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김치국부터 마신 낚시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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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海巖의 바다낚시 이야기
인터넷바다낚시 창설자 해암님의 맛깔나는 낚시이야기입니다.

제32화, 김치국부터 마신 낚시대회

G 4 21,384 2006.12.04 10:02
운영자는 생물(生物)인 고기를 잡아 계측(計測)한 후 승자(勝者)를 가리는 낚시대회, 특히 많은 상품을 내걸어 둔 상업화된 낚시대회를 오래전부터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80년대 중반부터 잘 알고 지내는 낚시 점주의 전국 규모의 바다낚시대회 참석 권유나 지역 낚시점에서 개최하는 낚시대회에 점주(店主)의 부탁을 마지 못해 여러번 전국 규모의 낚시대회와 지역 낚시점에서 주최하는 친선 낚시대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운이 좋았던지 낚시대회에 참석만 하기만 하면 우승이니 다량상, 조우승, 자연보호상등등 무슨 상이던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없었다. 그렇지만 "생물(生物)을 잡아 승자(勝者)를 가리는 낚시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는 마음은 항상 간직하고 있었고 현재도 같다.

'93년 늦가을이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부산 남천동의 S낚시점에서 "회원들 상호간에 친목을 도모하고 바다 환경보전을 생활화하는 등등..." 여러가지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동원하여 "S낚시점주배 쟁탈 친선바다낚시대회"를 개최하므로 꼭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수주(數週) 전(前)부터 받게 되었다. 여서도, 사수도며 멀리 가거도까지 주로 원도권으로 함께 나다니던 J낚시 점주의 제의를 뿌리칠 수없어 참석하기로 하였지만 대회 당일은 토요일 오후, 잔뜩 흐린 날씨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으며 아니나 다를까 오후 늦게부터 전 해상에 폭풍주의보까지 발효된 상태로 날궂이가 우려되었다. 더욱이 기상대는 다음날 일요일까지 폭풍주의보는 계속되며 특히 전 해상에 약간의 비까지 예상된다고 예보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주최(主催)측에 확인해 본 결과 낚시대회를 무산시킬 수 없으며 "폭풍주의보는 내일 해제될 전망이므로 예정되로 진행한다"고 하였다. 왠지 그렇게 출조하고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동행하기로 하였던 조우 K씨가 갑자기 사정으로 참석이 어렵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낚시대회가 마찬가지겠지만 이번 낚시대회 역시 2인 1조로 구성되며 좌석도 미리 예약해 놓은 상태이므로 갑자기 참석을 취소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할 수없어 가끔씩 낚시를 동행하는 낚시 후배 Y씨와 선수를 교체하여 대회 참석을 결정하게 되었다. 후배 Y씨는 낚시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기에 약간 들떠 있는것 같았다.

토요일 밤, 남천동 낚시점앞에 도착하였다. 궂은 날씨에도 낚시대회에 참석한 60개팀 120명의 선수가 집결하여 대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평소 원정 출조 전문으로 널리 알려진 낚시점주와 친분이 있는 꾼들이 모두다 모인 것 같았고 여러번 대면한 안면있는 낚시인들도 많았다. 대회 장소가 완도군 소안도(所安島)와 청산도(靑山島) 두 곳으로 분산해서 개최되었다. 토요일 밤 10시, 선수들을 태운 관광버스 4대는 일렬로 줄을 지어 완도(莞島)를 향하여 출발하기 시작하였다. 차내에 있는 낚시인들 모두가 오늘 하루만은 경쟁자였기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려고(?) 미리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많았다. 후배 Y씨는 "형님, 형님은 낚시대회에서 상을 여러번 탓으니 만약에 이번 대회에서 입상을 하게 된다면 제 이름으로 입상할 수 있도록 해주이소"라고 말하였다. "그래, 니 이름으로 하거라"하면서 둘은 황당하게 김치국부터 진하게 마시기도 하였다.

자정이 지날 무렵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하자 기상대에서 예보한데로 비가 약간씩 내렸고 바람은 계속 강하게 불고 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 간단히 볼 일을 마친 후 참가한 선수 대표들만 한곳에 집결하여 이번 대회의 준수사항을 듣고 조(組)추첨(抽籤)을 시작하였다. 필자는 후배 Y씨에게 조추첨에 참석하도록 하였다. 조추첨 결과 "소안도 3조"를 뽑아 돌아왔다.

소안도는 자주 들락거렸던 곳이라 포인트를 익히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낚시대회에 참가하여 소안도로 출조나가는 것은 처음이라 그렇게 마음내키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은 주최측에서 지정하는 장소에 내리지 않으면 실격이 되므로 필자가 원하는 포인트에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내린 포인트의 경우 갯바위에 하선하여 포인트를 찾는데 시간이 걸리며 이럴 경우 아침 물때를 놓치는 수가 간혹 있기도 하였다.

그래도 "이왕, 낚시대회에 참석하였고 소안도로 추첨되었기에 잘 싸워보자"는 생각으로 잠시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소안도 3조이므로 3번째로 지정된 포인트에 내리면...?" 운영자의 머리속은 컴퓨터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소안도 3조이므로 가장 북동쪽으로 내릴 것이며 이곳은 대체로 완만하고 밋밋한 갯바위가 많아 릴 처넣기 채비에서만 그래도 굵은 놈들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리 물때에다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데는 궂은 날씨이므로 민장대나 릴 찌낚시를 시도할 수 없는 자리에서는 릴 처넣기가 확실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릴처넣기 채비에 사용 할 미끼의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다.

후배 Y씨는 벌써 한 잠에 빠져 있었지만 혼자 이 생각 저 생각하느라고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순천(順天)을 지나 벌교의 낚시점 앞에 차가 멈추자 얼른 내려 릴 처넣기에 필요한 참갯지렁이를 구입하여 쿨러 속에 쑤셔 넣은 후에야 가볍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잠을 깨우는 후배 Y씨의 목소리를 듣고 일어나 보니 벌써 완도항 선착장에 도착해 있었다. 부지런한 꾼들은 이미 장비를 차에서 내렸고 분주히 승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폭풍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았는지 바람은 강하게 불어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대기하고 있는 소안도행 "대회 1호선"에 짐을 옮기고 나니 어느 정도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선실에서 갯바위신발로 갈아 신고, 내의도 입고 갯바위에 하선 즉시 낚시에 돌입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대회1호선 소안도행 팀은 22개팀, 대회2호선 대모도 16개팀, 대회3호선 청산도 22개팀이 3척의 낚시유람선에 분승하여 깜깜한 완도 앞바다의 새벽 공기를 가르며 일제히 출항하기 시작하였다.

완도항를 벗어나 외해로 나서자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으로 배가 심하게 요동하기 시작하였다. 배 옆으로는 높은 파도가 끊임없이 때렸다. 낚시배로서는 꽤 큰 편에 속하는 J스타호도 일엽편주.
롤링과 핏칭을 거듭할 때마다 배안에서 짐과 사람이 이리 저리 딩둘고... 난리를 치르고 있었다. 북서풍이 강하게 불었으며 폭풍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소안도가 가까워 오자 수많은 해태 양식장들 때문에 항로를 찾기가 어려웠다. 높은 파도가 밀어 붙이는 양식장 사이에서 서치라이트를 비춰가며 어렵게 항로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중 배가 전복할 것 같은 위험스런 순간도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노련한 선장은 "날씨 나쁠 때는 밤에 소안도로 오지 말아야겠다" 고 짜증을 내면서도 험한 새벽바다를 뚫고 헤쳐 나갔다. "하기사, 예전에 이보다 훨씬 적은 배로 한겨울 험난한 파도에 죽을 고비를 넘겨 가면서 소안도를 지나 더 먼곳에 있는 사수도도 가지 않았느냐고" 스스로 위안하면서 빨리 소안도로 접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명(黎明)이 밝아 올 무렵, 소안도 비자리 마을 입구 보습끝(소안도의 동북쪽 끝)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제1조, 제2조가 하선(下船)하였고 우리팀 제3조는 역시 예상했던데로 북동쪽 보습끝 200여메타 아래에 있는 현지명 코바위 주변에 하선하게 되었다. 보습끝 윗쪽과 비자리마을 입구 쪽은 포인트를 알고 있으나 이곳은 처음 내린 자리였다. 이번 대회의 규정상 조별로 지정한 장소에 하선치 않으면 실격되므로 무조건 감독관이 지정하는 장소에 내려서 포인트를 찾아야만 하였다. 이곳은 북서풍에 의지할 곳이 많으며 오늘같이 북서쪽에서 강한 바람과 파도가 넘어 올 때에는 의외로 장판같이 잔잔한 곳이었다.

갯바위에 내려 장비를 정리한 후, 간단히 컵라면을 끓여 요기를 하면서 포인트를 관찰하였다. 둘이 벌써 "김치국"부터 많이 마셔 반드시 입상권에 반드시 들어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우선 포인트가 될만한 곳은?, 조류의 방향은?, 조류의 속도는?, 바람의 영향권은? 등등을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포인트가 될만한 곳이 마땅 찮았다. 갯바위가 앞쪽은 대체로 밋밋하였고 완만한 경사가 수중으로 이어지므로 새벽녘 갯바위를 타고 넘는 감성돔을 구경할 수 있겠지만 날이 밝으면 다소 먼곳에 포인트가 형성될 것으로 보였다. 좌측으로는 제법 넓은 홈통이 있었고 수심도 적당하게 보여 날이 밝으면 이곳을 집중적으로 노려보기로 결정하였다. 조류방향은 들물때라 소안도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조류와 바람의 방향이 같을 것이므로 먼곳을 노릴 때 채비 밀림이 심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현재 조류의 속도는 성인이 천천히 걸어갈 때 속도 정도로 완만하게 흐르고 있어 최적으로 판단되었다. 물색은 그렇게 탁하지도 그렇게 맑지도 않아 적당한 것 같이 보였다.바람의 영향은 등뒤와 좌측에서 제법 강하게 불었지만 먼곳에만 영향을 줄 뿐 갯바위 가쪽은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었다. 이런 저런 상황을 파악한 릴 찌낚채비를 구상하였다. 바람과 조류가 같은 방향이며 물색으로 보아 예민한 채비가 요구되었다. 따라서 찌의 부력을 최소화하여 가급적 수중에 잠기도록 셋팅할 필요가 있었다. 목줄은 1호 정도로 가늘게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목줄에는 좁쌀봉돌을 분납하여 찌가 수중에 약간 잠겨들게 만들어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였다.

밑밥은 우선 아침 갯바위 가쪽을 전체적으로 커버할 수 있도록 푸석푸석하게 반죽하여 골고루 흩어지게 만들었지만 한쪽 보조빽에는 크릴과 집어제를 찰지게 반죽하여 어신을 받은 곳에 집중적으로 던졌을 때 잘 가라앉도록 별도로 만들어 두었다. 날이 밝아오자 초들물 시간이 지났고 이제 본격적으로 밀물이 받칠 때이므로 감성돔 낚시에 가장 좋은 시간대였다. 운영자는 밋밋한 갯바위 주변을 후배 Y씨는 안쪽 큰 홈통을 먼저 노리기로 하였다. 낚시대를 담근후 10분쯤 경과했을 때 후배 Y씨가 홈통에서 먼저 한 마리를 걸었다. 제법 초리대를 쳐박으며 차고 들어갔는데 뜰채를 담아 갯바위에 올려보니 28cm밖에 안되었다. 안쪽 홈통으로 자리를 옮겨 집중적으로 밑밥을 뿌려주니 감성돔의 입질이 계속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소나기성 입질은 아니었다. 날궂이를 해서 그런지 따문따문 가끔씩 입질하였고 중층에서 굵은 복어와 학공치가 가세하여 성가시게 하였다.

낚시를 개시한 후 1시간이 지났을까, 운영자와 후배 Y씨가 각각 3마리 합계 6마리를 낚아내었다. 그러나 씨알이 30cm를 넘는 놈이 없었다. "이곳은 대어(大魚)상은 아예 바라볼 수 없는 곳이니 마릿수라도 많이 잡아 다량상이라도 먹자."고 목표를 잡고 부지런히 밑밥을 품절하였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강한 바람, 가끔씩 흩날리는 빗방울등 궂은 날씨가 계속되어 릴찌낚 채비를 원하는 포인트까지 날리기 어려웠다. 바람을 이기기 위하여 부력이 센 구멍찌와 수중찌를 바꾸었고 다소 먼곳까지 원투가 가능하도록 하였고 채비는 빠르게 하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계속 어신이 없자 후배 Y씨는 포인트를 바깥쪽으로 옮겼다. 그렇지만 궂은 날씨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한 곳만 노리기로 하고 계속 밑밥을 홈통에 투여하면서 한 포인트 만을 집중적으로 고수하였다. 1시간여 동안 강한 바람과 씨름하면서 2마리를 추가하였고 후배 Y씨도 옮긴 포인트에서 1마리를 더 낚아와 9마리의 감성돔을 쿨러에 조용히 눕혀 놓고 있었다. 현재까지 이곳에서 잡은 감성돔 중 작은 놈은 25cm 큰 놈은 30cm 밖에 되지 않았고 평균 씨알이 27~28cm급이라 화끈한 손맛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날궂이 상황에서 여러마리를 낚아 잔 손맛을 즐길 수 있었다.

하늘은 무심하게 날궂이를 계속하여 비를 뿌렸다가 바람을 몰아붙였다가 야단법석을 떨고 있었다. 철수시간이 오후 1시부터이며 우리가 낚시하는 자리에서는 오후 2시경 철수할 예정이므로 이제 4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최소한 20마리이상 낚아야 다량상을 바라볼 수 있으나 계속되는 강한 바람과 가끔씩 내리는 빗방울이 낚시하기가 어렵도록 만들었다.

어신이 끊긴 틈을 타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아침겸 점심을 먹은 후 들물이 끝날 때쯤 밑밥을 부지런히 투여하고는 초썰물대를 노리기 시작하였다. 후배 Y씨는 식사후 다시 반대편 포인트로 옮겨 낚시를 하였고 필자는 계속 한자리를 지켰다. 초썰물의 시간대로 접어들자 다시 입질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큰 씨알은 없었고 계속 고만고만한 놈들만 낚여 나왔다. 바람은 계속 강하였고 빗방울이 떨어졌다가 다시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치다가, 종 잡을 수 없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되었다.

식사후 운영자가 3마리, 후배 Y씨도 2마리를 추가하여 현재까지 14마리를 낚았다. 그러면서도 "20마리는 낚아야 한다"고 서로를 부추겼다. 초썰물이 지나고 중썰물로 접어 들고 있었다. 철수 시간은 이제 1시간 정도 밖에 남지 않았고 중썰물때라 감성돔 14마리로 끝날줄 알았다. 그러나 계속 밑밥을 투여한 결과 강한 썰물시간대인데도 운영자가 2마리, 후배 Y씨도 3마리를 더 잡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10마리, 후배 Y씨가 9마리의 합계 19마리의 감성돔을 낚아 낼 수 있었다.

철수를 앞두고 장비를 정리하면서 후배 Y씨는 다시한번 "형님, 나는 낚시대회는 처음이므로 이번에 만약 상을 받는다면 내 이름으로 해 주이소..." "이 사람아 19마리로는 어렵지 않겠나... 그래, 만약 상 받는다면 니 이름으로 하거라" 하면서... 둘은 또 다시 진한 "김치국"을 마시고 있었다. 이번 대회는 규정상 1팀이 2인 1조이나 시상(施賞)은 개인 시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소안도 철수하여 완도항 도착하자 청산도로 나갔던 팀들이 돌아오는 도중 배에 연료가 떨어져 표류한다는 연락을 받고 이 배를 예인해 올 때까지 예정시간보다 무려 1시간30분 이상 지연되었다. 이 배에는 통신장비도 없었다. 휴대폰을 지참한 낚시인이 없었더라면 장시간 표류할 뻔하였다. 뒤늦게 청산도에서 도착한 낚시인들은 궂은 날씨로 제대로 손맛을 보지 못하였는데다 높은 파도밭에서 연료가 떨어져 표류하면서롤링과 핏칭 거급하여 모두들 죽을 고생을 하였고 피로에 지쳐있었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배에 기름도 없이 출항하는 선장이 어디 있노..."하며 욕지거리로 화풀이를 하는 낚시인까지 보였다. 그리고 "폭풍주의보가 해제되지도 않았는데 출항시켜준 XX들", "얼마나 많은 낚시꾼을 죽여야 정신을 차릴는지..." 차에서 조용히 이들을 기다리던 낚시인들 모두와 예인되어 왔던 낚시인들 모두 뒷맛이 깨끗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예비심사 결과 우리팀이 다량우승이 확실하다고 동행한 J총무가 살짝 귀뜸해 주었다.

사오정휴게소에서 저녁 식사전 시상식을 거행되었다. "전체 다량우승..., 소안도 3조..., 감성돔 19마리... Y씨 !!" 결론적으로 "김치국"을 미리 마신 보람이 있었다. 아니 미리 마셨기 때문에 좋은 조황을 얻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였는지도 모른다. 후배 Y씨는 손을 높이 들고 환호성을 올리며 시상대로 달려가 상패와 부상인 대형칼라 TV를 품에 안고 카메라앞에 포즈를 취하였다. "워-워! 손맛은 혼자 다보고 TV까지 타간다..."라는 야유와 함께 한쪽에서는 "이 험한 날씨에 감성돔 19마리나 잡았으니 정말 박수를 받아야 한다"는 야유와 함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35센치급 두마리를 잡아 대어상을 받는 것보다 다량상에 더 많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낚시점주 J씨는 운영자를 보고 "손형 빨리 나오이소!, 뭐하고 있는기요!", 손짓을 하며 우리 팀의 다량우승을 축하해 주었고 곧이어 낚시잡지사의 기자가 눌러대는 카메라 후라쉬 섬광이 눈 앞에서 번쩍번쩍 터지기 시작하였다.
오만하게 시큼한 "김치국"을 미리 마셨지만 용왕님이 도와 낚시대회에서 입상을 할 수 있었다.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난 후, 어둠이 내리며 코스모스 만개(滿開)한 만추(晩秋)의 국도(國道)를 4대의 관광버스가 요란하게 엉덩이를 흔들어 대면서 하염없이 동쪽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물을 잡아 길이를 계측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낚시의 정도를 평가하는..., 특히 잡은 감성돔으로 많은 상품을 주고받는 상업화된 낚시대회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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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1 체이서 08-08-11 21:49 0  
무협지를 읽는 느낌이 드는군요.
1 헬리온 09-10-30 13:47 0  
글을 잘쓰시네요. 재미도 있구요 ^^
1 하늘바다꽃 21-10-08 21:42 0  
긴 글은 안읽는 편인데 끝까지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안전보다 우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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