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에서 만난 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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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인] 번개조황 -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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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에서 만난 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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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기대찬 새해정월이 힘겨운 한숨소리로 눈물고개 너머 2월의 첫날을 일요일 2물때 붉은 날짜로 편안하게 달력을 넘긴다.

2월 첫날 붉은 날짜는 밝은 표정으로 날씨마저 따사롭다.
바람 한점없는 회색빛 짙뿌연 풍경은 볼락의 앙탈진 손맛을 금방이라도 전하여 주는 기대감으로 설레이게 한다.

물건리 마을을 지날무렵 "오늘은 분명 특별한 조과를 올릴 것 같아요." 자신의 느낌을 강한 확신으로 전하는 아내의 결연한 표정은 차라리 어여쁘다.

고요하게 숨을 고르고 있는 미조항 앞바다는 하늘빛을 닮아 회색빛 슬픔으로 젖어있었다.
포구에 정박한 선박들도 숙연한 표정으로 고개숙여 우리를 조용히 맞이하고 있었다.
미조 최고의 볼락포인트라 스스로 지칭하는 그곳에는 바람도 죽어있고 파도마져 젖먹이 아이마냥 새록이 잠들어 있었다.

오후 4시, 아직은 어둠이 멀리 있는 시각, 민물새우 미끼로 드리운 3칸 민장대 채비에 바늘마다 볼락의 앙탈진 몸부림이 가슴 벅차게 전하여 온다.
기대가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 우리는 시간도 잊고 상념도 버리고 어느덧 자신도 잃어버린채 바다와 하나가 되어 있었다.

잡힌 대형볼락의 앙탈진 몸부림에 낚시대마져 추스리지 못하는 완전 초보꾼 아내의 모습은 갯바위 전설속에 초연히 피어나는 붉은 꽃마냥 아름답다.

어둠내린 밤바다는 아내의 속살같은 하얀 물안개꽃을 적막속에서 곱게 피우고 있었다.
세속의 상념을 케미 푸른빛으로 밝힌 찌는 내 소설속 귀녀의 애절함이 가득한 바다속으로 작은 몸둥아리를 하염없이 수장시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라면과 김밥으로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낚시대를 접었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산허리 아픈 굽은 자락 길섶에서 아내의 고운 손을 잡고 만나는 밤바람은 상쾌하게 머리맡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휴대폰으로 횟쌈을 준비시키는 아내의 목소리는 풍만감 가득한 메아리가 되고 있었다.
50마리가 훨씬 넘는 볼락의 숨소리는 아직은 차안 가득히 허덕임으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제 느낌이 옳았죠?"  상큼한 미소를 머금는 아내의 눈가에는 잠이 피곤한 모양으로 조롱조롱 매달려 있었다.
와중에도 조행기 꼭 써달라는 염려를 끝으로 영혼마져 깊이 잠드는 아내의 모습은 가슴속 환한 사랑의 등불로 되살아나고 있었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늦은 조행기를 마친다.  

10 Comments
몽학선생 2004.02.06 17:05  
미조항을 아릅답다고 하지만 10년 넘게 낚시를 가고 휴가를 다녀오면서도 좋은 포인트라는 말은 맞을지라도 아름다운 항구라는 말에는 한번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는데, 님의 글을 읽으면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네요.
조황이라기보다는 님의 부인에 대한 사랑이 줄줄이 올라오는 볼락처럼 매달려있어 한번 뵙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즐거운 낚시보다는 아름답고 행복한 낚시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랫동안 아름다운 사랑으로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푸른바다 2004.02.07 01:44  
참으로 오랫만에 인간적인 냄새나는 글을 읽었읍니다 .정말 바다를 사랑하시는 분을 만났네요,
푸른바다 2004.02.07 01:47  
한가지 빠졌네요 아이디에서 느낄수 있듯이 정말 탁월한 글솜씨 에 감탄합니다
물 옆 시인 2004.02.07 03:30  
몽학선생님,푸른바다님,먼저 고맙다는 인사부터 해야겠군요,
바다는 언제적부터인지 제 영혼의 안식처로 깊이 자리하는 평화 가득한 곳 입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모두는 동무가 되고 인생의 긴 여정의 살겨운 동행이 되어 인연의 자락을 오랫동안 함께 하기도 합니다. 두 분과도 좋은 인연으로 눈내리는 순백의 바다에서 살며 지운 세월들을 소주 한잔과 더불어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면......,가질수 있다면......,
행복하시고 기억의 저 편에서 두고 두고 함께 할 좋은 시간속의 낚시를 많이 하세요.고맙습니다
도시의 사냥꾼 2004.02.07 08:53  

정말 멋있는 조행기였음다, 늘 항상 변하지않은 모습그대로 함께하시길.......
행복은 늘 가슴속에있는것......
노을진바다 2004.02.07 08:55  
오랫만에 좋은 소식, 좋은 글 접하네요,아름답게 비치는 부부뽈락 낚시라 정말보기 좋았겠읍니다.즐거운,행복한 삶을 ,,,,,,,
소영농가 2004.02.07 14:41  
사랑하는 부인과의 정겨운 낚시여행 참으로 좋아보이네요
항상 사랑과 낭만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하며 저도 아내와 더불어
한번 가보고 싶네요.괜찮으시다면 가는길과 포인트 좀 알려주신다면
더욱 고맙겠읍니다.늘 행복하시기를......061-362-2402

blue&sea 2004.02.07 18:05  
조행기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쭈욱 부탁드립니다.
김선비 2004.02.07 21:26  
진짜 글을 읽으면서 한 편의 시를보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쉬우면서도 능숙한 표현력, 지루하지 않게 다가오는 바닷내음을 님의 글을 통해 맡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조행기 올려 주시길..
갯사랑 2004.02.08 14:23  
갑신년 한해가 시작된지도 벌써 한달이 지나 열흘이 다가 오네요.
내일은 가야지, 아니 당장이라도 한번 가야지 하면서도 일상에 쫓겨 오늘도 똑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항상 마음만 바다로.., 이네요.
바다 내음이 물씬 묻어나는 물 옆 시인님의 글을 읽고 나니 제가 갯가에 갔다 온듯
상쾌한 느낌이네요. 님의 글이 너무 황홀해, 님의 상황이 그림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듯,
내앞에 바다가 다가오고 님들의 다정한 모습이 생생하게 보이는 합니다.
님의 글을 통해 너무 즐거웠고 자주 글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 좋은 기회가 있어 같이 낚시라도 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글 너무 고맙습니다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희망과도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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