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인접한 국가간에도 환경오염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현실로 다가 왔다. 날로 광역화 되어가는 각종 환경오염(環境汚染)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한,일간에 환경기술교류회의가 '96.8월 일본의 큐우슈우 사가(佐賀)현 뉴 오타니 사가(SAGA)호텔에서 개최되었다. 필자는 부산 낚시인이 아닌 한국측 대표의 한사람으로 참여하여 양 국가간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과 우리 낚시인들이 실천해야 할 일들을 간략하게 전하고자 한다.
좁은 대한해협
한일해협권(韓日海峽圈)은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우리나라 남부의 부산광역시(釜山廣域市), 경상남도 (慶尙南道), 전라남도(全羅南道), 제주도(濟州道)와 일본의 큐우슈우 북부의 후쿠오카 (福岡)현, 사가(佐賀)현, 나카사키(長崎)현이 위치하며 1시(市), 3도(道), 3현(縣)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한해협 면적은 한국측이 약 2만6천㎢(79.3%) 일본측이 약 1만1천㎢(29.7%)로 합계 3만7천㎢ (100%) 이고 그 범위는 東西가 동경 125도(전라남도 소흑산도)부근에서 131도(후쿠오카현 동 부)까지 약 550Km, 南北이 북위 32도(나가사키현 남녀군도)부근에서 36도(경상남도 남부)부근까지로 약 450Km의 범위로 대단히 넓은 것 같지만 선박의 유류 유출사고가 발생되면 한.일 양측이 공동 피해를 보는 것으로 보아 좁은 해협임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유역인구는 우리나라가 약 1,050만명(59.0%), 일본측이 약 730만명(41.0%)으로합계 1,780만명 (100%)이 거주하는 곳으로 오염물질의 부하량(負荷量)은 우리나라가 일본측보다 18%정도 많은곳이기도 하다.
'95년 필자가 일본의 큐우슈지역인 히라도(平戶)와 남녀군도(男女群島)를 방문하여 일본 낚시인 들과 함께 낚시를 해 본 결과 노리는 대상 어종이나 낚시장비, 채비들이 우리와 모두 같아 우리의 낚시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였다. 좁게 생각하면 한국과 일본으로 국경을 달리하지만 많은 어류들에게는 국경이 없는 하나의 바다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수한 어류의 산란장 대한해협
낚시인의 한사람으로 볼 때 각종 어류들의 산란 및 회유장소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한 대한해협은 감성돔과 돌돔, 그리고 참돔, 벵에돔등 우리 낚시인들과 친숙한 많은 어종들이 이 바다에서 서식,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오염방지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였다.
이번 회의는 일본측이 주최하여 열린 회의였다. 대한해협을 사이에 둔 행정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환경기술과 오염방지 계획을 발표하고 각종 기술교류와 공동 대처방안들을 토론하였다. 한국측에서는 부산광역시, 경상남도, 전라남도, 제주도 그리고 일본측에서는 후쿠오카(福岡) 현, 사가(佐賀)현, 나카사키(長崎)현의 환경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시, 도, 현별로 환경관련 정보교환을 위하여 각 기관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경행정의 주요 시책을 발표하였다. 문제점에 대하여는 폭넓은 토의와 대안을 제시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해야 할 일,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야 할 일 등에 대해 양국에서 주제를 놓고 토의하기도 하였다.(중략)
환경오염 예방을 위한 양 국가간 합의
양국은 향후 연안해역의 수질 현황과 향후 개선대책등 정보를 교환하고 바다오염의 주된 원인이 되는 하천 수질의 공동 분석과 생물 공동조사 사업 등을 합의하였다. 또한 산성우로 인한 육상 및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기 실시 중인 산성우(酸性雨) 공동조사사업을 올해 안으로 종결하고 향후 공동사업으로 계속 추진하기로 쌍방에 합의를 이루어 내었다. 21세기를 바라보면서 대한해협을 보다 맑고 아름다운 환경으로 조성하기 위한 각종 오염방지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 회의는 1회를 그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정기적,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양국의 공동 관심사인 대한해협의 수질을 보전하는데 서로 협력하고 감시하며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양국(兩國), 지방정부 당국자들의 노력을 가시화하고 21세기 보다 맑은 해협을 가꾸고자 하는 국제회의였고 그 결과를 양국이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회의를 마치고 여러 곳을 시찰하면서 더욱 대한해협은 맑고 깨끗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 해협은 양국간에 국제교류의 관문이자 많은 어업종사자들의 생활터전인 곳으로 보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양국(兩國)의 낚시인들에게 희망과 멋진 추억거리를 제공하는 바다이기 때문이라고 낚시인의 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 바다의 현실은 어떠한가?
회의를 마치고 우리의 낚시터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을 수 있었다. 남해안의 소문난 갯바위는 대부분 무지막지한 낚시인들 때문에 섞고 병들어가고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함부로 버려진 각종 쓰레기로 오염이 가속(加速) 있는 실정이다.
낚시도중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필터)는 바다속에서 10~12년이 경과되어야 비로소 분해된다. 바다에 버려진 각종 종이류 2~5개월이 지나야 분해된다고 한다. 환경부의 발표 자료를 보면 우유팩은 5년, 비닐과 프라스틱류는 50~80년, 알미늄 켄은 80~100년, 스치로폼 은 500년이 지나야 분해되며 버려진 쓰레기는 장기간 해저를 오염시키는 결과를 낳게 한다고 하였다. 중앙이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환경기초시설(環境基礎施設)을 확충하고 연안오염 방지를 위한 상설 감시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대형 오염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제 체계를 확립하는 등도광역 오염원의 대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앞으로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낚시인은 이동 오염원
수많은 낚시인들로 부터 버려지는 각종 쓰레기 또한 무시 못할 주요 이동오염원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 낚시인 스스로가 우리의 바다를 지켜야만 한다. 바다에 각종 쓰레기나 낚시 후 불용품등을 갯바위나 바다에 버리지 않고 되가져 오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 낚시인들을 계도하는 마음의 자제를 가져야 한다.
비닐봉지나 1회용품의 사용은 가급적 자제하고 갯바위에서 사용 중이던 비닐이나 1회용 쓰레기 등은 바다에 날아가지 않도록 하고 낚시를 마친 다음 압착, 수거한 후 육지로 반입하여 최종 처리하여야 한다. 부득이 갯바위에서 되가져 올 수 없을 경우 완전히 소각처리하여 잔재물로 인한 2차 오염이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가져오지 않을 잡고기 등은 갯바위에 버리지 말고 되살려 보내야 한다. 갯바위 고인물에 버려둘 경우 부패하여 심한 냄새를 풍기며 갯바위를 악취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낚시 후 버리는 낚시줄은 가위로 잘게 짤라 모우고 봉돌이나 사용하지 못하는 소품들과 음식쓰레기, 병류, 깡통류 등은 비닐에 담아 되가져 오기를 생활화하여야 한다.
낚시도중 부주의로 바람에 날려 가버린 비닐조각이 해저 암초에 걸려 해조류의 성장을 저해시키고 완전히 분해되는데 80년이 걸린다고 하니 수중 갯바위를 둘둘 감고 있는 비닐봉지 주변에는 우리 다음 세대에 까지 고기나 해조류들이 머물지 않을 것이다. 갯바위 곳곳에 넘치는 쓰레기... 이대로 방치하여서는 안될 것이며 오염방지를 위하여 우리 낚시인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갯바위를 지켜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국가나 개인 모두 환경보전 필요
지금까지 대한해협(大韓海峽)은 양 국가를 격리시키는 존재였다. 그러나 앞으로 한.일간의 해협권인 대한해협은 교류와 협력으로 함께 맑고 깨끗한 바다로 지켜 나아가야 할 해협임을 실감하였다. 서로 존중하며 가꾸어 나감으로써 세계로 열린 바다, 많은 낚시인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바다, 대물에의 기억으로 오랫동안 추억 속에 남을 아름답고 깨끗한 해협으로 보존하여야 할 바다이다.
그리고 많은 낚시인들 역시 영원히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바다로 보존하는데 모두가 조금이라도 노력할 수 있도록 하여야만 할 것이다.
깨끗한 갯바위를 보존하자는 말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