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속에 여유와 따스함이 느껴지네요
저보다 10여년이 빠른 군생활 다 힘들었겠지만 외진 곳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런만큼 오히려 추억도 많았겠지요
암튼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멋진 사진과 함께 떠나는 바다 이야기입니다. |
시간이 허락되어 쫄병시절을 보냈던
대매물도 대항해군기지를 걸어보았습니다
지금은 모두 철수해버려 을씨년스러웠고
등산로를 개발해 상업적으로 변하고
초입부터 꾸불꾸불 지게를 지고 오르내리던
그길이
힘들고 두려웠던 염소와 군발이들이 걸었던
그길이
쓰레기와 행락객들로 넘쳐날겁니다.
저구항에서 매물도구경이라는 여객선을 탔습니다
울산모 프로그램을 만드느라
감독부터 연기자..관계자들까지 얼마나 섬을 자기네것 마냥 소유하려드는지..
조용히 여행하고자하는 사람들은 많이 혼란스렀웠을겁니다
기득권이 누려지는 자들에게는 쉬이 얻어지는 혜택이지만
그들때문에 작은배에 타야하고 그들때문에 여행동선이 바뀌면
안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금마을앞 어유도 부속섬입니다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길을몰라 한참을 헤메어 해군기지로 올라갑니다
옛날에 이길을 지게에는 부식을 손에는 계란을 들고 올라갔었는데..
당금국민학교 뒷등..
바닷가입니다
대항꼭대기에서 바라본 소매물도..
그리고 멀리 등대섬
멀리 거제본섬과 장사도 가왕도 어유도가 차례로 보이네요.
옛날엔 통영에서 돌핀호라는 여객선을 타고 부대로 복귀했는데
장사도를 지날때는 들어오기싫어 ..
장사도 돌뿌리 하나 하나가 각인될만큼 시간을 멈추고 싶었던곳입니다
레이다기지에서 바라본 등가도..
고참들의 집합이끝나고 핏멍든 엉덩이에
안티푸라미를 바르고 기지뒤에 숨어 눈물을 훔칠때..
매주 화요일,,금요일이면 저섬 앞으로 제주행 카페리가 지나갔고
그 화려한 여객선의 오색불빛이 눈시울에 뽀얗게
아른거리며 내앞을 지나갔던곳..
몸이약해 지게질을못하는
나를위해 항상 내짐까지 들어주던
동기 경섭이와 건빵과 새우깡을 나눠먹던 부식동굴
이안에서도 많이 맞았습니다.
이유도 없이.
바닷가에 보이는 물거품이 생기는곳에서
수영못하는 유일한 해군인 제가 잠수를해서
고참들 술안주로 해삼과 돌멍게를 잡았답니다
그땐 얼마나 많던지 삼십분만 잡아도 망태기에 가득..
지게에 구판장에서 소주댓병 두병과 몰래 우리꺼 한병을실어
꼭대기로 올라갔고 회식을한 저녁이면 잡아온 멍게만큼 맞았습니다.
쫄병들 기합 빠졌다고..
충무에서 부식꺼리가 들어오는 월요일이면
부대원들이 지게로 부식을 날랐고.
꼭대기에 제일 빨리올라와야하는 막내 우리동기들이
처음해야하는일은 곡괭이자루나 기타 몽둥이 될만한 나무자루들은
모두 버려야했습니다
이 바위아래도 던져버린 옛날에 나무들을 찾아 바위주위를 두리번 거립니다
올라오던 이길 뒤로 바다에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누워서 풀을 뜯던 송아지가 부러웠던..
그해 봄..그리고 여름
대항기지를 내려와 산길을 걸어봅니다
운동장이없어 수요일이면
당금국민학교로 이동을했고 막내들이던 우리는 늘 먹거리와 많은짐들을 들고
마을을 지났고 축구가 끝난 오후엔 늘 게임의 결과로 구타가 오갔던..
지긋지긋하던 당금가던길..
85년 크리스마스때 당금국민학교6학년이던 꼬맹이들이
부대위로 올라와 군인들을 위한 재롱잔치에
그당시 유행했던 " 저 바다에누워"를 불렀고
시간이 지나 그 꼬맹이들중 한 남자아이가 당금마을 유지가되었다는걸 알았답니다
시간을 따라 걸었고
추억을 따라 걸었고
기억을 따라 걸어갑니다
당금언덕에서 바라본 대항 선착장
당금선착장에서 여객선을 기다리며..
가익도
저멀리 대매물도 대항마을이보이고..
많이도 개발되고 정돈되어진 소매물도
덕분에 그많던 흑염소들은 다 없어지고..
다시 돌아갑니다
지금의 내자리로..
매물도 대항에는 다시오지 않으렵니다
당금마을로 걸어갑니다
걸어걸어 걸어온길
추억을 이야기 하려는게 아니고
제가 기억해 내고싶은 기억을 찾고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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