되고 있었다. 그러나 몇년간 벼루다 어렵게 출조하는데 최근 조황이 부진하다고 "일본에 고기 터졌으니 넘어 오라"고 할 때까지 기다리고 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남들은 보신(補身)관광에다 회춘(回春)관광도 간다는데 생선회 많이 먹는 낚시인이라 보신은 따로 필요없고 돌돔이 낚이지 않으면 "남녀군도를 구경하고 수심이나 제어보고 오자"고 스스로 마음을 달래면서도 새벽 물때와 해질 녁에는 돌돔낚시를, 밤에는 참돔낚시를, 그리고 일본인들이 사용하지 않는 민장대로는 밤볼락 낚시를, 릴찌낚이나 루어로 농어나 부시리 낚시를, 낮에는 벵에돔낚시를, 밤.낮없이 시도해 볼 량 많은 장비들을 야무지게 챙겨 넣었다.
라면과 김치는 일본 땅에서 구한들 우리 입맛에 맞지 않다 하므로 별도로 구입하여 포장하고 텐트와 침낭 등 야영장비도 모두 준비하였다. 장비가 무거워 항공료가 더 들어간다 해도 가급적 우리나라에서 모두 구입하여 일본에 가서 구입할 물건을 최소화하기 위함 이었다. 소라와 성게도 우리나라에서 구입하여 얼음을 채운 스치로폼 상자에 넣어가 사용하기로 하였다.
낚시 시간계획도 다시 정리하였다. 일본 낚시계의 여러가지 실태를 5월27일(토) 파악하고 방파제 밤낚시도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5월28일(일) 밤 9시 남녀군도로 떠나므로 당일 출조가 가능할 경우 새벽에 갯바위 출조를 감행하기로 하였으며 탐사 첫날 5월29일(월, 음력 5월1일, 7물때) 새벽, 남녀군도에 도착하면 우리나라와 같이 조류가 거셀 것이고 현지 체류기간 중 계속 사리 물때이후라 세찬 조류 속에서 낚시를 하여야 하므로 가급적 작은 섬이나 갯바위 돌출부(끝바리)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일본인들은 어떤 포인트를 선호하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우리 일행들은 강한 조류를 피해 큰 본 섬 쪽을 포인트로 잡을 것을 계획하였다. 그리고 돌돔낚시 때 봉돌도 다소 무거운 것을 선택하고 벵에돔낚시 때도 부력이 강한 구멍찌를 사용하는 등 장비와 채비도 현지 사정에 맞도록 조절하기로 하였다.
대상 어종의 윤곽도 잡혔다. 일본측의 얘기를 종합하여 본 바, 돌돔 조황은 부진하고 벵에돔은 그런데로 잘되고 있다고 하였다. 특히, 벵에돔은 대체로 40~50센치급 많으므로 어설픈 장비로는 안되며 확실한 장비가 요구된다고 하였다. 최종적으로 주 대상 어종도 돌돔과 벵에돔으로 압축하게 되었다. 직장에는 3일간 연가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출조 전, 사하구 장림동 소재 "Y공업사"에서 돌돔과 참돔을 강력한 힘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신 개발한 "비치 7호" 릴장대를 탐사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았다. 출발 하루 전 사하구 신평동에 있는 "W사"에서 돌돔 전용장대인 "다이야마스타 돌돔"대와 벵에돔 전용으로 "다이야 마스타 원도 2호대"의 지원을 받게 되었고 "K조침"에서 돌돔바늘과 벵에돔 낚시에 사용할 바늘을 지원받아 이번 출조의 목적에 부합하는 국산장비의 필드 테스트를 함께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였다. 5월25(목) 우리 기상대는 장기예보로는 "5월29~30(월~화), 전국에 걸쳐 비가 내린다"고 예보하였다.
"남녀군도"에 도착하여 낚시가 시작되는 날이 5월29일(월) 새벽이고 철수날이 5월31일(수) 아침이니 현지 2박동안 신나게 비만 맞고 돌아올 것 같아 일본측에 스케쥴을 다시 문의하게 되었다. 일본측에서는 날씨가 나빠 스케쥴이 변경되면 5월 26일(금)중 변경된 내용을 보내주기로 하였다.
언제나 그렇지만 날씨가 문제였다. 5월25일(목) 밤늦게 "어드벤츄어 피싱"과 연락이 왔다.
1. 5월28일(일) 밤 출조 예정이던 남녀군도 출조 스케츌은 우천으로 연기함.
2. "남녀군도"에 5월중 계속 출조하였으나 최근 2주간 돌돔 조황이 극히 부진하였음.
이는 "남녀군도" 시즌이 끝난 것으로 추정됨, 돌돔들이 위쪽(五島列島~大韓海峽을 거쳐 우리나라 남해안 쪽)으로 이동 중인 것 같으며 다음 출조지가 결정되는대로 연락하겠음.
무려 2주동안 준비하였는데 날씨가 나쁘고 최근 남녀군도의 돌돔 조황이 부진하여 출조지를 변경한다는 "어더벤츄어 피싱" 대표의 펙시를 접수받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더벤츄어 피싱"측에서는 "남녀군도"보다 위쪽에 있는 오도열도(五島列島) 또는 대마도(對馬島)쪽으로 포인트를 잡을 예정이라고 하였다. 대상 어종도 돌돔이 아닌 대형참돔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렇게 벼루며 단단히 혼을 내어주고 싶었던 그 곳... "남녀군도"가 와르르럭 무너지는 것 같았다. 월급쟁이가 물때 맞추어 연가내고 원정출조 한번 떠나보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뒤뒤 꼬일 수가 없었다. "남녀군도"의 돌돔 시즌은 끝났다 하고, 출조 일정 잡았는데 비까지 온다고 하니..., 그렇지만 쉽게 포기할 필자가 아니다. 낚시, 하루 이틀 다닌 것도 아니고, 비 온다고 낚시 안 갈 사람도 아니다. 또 낚시 간다고 계획했다가 가지 못하면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뒤틀려 견딜 수 없는 것 역시 여러 낚시인들과 같을 것이다. "남녀군도"를 수백회 출조했다는 "어더벤츄어 피싱" 대표가 "남녀군도"의 돌돔시즌이 끝났고 판단할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 바다낚시계의 각종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국산 장비의 필드 테스트가 가능한 곳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기로 하고 여의치 않으면 계획을 수정하기로 마음 먹었다.
5월 26일(금) K사장과 P씨와 함께 긴급회의를 열게 되었고 2차로 계획 수정을 시작하였다. 필자는 "어차피 "남녀군도"를 도전하기 위하여 여름휴가를 포기하면서 까지 일정을 잡고 많은 장비들을 준비하였는데 우천으로 포기 또는 연기는 곤란하다, 따라서 일단 계획대로 5월 27일(토) "후쿠오카"로 가서 곧바로 "히라도구찌"로 옮겨 "어더벤츄어 피싱"외 다른 낚시점을 이용하여 오도열도(五島列島)로 나가 1박 낚시를 하고, 5월 29일(월) 비가 내린다고 예보하니 다시 "히라도 구찌"로 돌아와 일본의 낚시관련 법령등을 파악하고 기상 상태를 보아 5월 30일(화) 밤, "남녀군도"로 도전 도전하기로 하자"고 제안하였다.
K사장과 P씨도 동의하였고 "히라도구찌"에 있는 "아지카 이소쯔리 센타"(あじか磯釣センタ)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게 되었다. 역시 필자의 생각과 같았다. "아지카 이소쯔리 센타"에서는 우천을 미리 예상하고 "남녀군도" 출조(出釣) 일정을 미루어 5월30일(화) 현지 2박로 스케쥴을 잡아 두고 있었다.
조황을 문의해 본 결과 "몇 주 간 불황을 보이다가 수일 전부터 대물 돌돔들이 또다시 선보이고 있으며 마릿수는 적으나 굵은 놈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였다. "어더벤츄어 피싱"에서는 시즌이 끝났다고 말하고, "아지카 이소쯔리 센타"에서는 수일 전부터 대형 돌돔들이 선보인다고 하니 어느 말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날이면 날마다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 퇴근 후 온갖 장비들을 방안에 깔아 놓고 꼭 가져 가야할 장비들만 최종 점검하는데 또 다시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어떤 장비를 가져가야 할지...?", "보따리(짐)는 어떻게 꾸려야 할지...?" 이 장비 저 장비들을 조물락거리며 가장 간편하게 짐을 꾸려도 가방 두개가 가득하였다.
"남녀군도(男女群島)"...,
꼼짝말고 거기 있거라! 부산낚시인 손홍배가 너에게 도전(挑戰)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그것도 물 건너 "대한민국(大韓民國)"에서 갈고 딱아 만들어낸 장비를 가지고...
처음 도전하는 "남녀군도(男女群島)"..., 어렵게 어렵게... 주사위는 던져지게 되었다.(제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