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만재도 돌돔 낚시를 조행기 형식으로
정리하였으므로 이곳으로 출조를 희망하는 낚시인들께서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돌돔에 초점을 맞추다
매년 그렇지만 월급쟁이는 여름휴가 때 화끈한 한판 승부를 건다. 어느 해나 다름없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일년에 한번있는 여름 사나이들의 세계로 접어든다.
'93년 여름휴가 때 일이었다. 지난해 여름휴가 땐 전혀 계획에도 없었던 "백도"의 "모기여"에서 용왕님이 도와서 인지 운 좋게 85센치 대물참돔 한마리를 품에 안을 수 있었으므로 올해는 대물 돌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계휴가 일정을 남부지방의 장마가 끝날 무렵인 7. 16~7. 20(음력 '93. 5.27~29(4~8물때))로 잡았으나 장마전선이 오락가락하는 등 기상 상태가 여전히 고르지 못하였다.
장미비는 끊임없이 내렸지만 만재도로 출조 결정
7.12(월, 조금), 남부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후 장대 비도 쏟아지고 천둥과 번개가 하늘을 뒤흔들었으며 전 해상에는 폭풍주의보까지 내려지는 등 최악의 기상인데다 바람이 거세고 파고 까지 높았다. 일년에 한번있는 여름 원정출조가 어렵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였고 7.13(화, 1물때)과 7.14(수, 2물때) 계속 장마권에 들어 있어 일기는 불순하고 비는 계속 내렸다.
7.15(목, 3물때), 장마가 소강 상태를 보이나 계속 흐리고 토요일부터 다시 장마가 북상하여 활성화된다고 기상대는 예보하였다. 그러나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휴가냐..., 월급쟁이들 모두가 가장 떠나고 싶어하는 원도로의 출조, 벌써 2주전부터 S낚시점 J씨와 은밀한 속삭임이 오갔다. J씨에게 어러가지를 확인해 두고 있는 상태였다. "올해 첫 가거도 출조시 조황과 최근 고기가 붙은 자리는?, 오동여는 어떻고, 개린여는? 성건여는?, 짐둥개는?, 그리고 "만재이"는...?, 앞으로 전망은...?" 필자의 컴퓨터에 입력된 각종 자료들이 매일 검색되고 최근의 조황과 경험을 총동원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나름대로 결정하게 된다. 올해는 "만재도"로...!!
목표는 오직 한가지, 대물 돌돔과의 한판 승부를 위하여..., 여름 출조계획이 완료되었다. 해서, 일행들에게 공동 준비사항과 개인별 준비사항을 분담시켰고 컴퓨터에 정리되어 있던 각종 준비사항을 다시한번 점검하였다. 한가지라도 빠지면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으니까. 일년 동안 장농 속에서 잠자고 있던 대물 장비가 총동원되었고 올해 새로이 구입한 장비들도 매일 쪼물락거려 반질반질하였다. 매년 그렇지만 날씨만이 문제로 남아 있었다. 계속 장마전선이 오락가락하고 있으니까... 대물 돌돔과 한판 승부하고자 오래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여 왔고 일행 중 직장 후배인 J씨는 작년 출조이후 부터 대물 장비와 채비를 구입하여 떠날 날만 카운터 다운하고 있으며 조우 K씨도 새로운 장비를 점검하고 무지막지한 와이야 채비까지 갖추는 등 모든 준비를 완료하였다.
작전을 다시 구상
그러나 당초 계획에도 없었던 조우, L씨가 동참을 요청하였다. 그래서 일행 4명이 "만재이"로 떠나기로 작당을 마쳤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1명이 추가되어 4명으로 구성됨에 따라 걱정이 뒤따랐다.한 포인트에 4명이 내려 낚시할 곳이 마땅치 않을 것 같아서 였다. 특히 L씨는 대물 전용장비 없이 감성돔용 카본 장대를 가지고 그냥 대물에의 기대만 가득차겁 없이 덤벼들기 때문에 더욱 포인트 선정이 어려웠다. 일단, 현지에서 2개팀을 구성하기로 하고 조우 L씨를 합류시키기로 하였다.
출조 전 이번 여름휴가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사전에 모여 작전을 구상하기도 하였다. 원도로 자주 출조하는 낚시인들이 보면 웃긴다 할 정도로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였다. 현지 물때(대흑산도 기준 만재도 -00:20정도)에 맞추어 체력 안배를 위해 낚시할 시간과 휴식할 시간 계획까지 세밀하게 세워 두었다.
7.16(금, 4물때) 중국 대륙에서 다가오는 거대한 저기압을 타고 장마가 북상, 전해상에 파고 3~ 4메타, 바람 10~14메타, 지역적으로 집중호우 예상, 예상 강우량은 50~150밀리로 기상대는 예보하였다. 이번 비는 "오늘 오후부터 토요일 오후까지 많이 내리고 특히 서해상에는 돌풍도 예상된다"하며 또한 "이 비는 월요일까지 계속된다"고 예보하니 계획상 화요일 철수니까 현지 3박 4일동안 비만 맞고 올 것이 뻔하였다. 그렇지만 "날이면 날마다 가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꼬루다가 가는건데..., 안보고 GO!!" 강행군 결정하게 되었다.
장맛비 속에 강행군
저녁 8시30분 남천동 S낚시점 도착하자 비는 끊임없이 계속 내렸다. 얼음을 쿨러에 맞게 짜 넣고 식량과 부식, 간식 등 물품들을 구입, 이삿짐같은 많은 장비를 다시 점검한 후 막국수와 만두시켜 놓고 소주 한 병 홀랑 비우고 허급지급 대기하고 있는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20여명의 낚시인을 실은 관광버스는 밤 10시를 지나 "진도"를 향해 출발하였다. 차내가 왁작지껄하였다. 이렇게 비가 오고 궂은 날씨가 우려되는데도 낚시인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였다. 마치 어른들의 소풍날 같았다. 흔들리는 차안에서 새우잠을 청하여도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수면제(소주) 몇 잔을 들이 마시고 오징어 다리 한 짝 뜯어 물고서는 조용히 꿈나라로 향하였다.
7.17(토, 5물때) 새벽 5시경, 진도의 서망방파제 도착하였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안개는 자욱하였고 바람이 없어 낚시하기에는 최적이었다. 서울 H바다낚시팀 10여명이 합류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중부지방은 밤새 엄청난 비가 쏟아졌고 이 비로 인해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서행하는 바람에 도착 시간이 30분이상 지연되었다. 예정보다 두시간 늦은 아침 6시를 넘기고 나서야"J스타호"는 출발할 수 있었다.
거대한 너울파도와 안개바다를 헤치고 만재도 도착
"거차군도"와 "맹골군도"를 벗어나자 너울파도와 안개에 쌓인 바다만 닥아 왔다. 안개 바다 저기쯤 있어야 할 "병풍도"는 보이지 않았고 큰 너울파도를 넘고 넘어 서쪽으로 서쪽으로 향하였다.
오전 9시경, 만재도 동북쪽 여름선착장에 도착하여 우리 팀의 모든 짐을 자갈마당에 내렸다. 우리 일행 4명만 훌쩍 내려 놓고 낚시유람선은 "가거도"로 넘어가 버렸다. 그러나 정말 빨라졌다. 예년 같으면 목포에서 6시간 이상 걸렸으나 이제 진도 서망에서 3시간도 안되어 도착하니 원도라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성게(앙장구)와 꼬막을 "만재도" 푸른 바닷물에 담궈 목욕시키고 자갈마당에 앉아 라면을 끓여 아침 요기를 하는데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오전 10시반, 포인트 진입을 위하여 퇵퇵이 선장 Y씨와 C씨를 만나 상의해 본 결과, 경남 진주 팀들이 먼저 들어 와 본섬앞 국도에 5명, 힌여에 4명, 작은 간여에 3명, 내마도에 4명, 외마도에 3명이 내려있고본섬 북쪽 포인트도 마산, 인천 등지에서 개인 출조 팀들이 많이 들어 와 자리를 잡고 있어 마땅히 내릴 자리가 없었다. 물때는 갯바위낚시에 적합한 사리물때에 가까워 오고 있으나 비는 계속 내리는 등 악천후를 우려해 일단 첫날은 4명이 함께 있기로 결정하였다. 모든 장비들을 챙겨 퇵퇵거리는 조각배에 희망을 가득 싣고 출항하였다.
포인트는 오직 빈자리
낚시 중 식량을 보충하기 위하여 본섬에 나왔다는 진주꾼 2명을 외마도에 하선시키고 내마도로 향하였다. 이곳에도 4명의 진주 꾼들이 있었으나 "2박 동안 돌돔 4마리 밖에 잡지 못하여 철수한다"하여 우리 팀과 자리를 바꾸었다. 우선 높은 언덕 위로 장비를 옮긴 후 즉시 짐을 정리하고 중들물을 노리기 시작하였다. 흐리고 비가 계속 내렸으며 바람도 강하였고 안개가 온 바다를 휘감고 있었다. 배 데인곳(이하 북쪽)에서 K, J씨 두사람이 "외마도"가 바라다 보이는 곳(이하 서쪽)에서 필자와 L씨 두사람 이 낚시를 개시하였다.
필자의 장대는 Daiwa 속공석조 4-525T, 릴 Daiwa SS 50H 장구통 릴, 원줄 바리바스 18호, 목줄 와이야 37호, 돌돔바늘 15호, 봉돌20호, 진공고무, 미끼는 꼬막.(그림 참조) 발 밑 수심이 20메타 이상되었고 멀리 던져도 바로 발밑으로 채비가 도달하였다. 깊은 수심과 세찬 조류로 봐서 대물이 만날 수 있을것으로 판단하고 혼자서 이곳을 집중공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정오 무렵까지 돌돔의 어신을 받지 못하였다. 썰물로 돌아선 후 텐트를 설치하고 점심식사를 지어 먹은 후 피곤한 몸을 잠시 눕혔다. 오후 4시경 일어나 갯바위에 붙은 담치와 따게비등을 밑밥용으로 몇자루 쓸어 모아 잘게 부수어 두고 저녁 물때를 노릴 준비를 마쳤다. 비는 멎었고 바람마져 잔잔해져 낚시하기에는 최적이었다. 오후 5시30분, 초들물 직전이므로 밑밥을 조금씩 뿌려가며 북쪽, 서쪽에서 낚시를 시작하였다. 오후 6시30분경 K씨는 북쪽에서 25센치급 돌돔 1마리를 민장대로 낚았다.
화끈한 입질을 받아지만...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때 미끼를 굵은 참갯지렁이로 바꾸고 밑밥을 조금씩 계속 뿌려가면서 밤 낚시를 돌입하였다. 꾸준하게 밑밥을 뿌려주며 대물 돌돔을 기다렸다. 오후 8시10분 돌돔전용 장대를 우-우욱 !! 끌고 들어가는 강한 입질을 받았다. 바늘 끝이 딱딱한 이빨에 부딪치는 촉감을 느꼈고 18호 원줄이 윙~윙거리면서 내려 박힐 때 육중한 중량감 2-3초 느꼈지만 이내 바늘이 벗겨져 버렸다. "조금 늦추어야 하는데...!!", 예신없이 갑자기 내려 박는 강한 입질을 받고 순간적으로 챔질을 하였는데 너무 빨랐다는 생각이 앞섯다.
저녁을 먹자는 조우들의 고함 소리에 아랑곳 않고 계속 밑밥을 투여해가면서 못된 놈을 노렸다. 첫고기를 놓친 후 혼자서 줄담배를 피워가면서 칠흑같은 밤바다와 씨름하였으나 어신을 받지 못하였다. 밤 10시를 넘긴 후 혼자 식은 밥을 먹은 후 다시 대물과 한판 싸움을 시도했으나 그놈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자정무렵 피로가 몰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K, J씨 두사람은 부지런히 밤바다를 누볐으나 입질을 받지 못하고 늦게 텐트로 돌아왔다.
돌돔의 소나기 입질을 받다.
7.18(일, 6물때) 새벽 5시경, 기상하자마자 바쁘게 장비를 챙겨 각자 위치로 가서 바로 전투를 개시하였다. 하늘은 잔뜩 흐렸으나 비는 오지 않았으며 강한 썰물이 계속되고 있었다. 혼자 어제 밤 강한 어신을 보였던 놈을 끈질기게 노리고 있었다. 오직 한마리의 대물 돌돔을... 그러나 필자를 제외한 3명은 아침 7시를 넘긴 후 북쪽에서 돌돔의 소나기 입질을 받았다. K씨는 초들물 시간대에 대물 릴장비로 바닥을 노리면서 민장대로 참갯지렁이 미끼를 달아 맥낚을 시도하고 있던 중 톡톡거리는 잡어 입질을 받아 낚아내 본 결과 35센치급 돌돔이 낚여 나왔다. L씨와, J씨 역시 낚시바늘을 감성돔바늘 5호로 바꾼 후부터 갯바위의 왕자 돌돔의 폭발적인 입질이 왔고 특히 민장대를 사용하므로써 더욱 환상적인 손맛을 보았다고 하였다. 아침 물때에 K씨 8마리, J씨 5마리, L씨 3마리를 모두 민장대로 낚아 내었다.
씨알은 33-40센치급이었고 3명이 몇방을 터뜨리면서도 한 물때에 16마리를 건져 내었다. 북쪽에 돌돔이 터진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민장대 4칸대를 들고 넘어 갔으나 입질이 없었다. 북쪽을 포기하고 급히 서쪽으로 다시 넘어 와 민장대를 담그자 말자 입질이 왔고 몇 번 내려 박던 놈을 낚아내 보니 37센치 돌돔이었다. 마음은 급하고 바늘은 빠지지 않고..., 급하게 처리한 후 장대를 담그자 미끼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차고 내리 박는 입질이 왔다. 우-우욱!하는 순간 목줄을 끊고 달아나 버렸다. 이후 30센치급 돌돔 1마리를 민장대로 추가하였으나 이놈들이 대물장비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강한 썰물 때는 휴식이 최고
10시경, 북쪽과 서쪽 모두 어신이 뚝 끊어졌다. 어제 저녁 잡은 돌돔을 회치고 매운탕도 끓이고 가져온 반찬을 골고루 차려 거창한 아침식사를 즐겼다. 아침 식사 후 이곳저곳을 노렸으나 굵은 개우럭과 40센치 혹돔, 팔뚝만한 게루치 등 잡고기들만 낚여 나왔다. 팀을 분산하기로 하였다. 필자와 후배 J씨 두사람은 포인트를 "힌여"로 옮기려고 장비와 부식을 모두 갯바위 아래쪽으로 내려 두었다.
정오를 조금 지나 Y선장의 조각배가 왔으나 너울파도가 심해 힌여, 국도 쪽은 배를 댈 수가 없고 "외마도"는 가능하다고 하였다. "외마도는 날씨가 나쁘면 배 접안이 더욱 어려우며 어제 철수한 진주꾼들도 돌돔을 3마리 밖에 낚아내지 못하였다"하였다. 우리 팀은 돌돔만 18마리를 잡았고 그들은 3마리 밖에 잡지 못하였다 하기에 하루 더 이곳 내마 도에 있기로 결정하고 휴식을 취하였다.
홍합(담치)밑밥은 필수
오후 4시반, 오수를 즐기다가 일어나 일찍 저녁을 지어 먹은 후 밑밥용 홍합(담치)를 따서 잘게 부수어 놓고 들물 시간을 기다렸다. 그러나 샛바람이 터지기 시작하였다. 낚시를 중단하고 텐트를 단단히 묶은 다음 바람에 날아갈 물건들을 모두 정리하고 나자 샛바람이 더욱 강하게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물살도 더욱 강하게 흘러 25호 진공추로 채비를 바꾼 후 어제 놓친 놈에게 꼭 복수를 하여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밤낚시에 돌입하였다. 해진 후 샛바람이 너무 강하여 장대를 가누기 힘들 정도이고 서쪽 포인트는 물살까지 세차 낚시하기가 어려웠다. 밤 10시를 넘긴 후 참돔채비를 하여 서쪽 직벽 쪽과 골창을 노렸으나 강한 바람과높은 파도로 낚시하기가 곤란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7.19(월, 7물때) 새벽 3시, 강한 샛바람이 밤새 텐트를 흔들었고 후라이 날리는 소리가 너무 커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용왕님, 월급쟁이들이 일년에 한번 어렵게 원도로 출조하였는데 어찌 이렇게 심술을 부리나이까...", 그러나 날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5시경 기상하자마자 간단히 요기를 하고 어제 돌돔이 터졌던 북쪽 포인트를 노렸으나 물살이 너무 빨라 낚시하기가 어려웠다. 다시 서쪽으로 넘어가 돌돔을 노렸으나 역시 물살이 너무 세차고 바람까지 거세어 역시 낚시하기가 어려웠다.
강한 물때에 큰 놈들이 민장대를 물고 늘어졌다.
더욱 악화된 기상 상황에서도 아침 9시경 북쪽에서 K씨, J씨, L씨 3명이 낚시를 하였다. K씨, J씨 두사람이 강한 입질을 받았으나 모두 놓치고 말았다. K씨는 민장대로 고기를 걸었으나 우-우욱하는 내리 박는 순간 허무하게 목줄이 터져 나갔고 J씨는 우악스러운 입질에 3칸 반대 초리대 끝 나일론 줄걸이 중간 부분이 끊켜 나간 후 입질이 뚝 끊어졌다고 하였다. 강한 조류의 영향으로 굵은 돌돔들의 어신을 받을 수 있었지만 민장대 채비가 견디지 못하였고 하였다. 돌돔회와 매운탕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자 오랫만에 구름 사이로 햇님이 빼꼼히 나와 갯바위를 달구었다. 정오를 지나 Y선장 배가 왔으나 강한 샛바람으로 동쪽바다는 뒤집혀져 엉망이고 만재도 전체에서 낚시할 만한 곳은 이곳 내마도 뿐이라 하였다.
구름이 걷히자 외마도 뒷편으로 소흑산도와 태도가 그림과 같이 아련히 보이고 있었다. 농어 루어(털낚시)로 이곳저곳 농어를 노렸으나 입질이 없었다. 현지민들은 만조에서 썰물로 돌아설 때와 반대로 간조에서 만조로 돌아설 때 집중적으로 농어낚시를 하였고 긴 대나무 장대 끝에 30호 이상되는 굵은 원줄묶고 힌 닭털루어를 사용하여 농어를 무뽑듯 잡아내고 있었다.
오후 5시, 썰물이 한참 진행될 때에는 밑밥 준비하는 일과 홍합을 따고 굵은 고동을 주워서 간식을 장만하는 일 외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이곳도 소흑산도와 같이 주먹보다 더 큰 홍합이 널려져 있었다. 샛바람은 끊임없이 몰아쳤다. 해지기 전 북쪽에서 돌돔을 노렸으나 입질이 전혀 없었다. 어둠이 내린 후 농어 찌낚시 채비로 동쪽 갯바위를 누비고 다녔지만 깊은 수심에서 50센치급 개우럭만 여러마리 낚여 나왔다. 자정을 넘긴후 바람이 더욱 강하여 잠자리에 들었다. 발발이 J씨, 악발이 K씨는 새벽 물이 돌아설 때까지 낚시를 하여 굵은 개우럭만 여러마리 추가하였다.
갈수록 강해지는 조류
7.20(화, 8물때), 일찍 기상하여 북쪽을 노렸으나 썰물이 너무 세차게 흘러 낚시하기가 어렵고 25호 진공봉돌도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 버렸다. 간단히 마지막 날 조찬을 마친 후 텐트를 철거하고 모든 장비를 정리한 다음 성게와 꼬막밑밥을 계속 투여하면서 마지막 물때를 노렸다. 필자의 대물장비에 40센치급 혹돔과 개우럭 새끼 등 잡고기만 낚여 나왔다. 그렇게 기다리던 대물 돌돔의 입질은 전혀 없었다.
대물 돌돔의 아쉬움만 남기고
10시 반경 내마도 철수하여 만재도 여름선착장에 도착하였다. 11시를 넘어 소흑산도에서 출발한 J스타호 도착. 대물 돌돔의 아쉬움만 쿨러에 가득 채우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철수하였다. 안녕 "만재도!!" 그렇게도 기다렸던 여름 대물낚시... 날씨가 문제였다.
< 만재도 돌돔 분석 >
날씨는 오로지 하늘에 맡길 뿐이나 대체로 비가 오다가 개인 날 또는 흐린 날 입질이 활발하였음.
돌돔낚시의 최적기는 6월중순에서 8월 초순경이라 하였음. 이번에 잡은 돌돔 대부분이 산란을 하지 않았고 알이 꽉 차 있었음. 필자 나름데로 매년 조황을 분석해 본 결과 장마가 끝난 후 무더위가 닥치면 돌돔의 입질이 끊어졌다가 가을에 한 차례 더 호황기를 맡는 것으로 분석됨.
물때는 3-5물때가 즉 살아나는 물때가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되었음. 특히, 새벽 초들물때를 맞추면 최적으로 내마도의 경우 이 물때에 물색도 맑고 조류도 적당히 흘러 적정할 것 같았음.
이번 출조의 경우 첫 아침(7.18)이 6물때부터 시작되어 초들물 시간이 해가 뜬 후인 07:00경에야 볼 수 있었고 마지막 날(7.20)은 8물때라 초들물이 09:00을 넘어서야 시작되어 새벽 물때에는 입질을 받지 못함.
밤낚시도 초들물때 잘 된다 하였으나 이번에는 물이 흐려서 인지 돌돔 입질이 없었고 굵은 개우럭 등 잡고기만 낚였음.
돌돔의 포인트는 현지민들의 말에 의하면 산란을 위해 섬 가까이로 붙을 때에는 특별한 포인트가 따로 없다고 하였음. 부속여 중 "수맹이", "국도", "힌여", "내마도", "외마도"가 잘 되며 여름선착장에서"내마도"로 가는본섬 북쪽 갯바위도 앉을 수 있는 곳은 모두 포인트라 하였음. 심지어 여름선착장에서 초등학교로 가는 갯바위 주변(마을 앞 물밑여 많은 곳)까지 들어와 어신을 보이며 이때는 포인트와 물때가 따로 없다고 강조하였음.
장비는 민장대에서 어신이 잦았음.
그러나 육중한 돌돔의 중량감을 쉽게 제어할 수 있는 초경대로서 4칸 ~4.5칸 정도가 유리하였음. 릴 장대의 경우 돌돔 전용대를 사용하는 것이 돌돔의 소나기 입질을 받았을 때 속전속결 처리가 가능하고 수심의 자유로운 조절이 가능할 것 같았으나 굵은 목줄을 사용한 돌돔 전용채비에서는 어신을 받기 힘들었음. 이번 출조시 40센치급까지는 3.5-4칸 민장대로 낚아냈으나 그보다 큰 씨알은 모두 놓쳐 버리고 말았음. 확인하지 못하였지만 진주낚시인들은 작은 간여에서 57센치 돌돔 1마리 낚았다고 하였고 씨알은 대체로 40-50센치급이 많았다 하였음.
낚시줄은 민장대의 경우 원줄8호, 목줄5호 또는 원줄10호, 목줄 8호가 적당하였음. 릴장대의 경우 원줄 10-14호, 목줄 8-10호가 무난한 것 같았음.
이번 출조시 장구통 릴에 18호 원줄을 사용한 결과 낮에는 입질을 받지 못하였고 케브라 목줄을5센치 정도 달아서 낚시해 본 결과 나일론 줄에 비해 입질이 느렸음. 특히, 굵은 원줄(18호)과 목줄을 와이야(37호), 케브라토(10호)줄을 사용하여 본 결과 낮에는 전혀 입질을 받을 수 없었음.
바늘은 감성돔 바늘 6-8호, 돌돔 바늘 10-13호가 무난한것 같았음.
채비는 진공봉돌 채비로 바닥층을 노렸지만 대물 입질을 한번 밖에 받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민장대 채비에서 입질이 빨랐음. 채비에는 정석이 없었음. 다만, 대물을 걸었을 때 터지지 않는 튼튼한 장비가 요구되었음.
미끼는 돌돔만 노린다면 참갯지렁이 2인당 1-1.5Kg 정도면 충분하였음. 특히, 하절기 3박동안 물러 상하지 않게 보관을 잘하여야 하였음.이번 출조시 돌돔낚시를 위하여 참갯지렁이 4Kg, 꼬막 3Kg, 성게(앙장구) 3Kg을 구입하였으나 참갯지렁이 외에는 입질이 없었으며 나머지는 전부 밉밥으로 사용하였음. 낙지도 20마리를 구입하여 갔으나 몇마리만 사용하고 모두 상해 버렸음.
끝으로 어신은 미끼를 건드릴 때 잡고기들(술벵이, 쥐고기) 입질같이 깔짝거렸으며 어신을 받은 후 민장대를 힘차게 챔질하여야 입 언저리에 정확하게 걸려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